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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가시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느와르.
밤비노 패밀리의 잔혹한 후계자 계승전.
나방파, 홀잎파, 본토파 그리고 정부 세력들까지.
동맹, 배신, 음모, 함정, 모략, 반전.
과연 최후에 밤비노 패밀리를 접수할 카포는?

 
12. 서로 다른 흥분
작성일 : 18-07-30 14:56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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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본토파의 고급여관. 오타비오가 급하게 달려와 체사레에게 보고한다.

 

 “카.. 카포!!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품위 없이 호들갑이지?”

 

 “험.. 험.. 죄송합니다. 카포.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어젯밤에 본보기로 처리한 녀석들 중에 치안부 풍뎅이가 끼어 있었답니다.”

 

 “사실인가?”

 

 “네. 카포. 밤비노 패밀리를 마킹하는 치안국 반장 잉골프의 부하랍니다. 잉골프가 벌써 우리 본토파를 대놓고 지목하고선 목격자와 증거를 찾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답니다. 아마 빠른 시일 내로 이곳으로 쳐들어올 기셉니다.”

 

 “흠...”

 

 치지지이익-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체사레는 느긋하게 파이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보다 못한 오타비오가 재촉한다.

 

 “카포! 지금이라도 빨리 식구들을 물리고, 몸을 숨기셔야 합니다.”

 

 체사레는 오타비오의 재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깊이 담배를 한 모금 빨아 내쉰다.

 

 “쓰-읍, 후-”

 

 “카포! 부디 빠른 결정을...”

 

 “애들 그대로 유지시켜라.”

 

 “카.. 카포! 본토파는 이제 풍뎅이들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빨리 다른 수를 쓰지 않으면...”

 

 “풍뎅이들이 증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나를 잡아서 내 단검을 시체의 상처에 대어 보는 것 뿐. 그들이 우리 애들을 잡아 조사할 권한은 없다. 여긴 장벽 밖이니깐. 어제 일은 너와 나, 둘이서만 벌였기 때문에 우리 둘만 몸을 숨기면 된다. 애들한테 일러둬. 우리 둘은 여길 버리고 조용한 곳에 새로 거점을 만든다고.”

 

 “카포. 그러면 애들에게 새로운 거점으로 보고하라고 할까요?”

 

 “아니. 풍뎅이들은 애들이 날린 비둘기를 추적해서 새 거점을 찾아낼 거다. 번개쟁이나 그 팀원을 찾으면 선 조치를 하고, 다음에 길목을 지키는 다른 애들끼리 서로 정보 공유하고 있으라고 해라. 우리는 귀찮더라도 애들이 지키는 길목들을 계속해서 돌아다니면서 공유된 정보들을 확인한다.”

 

 “알겠습니다. 카포.”

 

 “오타비오. 일단 이곳을 벗어나자. 오랜만에 직접 움직이니 나도 제법 ‘흥분’되는군.”

 

 

 ***

 

 

 서부 아나키 연합 방위군, 치안국 조직폭력배 관리과의 밤비노 패밀리 담당 부서가 머물고 있는 건물로 향하는 야프의 마차.

 

 “아~따. 체사레 그 모질이 쉐키때매 시방 이게 뭔 고생이다냐..”

 

 “형님. 잉골프가 잔뜩 화가 나 있는데, 지금 저희가 찾아가는 게 현명한 방법일까요?”

 

 “듀몽아. 그래서 나가 직접 졸라게 귀한 선물 들고 가잖여. 차라리 잘 됐어야. 이참에 본토파랑 홀잎파랑 확 선 그어 불면 되니께.”

 

 “그 말씀은? 풍뎅이들에게 협조해서 체사레 형님을 잡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제! 그라믄 우덜한테 살인회사 쫓아와 부러야. 걍 우리 홀잎허고 본토는 뿌리부터 다른 식구다, 그러니깐 이번 일로 밤비노 패밀리 전체를 조지지 말고, 사건 당사자만 조져달라고 부탁해부러 가는거지라. 히힛.”

