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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 5.역경의 셔틀소녀(完)
작성일 : 17-12-19 13:42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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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태성 오빠.태성 오빠도 참!"

 

 "으음..왜 그래 인마.매점이라면 아까도 갖다왔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란 말이에요! 묻고싶은게 있단 말이에요!"

 

 거칠게 뒤흔드는 나현의 손길에 태성은 햇빛 본 언데드마냥 끄어억하며 신음을 흘렸다.

 

 애써 고개를 들어올리긴 했지만 다크서클이 양 눈두덩이 아래로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저기,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학생회가 오빠를 도와준 거에요? 알고 지낸지도 얼마 안된 걸로 알고있는데 대체 무슨 수로…."

 

 "후우..어쩌고 자시고도 아냐.너 내가 저번에 학생회에 찾아갔던 것까진 알고있지?"

 

 "네.그건 알고있는데요?"

 

 "그때 이유정이랑 모종의 거래를 했었지.내가 5반 반장의 배후를 제대로 밝혀내고 그 증거를 가져오면 유정이 그걸 들고 회장에게 정식으로 건의하기로 말이지."

 

 "어? 그럼 학생회 사람들이 오빠를 도와준건..?"

 

 "내가 증거를 찾아냈기 때문이겠지? 남의 얘길 엿듣는게 취향은 아니다만..결국 내가 얻어낸 녹음파일이 반장의 배후를 밝히는데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됐지."

 

 담담히 대꾸한 태성은 잠시 손으로 턱을 괴고 옆쪽의 창문을 돌아보았다.

 

 부회장을 체포하는 작전은 자신이 녹음파일을 구해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었다.

 

 태성에게서 녹음파일을 입수한 유정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것을 회장인 청호에게도 들려주었다.

 

 청호는 보다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유정을 비롯한 임원 몇명을 5반으로 급파했고 그곳의 여학생들에게서 반장이 학생회 소속으로 보이는 높은 사람과 자주 만났다는 증언을 듣게되었다.

 

 5반의 여학생들은 대다수가 반강제로 반장에게 협박당해 여기저기 불려다녔었고 그중에서도 몇몇 총애(?)받던 여학생들의 증언에 의해 부회장 백기용이 반장과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중대한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조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어떻게 하면 반장 놈이 발뺌하지 못하게 할건지도 생각해야 됐으니까.'

 

 짐짓 기억을 더듬던 태성은 이내 연보라색 머리를 늘어뜨린 다희의 앳된 얼굴을 떠올렸다.

 

 반장이 자신의 입으로 모든 것을 실토하고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 태성은 일종의 위장전술을 사용했다.

 

 유정에게서 다희의 능력이 전신투명화라는 것을 알게 된 태성은 5반의 반장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즉시 학생회에 소식을 알린 뒤 다희를 데리고 접선장소로 향했다.

 

 사전에 미리 다희에게 캠코더를 들려준 태성은 사용법을 일러준뒤 투명화 상태에서 반장을 촬영하게 했고 그 결과 다희가 몰래 촬영한 동영상은 반장의 죄를 입증하는 완벽한 증거가 되었다.

 

 '뭐, 이젠 다 끝난 이야기고..부회장이나 반장 두놈 다 퇴학 처분됐으니 이걸로 한동안은 또 조용해지겠지.'

 

 짐짓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이내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피식 미소지었다.

 

 반장과 부회장이 전부 퇴학당한 뒤 반장에게 협조했던 5반의 남학생들 또한 죄질을 따져 퇴학이나 이에 버금가는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고 들었다.

 

 피해자 신분이 된 5반의 여학생들은 더이상 반을 유지할수 없었기에 인원의 여유가 있는 다른 반들이 나눠서 수용하기로 했고 이는 태성이 있던 3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보니 나현아.그 연수아인가 하는 애는 어떻게 됐다냐?"

 

 "네? 음..글쎄요? 저도 부회장 사건 이후엔 전혀 만나보질 못해서..혹시 걱정되세요?"

