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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가시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느와르.
밤비노 패밀리의 잔혹한 후계자 계승전.
나방파, 홀잎파, 본토파 그리고 정부 세력들까지.
동맹, 배신, 음모, 함정, 모략, 반전.
과연 최후에 밤비노 패밀리를 접수할 카포는?

 
20. 달콤한 술잔
작성일 : 18-08-08 14:58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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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본토파의 몰락 이후 4일 동안, 모든 세력들은 지루한 균형을 이루며 각자의 일을 충실히 이행해왔다. 야프와 듀몽은 비트겐 시를 벗어나 베샨야이에서 그들이 새로 고용한 비싼 용병들과 함께 번개쟁이 수색을 시작했고, 나방파는 북쪽의 작은 마을들을 일일이 수색하고 있다. 나방파의 막내인 바스쿠는 베샨야이에 터전이 있는 뇌신교와 협력하여 개미 한 마리까지 꼼꼼히 감시하고 있다. 안보국 방위군들 역시 이번에야말로 번개쟁이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베샨야이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작은 마을들까지 샅샅이 수색한다. 하지만 아직도 비트겐 시에 묶여 꼼짝 못하고 있는 체사레. 그는 곧 도착할 본토파 식구들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체사레의 바람이 통했을까? 그들의 본거지의 문을 누군가가 노크 한다.

 

 똑똑똑!

 

 비아지오가 문 앞에서 암구호를 읊는다.

 

 “비가 올 때가 되었나?”

 

 “....”

 

 “비가 올 때가 되었나?”

 

 “...”

 

 본토파 식구라면 모를 일 없는 암구호. 문밖에서 노크한 이는 암구호에 답을 하지 않은 채로 계속 묵묵부답이다.

 

 샤샤샤샤샤샥! 휘리리릭! 채래채래챙챙챙!

 

 체사레와 나머지 두 명이 멜빵에서 무기를 꺼내어 문 앞으로 조용히 다가갔다. 비아지오는 체사레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에 조심스레 문을 연다.

 

 끼-익! 휘리리릭!!!

 

 “어? 으앗!!”

 

 문틈이 조금 열리자마자 그 사이로 날아간 오타비오의 가는 사슬. 그 사슬은 문 앞에 서있는 한 사람을 순식간에 꽁꽁 묶어 버렸다.

 

 “악!! 어... 어 저.. 저는 치안국의 부과장 스피나예요!! 체사레 카포께 전해드릴 말이 있어서요!! 저 혼자 왔어... 웁- 웁-”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오타비오의 다른 사슬이 스피나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오타비오는 주변을 감시하면서 재빨리 스피나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꽁꽁 묶인 스피나를 의자에 앉힌 후에야 사슬이 그의 입을 풀어준다. 체사레는 의외의 손님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이유를 묻는다.

 

 “네 녀석이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그것도 혼자서? 이미 우리 위치를 치안국이 알고 있다는 건가?”

 

 “켁켁-! 휴- 이제야 숨이 쉬어지네.... 저.. 저는 치안국 일로 온 게 아니에요! 그저 카.. 카포께 솔깃한 제안을 하나 드리려고 왔어요~ 켁-켁- 치안국은 이곳에 대해 절대로 몰라요!! 저.. 정말로 저 혼자 왔어요!! 켁켁.. 제발 요 사슬 좀 살짝만 느슨하게 해 주면 안 될까요?”

 

 체사레의 눈짓에 오타비오가 사슬을 아주 조금 느슨하게 풀어준다.

 

 “네 녀석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다만, 곱게 돌려볼 의향은 없다. 이번에는 전처럼 우리의 공격을 피해내지 못 할 것이다.”

 

 위이잉-

 

 체사레는 그의 단검들을 움직여 스피나의 코앞에서 멈춰 세운다. 스피나는 놀라며 답한다.

 

 “히-익!! 사.. 살려주세요!! 제.. 제가 전에 카포를 보내드렸잖아요!!!”

