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가시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느와르.
밤비노 패밀리의 잔혹한 후계자 계승전.
나방파, 홀잎파, 본토파 그리고 정부 세력들까지.
동맹, 배신, 음모, 함정, 모략, 반전.
과연 최후에 밤비노 패밀리를 접수할 카포는?

 
3. 기 싸움
작성일 : 18-07-23 15:58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804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름다운 자태의 티거모테가 천천히 덩치를 향해 걸어간다.

 

 “어이! 덩치. 네 물 벽이 꽤나 두꺼워서 뚫기 어려운 점 인정하지. 크크크. 근데 이거 어쩌나? 내가 그 물 벽만 뚫고 들어가면 넌 뒤질 텐데?”

 

 철썩! 꼬르르..

 

 티거모테가 숨을 참으며 본인 스스로 물 벽 속으로 들어간다. 그의 워해머 피크로 땅을 찍어가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 모습에 덩치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후-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쪽을 공격하겠소. 원망하지 마시오.”

 

 덩치가 땅에 박힌 닻과 끈으로 연결되어있는 작살을 티거모테의 허벅지 쪽으로 힘껏 던진다.

 

 깡!

 

 날카로운 작살이 티거모테의 허벅지에 맞고 허무하게 튕겨져 나간다. 다이아몬드의 경도를 뚫지 못하는 듯. 몇 번이나 작살을 던져보지만 흠집하나 내지 못한다. 티거모테는 어느새 두꺼운 물 벽을 통과했다. 그는 비릿하게 웃으며 덩치의 몇 걸음 앞에 가만히 선다.

 

 “유후~ 이거 어쩌나? 네 잘난 물 벽도 완전히 뚫었고, 작살도 내 몸에 흠집을 내지 못하는데? 키키킥. 디질 준비는 됐지?”

 

 “제길.. 핫!”

 

 깡! 휙- 깡! 휙- 깡! 휙-

 

 덩치가 몇 번이나 더 작살을 내던지고 회수하고 내던져 보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작살로는 절대로 뚫을 수 없는 다이아몬드의 높은 경도. 티거모테는 하품을 하는 시늉을 하며 비웃듯이 말한다.

 

 “하-암- 어이! 끝났냐? 어디 맘껏 찔러봐봐. 키키킥.”

 

 “흠... 이런 수까진 쓰기 싫었지만...”

 

 푸-욱! 화르르륵!!

 

 덩치는 갑자기 땅에 박혀있는 닻을 뽑아들었다. 그 바람에 물 벽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화염이 둘을 감싸기 시작한다.

 

 “핫!!!!”

 

 휙- 휙- 콰당!

 

 덩치가 던진 작살이 티거모테의 다리를 스쳐지나가자마자 끈을 힘껏 당겼다. 티거모테는 작살에 걸려 덩치에게로 끌려가 넘어져 버렸다.

 

 치지지직-

 

 뜨거운 화염이 덩치의 맨 살을 녹이기 시작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빠른 연속 동작으로, 땅에서 뽑아낸 무거운 닻을 머리위로 높이 들어 발아래에 넘어져있는 티거모테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내지른다.

 

 “헉- 이.. 이..”

 

 까가가강!!!!!

 

 치지지직- 화르륵-

 

 “해.. 행님!!!”

 

 “오오!! 뭐지? 나방파 보스가 당한 건가?”

 

 강렬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고, 순식간에 화염이 둘을 완전히 덮어버린다. 그들의 싸움을 구경하던 이들은 불길 속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결과를 궁금해 한다.

 

 “오오오!! 과.. 과연!!!”

 

 뭔가를 발견한 관중의 감탄성이 들려오고. 불길 속을 헤치며 걸어 나오는 한 사람을 향해 시선이 쏠린다. 한 손에는 워해머, 한 쪽 어깨 위에 덩치를 짊어 진 채로 불 위를 천천히 걸어 나오는 자. 바로 티거모테.

 

 “와아아아!! 행님! 큰일 나신 줄 알고 쫄았었지 말입니다.”

