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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5장. 축제의 밤-2
작성일 : 17-12-18 23:07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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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틴 제국은 주변에 있는 다른 왕국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귀족의 숫자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많은 편이었다. 제국이 쇠퇴함 없이 점점 부강함에 따라서 부가 국민들에게 고루 분배되면서 아래 계층에서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는 일이 빈번한 탓이었다.

 

 귀족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 중산계급의 경우, 귀족들처럼 이름에 경칭을 붙지는 않으나 귀족들이 받는 교육을 그대로 답습하며 귀족의 생활을 닮아가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황실과 제국에 도움이 되는 업적을 쌓아 신종 귀족으로 작위를 받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 덕에 귀족의 수는 나날이 늘었고 중산계급과 소통하는 귀족의 수도 증가하는 중이었다.

 

 부는 다시 부를 부르는 법이다. 중산계급은 새로운 소비층과 투자층이 되어서 나라의 산업을 더욱 발전시켰다. 그들의 투자법을 흉내 내는 귀족들도 덩달아 부를 거머쥐었다. 제국이 부강해질수록 상위 계층인 귀족과 중산계급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였으며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더욱 늘었다.

 

 그 많은 이들이 모여서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바로 사교계다. 사교 활동을 통해서 여러 가지 고급 정보가 오고가고 나라의 정책에 대한 조율이 많이 오고갔으며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인연을 맺었다. 그렇기에 에스틴 제국에서 사교활동은 귀족의 필수 활동이라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에스틴 제국의 모든 귀족이 사교계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귀족들의 성향이 다양하고 그들의 사는 지역과 출신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교가 아무리 귀족의 필수 활동이라 해도, 그것이 본능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는 이도 있기 마련이다. 해밀턴 백작님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그러나 그런 해밀턴 백작님이 지금 사교계에 나온다 해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지언정 이상하게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해밀턴 백작님과 오펠리아가 동반해서 린턴 사교계에 나오기 때문이다.

 

 사교계의 일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은 바로 젊은 남녀의 만남과 그들의 로맨스다. 사교계는 귀족들의 만남의 장이며 미래의 배우자를 탐색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오랫동안 사교계에 고개를 내밀지 않던 지방귀족이 성년이 된 자식과 함께 사교계에 나타나는 일은 생각보다 잦은 편이었다.

 

 특히 갓 성년이 된 열일곱 나이의 귀족가의 미혼 자녀들의 경우 사교계에서 데뷔탕트라는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일종의 사교계 신고식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에스틴 제국에서는 한 해에 두 번밖에 하지 않았다. 신년 무도회와 하지의 무도회 이렇게 말이다. 이때 새로 성년이 된 이들이 대거 사교계에 데뷔를 하곤 했다.

 

 

 오펠리아의 사교계 데뷔를 위해 해밀턴 가가 린턴에 올라가는 것으로 가장하자는 나의 제안은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긴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교계 출연을 의심받지는 않을 것이니까. 오펠리아 본인이 조금 시큰둥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그녀도 머리로는 내 의견에 찬동하는 편이었다.

 

 “새로 나타나는 서커스단의 동물이 되겠네. 그런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가 저 멀리 보이는 등불의 모습을 자세히 지켜보았다. 강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등불은 물결에 흔들릴 때마다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한다. 아무래도 그녀는 나와 같이 정식 비서관으로 소개받지 못하는 게 조금 기분이 나쁜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의 심경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녀는 나와 함께 자랐고, 같은 가정교사 아래서 비슷한 과목을 공부했으며, 같이 책을 읽었고, 읽은 책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라왔다. 그랬기에 나는 그녀가 가진 지성과 판단력을 이제껏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은 없다.

 

 만약 제안을 하신 분이 아드리안 전하가 아닌 이오나 황녀 저하셨다면 내가 나서서 응원을 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위험에 노출시킬 수는 없었다. 싸늘한 상태로 관에 누운 그녀를 보는 경험은 단 한번으로 족했다. 다시는 그런 식으로 내 눈앞에서 그녀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상대를 방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 카드게임 잘하잖아. 언제나 승리의 여신이었으면서.”

 

 내 말에서 위로의 빛을 읽은 그녀가 빙긋 웃었다. 아까보다는 조금 기분이 나아진 형상이다. 그녀가 내 팔을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그야, 테오 네가 너무 얼굴이 잘 읽히는 거고.”

