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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가시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느와르.
밤비노 패밀리의 잔혹한 후계자 계승전.
나방파, 홀잎파, 본토파 그리고 정부 세력들까지.
동맹, 배신, 음모, 함정, 모략, 반전.
과연 최후에 밤비노 패밀리를 접수할 카포는?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작성일 : 18-08-07 14:45     조회 : 301     추천 : 0     분량 : 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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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길 양쪽 수풀에서 쏟아져 나오는 50여 명의 인원들. 빛나는 푸른 제복을 걸친 그들은 본토파 식구들을 완전히 포위한다. 큰 목소리의 주인공이 체사레를 향해 걸어온다.

 

 “어이! 체사레!! 니가 우리 치안국 식구를 건드리고도 무사히 비트겐 시를 빠져나갈 줄 알았나?”

 

 체사레는 그제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인지한다.

 

 “이-익.. 잉골프....”

 

 체사레가 손을 움직여 멜빵 속에 숨겨진 단검들을 빼낼 준비를 마친다. 카포의 행동에 맞춰 그의 부하들 역시 몸속에 숨겨놓은 각자의 무기들을 뽑아들 준비를 한다. 그 모습을 본 잉골프가 콧방귀를 뀐다.

 

 “어허!!! 어디 감히 깡패 섀끼들이 방위군을 건드리려고 하나? 니들 조무래기는 관심 없다. 내 부하를 죽인 용의자로 매우 유력한 니들 대빵만 내놓으면 조무래기들은 살려는 주겠다. 허나, 우리를 향해 무기를 뽑는 섀끼들은 방위군을 공격한 행위로 간주하고 이 자리에서 사살하겠다!”

 

 그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꿈쩍도 하지 않는 본토파 식구들. 체사레가 잉골프에게 외친다.

 

 “내가 네 부하를 죽였다는 증거도 없이, 그것도 장벽 밖에서 나를 연행해가려고 하는 건가?”

 

 잉골프는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보여주며 체사레의 말을 맞받아친다.

 

 “장벽 밖에서 우리가 너를 붙잡을 명분은 없지. 근데 방위군을 살해했다면 말이 달라지지. 이거 봐라! 내가 영장을 받아왔다! 밤비노 패밀리의 체사레. 너를 치안국 방위군 살해 용의자로 데려가서 조사할 수 있는 영장이다! 니가 그렇게 자신만만하면 조용히 우리 조사에 협조를 하던가, 아니면 여기서 니 부하들 다 잃고선 우리한테 끌려가던가. 니가 알아서 결정해라.”

 

 체사레는 깊이 고민하더니 그의 오른팔과 왼팔인 오타비오와 비아지오에게 묻는다.

 

 “너희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지?”

 

 “오로지 카포에게 충성할 뿐!”

 

 휘리릭! 채재래재래재래쟁!

 

 오타비오의 몸에서 가는 사슬이 뱀처럼 튀어나왔고, 비아지오의 몸에서 수천 개의 바늘이 빠져나왔다. 그에 맞춰 나머지 모든 본토파 식구들의 몸속에서 각자의 무기들이 튀어나와 공중에 떠오른다.

 

 “훗, 니들 생각이 그렇다면야. 나도 어쩔 수 없지.”

 

 샤샤샤샤샥!

 

 체사레는 부하들의 충성에 미소를 살짝 띄웠다. 그러고선 그 역시, 천천히 그의 멜빵 밑에 숨겨진 작은 단검들을 빼낸다.

 

 “나는 내 부하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너희들이 우리보다 숫자가 많다고 해서 이길 거라고 착각하는 모양이군. 우리는 위대한 아버지, 밤비노의 적통 아들들이다.”

 

 “푸하하하하핫!! 니들의 그 패기는 내가 인정해주마. 나도 솔직히 니들이 이렇게 나오길 간절히 빌었다. 나도 요새 몸이 근질근질 했거든. 좋아! 니들이 우릴 상대로 무기를 뽑아들었으니 인제 합법적으로 박살낸다.”