 

 “과연 나방파의 보스구만.”

 

 “내가 뭐라고 했나? 저들은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 그 자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저 덩치도 제법 하던데 재수가 없군. 쯔쯔쯔.”

 

 “나방파 보스는 소문대로 무시무시하네.. 근데 아름다워!”

 

 티거모테의 투명한 몸은 광기어린 화염의 붉은 빛을 온 사방으로 반사시킨다. 마치 불을 품고 있는 다이아몬드처럼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는 어깨에 들쳐 멘 덩치를 맨바닥에 던져 놓곤 부하들에게 말한다.

 

 “크크크. 이 덩치. 제법 하네. 아마 니들이었으면 이놈 일격에 즉사했을 거야. 크크크. 나도 자칫 이놈 닻이 결대로 맞았으면 부서질 뻔했다고. 크크크.”

 

 “역시 행님이지 말입니다. 이놈 아직 숨은 붙어있는데 어떻게 하지 말입니까? 행님?”

 

 “크크크.. 글쎄? 일단 불 꺼. 그리고 치유사 빨리 데려와.”

 

 

 어시장 경매장을 관리하는 나방파 조무래기들의 사무실 안. 티거모테에게 당한 덩치는 치유사의 빠른 조치로 인해 목숨은 건졌다. 아직은 깨어나지 못하는 중. 지금은 치유사가 열심히 불에 녹아내린 피부를 복원하고 있다. 나방파 조무래기들은 티거모테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다.

 

 “보.. 보스... 죄..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 새끼 능력을 잘 몰라서 당했었지만, 곧바로 바.. 반격을 할 참이었습니다.”

 

 “어이. 너네. 지금 내가 니들의 한심한 전투 솜씨에 화가 난 것 같냐? 뭐. 그것도 나방파 보스로서 졸라 쪽팔리긴 하지만 내 요지는 그게 아닐 텐데?”

 

 “아.. 아.. 그.. 그건... 워.. 원래 경매장을 관리하는 자들이 하.. 항구까지 관리하면서 보호 비를 받는 것이 이.. 이 지역의 전통... 같은 것이라..”

 

 “키키킥. 전통? 장난 하냐? 내가 니들 어시장 접수했을 때, 안 죽이고 그대로 맡겼었지? 니들을 나방파 식구로 받아주기도 했고. 그럼 씨발 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냐? 그 전 건달 습성을 못 버리고 그딴 양아치 전통을 따라? 너넨 시발 나방파를 넘어서 밤비노 패밀리 전체 얼굴에 먹칠한 거야. 빚 갚을 준비는 됐겠지?”

 

 “죄... 죄송합니다. 보스!! 부디 목숨만은 살려 주십쇼!! 앞으론 어시장 경매장만 관리하겠습니다. 부디 목숨만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 조무래기들이 목숨을 구걸한다. 하지만 그들의 보스는 봐줄 마음이 없는 듯. 티거모테가 일어서서 워해머를 높게 들어 올렸기 때문.

 

 “히-익!!”

 

 조무래기들의 눈앞은 캄캄해지고, 머릿속에선 각자의 일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

 

 이미 죽었을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조무래기들은 질끈 감았던 눈을 조금 열어본다.

 

 ‘엥? 나.. 난 산 건가?’

 

 어쩐 일인지 티거모테는 워해머를 치켜든 채로 사념에 빠져있을 뿐. 잠시 후, 그는 사념에서 벗어나 자비롭게 말한다.

 

 “귀찮다. 걍 너네 살려줄게.”

 

 “허.. 헉- 보.. 보스!!! 감사합니다. 저.. 저.. 정말로 감사합니다. 오오!! 앞으론 절대로 양아치 짓 하지 않겠습니다.”

 

 “어이. 내가 지금 아버지를 뵈러 본토로 빨리 가야해서 이런 귀찮은 일 처리하기 귀찮았던 것뿐이야. 너넨 운이 좋은 거야. 크크크. 어쨌든 이거 명심해. 우리는 더 이상 양아치 갱스터 집단이 아니야. 그렇다고 마피아도 아니야. 아버지의 뜻대로 우리는 거대기업이 되고 있으니깐.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

 

 “명심하겠습니다. 보스! 근데 이 덩치 녀석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본보기로다가 꼬챙이에 꿰어서...”

