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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시간을 죽이는 남자
작가 : 암영
작품등록일 : 2018.11.1

살인을 하면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남자와 여형사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

 
13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뒤통수에는 뒤통수-
작성일 : 18-11-01 11:08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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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

 

 연화는 방 안에서 알약을 삼키고는 물을 마셨다. 정신과에서 받은 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동안 그녀는 텔레비전 금지이다 음주 금지.

 

 그녀는 술을 별로 즐기지 않으니 음주 금지는 상관없었지만, 텔레비전 금지는 살짝 애매했다. 당연히 뉴스 보도에서 나오는 영상을 보고 플래시백이 오지 않게 하려는 조치지만, 그래도 언론에 나가는 정보를 감시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조금 불편할 터졌다.

 

 ‘쩝. 뭐 어쩔 수 없지. 현우한테 뻥치고 장례식 갔다가 기절하고 병원에 실려가서는 또 플래시백이 왔으니까.’

 

 그나마 근무금지령이 안 떨어진 게 다행이었다. 억지로 막았다가 이후에 살인이 벌어졌을 때 플래시백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나. 대신 오전 열 시에 출근, 오후 다섯 시에 퇴근으로 근무 시간이 많이 줄었다.

 

  ‘이 시간 지하철은 그나마 조금 한산해서 좋네.’

 

 연화가 지하철 안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평소의 지옥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물론 그녀가 경찰복을 입고 있었다면 그것에 상관없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노려봤을 테지만.

 

 ‘당장이라도 휴대폰으로 여론을 살펴보고 싶지만...여기서 패닉하기라도 하면 큰일이겠지.’

 

 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눈을 감고 지하철 뒤에 기대어 호기심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

 

 오늘은 평소의 요란한 출근을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해봤자 암울한 침묵이 되돌아올 것이 분명했으니까.

 

 “안녕하세요.”

 

 쾅-!

 

 연화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조용히 인사한 순간, 굉음이 울렸다. 깜짝 놀란 연화가 소리의 원인을 찾자, 팀장 김성호가 씩씩거리며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옆에는 한쪽이 움푹 패인 철제 캐비닛이 서 있었다. 분명 그가 무식한 힘으로 후려찬 것이다. 하지만 왜?

 

 “무슨 일이야?”

 

 “우와 깜짝이야!”

 

 그녀가 조심스럽게 진채환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치며 묻자 그가 기겁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녀를 확인하자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평했다.

 

 “아 정말, 선배. 놀랐잖아요.”

 

 그들의 말소리에 김성호가 몸을 확 돌려 그들을 바라봤다. 한눈에 그가 제대로 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는 그 둘에겐 화를 내지 않았다.

 

 “그래. 머리는 괜찮냐?”

 

 그가 심호흡을 하고는 물었다. 연화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김성호는 자리에 다시 앉았다.

 

 “미안하다. 순간 흥분했어. 개 같은 자식이 우릴 놀리고 있군.”

 

 “왜요?”

 

 “...넌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어제의...사진 같은 것만 아니라면 괜찮은데요.”

 

 “몰라. 책임은 네가 져라.”

 

 그가 내던지듯이 종이 한 장을 연화에게 건넸다. 안에는 마치 예전 추리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오려 붙인 글자가 삐뚤빼뚤한 문장을 만들고 있었다.

 

 ‘잘 좀 쫓아와. 너네가 너무 쓸모없으니까 애꿎은 중학생 여자애가 자살했잖아.’

 

 신경안정제 덕분인지, 연화는 다시 플래시백을 경험하시는 않았다. 대신 분노에 휩싸였고, 그녀는 실수로 잡고 있던 부분의 종이를 구겨 버렸다.

 

 “앗 선배! 이거 분석팀에 넘겨야 하는데!”

 

 “...그래. 미안해. 그래도 안 찢어졌어.”