 

 잉골프는 그의 거대한 양손 외날 도끼를 양손에 꽉 쥐고선 큰소리로 명령을 내린다.

 

 “얘들아!! 우리 방위군 식구를 죽인 놈들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자!! 체사레를 제외하곤 모두 죽여도 돼. 내가 책임지지. 공격!”

 

 “이야!!!”

 

 챙! 챙! 챙! 푸욱-! 콰과광!! 솨샥! 휘릭!

 

 “으아악!!”

 

 그렇게 치안국 방위군과 본토파 간의 난전이 시작되었다. 좁은 길에서 다수 대 다수가 벌이는 개싸움. 전투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서로 몸을 던지는 양상을 띠며 온 사방에 피를 뿌려댄다. 체사레를 향해 세 명의 방위군이 달려온다.

 

 “이야!!!!”

 

 솨샤샤샥. 푸부부부북!!!

 

 방위군들의 검과 창이 그에게 닿기도 전에 체사레의 작은 단검들이 날아가 한 번에 두 명의 방위군들의 급소들에 박혔다. 온몸에서 굵은 핏줄기를 뿌리며 털썩 쓰러져버리는 두 명의 방위군. 그에게 달려오던 나머지 한 명은 플레이트 아머와 온몸을 가리는 기다란 방패를 믿고선 그대로 체사레를 향해 돌진한다. 체사레는 동시에 십 수 개의 단검들을 그 자에게 뿌린다.

 

 챙! 챙! 솩! 푹!

 

 “으아악!!!”

 

 체사레의 작은 단검들 대부분은 그 방위군의 틈 하나 없는 플레이트 아머에 맞고 튕겨 나왔다. 하지만 체사레의 단검 이동술의 세밀함은 극에 달하는 실력. 단검 하나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투구의 눈 부분 얇은 틈으로 체사레의 단검 하나가 정확하게 들어갔기 때문. 한쪽 눈을 깊숙이 찔린 방위군은 눈 하나를 잃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체사레에게 돌진한다.

 

 “이야아아아!!!”

 

 휘-익! 깡!

 

 체사레는 당황하여 재빨리 단검들을 다른 쪽 눈을 향해 날렸다. 하지만 이번엔 그 방위군이 정확한 타이밍에 방패를 들어 단검을 튕겨내 버렸다. 순식간에 체사레의 지척까지 다다른 방위군이 그의 플레일을 크게 휘두른다.

 

 후-욱!!

 

 ‘이런... 젠장!’

 

 휘리릭!

 

 묵직한 플레일이 체사레의 머리를 날려버리기 직전. 얇은 사슬 하나가 날아와 방위군의 플레일을 꽁꽁 묶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얇디얇은 바늘들이 그 자에게 빠르게 날아간다.

 

 “끄아아아아아아!!!”

 

 빈틈없이 견고한 플레이트 아머라도 얇은 바늘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관절부분의 좁은 틈과 투구에 있는 틈으로 바늘들이 들어가 그자의 맨살에 사정없이 박혀 버렸기 때문.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체사레를 구한 오타비오와 비아지오. 오타비오가 또다시 그들 근처로 달려오는 방위군 한 명의 목을 사슬로 조르면서 체사레에게 다급히 외친다.

 

 “카포!! 어서 저희와 함께 몸을 피하시죠! 본토파!!! 모두 카포를 보호해라!!!”

 

 난전을 벌이고 있는 살아남은 본토파 식구들은 체사레를 감싸듯 보호하는 대형을 만든다. 그들은 그 대형을 유지한 채로, 방위군의 포위를 조금씩 뚫고 나가기 시작한다. 체사레가 부하들의 호위를 받아 도망가기 시작하자, 가만히 지켜보던 잉골프가 전투에 개입한다.

 

 “이런 쥐섀끼 같은 섀끼!! 어딜 도망가느냐!!!! 하압!!!”

 

 퍽- 빠직!! 팍!! 파밧!