 

 찰싹-

 

 티거모테가 그자의 뺨을 때리며 말한다.

 

 “이 새끼가... 방금 1초 전에 말했잖아!!!! 우린 이제 기업이라고. 그딴 짓 하지 말라고 했지? 저 놈은 내가 올 때까지 치유 완벽하게 끝내놓고 감금 해놔라.”

 

 “보스! 저 새끼는 우리 나방파를 우습게 알고...”

 

 “어이. 너네 조무래기들이 살려준 것도 감사한줄 모르고 혀가 졸라게 길어졌네? 저 놈 잘 살려 놔라.”

 

 “아.. 알겠습니다. 보스.”

 

 끼익-

 

 티거모테는 간부들을 이끌고 사무실을 나가려다 갑자기 다시 조무래기들에게 다시 걸어온다.

 

 “아! 내가 깜빡 말 안 한 게 있는데. 내가 살려 놓으라는 말은 말이야. 저 덩치를 매우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 놓으란 말이다. 나는 내 물건에 흠집 나는 거 졸라 싫어한다. 만에 하나 덩치 몸에 멍이 들어있다거나, 팔 하나가 부러져있다거나 그러면.. 너넨... 뭔 소린지 잘 알지?”

 

 “예? 아.. 네.. 넷. 저.. 절대로 손대지 않고 그.. 극진히 모셔 치유해 놓겠습니닷!”

 

 티거모테는 그의 등을 툭툭 치고선 사무실 밖으 나간다. 간부들이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서열 3위 아페모테가 궁금하다는 듯 그에게 묻는다.

 

 “행님. 평소에는 나방파를 건드리면 그 즉시 죽였는데.. 저 놈은 왜 살려두시는 거지 말입니까? 행님?”

 

 “아페야! 그렇게 따지면, 예~엣날에 고아원에서 니가 깝죽대면서 나한테 싸움 걸었었는데도 내가 왜 살려줬냐?”

 

 “아!...... 그건 또 그렇지 말입니다. 헤헤헤.”

 

 

 ***

 

 

 장벽 안에 있는 로미텔리 아나키, ‘살가리 (Salgari)’ 섬. 이곳은 밤비노 패밀리가 태동하고, 성장한 곳. 그들이 본토라고 부르는 밤비노 패밀리의 총본산. 살가리 섬에 살고 있는 그들의 빅 보스이자 아버지 밤비노가 주최한 가족회의. 서부 연합에 전역에 퍼져있는 사업장들을 맡고 있는 카포(작은 보스)들이 이곳으로 속속들이 모이고 있다. 가족회의가 열리는 5층짜리 고급 여관에 도착한 나방파 일행. 그들은 회의장 문 앞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고 있는 다른 무리를 마주한다. 티거모테가 그 무리에게 시비조로 말을 건다.

 

 “아이고~ 이게 누구쇼? 우리 품격 있는 ‘체사레 (Cesare)’ 형님 아니요? 신수가 훤한 걸 보니 사업이 번창하고 있나보쇼? 크크크.”

 

 밤비노 패밀리 원조 멤버, 일명 본토파에서 아버지 바로 아래서열 카포 체사레. 전 패밀리 내 공식 서열 2위. 2년 전부터 치매에 걸려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아버지 밤비노를 대신해서 본토파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그는, 명실 공히 다음 왕좌를 이어갈 가장 강력한 후보이다. 실제로 본토파의 대부분은 이미 체사레에게 두터운 신뢰와 충성을 보이고 있다.

 

 본토파 식구들은 언제나 그렇듯 절제된 깔끔한 복장을 하고 있다. 몸에 딱 맞게 맞춘 고급 정복, 엉덩이를 반쯤 가리는 하프 망토, 칼 같이 곱게 접어 목에 정갈하게 묶은 스카프, 번쩍번쩍 광을 낸 고급 가죽 신발, 멋들어지게 살짝 기울여 쓴 중절모까지. 품격을 중시하는 본토파의 깔끔한 패션은, 야인같이 자유롭게 걸쳐 입은 나방파와는 정반대.

