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쿄진은 어머니를, 아버지를 잊기 위해 거칠게 놀았다. 어떤 이를 괴롭혀 보기도 했고, 욕을 내뱉어 보기도 했다. 갑자기 벽을 마구 치기도 했다. 그것은 사실 몰려오는 ‘공포’에 대한 반항이기도 했다. 쿄진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머릿속에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고, 유치부 안에서 터져 죽는 모두가 그런 고통을 거쳤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살고 싶었다. 그런데
“네가 쿄진이군요. 그렇죠?”
“그런데요.”
갑자기 칸리가 쿄진에게 찾아왔다. 그녀는 말했다.
“주슈를 괴롭힌다고 들었어요.”
“흥, 그래서요?”
“대체 무엇을 위함이죠? 왜 그 아이를 괴롭히는 건가요?”
“그냥요.”
칸리는 그의 성의 없는 대답에 성이 난 듯 볼을 붉혔지만, 곧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죽어가는 군요?”
“…!!…. 아냐!!!”
“맞아요. 너는 죽어가고 있어요. 흠, 원한다면 살려줄게요. 오, 물론 네가 죽어간다는 전제가 필요하죠.”
“……죽어가고 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쿄진은 이미 거뭇하게 물든 피부를 일그러뜨리며 애원했다. 칸리는 위에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이죠.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그녀는 붉은 입술을 잔인하게 늘어뜨려 웃곤 말을 이었다.
“‘상급’ 기력의 돌을 가져오세요. 너를 살리려면 필요해요.”
“그, 그런 귀한 걸 어디서 구해요! 상점에서도 팔지 않는데…!….”
“흐음, 가령 주슈 같이, 강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가 돌을 만든다면, 그것은 ‘상급’이겠죠?”
그녀는 그 말을 던지곤 가볍게 등을 돌려 돌아갔다. 그때부터였다. 쿄진이 주슈의 돌을 노린 것은.
***6
아픔이 점점 커져갔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통증에 인상을 구긴 쿄진이 방에 들어와 가장 먼저 본 것은, 반짝이는 돌이었다. 제가 본 것 중에 가장 눈부셨다.
“흐흐흐흐…….”
주슈의 돌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쿄진은 바로 다시 나가 칸리에게 돌을 전달했다.
“전 이제 살 수 있는 거죠?”
“그럼요. 안심하고 돌아가세요.”
“네!”
머리에서는 여전히 심장이 날뛰는 것처럼 쿵쾅거렸지만, 쿄진은 나직이 웃음을 흘리며 돌아갔다.
***7
아버지를 보고 존경어린 미소를 짓던 아이, 이기적일 땐 이기적이고, 착할 땐 착한, 극히 인간적인 아이는,
“이럴, 이럴 리 없어-! 아냐, 아냐!!!”
쾅-!!!
또 하나의 ‘부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