 

 잉골프의 도끼질 한 번, 한 번에 본토파 식구들의 몸이 멀리 날아가거나 머리가 박살나기 시작한다. 그의 엄청난 완력으로 인해 보호대형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오타비오가 체사레에게 급히 말한다.

 

 “카포! 저 놈 반대방향으로 전력으로 도망가야 합니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너희는 모두 전방의 잉골프를 전력으로 막아서라!!”

 

 “옛!!”

 

 본토파 식구들은 보호대형을 해제하고 잉골프를 전력으로 막아선다. 체사레와 오타비오, 그리고 비아지오는 잉골프의 반대방향으로 내달리며 포위망을 뚫는다. 갑자기 전략을 바꿔 빠르게 공격해 들어오는 세 명 때문에 뒤쪽을 막아서던 방위군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체사레의 작은 단검에 찔려 피를 뿌리고, 오타비오의 사슬에 묶여 타이밍을 놓치고, 비아지오의 바늘에 찔려 시야를 잃는다. 순식간에 방심하고 있던 후방의 방위군 포위를 빠르게 뚫어버린 셋. 오타비오가 먼 곳에 모여 있는 말들을 발견한다.

 

 “카포! 저쪽에 말이 있습니다!! 포위를 모두 뚫었으니 빨리 달려가.....”

 

 오타비오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그들의 앞을 단 한 명의 방위군이 가로막아 섰기 때문. 그는 비쩍 마른 몸을 휘청거리며 홀로 그들 셋의 앞길을 호기롭게 가로막고 서있다.

 

 “어이쿠! 하마터면 제가 여러분들을 놓칠 뻔 했군요~ 여러분을 놓치면 전 과장님한테 죽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능글맞게 말하는 그는 치안국 조폭관리과의 부 과장이자 잉골프의 오른팔 스피나. 오타비오와 비아지오는 지체 없이 그를 향해 무기를 날린다.

 

 휘릭~ 샤샤샤샤샤샥!!

 

 “엥?”

 

 스피나는 그의 빼빼마른 몸을 기하학적으로 꺾어가며 너무나 쉽게 오타비오의 사슬과 비아지오의 바늘들을 흘려버렸다. 이에 놀란 체사레 역시 그를 향해 단검을 일제히 날린다.

 

 슈슈슈슈슈슈슈슉!!

 

 휙- 휙- 휙- 휙-

 

 체사레의 십 수 개의 단검들조차 징그러울 정도로 몸을 틀어가며 피해버린 스피나. 그들 셋이 협공해서 수많은 무기들을 한 번에 날린다. 하지만 스피나는 마치 춤을 추는 뱀과 같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피해버린다. 하지만 아무리 회피에 능한 스피나라도, 세 명의 무지막지한 협공에 옷이 찢어지고 온몸에 작은 상처들이 계속 생겨나며 뒤로 조금씩 밀려난다. 그렇게 공격을 피하기만 하는 스피나는 물론, 그에게 맹공을 퍼부은 세 명까지 모두 헬릭이 고갈되어 가면서 지친다. 스피나가 그들 셋을 묶어두는 동안, 뒤쪽에서는 잉골프가 본토파 식구들의 마지막 방어선을 거의 다 뚫었다. 잉골프가 얼굴에 피를 뒤집은 채로 웃는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중.

 

 ‘젠장.. 이젠 끝인가?’

 

 체사레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찰나, 스피나가 눈웃음을 지으며 그들에게 능글맞게 말한다.

 

 “휴- 역시 본토파의 무기 이동술은 피하기 힘들 정도로 견고하네요~ 저도 헬릭이 거의 떨어져버렸지 뭐예요~ 완전히 헬릭이 고갈되기 전에 저도 공격을 가야겠죠?”

 

 촤악-

 

 스피나는 눈웃음을 치며 열 손가락을 쫙 폈다. 그러자 그의 모든 손가락들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며 날카로운 가시로 변한다.

 

 “자! 이제 저 들어가요~”

 

 솨샤샤샤샥! 채래채래챙챙! 휘리릭!