 

 "뭐 그렇달까..그냥 궁금하거든.그 애 성격이 하도 소심이라서 새 반에 들어가면 제대로 적응이나 할수있을런지도 의문이고."

 

 곧바로 나현에게 대꾸한 태성은 머쓱했는지 뒤통수를 조금 긁적거렸다.

 

 "히힛.분명 괜찮을꺼에요.수아는 확실히 낯가림이 심하지만 그래도 천성은 좋은 애인걸요? 분명 어느 반에 가게 되도 잘 적응할꺼에요."

 

 "그랬으면 나도 덜 피곤하겠다만..또 지난번처럼 괜히 삥 뜯기고 있으면 절대로 안 도와줄꺼니까."

 

 "그..그럴 일 없을꺼에요 분명! 아, 그러고보니 오늘 우리 반에도 5반 애가 한명 들어온다고 하는 소문이 있던데…."

 

 짐짓 나현이 말을 이으려던 찰나 머리 위의 스피커에서 수업시간을 알리는 특유의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종이 울리기가 무섭게 나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갔고 이내 앞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채윤 선생이 평소처럼 교탁 위에 한 손을 얹었다.

 

 "자자, 결석하거나 지각한 놈 없겠지? 너희도 이미 알고있겠지만..5반이 통째로 해체되는 바람에 우리 반에도 5반 여학생을 한 사람 받아주게 되었다.불미스런 사태를 겪어 심란할테니 모쪼록 알아서들 잘 위로해주길 바란다."

 

 사뭇 진지한 어조로 얘기하는 채윤 선생의 말에 반 학생들은 금세 술렁대기 시작했다.

 

 잠시 헛기침을 내뱉은 채윤은 곧바로 앞문 쪽을 힐끗 돌아보았고 그 순간 드륵 소리와 함께 열려나간 앞문 너머로 작은 키에 단발을 지닌 여학생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어라? 태성 오빠.저 애..수아 아니에요?"

 

 "응? 뭔 소리야? 저 애가 어딜 봐서....실화냐?!"

 

 순식간에 목소리 톤이 급격히 올라간 태성이 곧바로 동공을 크게 확장했다.

 

 찬란한 푸른색 머리에 맑고 애수가 어린 청색의 눈동자,다소곳히 배 앞으로 부여잡은 양손과 우물쭈물대는 태도는 영락없이 태성이 알고있는 수아의 모습이었다.

 

 "여..연수아라고 합니다! 저..불쾌하게 들리겠지만..모..모쪼록 잘 부탁합니다!"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수아에게 곧바로 몇몇 남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나현의 우측 자리에 앉아있던 원중도 수아가 제법 미소녀란 것을 단박에 눈치채고 덩달아 환호성을 질렀고 이내 피식 웃어보인 채윤 선생이 담담히 반 전원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수아는 자연계 능력 중 물을 자유로이 다루는 셀렉션이다.우리 반에는 자연계 능력자는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모쪼록 수아에게 잘 대해주도록."

 

 "쌤! 아직 그 애 자리가 배정 안됐습니다! 얼른 자리 배정부터 해주십쇼!"

 

 단숨에 손을 드는 원중의 말에 채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그래도 그럴 참이었다.맘같아선 내멋대로 배정해주고 싶다만..그전에 우선 본인한테 직접 선택하도록 하겠다.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지금 얘기하도록."

 

 "아, 저..저는 그러니까..으으..죄..죄송한데 잠깐 귀좀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잔뜩 부끄러워하는 수아의 요청에 채윤은 곧바로 한쪽 귀를 기울였다.

 

 "흠흠..호오? 그래? 알겠다.녀석은 맘에 안들지만..부탁이라니 들어주지."

 

 "가..감사합니다 선생님.저, 역시 믿을만한 사람 주변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짐짓 수줍게 중얼거리는 수아에게 채윤은 곧장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으흠! 수아의 자리는 이제부터 임태성의 바로 앞 자리로 배정하겠다! 원래 그 자리에 앉아있던 녀석은 새 의자와 책상을 조달해줄테니 그곳에 새로 앉도록 해라! 이상!"

