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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가시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느와르.
밤비노 패밀리의 잔혹한 후계자 계승전.
나방파, 홀잎파, 본토파 그리고 정부 세력들까지.
동맹, 배신, 음모, 함정, 모략, 반전.
과연 최후에 밤비노 패밀리를 접수할 카포는?

 
5. 쥐 잡이
작성일 : 18-07-23 15:59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7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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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포들이 가족회의를 하는 중간에 그들의 부하들이 끼어들거나 방해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한 행동. 포겔모테가 갑자기 본인의 카포에게 귓속말을 건넨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건방진 행동이었다. 체사레가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외친다.

 

 “이런 양아치 놈들이! 심각한 회의 중에 조무래기가 건방지게 귓속말을 건네? 그것도 계집애 따위가? 이건 철저하게 패밀리의 규칙을 무시한 중죄다. 저 년은 회의 끝나자마자 죽여 버린다.”

 

 티거모테는 굳은 얼굴로 체사레의 말에 반박한다. 하지만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차분한 말투로 천장을 바라보면서 온화하게 반박할 뿐.

 

 “형님. 지금이 무슨 고대도 아니고, 지금은 ‘헬릭 (Heliq: 신비한 힘)’ 시대 아니요? 장애인이고 여자고 헬릭만 잘 쓰면 강자가 되는 이 시대에 아직도 고리타분한 성차별을 하고 그렇쇼?”

 

 계속해서 천장만 바라본 채로 온화하게 반박하는 그의 행동에 체사레는 더 흥분한다.

 

 빠드득-!

 

 “네 부하 계집년의 무례함을 꾸짖기는커녕, 나를 능멸해? 의뢰고 뭐고 다 때려 치고 오늘부로 나방파를 지워주지.”

 

 흥분한 체사레를 달래기 위해 야프가 나서서 중재한다.

 

 “형님. 잠깐!! 아따 티거야. 가족회의 중에 니 따까리가 귓속말 해부는 건, 쫌 경우가 아니제. 물론 우리 쉑시한 아가가 한 거라 쪼까 봐줄법은 한디. 히히.”

 

 야프의 중재에도 계속 딴청을 피우며 천장만 바라보는 티거모테. 야프도 조금 화가 나기 시작한다.

 

 “내 말 안 들리셔라? 쌩까냐? 체사레 형님하고 나가 꾸짖는디 넌 계속 어디 쳐다보냐이? 너 저 샹들리에 갖고잡냐? 아따 형이 똑같은 걸로다가 하나 사다주까?”

 

 “쉬~~잇!”

 

 “웜머? 시방 나보고 조동이 싸물고 있으랑겨? 아따 동생 겁나게 컸나 보다잉.”

 

 “쉿!”

 

 티거모테의 이상한 행동에 체사레와 야프도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곧이어, 티거모테는 급하게 종이 위에 뭔가를 휘갈기곤 모두에게 흔들어 보인다. 그것을 읽은 카포들은 갑자기 입을 굳게 다물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조용해진다.

 

 [ 지금 가족회의가 도청당하고 있다. ]

 

 티거모테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주저리주저리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의 시선은 천장에 달린 화려한 샹들리에 고정되어 있다. 장내의 모든 사람이 그의 시선을 따라 샹들리에를 쳐다본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오로지 샹들리에 근처에 거칠게 날아다니는 작은 날 파리 몇 마리 뿐.

 

 “우리들 이제 그만 싸웁시다. 우리가 왜 모였는지 잊었쇼? 아버지도 아픈데 우리가 번개타령이나 할 때요? 그러지 말고 나가서 오랜만에 회포도 풀 겸 한 잔 하지? 아차. 아버지는 술 마시면 안 되나? 예전엔 참 많이 마셨었는데.... ... ...”

 

 티거모테는 말도 안 되는 말을 주저리주저리 해대면서 계속 천장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장내의 사람들은 도청당하고 있다는 그의 충격적인 보고에 그저 침묵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 하지만 야프가 티거모테의 헛소리를 끊는다.

 

 “아따. 나가 나서야겄구마이. 다들 놀라지 말고 가만히 앉아들 계쇼잉. 공격하는 거 아니니께.”

