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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31. 도자기 굽는 노인 (2)
작성일 : 17-12-18 20:01     조회 : 287     추천 : 1     분량 : 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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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오를 때마다 하나씩 계단의 숫자를 셌다.

 오십까지 세다가 너무 숨이 차서 그만 앞에 세던 숫자를 잊어 버렸다. 터질 듯한 심장도 문제지만 부실한 다리가 더 문제였다. 등짐을 지고 발을 내딛을 때마다 마치 고무인간처럼 다리가 후들거리며 좌우로 흔들렸다.

 

 평소에 심장판막협작증 핑계를 대고 운동은 전혀 안하던 나였다. 키만 컸지 근육량이나 골밀도지수 같은 것은 정상인의 절반도 안 될 것이다.

 그런 나에게 갑자기 이 높고 가파른 계단에 오르라니. 게다가 등 뒤에는 도자기가 가득찬 무거운 짐보따리를 짊어 진 채로 말이다.

 나는 계단을 오르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 들었다. 결국 반쯤 올라오다 정신을 잃고 그대로 산 속 계단 위에서 앞으로 꼬구라지고 말았다.

 

 *****

 

 씨그럽게 지저귀는 새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처음 보는 산속 어느 계단 위에 내가 쓰러져 있었다.

 난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어제밤 국밥집이며 할아버지며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번개처럼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계단을 오르다 지쳐 쓰러져서 잠이 든 것이었다. 그나마 심장이 터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다시 일어서서 짐보따리를 들쳐 메고 계단을 올랐다. 허벅지가 터질 듯이 아파왔고 어깨에는 끈이 파고 들어 살갗이 벗겨지고 피멍이 든지 오래 전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계단 끝, 산위의 맨 위까지 올라오고야 말았다.

 

 산위에 도착한 나는 그만 기절하듯 다시 쓰러졌다. 누워 있는 내 머리 위로 어제밤 만난 그 할아버지가 곰방대를 입에 물고 나타났다. 난 또 곰방대를 맞지 않기 위해서 반사적으로 손을 머리위로 갖다 댔다.

 

 “아따. 그래도 사내 자식이라고 이놈이 독한 구석이 있기는 하구만”

 

 칭찬인지 경고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할아버지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자! 지금부터 나가 니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줄테니께 잘 듣고 고대로 하드라고.”

 

 그러드니 나를 데리고 다 쓰러져가는 어느 헛간 같은 곳으로 데려갔다.

 

 “여기가 도자기 굽는 가마여. 아궁이가 하나 두이 서이 너이…네개가 보이제. 맨끝의 아궁이는 불을 넣지 마러. 거긴 내가 알아서 할랑께.

 글구 일루 따라와봐.”

 

 할아버지는 한참동안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아궁이 불 떼는 법, 물 길어 오는 법, 고령토 흙 퍼오는 법, 나무장작 패는 법을 가르쳐 줬다. 난 내가 왜 이딴 걸 배워야 하는지 의아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저…근데 이걸 왜 저한테 가르쳐 주시는 거죠?”

 

 “뭐시여? 야이 눔아!”

 

 난 날라오는 할아버지의 곰방대를 막기 위해 반사적으로 손을 올렸지만 이미 곰방대는 내 방어막을 통과해서 정수리를 가격한 후였다. 난 너무나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나가 지금 니가 처묵고 입고 싸는 것 까정 다 해주는디 니는 여기서 설렁거리면서 놀고 먹겠다는 심보인것이여? 시방?”

 

 이것이 말로만 듣던 염전 노예 아니 도자기 노예가 아닌가 싶었다. 저 커다란 아궁이를 지펴야 할 장작패기에 도자기를 빚을 흙 실어 나르기에 게다가 할아버지 수발까지 들어야 한다니. 난 그야말로 노비나 다름없었다.

 

 그 때 난 깨달았다. 조선시대 도망가지 않고 그냥 주인집에 눌러 붙어 산 노비들은 아마도 갈 곳도 없고 주인이 밥이라도 먹여주니까 그냥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지금의 내 신세가 딱 그러했다.

 

 난 에릭과 검은 잠바들에게 쫓기는 신세였으며 주변의 누구에게도 연락할 수 없는 처지였다.