 

 “흐음... 그렇게 되면.. 저희는 배신과 배신이 아닌 것 사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게 됩니다. 형님.”

 

 “배신이라니? 이건 배신 아녀라! 입 조심해부러! 그저 홀잎과 풍데이 사이의 돈독한 우정을 계속 유지해 나가자! 요런 취지일 뿐이지라. 알겄냐? 히힛. 그나저나 애덜은 교장 집 잘 감시하고 있다냐?”

 

 “네. 형님. 그 집에 머물고 있는 네 명의 모험가들은 계속 시내를 들락날락하면서 뭔가를 잔뜩 사오고 있답니다. 아마도 모험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교장 집을 감시하고 있는 의문의 덩치는 아직도 카페테라스에서 죽치고 앉아있답니다.”

 

 “히힛. 고놈 참 독한 놈이구마이. 아랐따. 목적지에 도착했응께 선물 잘 챙기고. 인자 겁~내 삐쳐분 어린아이 달래러 가불자고라!”

 

 치안국 방위군 사무실, 방위군들은 이리저리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들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야프를 보곤,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을 향해 살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아~따 수고들 하쇼잉. 근디 분위기가 겁나 살발하네잉. 히힛. 나가 급한 일로다가 잉골프 형님을 뵙고잡는데 암나 가서 전달 쫌 해 주쇼잉.”

 

 모든 방위군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살기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볼 뿐. 그들 중 한 명이 야프에게 외친다.

 

 “너희 식구가 우리 방위군을 죽였는데도 여길 찾아와? 아주 배짱 한 번 좋군.”

 

 “아~따. 무신 말을 그리 섭하게 하쇼잉? 나도 나랏일 하시는 분들을 건드린 놈들은 찢어 죽여야 해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라! 긍께 후딱 가서 잉골프 형님 좀 불러주셔라.”

 

 “흥! 웃기고 있네. 우리 과장님을 네까짓 깡패 놈이 형님이라고 불러? 지금 과장님 역시 몹시 화가 나 있으니까 곱게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나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라요. 글고 자꾸 깡패, 깡패 하지 마쇼이. 듣는 깡패 기분 겁내 잡치고 있응께.”

 

 “뭐야?? 이 개새끼가!”

 

 우루루-

 

 야프의 날 선 답변에 방위군들이 그들을 포위하여 당장이라도 싸울 듯이 감싸버렸다. 야프와 듀몽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있다. 진짜로 방위군 사무실에서 방위군 전원과 싸우겠다는 자세. 다행히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비쩍 마른 누군가가 허둥지둥 달려와서 중재를 한다. 바로 잉골프의 오른팔 스피나.

 

 “아.. 아이고!! 이게 뭐하는 거예요? 여. 여러분! 모두 진정 하고 할 일 하세요. 야프 씨는 이런 분위기에 왜 여기까지 찾아오신 거예요?”

 

 공식적으로 잉골프 과장 바로 밑인 스피나가 명령하자 방위군들은 어쩔 수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 할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속으론 스피나를 엄청 까대는 중.

 

 “인자 쪼까 말 통하는 분이 오셨구마이. 잉골프 형님을 뵙고 요번 사건에 대해서 진솔한 대화를 쪼까 나눠볼까 해서 찾아왔지라.”

 

 “아.. 그러시구나.. 그.. 근데 지.. 지금은 상황이 좀.... 나중에 찾아오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야프는 스피나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나가 잉골프 형님 힘내시라고 초특급 선물을 가져왔다고 좀 전해주쇼잉.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초특급 신상이라 형님 조사에 겁내 큰 힘이 되어불 거라고 전하면 되지 않겄소?”

 

 “아... 아! 그.. 그럼.. 이.. 일단은 말씀은 전해드리고 올게요.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야프는 스피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보인 후에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화가 난 표정으로 야프의 마차로 들어오는 잉골프.

 

 “아따 형님~ 많이 힘들어 보이셔라. 나가 형님 힘내시라고 겁내 귀한....”