 

 “뭐? 보내줘? 네 까짓 놈이 나를 보내줬다고?”

 

 “네... 넷! 제가 공격하러 들어가면서 일부러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잖아요! 무.. 물론 예상치 못하게 다른 돌부리에 이마가 찍혀서 진짜로 기절해 버리긴 했지만.....”

 

 “뭐야? 그게 네가 일부러 넘어져서 우리를 보내준 거라고? 어이가 없군. 그래. 그게 사실이라고 쳐도, 어째서 치안국 풍뎅이 부과장이라는 놈이 왜 우리를 일부러 넘어져준 거지?”

 

 “아. 저.. 저는 풍뎅이이지만 동시에 밤비노 패밀리이기 때문이죠~ 이것 보세요!”

 

 스피나가 입을 벌려 혓바닥의 뒷면을 보여준다. 초록색 핏줄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혓바닥 뒷면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는 알파벳 ‘B’. 그 필체와 주변의 무늬는 영락없는 밤비노 패밀리의 마크이다. 체사레는 속으로 몹시 놀라 스피나에게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다.

 

 “그 마크는 누구나 새길 수 있다. 네 놈이 우리 패밀리 인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제.. 제 옷 속에 아버지가 보낸 편지가 있어요!”

 

 휘리릭-

 

 오타비오의 작은 사슬 하나가 스피나의 몸속으로 들어가 훑더니 금방 편지 하나를 꺼내온다. 그 편지에 붙어있는 밤비노 패밀리의 마크가 찍힌 실링왁스. 체사레는 편지를 펴서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본다.

 

 “흠.. 아버지의 실링왁스, 사인, 그리고 필체까지 모두 똑같다. 네가 진짜 우리 패밀리면 어디 소속의 누구지?”

 

 “아! 저.. 저는 아버지의 직속 세력인 살인회사 소속이에요~ 살인회사 요원들은 어렸을 적부터 이름이 없이 길러져서 별명으로 평생을 살아가죠~ 제 별명은 스피나이고, 그냥 그대로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네가 진짜 살인회사 소속이라고?? 근데 왜 풍뎅이에 속해있지?”

 

 “살인회사 요원들은 곳곳에 퍼져있어요~ 저는 풍뎅이들 속에 숨어든 아버지의 스파이 역할을 맡은 요원이고요. 저를 비롯한 수많은 요원들이 풍뎅이 속에 숨어 있어요~”

 

 “흠... 그래. 그럼 네가 살인회사 요원이라고 치고, 아버지의 직속인 녀석이 어째서 나를 찾아온 거지? 설마.. 아버지께서 내 안부를 물으셨나?”

 

 “아.. 아뇨!! 제가 카포를 찾아 온 것은 순전히 제 개인 의사예요!”

 

 “개인 의사? 어이가 없군. 오로지 아버지의 명령에만 움직이는 살인회사 요원이 아버지의 명령도 없이 개인 의지대로 움직였다라...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배신행위로군. 내가 대신 처단해주지.”

 

 휘이이잉-

 

 “자.. 잠깐만요!!!!!!”

 

 다시 한 번 스피나의 코앞에서 멈춘 체사레의 단검들. 스피나가 다급하게 핑계를 댄다.

 

 “혀.. 현재 아버지는 정상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에요!! 아버지 뒤에서 지울리아가 우리를 조종한 지 벌써 오래 되었다구요!!”

 

 “뭐? 지울리아가? 지금 네 발언이 얼마나 위험한 지 잘 알고 있겠지? 어떤 증거로 그 여자가 살인회사를 조종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지?”

 

 “휴... 이걸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하나...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신 후부터 요원들에게 날아오는 편지는 거의 전부가 가짜였어요. 왜냐하면 진짜 아버지가 요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실링왁스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실금을 꼭 남기시거든요. 하지만 2년 전부터 우리에게 오는 편지의 실링왁스에 실금이 거의 없어졌죠. 그 말인즉슨,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를 매우 잘 아는 다른 사람이 아버지의 실링왁스를 이용하여 편지로 명령을 내린다는 것이겠죠? 그게 누굴까요? 아버지 곁에서 24시간 붙어있는 한 사람이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요~?”