 어머니는 실종되셨고 외할아버지나 친구인 기남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화물차 사내의 말대로라면 내가 그들에게 전화를 거는 순간 나의 위치도 발각이 되고 그들도 다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괴상한 도자기 굽는 할아버지 밑에서 언제까지 일지도 모른채 그냥 도자기 굽는 심부름이나 하면서 지내야만 하는 처지가 되고만 것이었다.

 

 *****

 

 구리경찰서 편경위는 아침부터 머리가 아팠다.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줄줄이 쌓여서 기다리고 있는데 서장한테서 우선 처리하라는 사건 숙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사건은 바로 구리한강시민공원 여자 변사체 유기사건 이었다.

 

 ‘젠장…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잡히는군’

 

 편경위는 자리에 앉아서 일단 여태까지 발생한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우선 주변 CCTV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8월7일 저녁 10시경 구리한강시민공원 근처 갓길에 정차한 카니발을 컨테이너 화물차가 뒤에서 와서 추돌했다.

 카니발은 그 충격으로 강가 구조물을 뚫고 그대로 강속으로 추락했고 추돌한 가해 화물차에서 운전기사로 보이는 사내가 나와서 무언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다시 화물차를 타고 춘천 방향으로 도주했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편경위는 난관에 봉착했다. 사고현장으로부터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팔당유원지 부근에서 사고 화물차는 발견했지만 그 안에서 운전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작은 단서조차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화물차는 신고된 도난 차량이였으며 차 안에는 운전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작은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한편 피살된 여인은 논현동에 거주하는 50대 중년 여성이였는데 수다스럽기는 해도 누군가에 의해 살해될 만큼 주변에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여인이 어딘가에서 살해된 다음 역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들로 하여금 카니발에 태워져 유기되다가 시체를 유기한 남자들이 역시 자신들이 탄 카니발이 도난된 화물차에 의해 추돌되어서 한강에 추락해 두명이 사망했다?

 

 이것은 분명 일반적인 살해 후 시체 유기사건과 매우 달랐다.

 우선 내린 결론은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일차 가해자는 카니발을 탄 남자들이며 이들을 추돌하여 카니발에 탄 남자들을 사망케한 이차 가해자는 화물차 기사였다.

 

 하지만 지금 편경위에 손에 쥔 것은 당시 화물차와 카니발의 추돌장면이 찍힌 CCTV 화면과 죽은 여인의 신상 정도가 전부였다.

 

 한참을 뚫어져라 사건 추돌장면 CCTV화면을 보던 편경위의 눈에 갑자기 이상한 점이 띄였다. 그것은 추돌후 화물차에서 내린 사내가 현장을 떠나기 전에 분명히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상대가 화면 바깥에 있어 확인할 수는 없으나 화면 속의 남자는 틀림없이 누군가와 한참 대화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고 현장에는 추돌 가해자인 화물차 기사, 시체를 유기하려다 차안에서 사망한 남자 두명, 그리고 이미 살해되어 차에 실려있던 50대 여자, 그리고 화물차 기사와 대화한 또 다른 한명이 있었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문제를 파면 팔수록 풀리지 않는 궁금점들이 더해져만 갔다.

 

 그런데 왜 카니발은 하필 그 시간에 갓길에 정차하고 있었던걸까?

 그대로 직진하면 춘천방향이나 중부고속도로로 향하는 길이 바로 코앞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더구나 그곳은 한강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어서 시체를 유기하기에는 적당한 장소가 아닌데도 말이다.

 틀림없이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편경위는 의심했다.

 

 ‘젠장…도대체 뭐지…’

 

 순간 그의 부사수 공형사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다급하게 편경위를 찾았다.

 

 “편형사님! 갔다 온 보고 하겠습니다.”

 

 “그래. 어서 빨리 해보게”

 

 “말씀하신 50대 중년여성 말입니다. 제가 그 여자 집 근처에 탐문조사를 해보니까 이상하게도 현장 근처 방범 CCTV 가 딱 그 시간대만 지워져 버리고 없지 뭡니까?

 담당한테 물어보니까 자기네들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모른다고 하고. 그래서 제가 그 주변 사설 카메라나 블랙박스를 확인해 봤는데요…”

 

 “그런데?”

 

 “주변 골목 문방구 입구에 설치된 CCTV에서 사건 현장으로 향해 올라가는 검은 카니발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중년여인은 자신의 집 근처에서 피살된 후 납치된 거로구만!”