 

 "뭐..뭐라구요?! 또..또 임태성 그놈 주변자리입니까?!"

 

 "이건 말도 안돼!! 이젠 같은 반 여자들도 모자라서 다른 반 여자애들까지 후리고 다녔단 말이냐!!"

 

 "게다가 저런 수줍고 가련한 미소녀를..!! 임태성 네 이노옴!! 절대로 용서 못한다!!"

 

 곧바로 절규와 분노를 쏟아내는 몇몇 남학생들의 아우성을 태성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보다도 대체 어떻게 수아가 자신의 반에 배정됐는지가 의문이었고 무엇보다 어째서인지 자신만 보면 계속 시선을 내리까는 수아의 태도가 굉장히 신경에 거슬렸다.

 

 "와아!! 수아야!! 진짜 다행이다! 우리 반이라니! 정말로 잘 됐어!"

 

 "아하핫..나..나현아.앞으로 잘 부탁할께.수..숨막히니까 이젠 놔줘."

 

 "어? 그..그랬어? 미안해! 나 여태껏 동갑내기 친구는 거의 없어서 엄청 외로웠거든.우리 반에 와줘서 진짜 고마워!"

 

 단숨에 수아를 얼싸안고 방방 뛰는 나현을 태성은 약간 벙찐 얼굴로 바라보았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보이는 나현과 달리 수아는 금방이라도 질식사할듯 낯빛이 파래지고 있었고 결국 보다못한 태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현의 이마에 대차게 꿀밤을 박아넣었다.

 

 "야 인마! 반기는 것도 적당히 좀 해.그러다 애 또 기절하면 니가 양호실로 업고 갈꺼냐?"

 

 "우으..그래도 때릴 것까진 없잖아요! 진짜 반가워서 그런건데..!"

 

 "두번 반가웠으면 어디 하나 부러졌겠다? 가뜩이나 힘 하나는 천하장사 쌈싸먹고도 남는 년이…."

 

 "아하핫..두..둘다 진정해요.저..전 진짜 괜찮으니까.네?"

 

 "우아앙! 수아야~ 태성 오빠가 나더러 천하장사래! 쌈밥으로 말아먹겠대!"

 

 "누가 쌈밥이라고 그랬냐? 은근슬쩍 니가 먹고싶은거 어필하지마."

 

 "으으..정말! 두..둘다 진정 좀 하라니까요!"

 

 견디다못한 수아가 곧바로 양손을 들어올려 태성과 나현에게 물벼락을 퍼부었다.

 

 하지만 조정을 잘못한건지 물벼락은 죄다 태성에게로 쏟아져내렸고 이내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버린 태성은 단숨에 나현과 수아의 머리를 양손으로 쥐어올렸다.

 

 "음..그래.가뜩이나 열불났는데 식혀줘서 증말 고맙다..답례로 늬들 얼굴마사지를 좀 해주도록 하지."

 

 "어..어라? 잠깐만요.태성 오빠.수아는 그렇다치고 저는 왜..?"

 

 "친구 혼자만 고통을 받게 하면 쓰냐? 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진짜 친구지.안 그래?"

 

 씨익 웃어보인 태성이 곧바로 나현과 수아의 볼 한쪽씩을 잡아 좌우로 쫙 잡아당겼다.

 

 두 사람의 볼따귀에 시뻘건 손자국이 새겨질 정도로..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주 작가 : 넵.이것으로 5챕터는 종료입니다.다음 챕터는..잠깐 숨 좀 돌릴 겸 놀러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부 작가 : 허허헛.캐릭터들이 놀러간다는 소리지 이 양반이 놀러간다는 소리가 아니랍니다.안심하세요.놀러가면 제가 잡아올테니까요.

 

 주 작가 : 마귀같은 부 작가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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