 

 “아버지와 가장 오랜 세월 지내왔고, 아버지의 오른팔인 내가, 실링왁스에 실금을 낸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

 

 “아~ 그건 살인회사 요원들에게만 보내는 비밀편지 용에만 사용하는 방법이니까요!”

 

 “흠... 좋아. 그럼 네 말이 모두 맞다 치자. 그러면 왜 너희 요원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스스로 지울리아를 처단하지 않은 거지?”

 

 “음... 그건 살인회사 요원들의 특수한 시스템 때문에.... 음.. 어떻게 말해야 하지? 살인회사는 카포들처럼 식구들과 모여 다니는 세력이 아니에요~ 저희는 점조직으로 퍼져서 여러 세력들에 스며들어 있죠. 저희는 요원들 간에 얼굴하고 이름조차 몰라요! 어쩌다가 서로 연계할 일이 있을 경우에만 편지로 연락할 뿐이죠~ 우리들 하나하나는 전부 아버지의 편지에 의해서만 움직여야하는 점들일 뿐이죠. 다른 카포들은 살인회사가 아버지의 직속 부대라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아니에요! 그저 아버지의 개인 살인 청부업자, 개인 스파이들일 뿐이죠. 그렇게 절대로 뭉칠 수 없는 요원들이 무슨 수로 지울리아를 처단하겠어요? 아버지가 명령을 내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어째서 아버지의 개인요원인 네가 나를 찾아온 것이지?”

 

 “그.. 그건.. 우리 요원들은 전부 지울리아가 패밀리를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우리들끼리도 나름 다음 후계자가 될 후보들에게 줄서기를 하고 있어요. 계승전에서 어떤 카포가 승리하냐에 따라서, 우리가 계속 요원으로 활동할 수도, 혹은 전부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요원들은 차기 빅보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뭐라? 감히 아버지의 허수아비들 주제에 시키는 일이나 해야지 패밀리 내 서열싸움에 관심을 가져?”

 

 “아.. 과.. 관심은 가지지만 절대로, 절대로 개입하지 않아요!!”

 

 “지금 네가 나를 찾아온 것은 어떻게 설명하지?”

 

 “그.. 그건.. 저는 패밀리를 위해선 카포들이 정상적으로 계승전에서 승리해서 빅보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죽기 직전이라고 아무 말이나 막 뱉어내진 마라.”

 

 “제가 감히!! 제 말은... 혹시라도 카포들이 계승전에 전부 실패하면 지금처럼 지울리아의 손에서 살인회사가 계속 놀아날 거란 걱정 때문이에요~ 계승전에 모두 실패하면 저희들은 아마 지울리아의 명령에 의해 카포들 처리 임무를 맡을 지도 모른다구요!”

 

 “그 여자가 감히 우리를 처단해? 말이 되는 핑계를 대라.”

 

 “지.. 지 진짜예요! 편지로만 가~끔씩 잡담을 나누는 요원친구들이 몇몇 있어요~ 근데 친구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지금처럼 그냥 평화롭게 지울리아의 편에 서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꽤나 많아요. 하지만 저처럼 아버지의 본토파 적통 아들인 체사레 카포를 지지하는 요원들도 꽤 있죠. 혹시라도 나방파가 빅 보스가 되면 살인회사는 단순 전투 요원들로 부려먹을 것 같고, 홀잎파가 되면 정부 사람들 똥꼬나 빠는 용도로 사용 될 가능성이 높겠죠. 때문에 그 둘은 별로 인기가 없고요. 저는 아무리 우리 밤비노 패밀리가 현재 매우 평화롭더라도, 패밀리의 규칙을 무시하고 아버지를 사칭하여 명령을 하달하는 지울리아를 따르기 싫어요. 그래서 체사레 카포가 차기 빅 보스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제 의지대로 계승전에 개입하기로 결정했어요~ 때마침 치안국 풍뎅이 부과장인 저는 카포를 돕기 매우 좋은 위치잖아요? 헤헷.”