 

 체사레는 정복 속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메고 있던 멜빵을 벗어 소지품 검사를 하는 이에게 차분하게 넘긴다. 그가 넘긴 멜빵의 뒷면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생긴 수 십 개의 날카로운 단검들이 곱게 포개어져있다. 그들의 깔끔한 패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마피아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인지, 본토파는 옷 속에 숨기기 쉬운 작은 무기들을 선호한다. 워해머부터 장검, 양손 해머, 할버드 등의 모험가들이 애용하는 무기를 사용하는 나방파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본토파의 카포 체사레가 나방파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훑어보곤 말한다.

 

 “양아치 새끼들은 아직도 품격이란 걸 배우지 못했군. 가족회의인데도 저딴 복장들에 무식한 무기들이라니. 쯧쯧.”

 

 “크크크. 장벽 안에서 등 따시게 돈이나 세고 있는 형님이랑, 험한 장벽 밖에서 고분 분투하는 우리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니 이해해주쇼. 본토파가 쓰는 그런 애기용 무기로는 장벽 밖 몬스터 피부도 못 뚫을 거요. 크크크.”

 

 “흥! 저급한 양아치 새끼.”

 

 “어이 형님. 자꾸 양아치, 양아치 하는 거 좀 거슬리는데? 내가 밤비노 패밀리의 아들이 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그 온몸에 새긴 난잡한 문신이나 가리고 다니지 그래? 패밀리 이름에 먹칠하지 말고.”

 

 티거모테가 발끈하여 되받아치려는 그때, 멀리서 그들을 부르는 목소리.

 

 “어~이!! 동생! 형님! 아따 이거이 몇 년 만이여! 다들 겁내 늙어부렀으야~ 히힛.”

 

 때마침 소지품 검사를 모두 끝낸 체사레와 본토파. 그는 친근하게 인사를 건넨 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 마디 툭 던진다.

 

 “흥! 저기 양아치가 한 마리 또 왔군. 그나마 저 양아치는 품격을 갖추려고 열심히 노력은 했군.”

 

 체사레의 비꼬는 말을 끝으로 본토파가 우루루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정겹게 인사를 건넸던 포니테일 머리는 티거모테에게 구시렁댄다.

 

 “아~따. 저 냥반은 우덜이 한 집 식구 된지가 10년이 넘었는디.. 아직도 겁~내 팍팍하구마이. 히히. 아야 동생. 올만이여~”

 

 티거모테에게 정겹게 인사하는 단정한 포니테일 머리의 ‘야프 (Jaap)’. 그는 홀잎파의 수장이자, 밤비노 패밀리 전체 공식 서열 3위. 고아 출신의 그는 20여 년 전, 마약성 식물 재배에 흥미를 느끼고 비트겐 시로 넘어와 티거모테와 의형제를 맺고, 나방파를 부흥시켰다. 그의 뛰어난 사업 수완과 나방파의 강력한 무력이 합쳐져 동물 농장과 식물 농장의 기틀을 잡았다. 덕분에 나방파는 빠른 시일 내에 장벽 밖, 음지의 제왕이 되었다. 하지만 야프는 마약성 식물에 대한 사랑이 너무 큰 나머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점점 그의 몸은 피폐해졌고, 점차 티거모테와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야프는 과도한 마약 복용으로 인해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게 되었고, 결국 나방파의 형제 사이에 금이 가게 되었다.