 

 “닥쳐!! 그리고 형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내가 깡패 섀끼랑 술 몇 번 마셔줬다고 기어올라? 착각하지 마라. 난 방위군이고 넌 깡패 섀끼야. 똑똑히 알아둬.”

 

 “흐미~ 제 위치는 제가 겁내 잘 알고 있지라~ 그나저나 과장님이 겁내 화가 많이 나셨구마이. 나가 반장님 기분을 쪼까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디..”

 

 “니가 내 기분을 풀어줘? 하! 장난해? 그럼 내 앞에 체사레 섀끼 데려와라. 그 섀끼가 일 터지고 곧바로 숨어버려서 내 기분 지금 졸라게 좆같거든.”

 

 “웜머? 본토랑 홀잎이랑은 엄연히 다른 식구지라. 밤비노로 어쩔 수 없이 엮여져 있을 뿐이지, 거의 웬수나 다름없지라. 고건 형님.. 아니 과장님도 겁내 잘 알고 있잖소잉? 나는 체사레보다 우리 과장님이랑 훨씬 가까븐 사이이지라. 이 야프가 발 벗고 형님을 도와드리겠어라. 그 무지한 체사레가 잡혀불면 반장님도 좋고, 나도 좋고. 완전 꿩 먹고 알 먹기 아니요이?”

 

 “그래서. 니가 날 어떻게 도울 건데?”

 

 “아직은 나가 크게는 못 도와 드리지라. 근디 나가 밤비노를 접수하면 가장 먼저 누구를 재껴불 것 같소잉? 당연~히 체사레지라. 그 놈은 나가 책임지고 과장님께 드려불겠소잉. 히힛.”

 

 “나는 니가 밤비노를 접수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 없다. 지금 당장 그 섀끼를 잡을 거다.”

 

 “아~따 나가 밤비노 접수하는 게 그리 먼 미래가 아니지라. 곧 있음 번개쟁이가 튀어나와서 방위군 품에 안겨불 거이고, 일전에 약조한데로 나가 먼저 양도받아서 패밀리 접수하면 다 끝나부는디.. 끽해야 2주 3주밖에 안 남지 않았지라.”

 

 “흠...”

 

 “모든 일이 한 달 내로다가 끝나붕께 우리 예전처럼 스스럼없이 상호협력을 유지하더라고. 나가 우덜 간의 우정을 걸고다가 맹세하겠어라. 나 요 야프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훗날에 체사레를 과장님께 넘겨불겠다고!”

 

 “좋아.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다. 약속을 어기면 나한테 진짜 뚜드러 쳐 맞는다. 알지?”

 

 “아~따! 당근이지라~ 걱정 마셔라. 나가 시방 우리 과장님 기분도 풀어드릴 겸, 내년 상반기에 VIP 손님들에게만 소량 출시될 겁내 귀한 약을 좀 가져와부렀는디.. 요건 어떤 마약 검사에도 걸려불지도 않고, 효과도 쥑이는 허~뻐 환상적인 녀석이지라. 우리 과장님 하시는 조사에 큰 도움이 될까 해서 나가 큰 손해보고 화끈하게 드리지라~”

 

 쾅쾅-!

 

 야프가 마차의 창문을 두드리자 듀몽이 마차 문을 열고 작은 가방 하나를 건넨다. 야프라 능글맞게 웃으며 잉골프에게 말한다.

 

 “인자 우덜 우정은 계속되는 걸로다가 알고 있겠어라. 글고 과장님이 계속 체사레를 압박해 주셔불면 우덜 일들이 더 순조로워지지 않겠어라? 히힛. 잘 부탁드려요잉. 형.님.”

 

 홀잎파의 거점, 교장 집 맞은편 집으로 복귀하는 길. 마차 안에서 듀몽이 야프에게 말한다.