 

 “흠.. 내가 만약 빅 보스가 되면, 살인회사의 절대 법칙을 깬 너 같은 요원들을 가만히 놔둘 거라 생각하나?”

 

 “앗!!! 그... 그것까진 제가... 생각을 못했네요.... 저 그냥 보내주세요!! 그냥 개입하지 않고 풍뎅이 일하고 스파이 일이나 열심히 할래요!!”

 

 “뭐. 네가 앞으로 나를 어떤 식으로 도와주는 지 보고나서 네 목숨을 결정하겠다. 하지만 아직 나는 너를 온전히 믿질 못하겠다. 네가 진짜 패밀리 식구라는 사실과, 내 편이 되어주겠다는 것을 네 스스로 증명하기 전까진.”

 

 “네에~?? 도.. 도대체 그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죠??”

 

 “우리 식구들을 죽인 네 상사 놈, 잉골프의 목을 가지고 와라.”

 

 “히-익!! 그건 안 돼요!! 제가 과장을 죽이면 치안국 조사과정에서 전부 까발려질 거예요!! 치안국 범죄 현장조사 기술은 생각보다 우수하다구요!!!”

 

 “그렇다면 나는 너를 신뢰할 수 없겠군. 잘 가라. 체사레가 안부를 묻는다.”

 

 솨샤샤샤샥!

 

 “아.. 알겠어욧!!!! 그.. 그러면 제가 잉골프를 죽일 수 있도록 카포를 도와드릴게요. 하지만 제가 직접 처리하는 건 곤란해요.”

 

 “안 돼. 네가 직접 가져와.”

 

 “히-익.. 흠.. 제가 직접 죽이면 전 금방 잡힐 거라구욧!! 잘 생각해보세요. 카포! 카포께서도 제가 계속 치안국에 남아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지?”

 

 “이제 카포의 편인 제가, 과장이 죽고 나서 인사 명령이 나기 전까지 이곳을 통제하게 되면 카포께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중에 카포께서 빅 보스가 되어도 치안국에 꽤 높은 위치까지 오른 저를 계속 스파이로 심어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러니깐 제가 직접 처리하기보단 카포께서 하시는 쪽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잉골프를 죽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장소와 타이밍을 잘 알고 있거든요. 헤헷. 성공하면 카포도 저를 확실히 믿어 주시는 거겠죠?”

 

 “흠....”

 

 치이익-

 

 체사레는 단검들을 거두어들인 후에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담배 불이 꺼질 때까지 고민을 하는 체사레. 담배를 마지막 한 모금까지 빤 후에야 입을 연다.

 

 “쓰-흡- 후- 오타비오. 풀어줘라.”

 

 휘리리릭-

 

 “어이구.. 삭신이야... 너무 늦어 버렸네.. 잠깐만요. 카포.”

 

 우드드득- 우드득- 드드득-

 

 스피나는 징그러운 연체동물 마냥, 척추를 양방향으로 몇 바퀴씩이나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그는 거의 묘기에 가까운 유연한 몸 풀기를 끝내고선 품속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 뭔가를 써내려간다. 그는 종이를 체사레 앞에 공손히 놓은 후에 눈웃음을 치며 말한다.

 

 “여기에 잉골프를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는 날짜와 정확한 장소가 적혀있어요. 선택은 카포께서 하세요~ 저는 일단 치안국 일이 바빠서 빨리 들어가 볼게요.”

 

 “잠깐. 아직 의문점이 하나 남아있다. 도대체 넌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지?”

 

 스피나의 입 꼬리가 오묘하게 올라간다.