 

 나방파의 실권자인 티거모테가 마약에 미쳐버린 야프를 잘라내려고 고민하던 그때. 때마침 사업 확장을 모색하던 밤비노 패밀리가 나방파를 흡수하게 되면서 티거모테를 공식 나방파 수장으로 임명한다. 하지만 야프의 뛰어난 사업 수완을 아깝게 여긴 빅 보스 밤비노는 마약을 끊는 조건으로 그에게 장벽 내, 다른 사업장을 맡기게 된다. 야프는 나방파에서 잘려나가기 직전에 얻은 아버지의 은총을 감사히 여기고 독하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아무런 미련 없이 10년간 본인이 일궈 놓은 식물 농장을 티거모테에게 전부 넘기고서 장벽 내에서 스스로 사업장을 넓혀 갔고, 다시 재기하여 밤비노 패밀리를 서부 연합 내 지하세계의 양대 산맥으로 만드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티거모테는 약쟁이였던 야프에게 아직도 앙금이 많이 남아있는 모양.

 

 “흥! 형은 행색이 쬐끔 성공한 약쟁이로 변했쇼.”

 

 “에~이. 동생! 너까지 섭하게 그른 말을 한다냐~ 나가 약 끊어분 지 겁내 오래됐어야. 너도 알자네~ 히히. 글고 모처럼만에다가 가족회의 해부는디, 너도 쪼까 예의는 갖추고 왔어야제. 인자 우덜은 건달이 아니자네. 인자 우덜은 기업인이여! 기업인!”

 

 “지랄하네. 건달이 쫙 빼입어봤자 건달이지. 크크크. 당신 꼴이나 보고 말하지?”

 

 “내 꼴이 어떤디? 아따 이거 겁내 비싸게 뽑아분 것이여~”

 

 “키키킥. 옷장수한테 아주 사기를 제대로 당하셨쇼. 키킥.”

 

 “에혀~ 나가 멋이라곤 쥐 좆도 모르는 너랑은 상종을 하덜 말아야제...”

 

 정갈한 포니테일 머리 위에 조금 과하게 삐딱하게 걸쳐진 화려한 무늬의 중절모, 야시시한 패턴의 정복과 눈이 부실 정도로 과하게 광을 낸 가죽 신발, 문신마냥, 화려한 문양으로 수 놓여 있는 하프 망토, 복잡한 패턴이 섥혀있는 스카프, 그의 불편한 한 쪽 다리를 보조하고 있는 고급스러운 원목의 짧은 지팡이까지. 그의 복장은 분명 최고가의 의복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많이 값싸 보인다. 회의장 앞에서 나방파의 소지품 검사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주변이 시끌시끌해진다.

 

 “안 됩니다.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모든 사람은 몸수색을 받아야 합니다. 여자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패밀리에서 유일하게 여자들이 섞여있는 나방파 때문에 몸수색에 문제가 생긴 듯. 나방파 서열 10위의 여성인 ‘포겔모테 (Vogelmotte)’가 몸수색을 하는 남자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내 무기를 이미 넘겼는데 너한테 몸수색을 왜 또 받아야하지? 정 몸수색을 하려거든 여자 데려와.”

 

 “패밀리의 규칙입니다. 그리고 여기 본토파에는 여자가 없습니다.”

 

 실랑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티거모테가 개입한다.

 

 “어이! 우리 포겔이가 이미 무기를 냈잖아! 거 좀 적당히 하시지?”

 

 “죄송합니다. 카포. 하지만 밤비노의 규칙입니다.”

 

 완고한 그의 태도에 티거모테가 혀를 내두르며 포겔에게 눈짓한다. 포겔모테는 짜증 섞인 얼굴로 한숨을 한 번 팍 쉬더니 돌발행동을 한다.

 

 파바박!

 

 “헉-”

 

 그녀가 몸에 두르고 있던 코트를 양옆으로 벌려 속살을 노출했던 것. 그녀 역시 다른 식구들처럼 전신에 나방무늬 문신이 어지럽게 수 놓여 있다.

 

 “어이. 됐어? 아무것도 없지? 너.. 설마 내 가슴 가리개까지 열어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 어... 돼.. 됐습니다. 크흠...”

 

 포겔은 차가운 표정으로 다시 코트를 여민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야프가 흥분하며 말한다.

 

 “이여~ 동생. 저 새로운 아가 겁내 화끈하구마이. 갑빠가 아주 기냥. 어우야~ 아야. 이름이 뭐드라고? 포.. 포식이? 이따가 이 오빠랑 한 잔 해불까잉?”