 

 그녀가 그것을 채환에게 넘기자 그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분석팀에 전해주고 오겠다고 하고는 부리나케 뛰어나갔다.

 

 “젠장, 짜증 나네요.”

 

 “그래. 빌어먹을 놈이 우리 뒤통수 한번 제대로 쳤다고 아주 기고만장해졌어. 뉴스도 난리야, 이 자식이 이걸 방송사에 보냈거든. 어이없게 희생자가 나온 것도 모자라서 유족이 자살하고 범인은 경찰을 비웃으니 다들 아주 그냥 대서특필을 하고 있다 지금.”

 

 그녀가 욕설을 내뱉자 김성호는 자신의 바퀴 의자를 한바퀴 빙 돌리면서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도 분명 어마어마하게 답답할 것이다.

 

 “윗선이 제대로 열 받았어. 나 오늘 청장한테 파일로 머리통 한대 얻어맞았다. 어떻게 살인자새끼 하나를 몇 달이 가도록 못 잡아서 이 사단이 난 건지 설명하라더라. 근데 진짜 할 말이 없어서 더 짜증 나.”

 

 애초에 근래의 대부분의 뉴스는 이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것을 약간이라도 거의 매일 이야기했지만,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처음이었다. 경찰의 무능함, 유족의 자살, 범인의 비웃음이 가득 담긴 편지. 확실히 이렇게나 자극적인 것들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면 돈은 많이 벌 것 같았다.

 

 “여론도 지금 굉장히 날뛰고 있어요. 댓글이 죄다 우리가 얼마나 멍청한지에 대해 말하더군요.”

 

 한정화가 말했다. 자신들에 대한 비난은 어쩔 수 없는것이고 또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문제는 그게 지금 우리 명줄을 쥐고 계신 분들 사퇴를 몰고 있다는 거지.”

 

 경찰 중에 한 명이 한숨과 함께 말했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 되면 날 포함해서 우리 대부분은 이 사건에서 퇴출이지.”

 

 김성호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말했다. 이대로 살인범이 계속 잡히지 않는다면, 윗선에서 일단 대중을 진정시키기 위해 전담팀을 대거 교체할 수도 있었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그렇게 경찰 인력이 대거 교체되면 새로운 담당자가 사건의 정보를 인계받는 시간이 다시 걸리고, 그 시간은 범인이 날뛸 시간이 될 것이다.

 

 “고로 우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화려하게 잡기도 해야 한단 뜻이죠...”

 

 연화가 고민했다. 이제는 일반적인 체포는 안 된다. 무언가 대중의 바닥을 치는 평가를 바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 범인이 한 것처럼 화려한 뒤통수 치기라던가.

 

 “단순히 순찰 병력을 늘리는 건 한계야. 아무리 그래도 완벽한 24시간 경계를 하는 건 불가능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식이 어떤 이유로 굉장히 불규칙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고.”

 

 어디에서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지만 모든 곳을 언제나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 경찰이 언제나 갖고 있는 약점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인력, 기술, 학문을 동원했다.

 

 ‘기술?’

 

 그녀의 생각이 잠깐 멈췄을 때, 휴대폰이 울렸고 그녀는 스피커폰으로 전환한 전화를 받았다.

 

 “네 선배. 안타깝게도 박스나 편지에는 아무런 지문도 안 남아있었대요. 미세증거물은 더 검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그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더 이상 들을 정보가 없자 김성호는 채환에게 돌아오라는 말을 남긴 뒤 전화를 끊었다. 그가 전화기를 돌려주자 연화는 말을 꺼냈다.

 

 “생각해보니...지문이 없다는 건, 본인이 직접 옮긴 거겠죠?”

 

 “뭐?”

 

 김성호가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 누군가에게 부탁하면 지문이 남는 게 정상 아닐까요? 모르는 사람한테 꼭 장갑 같은 걸 끼고 우체국에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는 거, 조금 이상하잖아요?”

