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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9 초청의 히어로 리그(1)
작성일 : 18-01-25 01:45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3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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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의 공기는 늘 그랬듯이 차갑고 습했다.

 

 아직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기 한참은 이른 새벽 5시 경이었고 당연히 주변은 아직 깊은 어둠에 에워싸여 있었다.

 

 "흐아암~ 왜 꼭두새벽부터 사람을 나오라마라 난리야 진짜..졸려죽겠는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문득 퉁명스레 중얼거린 태성이 늘어지게 하품을 쏟아냈다.

 

 평소같았으면 새벽은 커녕 정시 등교시간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그였지만 그날은 어쩐 일인지 교문 앞에서 팔짱까지 낀채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보였다.

 

 "음냐..어쩔 수 없잖아요 오빠.교장선생님이..무조건 시간맞춰 나오라고 그랬잖아요."

 

 "정작 말은 그렇게 해놓고 본인은 왜 제때 안 나오는건데? 이래놓고 혹시 동틀 때서야 기어나오는거 아냐?"

 

 곧바로 대꾸하는 나현의 옆으로 명희가 퉁명스레 볼멘소리를 흘렸다.

 

 제법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져있던 두 사람의 좌우로 그나마 멀쩡한 명호와 유사범이 나란히 서있었고 우측 맨 끝에 서있던 수아는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꾸벅대며 졸고있었다.

 

 - 빠앙!

 

 문득 뒤통수로 들려온 요란한 경적소리가 태성의 귀를 단숨에 파고들었다.

 

 난데없이 터져나온 경적소리에 태성을 비롯한 모두는 곧장 뒤를 돌아보았고 그 순간 두개의 쌍라이트 불빛과 함께 온통 흰색을 띈 중형 봉고차가 단박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어~ 우리 AH팀 제군들! 약속대로 일찍 나와줬네? 꼬라지 아주 가관인데그래?"

 

 곧장 교문을 박차고 달려나온 봉고차가 크게 선회하며 정확히 태성의 코앞에 멈춰섰다.

 

 단숨에 멈춰선 봉고차의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며 미성연이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고 이에 짐짓 미간을 찡그린 태성은 심드렁한 어조로 성연에게 입을 열었다.

 

 "누군가 했더니 또 댁이슈? 이런 꼭두새벽부터 대체 어딜 가려는겁니까?"

 

 "크큭.어디긴 어디야? 이제부터 니네 데리고 근처의 전용 공항으로 갈꺼라고.굳이 이 시간에 불러낸 것도 비행기 이륙시간 맞춰야해서 그랬던 거라구?"

 

 "공항이라뇨? 혹시 어디 외국에라도 나가는거에요 저희?"

 

 곧장 옆으로 고개를 들이미는 나현에게 교장 성연은 짐짓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뭐, 당연히 국내는 아니고 외국은 외국이지.정확하게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인공섬이지만 말이야.일단 자세한건 가면서 얘기해줄테니 얼른 타기나 해라."

 

 "끙..태평양 한복판이라고? 어째 느낌이 불길한데..또 지난번처럼 무인도에라도 데려가려는거야 뭐야?"

 

 "아쉽게도 그런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마라 검귀.공항까진 채윤 선생이 태워다줄테니까 따로 인사도 하고 그래라?"

 

 이어지는 교장의 말에 태성은 그제서야 교장의 옆에서 운전대를 붙들고 있는 조끼 차림의 채윤을 발견했다.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꽤나 졸려보이던 그녀는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운 얼굴로 힐끗 태성을 바라봤고 이에 슬쩍 고갯짓으로 인사를 대신한 태성은 다른 이들과 함께 부랴부랴 봉고차 뒤쪽에 올라탔다.

 

 "그래서..일단 타란다고 탔는데 대체 어딜 가는 겁니까?"

 

 "히어로 리그 본부야.정식 히어로들이 인가를 받는 곳이자 전세계 모든 히어로들의 성지이지.원래라면 학생 신분으로 방문하는건 극히 제한되어있지만 이번엔 무려 본부장 씩이나 되는 분이 직접 초대 메일을 보내줬거든."

 

 "히어로 리그라면..확실히 들어본적은 있는데 본부장이 초대했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음..설명하자면 조금 긴데 지난번에 너희가 백화점 강도 사건에서 인질을 구해낸 거랑 선상에서 빌런과 맞서싸웠다는게 꽤나 인상깊었던 모양이더라.이미 그전부터 조금은 주목하고 있었는데 아예 찾아오라고 직접 견학허가증도 첨부해서 보내줬지."

 

 시원스레 이어지는 성연의 말에 태성은 잠시 미심쩍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당장 히어로 리그 본부라고 한다면 앞서도 성연이 언급했듯 들어가는 방문허가조차 받아내기 몹시도 까다로운 장소였다.

 

 정식 히어로로 인가를 받았거나 어지간한 국제 주요인사가 아니라면 허가를 받는 건 꿈도 꿀수없는 일이었고 아직 졸업조차 하지못한 히어로학교 재학생의 경우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뭐, 일단 초대해준건 고맙긴 한데..굳이 우리가 직접 가야하는 거야? 막말로 그렇게 보고싶으면 저쪽에서 오히려 학교를 방문할수도 있을텐데?"