 

 “네. 일단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고 당시 카니발에서 발견된 사망한 남자들은 모두 검은 유니폼을 입고 운전석에 1명, 뒷자석에 1명씩 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문방구에서 찍은 CCTV를 보면 조수석에 하얀 셔츠를 입은 자가 한명 더 보입니다. 중간에 내리지 않았다면 사고현장에 최소한 신원불상인 1명 이상이 더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 나도 이상한 걸 찾았는데 말이야…사고현장에서 화물차 기사가 프레임 바깥의 누군가와 대화하는게 보였어.

 그 말은 추돌 후 사건현장에서 화물차 기사와 한참동안 대화한 누군가 한 명이 더 있다는 거지.

 근데 그 사람이 그 시간에 어떻게 거기까지 왔을까?”

 

 “카니발?”

 

 “맞어!

 카니발에는 피살된 중년여인 외에도 그들이 억류하고 있던 사람이 1명 더 있던게 분명해. 화물차 기사는 그 사람과 대화했던 것으로 보아서 서로 한편이거나 사전에 서로 알고 있던 것이 분명하고.”

 

 “흠. 이제야 좀 그림이 맞춰지네요

 그렇다면 여태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차에는 시체로 발견된 검은잠바 2명, 아줌마 시체1구, 정체불명 하얀셔츠1명 그리고 또 정체 불명 1명…이렇게 있었다는 거지요?”

 

 “그래. 확인된 바로는 최소한 그 인원들은 타고 있었다는 거지.

 더 타고 있었을 수도 있고.

 하지만 그 하얀셔츠가 화물차 기사와 대화한 동일인물인지는 현재로서는 알수 없네.”

 

 그리고 불현듯 생각난듯 편경위는 공형사에게 물었다.

 

 “우선 차적조회된 그 사고차량 카니발이 외국계 경호업체의 법인차라고 했지?

 사망한 경호업체 직원들 신원하고 그날 행적은 파악이 됐나?”

 

 “우선 그 카니발에 타고 있던 자들의 부검결과가 나왔는데 타박상후 익사가 맞습니다. 그 말은 화물차에 의해 추돌된 뒤 한강에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입고 있던 검은 잠바 유니폼에는 모두 왼쪽가슴에 붉은색 삼각형 피라미드 마크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회사 마크로 보입니다. 근데 그것이…”

 

 “왜? 무슨 일인데?”

 

 “그 경호업체에서 전혀 협조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미국방부 산하에 특수 임무를 수행중이라면서…만일 조사하려면 미대사관을 통해서 정식으로 공문 접수하고 나서 하라고 합니다.”

 

 “헐~무슨 그 딴 세키들이 있어?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건가?”

 

 “그보다 더 이상한 일들이 있습니다.”

 

 “또 뭔데?”

 

 “8월 7일 그 사건 직후 바로 다음 날 8월8일에 112로 제보전화 온 거 아시지 않습니까? 도중에 전화가 끊긴…”

 

 “그래…교통사고가 아니라 살해후 시체 유기사건이라고 정확히 제보한 전화 말이지?”

 

 “네. 맞습니다. 어린 학생 목소리였던. 제 짐작에는 그 학생이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건 현장에 있던.”

 

 “그래…자네 말이 맞네. 그게 아니고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정확히 제보할 수 없지”

 

 “근데 바로 그 다음날 8월 10일, 저희 구리경찰서 종합민원실에 또 다른 제보 전화가 한통화 걸려 왔습니다. 제가 들어보고 8.8일자 112신고전화 목소리와 대조해봤는데요 동일인이 틀림 없습니다.

 지난번과 똑같이 그 사건이 살인사건이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범인 이름까지도 알려 줬습니다.

 에릭 방이라는 고등학교 학생이라고 말입니다.”

 

 “뭐? 에릭 방? 한국 이름인가?”

 

 “아마도 한국인 인데 방씨 성에 이름만 외국이름을 쓰는거 아닐까요? 요새 외국어 학교나 그런데서 그런게 많으니까.”

 

 “좋아. 우선 에릭 방이란 이름으로 관련자 있나 찾아 보자구. 그리고 그 사망한 외국계 경호업체 직원 말이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신원 파악해야돼.