 

 김성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마도 그렇겠지.”

 

 “그러면 우체국이랑 저희 CCTV를 확인해 보면 안되나요? 본인이든, 우체부든 누군가는 가져다 놔야 하니까요. 설령 누군가에게 억지로 맡겼다 한들 무조건 손자국이 안 남게 잡으라고 했으면 충분히 기억엔 남을 것 같은데. 그래서 몽타주라도 얻으면 이득 아닌가?”

 

 “그래. 뭐 밑져야 본전이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생각을 했네. 자, 다들 들었냐. 우리 주변 카메라 죄다 돌려서 누가 갖다놓은 건지 찾아. 우체부면 그 인간이 가는 길에 있는 카메라 전부 돌리고.”

 

 모두가 일어서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화도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무언가 할 일이 생긴 것도 그렇지만, 제대로 범인의 허점을 찌른 것이다. 그 자식은 지문만 없애면 되는 줄 알았겠지만.

 

 ‘경찰을 너무 우습게 알았어, 넌.’

 

 그리하여 그들은 성공적으로 편지가 배달된 경로를 알아냈다. 우편 배달부가 보낸 것은 맞았으니, 이제 그 우체부가 속한 우체국의 카메라를 보면 누가 그 편지를 맡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뭐야. 이게 말이 돼?”

 

 김성호가 짜증냈다. 분명히 우체부가 배달한 것은 범인의 조롱 편지가 맞았지만, 문제는 아무도 그걸 맡기지 않았다. 그 우체부가 배달했을 수 있는 소포나 편지가 맡겨진 모든 시간대를 형사들이 날을 새며 돌려봤지만, 아무도 경찰이 받은 것과 같은 것이 없었다.

 

 받은 사람이 있고, 옮긴 사람도 있지만, 보낸 사람이 없다.

 

 “아무도 보내지 않은 것을 경찰이 받았다, 라...”

 

 “뭐지 선배.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옆에서 채환이 투덜거렸다. 연화가 고민했다. 완전한 수수께끼. 아예 없던 소포지만, 어느 순간 생겨났다.

 

 ‘이런 건 현우 전문인데. 수수께끼랑 넌센스 퀴즈같은 거.’

 

 언젠가 그에게 수수께끼를 생각하는 법을 물어봤었다.

 

 ‘보통 그런 문제가 어려운 건 복잡한 수학 문제라는 다르지. 일반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노리는 거야. 모든 상식을 잊어버려. 네가 정글에서 왔다고 생각해. 오직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만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답이 잘 보이지.’

 

 ‘아무도 보내지 않았지만, 우체부가 배달하고 우리가 받았다.’

 

 ‘그런데 꼭 누군가가 보내야 하나?’

 

 ‘물리적으로 어떤 것이 경찰서에 오려면 필요한 요소가 뭐지?’

 

 ‘만든 사람, 옮기는 사람, 받는 사람.’

 

 ‘......!’

 

 “...꼭 누군가가 부쳐야 돼?”

 

 “그게 뭔 헛소리냐, 이연화. 아무도 안 부치는데 우체국이 어떻게 보내.”

 

 “반장님, 아니 팀장님, 우리가 그걸 받는 데 누가 꼭 부칠 필요는 없어요.”

 

 “그게 그러니까 무슨 개소리-”

 

 “그냥 그게 우리 앞에 오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가 무언가 깨달은 듯, 말을 멈췄다.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점점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마치 먹잇감을 찾은 맹수의 그것과 같아서, 주변의 사람들이 소름 돋을 정도였다. 그가 피식 웃으며 연화의 등을 툭툭 쳤다.

 

 “고맙다.”

 

 “경찰이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그가 빙글 돌며, 우체국 관리인에게 씩 웃으며 직원 명단을 요구했다.

 

 “그래, 여기 있단 말이지...? 이 빌어먹을 살인 우체부 새끼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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