 

 “씨발. 내 부하 건들면 죽는다. 혼자 방구석에 쳐 박혀서 약이나 빠시지.”

 

 티거모테는 자신의 여성 부하를 야프에게서 보호하며 회의장으로 들어가 버린다. 야프가 몸수색을 받으며 구시렁댄다.

 

 “아따 우리 동생. 대굴빡이 조~홀라게 굵어졌구마잉. 히힛. 아야. 나도 파바밧!! 옷 벗어 재껴줘불까잉?”

 

 “커험... 그.. 그럴 필요 없습니다. 몸수색만 하겠습니다.”

 

 “그려. 몸수색 확실허게 해 보드라고. 가족들끼리 올만에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러 왔는디, 나가 무기를 가져왔건디? 글고 우리 홀잎파 식구들은 나까지 딱 두 명만 회의장에 들어 갈껴.”

 

 “네 알겠습니다. 근데... 그 지팡이는 무기가 될 소지가 있어서 반입이 불가합니다.”

 

 “웜머?? 어이 우리 본토파 아가? 너는 나가 절뚝인 거 모른당가? 이거는 무기가 아니라 나으 다리여 다리! 너 때매 나가 회의장에 업혀 들가불면 내 까오가 살겄냐? 안 살겄냐? 이?”

 

 “아.... 네.. 알겠습니다. 그냥 가지고 들어가시죠.”

 

 몸수색을 맡은 본토파 식구는 뭔가 찝찝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야프를 그냥 회의장으로 들여보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31. 우연한 동행 2018 / 8 / 31 299 0 7034   
31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해 2018 / 8 / 29 290 0 8887   
30 29. 마지막 희망을 품고 2018 / 8 / 27 335 0 8963   
29 28. 자폭 2018 / 8 / 24 340 0 6629   
28 27. 급습 2018 / 8 / 22 300 0 7441   
27 26. 선택의 기로 2018 / 8 / 20 300 0 7222   
26 25. 배화진 (背火陣) 2018 / 8 / 16 287 0 6047   
25 24. 위험한 거래 2018 / 8 / 14 271 0 7657   
24 23. 숨바꼭질 2차전 2018 / 8 / 13 290 0 7262   
23 22. 마약과 유희 그리고 돈과 배신 2018 / 8 / 10 263 0 7351   
22 21. 거사를 앞두고 2018 / 8 / 9 266 0 6311   
21 20. 달콤한 술잔 2018 / 8 / 8 277 0 7852   
20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2018 / 8 / 7 302 0 7170   
19 18. 풍뎅이의 반격 2018 / 8 / 6 350 0 6991   
18 17. 단서 2018 / 8 / 3 303 0 6829   
17 16. 우르르 쾅쾅! 2018 / 8 / 2 265 0 8176   
16 15. 의문의 모험가들 2018 / 8 / 1 265 0 7375   
15 14. 학기 종료 식 2018 / 7 / 31 288 0 6929   
14 13. 심부름 2018 / 7 / 31 304 0 6272   
13 12. 서로 다른 흥분 2018 / 7 / 30 294 0 7346   
12 11. 꼬챙이에 꿰인 시체들 2018 / 7 / 27 299 0 6597   
11 10. 계획 선회 2018 / 7 / 26 288 0 7173   
10 9. 기다리는 자들 2018 / 7 / 26 325 0 6885   
9 8. 각자의 방식 2018 / 7 / 25 305 0 6839   
8 7. 상호협력 2018 / 7 / 25 322 0 6987   
7 6. 아버지의 당부 2018 / 7 / 24 299 0 6215   
6 5. 쥐 잡이 2018 / 7 / 23 313 0 7482   
5 4. 후계자 계승전 2018 / 7 / 23 286 0 7129   
4 3. 기 싸움 2018 / 7 / 23 274 0 8048   
3 2. 불판 깔린 선착장 2018 / 7 / 23 272 0 7358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모자이클
Ulyss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