 

 “다른 데에서는 단 한 번도 표정을 읽힌 적이 없단 말이야. 언제나 사람들이 나보고 포커페이스라고…….”

 

 “호오, 다른 데에서 포커를 친 적이 있어?”

 

 “아, 그게…….”

 

 나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지금의 내가 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이전의 생에서 서기관들과 가끔 푼돈을 걸고 치던 기억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와 버린 모양이다. 오펠리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초록빛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생각보다 우리 테오가 내가 모르던 곳에서 제법 잘 놀았던 모양이야. 난 우리 테오가 언제나 책만 파고 앞만 바라봐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말이지.”

 

 “우리 테오라고 하지 마. 꼭 동생 취급하는 것 같잖아.”

 

 “뭐 어때? 우리끼리 있는데.”

 

 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아까의 우울함은 완전히 날려버린 것 같아서 나는 이제 마음이 조금 놓였다.

 

 “테오, 나는 정말 괜찮아.”

 

 오펠리아가 그렇게 말하면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순간 조금 속이 뜨끔한 기분이다. 언제나 그녀는 그랬다.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말하지 않는 것들을 어느 순간에 전부 다 읽어버린다. 나는 심호흡을 하면서 작게 대꾸했다.

 

 “뭐가?”

 

 “네가 무슨 일을 걱정하는지는 몰라도 말이야. 나도 이제는 한 사람의 성인이야. 그러니 그런 눈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무슨 눈을 하고 있는데?”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필사적인 눈.”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흰 손가락이 내 뺨을 거쳐서 눈의 근처로 올라왔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음에도 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따뜻하고 말랑말랑했다. 나는 그녀의 손길을 잠시 받다가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의 존재에 순간 멈칫했다. 나를 지금의 시간으로 올라오게 한 기적의 반지는 현재 그녀의 것이다. 반지가 멀리서 빛나는 등불의 빛을 받아 반짝 빛났다.

 

 “혹시 말이야. 걱정하는 거야?”

 

 그녀가 다시금 내 마음을 읽은 듯이 말을 걸었다. 그녀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걱정이라니? 무슨?”

 

 “아드리안 전하께 나를 빼앗길 것 같다는 걱정 말이야.”

 

 “아, 그건…….”

 

 나는 조금 안도하며 말을 흐렸다. 솔직히 말한다면 그런 것은 걱정의 축에도 들지 않았다. 그녀가 이렇게 살아서 내 눈 앞에서 웃고만 있다면, 나의 바로 곁에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나와 맺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만 하면 나의 노력은 충분히 보답을 받은 것이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야. 내가 아드리안 전하에 비해 조건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잖아. 외모나 조건이나…….”

 

 “테오는 바보구나.”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선 내 뺨을 잡아당겼다. 사고를 친 동생들을 혼낼 때 그녀가 자주 보여주던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 꼬집기로 뺨을 막 잡아당기는 통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아야야야!”

 

 “잘 들어. 테오.”

 

 그녀가 조금 화가 난 어투로 말했다. 나보다 실상은 나이가 반년이나 어렸지만 이런 식으로 말할 때면 이상하게 그녀는 나보다 서너 살은 많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곤 한다. 나는 그녀에게 잡아 뜯긴 뺨을 문지르며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자신감 없는 모습은 당장 버려. 너랑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넌 언제나 앞만 바라보는 야심이 많은 테오도르 아이멜이잖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더 잘 어울려.”

 

 “……오펠리아.”

 

 “아드리안 전하와 내가 감정의 교감을 가지는 상태라 해도 중간에서 가로채야지 너다워. 알겠어?”

 

 “오펠리아.”

 

 이래서 그녀는 정말 내게 중요한 여자였다. 나를 가장 잘 알면서 나를 내 부모님보다도 더 잘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 왜 이전의 생에서는 그녀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는지가 더 이상할 뿐이다. 그녀가 밤하늘의 별처럼 눈을 빛냈다.

 

 “그러니까 테오.”

 

 “응.”

 

 “나를 쟁취해.”

 

 “그래.”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준다는 말이나, 나만을 사랑하겠다는 말보다 이 말이 더 내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나는 손을 뻗어서 그녀를 가볍게 안았다. 두꺼운 겨울 코트 사이로 살아있는 그녀의 체온이 느껴졌다. 그것만으로도 마치 모든 세계를 얻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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