 

 “형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히힛. 당근이제~ 체사레는 지 스스로다가 무덤을 파부렀써야. 히힛. 덕분에 우덜은 손 까딱 안허고 본토파를 압박하게 됐어야! 인자 갸들은 계승전 치르기 겁~내 빡셔불 거이여! 히히힛. 글고 나가 일전에 말했제? 잉골프 저짝은 완전히 우덜 손바닥 안이라고. 약쟁이는 약으로 솔솔 달래불면 게임 끝이여~ 전직 약쟁이인 나가 고건 겁~나게 잘 알제. 히힛. 인자 우덜은 맘 편하게 쥐구멍 앞이나 잘 지켜불고 있음 돼야.”

 

 “근데 본토파가 풍뎅이들에게 압박당하면, 우리 뿐이 아니라 나방파한테도 좋은 것 아닙니까?”

 

 “아야. 암만 체사레 혼자 벌인 일이라도 밤비노 패밀리로 한데로다가 묶여 있잖여? 나방도 대굴빡이 있으면 아마 이전처럼 맘 편하게 깝죽대불지는 못할 것이여. 우덜 홀잎만 유일하게 자유의 몸이라고 볼 수 있겄제. 히힛. 번개쟁이가 정문으로 나오면 무시무시한 안보국 풍데이들이 잡아불면 되고, 쥐구멍으로 기어 나오면 우덜이 직접 잡아불면 되고. 인자 게임 끝이여~ 종료 식까지 느긋~허게 놀고 잡자고잉! 아! 말 나온 김에 올만에 떡이나 함 치러 갈불까잉? 아따 내 붕알에 거미줄 쳐져 부렀어야.”

 

 “혀.. 형님.. 아직 마음 놓기는 이르지 않습니까?”

 

 “아따 이 팍팍한 시키야. 마차 바퀴도 관리 없이 겁~내 굴리기만 하면 금방 쏙 빠져버려야. 중간~중간 기름칠 좀 해줘부러야 겁내 잘 굴러가제! 어이! 거기 마부 씨? 우덜이 시방 쿵떡쿵떡 하고잡는디? 비트겐에서 젤로 수질 좋은데로다가 알아서 잘 데려가 보드라고! 히힛.”

 

 “옛! 제가 기가 막힌 데로 금방 모셔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기름칠을 하러 가는 야프는 잔뜩 ‘흥분’한 기분으로 한참동안 히죽인다.

 

 

 ***

 

 

 “씨~~~~~~~~~~~빠아아아아아아알!!!! 체사레 이 개새끼이이이이!!!! 그 병신 같은 새끼는 왜 풍뎅이를 건드려가지고!!!!! 쌰아아아아아앙!!!! 그리고 또 왜 뇌신교를 죽여가지고!!!!! 아아아아악!!!”

 

 티거모테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치안국 방위군의 압박이 강해져 학교 감시를 하던 나방파 인원들을 모두 철수 시켜버렸기 때문. 게다가 가면을 쓰고 있던 뇌신교도 한 명이 체사레에게 살해당하면서 뇌신교들은 협력을 중단하고 모두 돌아가 버렸다. 아페모테가 화가 난 티거모테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행님. 제가 가서 뇌신교 몽둥이찜질 좀 하고 오겠지 말입니다. 그러면 다시 우리를 도와주러 애들을 보내겠지 말입니다.”

 

 “야이 병신아. 걔네는 우리 의뢰인이라고!! 그건 안 돼! 씨발 인제 어떡하지?”

 

 하제모테가 타이르듯 말한다.

 

 “오라버니. 진정하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죠. 우리가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점도 있잖아요?”

 

 “뭘 얻어? 우리가? 아~ 더 이상 감시는 못하니깐 충분히 쳐 잘 순 있겠지? 그지? 씨발 존나 좋군..”