 

 야프는 앉은 채로 그의 불편한 다리를 보조해주는 작은 지팡이를 머리위로 들어 올리며 주문을 외운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얍얍얍!”

 

 지-잉. 슈슈슈슉!!

 

 그가 해괴망측한 주문을 외우자 그의 작은 지팡이가 흰 빛과 붉은 빛에 뒤섞이더니 회의장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의 갑작스런 마법에 장내의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일어서지만, 이미 그의 마법은 발현되었다.

 

 빠-직! 파바바바박!!

 

 곳곳에 퍼진 빛들이 작은 넝쿨 식물이 되어 빠른 속도로 넝쿨이 자라난다. 금세 장내의 바닥, 벽, 천장, 문, 창문을 모두 뒤덮어 버리는 넝쿨. 고급스러웠던 회의장이 숲속에 파묻혀버린 듯 주변이 온통 푸르러진다. 야프가 말을 한다.

 

 “나가 소리를 흩트리는 넝쿨 식물로다가 온 벽을 다 덮었응께, 인자 안심허고 말해도 돼야. 히힛.”

 

 체사레가 또 화가 났다.

 

 “가족회의에 무기를 지참하는 건 패밀리 규칙 위반인거 몰라? 이놈들 몸수색 똑바로 안 해?”

 

 “아따. 형님. 그건 미안하게 됐어라. 나가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인디, 마법용하고 다리 보조용 지팡이 두 개 들고 다니기가 겁내 버겁지 않겠어라? 이참에 마법 지팡이 겸, 다리 보조 겸 해서 돈 겁내 써서 하나로다가 맞췄지라. 히힛. 어쨌든 지금 그거이 중헌게 아니지라. 티거 동생이 우덜 가족회의를 엿듣는 듣는 쥐시키들이 있다잖여~”

 

 그렇게 회의장에 무기를 가지고 들어온 위반행위를 능구렁이같이 빠져나가는 야프. 티거모테는 온 사방을 뒤덮은 넝쿨을 꼼꼼히 확인하고선 말을 꺼낸다.

 

 “아까는 미안하게 됐쇼. 형님들, 그리고 다른 카포들. 우리 포겔이가 가족회의를 엿듣는 쥐새끼들을 감지해서 회의를 끊은 거니깐, 한 번만 봐주쇼.”

 

 체사레가 어이없다는 듯이 티거모테에게 쏴댄다.

 

 “뭐야? 그러면 저 계집도 야프처럼 무기라도 숨겨왔단 거야? 조무래기 주제에?”

 

 “체사레 형님. 설마 내 부하가 그딴 개수작을 부렸을까? 키키키. 무기가 아니라 포겔이는 그저 가슴팍에 헬릭을 감지하는 벌레 친구들을 데리고 있었을 뿐이요.”

 

 “뭐.. 뭐야??”

 

 “우리 포겔이 가슴에는 수백 마리의 헬릭 파리들이 살고 있쇼. 그 파리들은 헬릭이 발현되는 곳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드는 습성이 있고. 누가 회의 중에 장난치지 않나 확인하려고 몇 마리만 살짝 날려놓으라고 내가 시킨 건데, 이게 웬걸? 파리들이 샹들리에랑 연결된 저 천장 부근에만 존나게 달려드네?”

 

 야프가 크게 놀란다.

 

 “웜머??? 우리 이쁜이 젖이 벌레젖이였어라?? 흐~~미. 징그러버라이..”

 

 야프의 놀림에 포겔모테의 얼굴색이 붉게 물들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계속해서 무표정을 유지한다. 야프가 티거모테에게 묻는다.

 

 “아야. 동생. 저 젖파리 능력이 확실하당가? 만약 사실이면 쪼까 문제가 되갔는디?”

 

 티거모테는 대답대신 의자에서 일어나 회의장 문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내가 단순히 불에만 뛰어드는 불나방이라고만 생각하지들 마쇼. 제법 머리도 굴릴 줄 아는 놈이니깐. 키킥. 일단 여기가 도청당하는 건 확실하니까 가족회의는 대강 끝냅시다. 중요한 얘기는 얼추 끝났고. 있다가 후계자 계승전 참가할 사람들끼리 아버지 뵈러 갈 때, 마저 이야기하자고. 일단 위층에 볼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요!”