 

 “아! 그거요? 헤헷. 그건 말이죠.. 아! 카포께서 본토에 보낸 증원요청 편지는 카포의 식구들에게 닿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본토에서 지울리아의 편을 드는 살인회사 요원들이 편지를 빼돌려서 저희 치안국에 신고했거든요. 다행히 제가 그 편지를 제일 먼저 확인해서 다른 방위군들이 보지 못하도록 빼돌렸구요. 저는 거기 적혀있는 주소를 찾아온 거예요~”

 

 “정말인가?”

 

 “그럼요! 제가 그럼 어떻게 알고 왔겠어요! 헤헷. 그러니까 카포는 당분간 아무도 믿지 마세요. 아! 심지어 저도 아직 믿지 마세요~ 제가 카포를 궁지로 몰아넣은 잉골프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암살에 성공하신 후에나 신뢰를 얻을래요~ 확실한 신뢰만 얻고나면, 제가 힘닿는 데까지 카포를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게요. 그럼 저는 이만~”

 

 그렇게 스피나가 돌아가고, 오타비오가 그 자리에 앉아 계속 담배를 피워대는 체사레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카포. 저 놈을 믿어보실 겁니까?”

 

 “저놈 말대로 우리 식구들이 내 증원요청 편지를 받지 못했다면, 어차피 우리 셋이서 할 수 있는 일은 현재로썬 전혀 없다. 일단, 눈앞의 원수를 죽이고서 생각하지. 그래야 좀 자유롭게 움직일 테니.”

 

 하지만 뭔가가 켕기는 구석이 있는지, 체사레는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를 들어 계속해서 꼼꼼히 읽어본다.

 

 [ 내일 저녁 9시. 비트겐 시 남서부의 교외지역에 있는 궐련클럽 ‘연기가 있는 삶’에 잉골프가 방문해서 마약을 할 예정. 대동할 인물은 부과장 스피나 단 한 명. ]

 

 똑.똑.똑.

 

 스피나가 남긴 종이를 수도 없이 읽으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는 체사레.

 

 “카포. 무슨 고민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고 계십니까?”

 

 “흠... 스피나가 건넨 이 달콤한 술잔에 과연 독이 들어있을지 아닐지에 대해서다.”

 

 “스피나란 자가 카포께 충성을 맹세했고, 우리 식구들을 죽인 잉골프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까지 줬는데, 왜 그렇게까지 고민하고 계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포.”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살인회사 요원들은 어려서부터 선별되어 오직 주인에게만 충성하도록 감정을 없애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 근데 그런 감정 없는 골렘 같은 놈이 이렇게 개인의 판단으로 나를 도우러 왔다는 점이 몹시 이상하군.”

 

 “카포. 아무리 그들이 그런 훈련을 받아왔다곤 해도 그들은 인간입니다.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완전히 제거하여 통제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다. 하지만 왜 굳이 나를 선택해서 도와주려는 것인지, 그리고 왜 진즉에 도와주지 않고, 우리 본토파 식구들이 모두 당하고 나서야 도우러 왔는지 이상하군.”

 

 “흠.. 스피나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아버지에게만 절대 충성하는 그들을 현재 조종하고 있는 자는 지울리아라고. 그 사실 때문에 스피나는 규칙을 깨고 개인의 의지대로 아버지의 적통 후계자인 카포를 찾아온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인회사 요원이었어도 분명 카포를 도왔을 겁니다. 그리고 그 자는 현재 치안국의 부과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는 몸이라 그의 선임인 잉골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겁니다. 치안국이 저희를 공격했던 바로 그날 밤, 스피나가 일부러 넘어져서 저희에게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 그 자로썬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생각은 잘 알았다. 내일 밤, 이 달콤한 술잔에 독이 없기만을 바랄 뿐.”

 

 “카포. 마약에 취해있는 잉골프를 죽이는 일에 카포께서 굳이 직접 나설 필요 없습니다. 저와 비아지오가 가서 확실히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혹시나 이게 함정이더라도 저희 둘만 움직인다면 카포께서는 안전할 겁니다. 내일 저희가 일을 처리하는 동안 몸을 숨기고 계십시오.”

 

 체사레는 오타비오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말없이 파이프 담배만 피워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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