 

 “아뇨. 아이러니이지만 어쨌든 체사레 덕분에 비트겐 시에선 아무도 가면을 쓰고 다니지 않게 되었잖아요. 종료 식 이후에도 가면을 쓰고 있을 사람은 오직 한 명, 번개쟁이 이겠죠. 그래서 번개쟁이를 찾기 훨씬 더 수월해 졌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체사레는 더 이상 전처럼 대놓고 계승전에서 활개를 치지 못할 거예요. 치안국, 그것도 잉골프를 건드렸으니 본토파를 가만히 놔두진 않을 거니까요.”

 

 “그.. 그런가? 하긴.. 인제 본토파는 쉽게 나대진 못할 거고, 홀잎파는 병신이고. 음... 안보국 풍뎅이만 박살내면 되는 거네?”

 

 “맞아요. 방위군들이 아무리 강해도 비트겐을 꽉 잡고 있는 나방파에게 대들지 못할 거예요. 종료 식 이후에 안보국이 번개쟁이를 데려간다고 해도, 나방파 식대로 불판을 벌여서 강탈하면 되지요. 오히려 체사레 덕분에 우리는 쓸데없는 감시를 하지 않아도 되요. 이참에 우리는 힘을 아꼈다가 시원하게 불판 벌이기에는 더 좋아졌죠.”

 

 “오호라! 키킥. 갑자기 졸라게 오래 묵은똥을 시원하게 싸버린 기분이네. 크크. 그럼 우린 이제 이렇게 놀고 있으면 되는 건가?”

 

 “네. 최소 인원으로만 학교 주변 분위기를 살피고, 종료 식 당일에 전 인원이 출동해서 불지를 준비를 하면 되겠지요.”

 

 “근데.. 20명으로만 불 질러서 안보국 풍뎅이들한테서 번개쟁이를 뺏을 수 있을라나?”

 

 “오라버니.. 진짜로 불을 지르면 안 되죠.”

 

 “엥? 그럼?”

 

 “협박을 하는 거죠.”

 

 “걔네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일인데 협박이 통할까? 그리고 안보국에서 젤 쎈 놈들만 데리고 왔다던데?”

 

 “아무리 강한 팀을 꾸리고 왔더라도 나방파 본진에서 함부로 저항하진 못해요. 그들이 장벽 안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온 천지가 저희 나방파 앞마당이잖아요? 근데도 안보국이 목숨을 걸고 번개쟁이를 사수할 수 있을까요? 오라버니가 그 사실로 협박을 하면 안보국도 어쩔 수 없이 번개쟁이를 내 놓을 거예요. 그 다음에 번개쟁이로 빠르게 패밀리 접수하고선 다시 안보국에게 넘기는 식으로 잘 달래면 무리 없이 진행되지 않겠어요? 그러면 오라버니는 20명 외에 인원을 동원하지 않았으니 계승전 규칙 위반도 아니고,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계승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 거예요.”

 

 “생각해 보니 그렇군. 키키킥. 갑자기 또 일이 이렇게 돌아가네? 갑자기 체사레 형님이 고마워 지는 걸? 키킥. 막내한테선 별다른 특이사항 보고 없지?”

 

 “네. 교장은 현재 집에 없고, 모험가들로 보이는 네 명이 그 집에 머물고 있답니다. 계속 모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선 그저 잠시 머물다가 곧 떠날 교장의 지인들로 보인다더군요.”

 

 “키킥. 그래. 막내는 걍 거기 계속 감시 시켜놔. 비싼 돈 주고 놀리느니, 걍 쓸데없는 일이라도 줘서 좆 빠지게 굴려야지. 크크. 그래. 우리는 종료 식 전까지 푹 쉬자고! 얘들아. 그동안 수고했다. 일단 오늘은 시발 술부터 좀 쳐 마시자! 그리고 죽자!”

 

 “예. 행님. 저도 술이 졸라게 땡겼지 말입니다. 헤헷. 제가 화끈하게 준비하겠지 말입니다.”

 

 그렇게 나방파는 일선에서 물러나 절로 굴러들어올 먹이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일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방파는 당장 오늘 밤의 화끈한 술 파티에만 잔뜩 ‘흥분’하여 온힘과 정신을 다해 술을 마시고 죽을 준비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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