 

 푸부북- 휘익- 휙- 휙-

 

 체사레와 부하들은 빠르게 돌진해오는 스피나를 향해 무기를 날렸다. 하지만 스피나는 몸에 뼈가 없는 연체동물마냥 그로테스크한 움직임으로 급소로 날아오는 무기들만 피하면서 무섭게 다가온다. 그의 몸에 생기고 있는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금세 그들의 바로 앞까지 당도했다. 스피나는 손의 가시들을 펼쳐 그대로 찔러 들어간다. 체사레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바로 그 순간.

 

 콰당! 쿠궁!!!!

 

 “헉-?”

 

 ‘????’

 

 스파나가 그들의 코앞에서 갑자기 뭔가에 걸려 넘어져 땅바닥으로 철푸덕 쓰러져 버렸다. 게다가 어디에 찍혔는지, 그의 이마에서 피가 철철 넘쳐흘러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세 명은 어이가 없어서 잠시 벙 쪘다.

 

 “스피나!!! 이 병신 섀끼야!!!!”

 

 뒤쪽에서 들려오는 잉골프의 고함소리를 듣곤 정신을 차린 오타비오.

 

 “카포! 잉골프가 마지막 저지선까지 뚫고 다가옵니다. 빨리 도망가야 합니다!!!”

 

 세 명은 그들 앞에 허무하게 혼자 넘어져 쓰러져있는 스피나를 즈려 밟고선 빠르게 도망간다.

 

 휘리릭- 샤샤샥!!

 

 “히히히히히히이이잉-!!”

 

 그들은 말들을 붙잡아 올라탄 후에 남은 말들을 빠르게 죽여 버리고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뒤쪽에서 소리증폭을 통한 큰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야~이!!! 스피나아아아아아아!!!!!! 이 멍처어어어어엉한 새끼이이이야아아아아아 일어나!!!!!!”

 

 말을 타고 도망가는 체사레를 보고선 화가 단단히 난 잉골프의 포효. 체사레는 말 위에서 뒤를 슬쩍 돌아본다. 급하게 남은 말들을 찾는 방위군들,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본토파 식구들의 시체, 땅바닥에 아직도 엎어져있는 스피나, 그런 스피나를 마구 발로 걷어차고 있는 잉골프. 전속력으로 도망가는 체사레는 참담한 심경으로 턱을 부들부들 떤다. 본인의 식구들을 방패삼아 겨우 도망가는 꼴이 우스워서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녀석 한 명에게 휘둘리다가 석연찮은 행운으로 겨우 도망가게 되어서인지.

 

 

 ***

 

 

 다음날 오전, 비트겐 시 전역에 뿌려진 현상수배서. 거기에는 체사레, 오타비오, 비아지오의 몽타주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그려져 있다. 그들의 죄목은 치안국 방위군에 대한 공격 및 살해 행위. 그들 목에 걸린 현상금은 좋은 집 한 채를 사고도 남을 엄청난 액수. 밤비노 패밀리의 2인자인 체사레를 노릴 정도로 담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진 않지만, 걔들 중 제법 힘 좀 쓰는 현상금 사냥꾼이나, 모험가, 혹은 스파이들은 조용히 그들을 찾는 중이다. 치안국 방위군들은 전 병력이 동원되어 비트겐 시 전체에 감시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졌다. 이런 난리 통에 불똥 튀기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는 야프와 듀몽이 일정을 앞당기려고 하고 있다.

 

 “형님. 아무래도 체사레가 큰일을 벌인 모양입니다. 우리에겐 더 좋은 기회 아닙니까?”

 

 “아따.. 고건 그란디, 뭔가 이상해불구마잉... 고 냥반이 쪼까 거칠어부러도 글케 모지란 사람은 아닌디... 뭔가 겁내 찝찝해불구마이..”

 

 “체사레가 치안국에 꽉 잡혀있으면 우리는 좋은 것 아닙니까 형님? 뭐가 찝찝하다는 것인지..”