 

 휘-릭! 꽈악!

 

 티거모테가 문손잡이를 잡으려고 하는 그때, 바닥에 널려있던 넝쿨이 움직이더니 그의 발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야프를 노려본다.

 

 “뭐하는 짓이쇼? 지금 쥐새끼 잡으러 가는데?”

 

 “아따. 동생. 시방 쥐쉐키가 무슨 쥐쉐킨 줄 알고 잡으러 간다냐. 그르다 대굴빡 겁~내 큰 쥐새끼면 사단나지라.”

 

 “흥! 겁 많은 약쟁이는 빠지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깐. 이거 빨리 푸쇼. 죽여 버리기 전에.”

 

 “에휴~ 우리 동생은 말보다 몸이 겁내 빨라서 문제랑께.. 항상...”

 

 야프는 티거모테의 발목을 붙잡았던 넝쿨을 풀어준다. 티거모테와 나방파 간부들은 회의장 밖에서 무기들을 돌려받고선 위층으로 쿵쿵 걸어 올라간다. 티거모테는 회의장 바로 윗 층 방의 문 앞에 서서, 덩치가 가장 큰 서열 5위 ‘베아모테 (Bärmotte)’에게 명령한다.

 

 “부숴.”

 

 베아모테는 그의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양손 해머를 쥐고선 앞으로 나온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바위로 변하더니 해머로 문을 가격한다.

 

 “하앗!!”

 

 콰과광!!

 

 단 일격에 뒤로 넘어가버린 나무 문. 티거모테는 곧장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뭐.. 뭐냣??”

 

 “이런 이런. 우리 가족회의를 엿듣는 쥐새끼들이 풍뎅이 새끼들이었구만. 크크크.”

 

 예닐곱 명의 빛나는 푸른 제복을 걸친 자들이 갑작스런 침입에 몹시 놀라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 중 한 명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이 새끼들이... 여..기에 어떻게 온 거냐? 가.. 감히 서부 연합 방위군에게 싸움 걸러 온 건 아니겠지?”

 

 “하- 어이가 없네? 야. 니들! 엿들었지?”

 

 “뭐.. 뭐야?”

 

 “이 새끼들 연기 졸라게 못하네. 키킥. 어이! 풍뎅이들은 맘대로 남의 가족회의를 엿 들어도 된다는 법이 있냐? 없지? 그럼 가족회의를 엿들은 값을 지불 해야겠네? 안 그래?”

 

 “이.. 이 거.. 건달 새끼들이.. 우리가 어.. 언제 니들 회의를 엿 들었다는 거냐?”

 

 “입에 침이나 바르고 구라치시지. 저 쪽 땅바닥에 매미같이 붙어있는 새끼가 있는데도?”

 

 “이.. 이분은...... 지.. 지금 아파서.. 누워 있는...”

 

 “캬캬캬캬캬!! 풍뎅이들 조크 치는 것 좀 보소. 지랄하네. 뭐? 아파서 누워있어? 니들은 아픈 사람을 땅바닥에 저렇게 눕혀놔? 키키킥. 이거 완전 창조적인 븅신새끼들이네? 키키키. 어이! 거기 너! 일어나봐. 거기 바닥에 구멍 뚫려있으면 너넨 여기서 다 디진다.”

 

 바닥에 귀를 대고 누워있던 방위군이 슬며시 눈치를 보더니 엉거주춤 일어난다. 마르고 연약해 보이는 그는 한껏 눈웃음을 지으며 은근슬쩍 발로 그가 귀를 대었던 부분을 가린다.

 

 “아이고~ 이거 미안하게 됐어요~ 손님들이 왔었네요! 콜-록! 저는 몸이 너무 아파서 여기 누워있었어요. 제가 침대에 누우면 담이 오는 체질이라... 그래서 바닥에 누워있었는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키키키킥. 개소리 적당히 하시지. 니가 여기 책임자냐?”

 

 “아뇨! 지금 여기선 제일 높긴 한데... 책임자는 아니에요~ 제가 책임자 불러올까요?”