 

 슬쩍 뒤통수에 양팔을 기댄 명희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글쎄.일리는 있지만 본부장이 직접 학교를 찾아오는건 웬만한 국가 중대사에 맞먹는 일정이야.당장 방문 일정이 잡히게 되면 학교 측에서도 준비해야될게 많고 귀찮게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거든."

 

 "그러니까..결국 본인이 일정짜기 귀찮아서 직접 데리고 가는거다 이겁니까?"

 

 "바로 그거야.뭐, 일단 중요한건 어디까지나 본부장이 직접 너희를, 특히 우리의 이하 생략을 보고싶어서 그런 거니까.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만 하라고.다들 알아들었지?"

 

 곧장 대화를 끝내버린 성연이 고개를 돌려 전방의 차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넋놓고 대화하던 사이 어느새 채윤이 몰던 봉고차는 넓직한 전용 공항의 주차장 한가운데로 들어섰고 곧 조수석 문을 열고 폴짝 뛰어내린 성연이 태성을 비롯한 모두에게 다시금 입을 열었다.

 

 "자자! 앞으로 30분 뒤면 수속할꺼니까 다들 서둘러! 방문 일정이라곤 해도 본부에 가는 거니까 옷매무새 잘 다듬고 필요한게 있으면 후딱 매점가서 사고 튀어나오도록!"

 

 "끙..그보다도 대체 가는 데 몇시간이나 걸리는 겁니까? 이런 꼭두새벽에 출발할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짐짓 이마를 붙잡고 내리는 태성에게 성연은 단박에 손가락 6개를 쫙 펼쳐보였다.

 

 "도합 6시간! 그나마 일반 여객기 타는 게 아니라 전용기 타고 가는거니 가는 동안 눈이라도 좀더 붙혀두라고."

 

 "뭐,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그보다 6시간이면 그렇게 멀리있는 곳도 아니잖아요 거기?"

 

 "적당히 먼 거리이긴 하지.뭐 그래도 넌 모자란 잠 보충할수 있으면 그걸로 땡 아니냐? 그러니까 잔말말고 얼른 들어가기나 해."

 

 "네네..그럼 마지막으로 묻겠는데 채윤 선생님도 같이 가는 겁니까?"

 

 "아니.쟤까지 가버리면 누가 남은 애들 가르치냐? 대신 내가 같이 가줄테니까 모쪼록 안심해도 좋을꺼다.으하하핫!"

 

 호언장담하며 웃어대는 성연을 태성은 영 못미덥다는 눈으로 잠시 노려보았다.

 

 이미 차에서 내린 다른 사람들은 하나둘 등을 돌려 공항 입구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내 마지막으로 남은 나현이 즉시 태성의 팔을 잡아당기며 활짝 웃어보였다.

 

 "헤헷.태성 오빠는 진짜 인기 엄청 좋네요.교내에서도 그렇고 히어로 리그 본부장님까지 매료시키다니.역시 굉장해요!"

 

 "굉장하긴 무슨..당사자 입장에선 얼마나 귀찮은지 알아? 게다가 하필 인솔자가 망할 합법로리 교장이라니…."

 

 "에이~ 그래도 나름 교장선생님이잖아요? 나름 수완도 좋으신 분이니까 분명 문제없이 잘 인솔해주실 꺼라구요."

 

 "그랬으면 그나마 다행이겠는데..뭐, 그럼 우리도 얼른 들어가볼까? 너도 이런 시간에 부랴부랴 나오느라 비몽사몽할텐데…."

 

 슬쩍 걱정해주는 어조로 반문하는 태성에게 나현은 전혀 문제없다는듯 두 팔을 으쓱 들어보였다.

 

 "헤헷.걱정할 거 없다구요! 태성 오빠랑 같이 있으면 없던 에너지도 충전되니까요.얼른 윌도 가요!"

 

 "그래.그래야지..내 참.살다살다 진짜 별일을 다 겪네."

 

 심드렁히 중얼대던 태성은 이내 공항 문을 지나쳐 청사 내부로 들어왔다.

 

 이른 시간인데도 공항에는 몇몇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자신들의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에 잠시 공항 내부를 둘러보던 태성의 옆으로 성연의 당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어이 이하생략! 뭘 그렇게 두리번대고 있어! 여기다 여기! 공항 처음와본 촌놈도 아니고 왜 그래?"

 

 팔짝대며 점프까지 하는 교장의 모습에 태성은 짐짓 풉하며 실소를 터뜨렸다.

 

 왜인지는 몰라도 미성연의 표정은 마치 다섯살 먹은 어린아이마냥 잔뜩 흥분에 부풀어있었고 이에 짐짓 의아해진 태성의 옆으로 나현이 바짝 태성의 오른팔을 끌어안았다.

 

 "그럼 가볼까요? 히어로들이 동경하는 최고의 성지에."

 

 곧바로 팔을 잡아당기는 나현에게 태성은 마지못해 얌전히 끌려가주었다.

 

 그의 옆으로 난 유리창 너머에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춘 히어로 학교의 백색 전용기가 위풍당당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3일 간의 휴가 끝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과연 히어로 리그로 향하게 된 태성과 AH팀의 앞에는 어떤 헤프닝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내 빌런 2시즌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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