 

 “아니.. 체사레가 치안국을 먼저 공격할 정도로 무모한 사람이 아니란 거여.. 혹시나.. 아주 혹시나 나가 안보국 과장헌티 체사레가 베샨야이로 갈 거란 걸 알려줘서... 고 과장 놈이 잉골프한테 흘린 건 아니겠지라? 흐미.. 걱정이 쪼까 되는구마이.. 그러면 나는 배신행위를 해분 거이니께..”

 

 “형님. 절대로 아닐 겁니다. 그들도 형님께 먹은 게 많은지라... 그리고 설사 안보국 과장이 잉골프한테 정보를 줬다고 쳐도, 체사레가 언제 베샨야이로 갈 거란 자세한 정보를 준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절대로 배신행위가 아닙니다. 체사레는 본인의 무덤을 스스로 파서 저 꼴이 난 것뿐이지요.”

 

 “글게.. 애초에 왜 가면 쓴 놈들을 꼬챙이에 꿰어부러가꼬.. 에혀- 하여가네 인자 체사레는 계승전에서 거진 아웃이라고 봐도 되겄제. 일단 우덜한테도 불똥 튀어불기 전에, 후딱 베샨야이로 넘어가 불자고. 근디 고 거친 용병들은 언제쯤 베샨야이에 도착한다냐?”

 

 “아마 3일 내로 올 것입니다. 그 놈들이 위험한 임무라고 돈을 더 요구하는 바람에.. 조금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아녀 아녀 괜찮여.. 그거야 그렇다 쳐도, 체사레 이 모질이 때문에 우덜 일정이 겁내 꼬여부렀구마이.. 후딱 가서 시방 용병들 다 사업장으로 돌려보내고, 우덜 둘이서 베샨야이로 내빼불더라고.”

 

 “네. 형님. 근데.. 떠나기 전에 잉골프를 한 번 안 만나 봐도 되겠습니까?”

 

 “아따.. 지금 그 다혈질 냥반이 우덜을 퍽이나 반가워 하겄다잉. 난중에 진정이 되면 지 발로다가 우덜을 찾아올 것이여. 슬슬 고놈 약이 떨어질 때도 됐잖여~ 히힛.”

 

 그 시각, 비트겐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한산한 어떤 마을의 집. 체사레는 이전부터 도망 다니면서 거점으로 삼았던 이 집에 다시 들어와 몸을 숨기고 있다. 철저하게 변장을 하고선 시내를 돌고 온 비아지오가 현상수배서를 한 장 가지고 온다.

 

 “카포. 비트겐 시 전역에 저희의 현상수배서가 쫙 깔렸습니다.”

 

 체사레는 분한 마음에 밤새도록 피워댄 담배를 문 채로 수배서를 흘끗 본다.

 

 솨샤샤샤샤 쫘자자작!!

 

 체사레는 신경질 적인 손짓으로 단검들을 꺼내어 수배서를 공중에서 갈가리 찢어버렸다. 주변으로 흩날리는 수배서 조각들. 체사레가 말을 꺼낸다.

 

 “본토의 식구들한테 증원 요청 편지는 날렸나?”

 

 “예. 카포. 어제 저녁에 날렸으니 5일 내로 이곳으로 17명 식구들이 도착할 겁니다. 모두 정복을 벗고 변장한 채로, 몇 명씩 찢어져서 따로 오라고 분명히 일러뒀습니다.”

 

 “좋아. 근데.. 도대체 치안국은 어떻게 우리가 베샨야이로 가는 걸 알고 매복하고 있던 거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포. 설마 다른 카포들의 배신행위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나는 티거모테나 야프 같은 양아치 갱스터 새끼들이 싫지만, 그 놈들은 그 정도로 비열한 놈들은 아니다. 일단 식구들이 도착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비트겐을 벗어나서 베샨야이로 가야겠군. 다른 형제들이나 안보국한테 많이 뒤쳐져 버렸군. 빨리 서둘러야겠다.”

 

 “예. 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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