 

 “키키키. 이 능구렁이 같은 새끼. 너 씨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엿 들었는지 다 실토해봐. 구라치면 너부터 니 부하들까지 싹다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솔직하게 불어라.”

 

 “여.. 엿 듣다뇨?? 저는 진짜로 몸이 너~무 아파서 바닥에 누워있던 거예요!!”

 

 “하- 이 새끼. 말로해선 안 되겠네. 얘들아 저 능구렁이 새끼 발 밑에 좀 확인해봐라. 구멍 뚫려있으면 곧바로 다 죽인다. 크크.”

 

 아페모테와 베아모테가 앞으로 걸어 나간다. 하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방위군들.

 

 “이.. 이 새끼들이. 미쳤어? 너네 지금 방위군한테 손대려고 하는 거야?”

 

 “방위군이 불법으로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를 입혔으면 똑같이 벌을 받아야지. 너네 안 비키면 디진다.”

 

 챙-! 휙! 샤샤샥!

 

 방위군들이 무기를 뽑아들었고, 나방파도 빠르게 맞대응을 한다. 좁은 여관방에서 나방파와 방위군이 대치 중. 하지만 누군가가 문밖에서 우렁찬 목소리를 내지르며 전투를 지연시킨다.

 

 “어떤 건달노무 섀끼들이 방위군을 건드려??”

 

 크지 않은 키, 떡 벌어진 어깨, 두꺼운 팔뚝, 빼곡하게 자라난 드센 수염, 튀어나올 듯 강렬한 눈을 가진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 그는 부서진 문으로 나방파 간부들을 손으로 밀치면서 방 안으로 들어온다. 티거모테는 그 자와 강렬하게 눈빛을 부딪친다.

 

 “쳇. 당신이 이 새끼들 수장이야? 당신답지 않게 아주 쥐새끼 같은 짓을 시켰군. 그래?”

 

 “이런 깡패 섀끼가 감히 방위군이 하는 일에 왈가왈부하나?”

 

 “이보쇼. 우린 깡패가 아니라 선량한 시민이자 기업가요. 방위군이 일반 시민들을 몰래 염탐하는 건 꽤나 중죄일 텐데? 안 그래?”

 

 “푸하하하핫 깡패 섀끼들이 언제부터 일반인 코스프레하고 다녔나? 우린 장벽 내의 깡패 섀끼들을 관리하고 잡아 조지는 서부 연합 방위군의 치안국 조직 폭력배 전담과야!! 너희 같은 깡패 섀끼들이 모여서 나쁜 일들을 작당하면 잡아 쳐 넣는 게 우리 일이다. 우리가 우리 일을 한다는데 뭐가 잘못 됐나?”

 

 패기 있는 그 사내의 이름은 ‘잉골프 (Ingolf)’. 서부 연합 방위군, 치안국의 조직 폭력배 전담과장. 그의 명성은 장벽 내에서 자자하다. 무투파로 전투를 즐기는 그가 홀로 박살낸 폭력단만 해도 십 수개. 그가 쌓아온 공적으로 훨씬 더 높은 직위로 진급할 수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계속 조폭 전담과장 자리에 머물러있다. 항간에는 전투에 대한 갈망 때문에 치안국에서 가장 거친 조폭 전담과에만 있고 싶어 한단다. 모든 조폭들은 잉골프의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로, 지하세계에서 그의 악명은 매우 자자하다. 티거모테 역시 그를 함부로 대하지는 못 하는 듯.

 

 “흥! 어쨌든 당신이 우리 가족회의를 엿 들었다고 시인한 것이군. 그 값은 지불해야지?”

 

 “푸하하핫. 값? 얌마. 티거모테. 니놈들이 장벽 밖에 있어서 우리의 감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나본데,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 니들은 우리가 애정을 담아 스토킹하고 있는 밤비노 패밀리에 속해 있지 않나? 그리고 여긴 장벽 안 아리고. 어디서 깡패 섀끼들이 겁 대가리 없이 방위군한테 대들어? 니들 곱게 돌아갈래? 아님 나한테 아작 날래?”