 직원은 한국인인데 외국회사라고 신원공개 거부한다는게 말이 되나? 안해주면 일단 지문분석만이라도 먼저 해서 우리쪽 자료만 갖고 신원조회 해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또 뭔가가 있어? 어서 얘기해봐”

 

 “8.8일자 112제보전화는 분당의 어느 찜질방에서 온 것이고 8.10일자 전화는 여수의 여객선터미널 근처 공중전화에서 온 것으로 정보과에서 확인 해줬습니다.

 근데 그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 정말 믿기 힘든 희한한 일이 바로 여수의 그 장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희한한 일?”

 

 “네. 마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법한…”

 

 “뭔데? 뜸들이지 말고 어서 얘기해봐!”

 

 “본청 정보과에 있는 제 동기가 기밀이라고 저한테만 해준 얘기인데 최근에 괴상하게 죽은 시체가 여수의 여객선터미널 일층 남자 화장실에서 발견됐답니다. 그 곳은 바로 이 사건 관련 제보전화가 걸려온 곳에서 불과 백여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 입니다.”

 

 “괴상한 시체라니? 토막살인이라도 난건가?”

 

 “아뇨. 그 정도는 괴상한 축에도 못듭니다.

 이건 정말 기밀 정보인데 절대 딴데다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잘못되면 본청 정보과의 제 동기 목이 날라갈 수도 있답니다.”

 

 “자식이…그래 알았어. 빨리 얘기해봐”

 

 “발견된 시체는 30대 가량 어느 남자의 시체인데 시멘트 벽에다 혼자 머리를 꽂고 죽었답니다.”

 

 “뭐? 벽에다 머리를 들이박고 죽어?”

 

 “아니요. 머리를 벽속에 넣고 질식사해서 죽었다니까요”

 

 편경위는 헛웃음이 튀어 나왔다.

 

 “지금 나랑 장난하냐? 어떻게 벽을 부수지도 않고 그 안으로 머리를 집어 넣어?

 그리고 어느 미친 놈이 질식사 하기 위해 벽속에 머리를 집어 넣겠냐고?”

 

 “제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벽은 말짱한데 그 속으로 머리만 박혀 있더랍니다. 마치 무슨 젤리속에 머리가 파묻혀 있는 것처럼.

 얼마나 그 안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쳤는지 발견 당시 손톱과 손가락이 다 부러져 있더랍니다.”

 

 “혹시 술처먹고 아직 굳지도 않은 시멘트 벽에다 머리 집어 넣은거 아냐? 어떻게 되나 보려고?”

 

 “아뇨. 그 벽은 지은지 삼십년도 더 된 거랍니다. 근데 그 안으로 마치 빨려 들어가듯이 머리만 집어 넣은 채 발견되다니…이건 정말 서프라이즈 저리 가라지 않습니까?”

 

 “그래. 자 헛소리 그만하고 현장 조사나 나가자.”

 

 “아니 헛소리 아니라니깐요. 본청 정보과에서도 아주 쉬쉬하는 정보라니깐요. 거기다 정말 골 때리린게 뭔지 아세요?”

 

 “더 골 때린거?”

 

 “네. 바로 그 사망한 남자가 입고 있던 옷이 그 외국계 경호업체 유니폼이란 겁니다.”

 

 편경위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이 멍해졌다.

 

 “뭐? 구리한강시민공원 사체유기건에서 사망한 남자들과 같은 회사 사람이라구?”

 

 “네. 근데 시체 수습과정이 더 수상스러운게 그 남자의 시체는 미군 헌병들이 와서 주변을 통제한 뒤 벽을 허물고 가져 갔답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지 않습니까? 어느 한국인 사망사건에 미군 헌병이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까?“

 

 편경위는 자신이 마치 깊은 늪에 빠져 드는 느낌이었다. 그에게서 저음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것은 형사생활 십오년만에 가장 어려운 사건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공형사. 일단 나랑 같이 그 살해된 논현동 아줌마 거주지에 좀 갔다오자. 거기서 다시 주변 CCTV 확인해보고 주변 탐문 조사 좀 하자구. 그럼 뭐라도 좀 더 나오겠지”

 

 편경위의 머리속에는 이번 사건을 멋지게 해결함으로써 고과도 잘 받고 형사로서의 자존심도 세울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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