 

 티거모테는 고민에 빠져 버렸다. 이곳이 장벽 밖 그의 나와바리였다면 평소처럼 앞뒤 가릴 것 없이 살육했겠지만, 여긴 장벽 안. 게다가 아버지가 있는 살가리 섬 한 가운데. 함부로 방위군을 공격했다가 중범죄가 인정되면 밤비노 패밀리 전체가 치안국의 표적이 될 터. 티거모테는 그의 자존심과 현실적인 리스크 사이에서 갈등하며 뜸을 들인다. 바로 그 때, 문밖에서 능글능글한 야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이고~~ 이게 누구여라? 명망 높으신 잉골프 형님 아니여라? 아따 근디 우리 식구들이랑 뭔 일 있었는갑소. 분위기가 겁내 살발하구마잉. 아야. 티거 동생! 올만에 가족끼리 두런두런 이야기하러 와서 이기 뭔 꼴이드냐잉. 어여 내려가봐야. 나가 정리하고 갈텡께. 어여!”

 

 티거모테는 마침내 마음을 정한다. 자존심을 접고 곱게 돌아가기로. 그는 부하들을 이끌고 씩씩대며 돌아간다. 그런 그의 뒤통수에 대고 크게 외치는 잉골프.

 

 “어이! 니들이 부순 문 값은 니들이 내고 가라.”

 

 티거모테는 쓴 웃음을 지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버린다. 야프는 친근하게 잉골프에게 말한다.

 

 “아따. 우리 동생이 쪼매 거칠어서 일이 이래 돼 버렸구마잉.. 나를 봐서 한 번만 봐주셔라. 잉골프 형님. 히힛.”

 

 “형님? 난 깡패 섀끼를 아우로 둔 적 없는데?”

 

 “흐미~ 섭하게 그기 뭔 소리당가? 우덜은 인자 기업이지라. 우덜이 한동안 소란피운 적 있어라? 우덜은 인자 조용~히 합법적으로다가 입에 풀칠이나하려고 아등바등 살고 있지라. 히힛. 나가 형님께 사과의 의미로다가 있다 저녁 식사 대접하겄소잉.”

 

 “흥! 깡패 섀끼들이 사는 밥은 안 먹는다. 빨리 문 값이나 지불하고 꺼져.”

 

 “아이고! 알겠지라.. 말이 겁내 험해부네이...”

 

 야프도 그의 거만한 말투에 기분이 상했으나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조용히 문 밖을 나선다. 잉골프는 야프를 향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손짓을 해 보인다. 야프는 내려가면서 그의 수하에게 묻는다.

 

 “아야. 저 놈 따까리한테 편지는 잘 전했제?”

 

 “네. 형님.”

 

 야프가 나가고 잉골프는 수하들에게 불같이 화내기 시작한다.

 

 “이런 병신 섀끼들아! 니들이 방위군이 돼서 깡패 섀끼들한테 쫄아? 다 대가리 박아!!”

 

 파바바바박!!

 

 방위군들이 재빠르게 땅에 머리를 박았다. 그 중, 잉골프의 오른팔이자 땅에 귀를 대고 도청했던 비쩍 마른 그의 수하 ‘스피나 (Spina)’ 부과장이 잉골프에게로 다가가서 조용히 귓속말을 한다.

 

 “저기.. 과장님.. 이거 아까 홀잎파 야프의 수하가 저한테 몰래 건넨 쪽지인데요... 오늘 저녁 고급 식당에서 모시겠다고 쓰여 있어요. 여기 한 번 읽어 보세요~”

 

 “...근데 넌 왜 대가리 안 박나?”

 

 퍽-

 

 “아악-!!”

 

 잉골프는 스피나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스피나는 차인 정강이를 부여잡다가 눈치를 보며 머리를 땅에 박는다. 잉골프는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앉아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이며 쪽지를 읽는다.

 

 [ 사과의 의미로 저녁 식사를 거하게 대접하겠습니다. 저녁 6시 이후로 편하신 시간에 ‘물소의 뿔’ 레스토랑으로 와 주십쇼. ]

 

 잉골프는 담배를 크게 한 번 빨아들인 후에 천천히 내뱉으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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