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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24. 나를 쫓는 그들
작성일 : 17-12-18 19:29     조회 : 252     추천 : 1     분량 : 4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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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에 생전 처음 가 본 도시 하남이였다. 나는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택시 기사분에게 대충 번화가에 내려 달라고 했더니 하남시청 앞에다 내려다 주고 가버렸다.

 거기서 잠 잘 곳을 찾다가 도저히 못찾겠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움직이기로 했다. 이번에는 한번이라도 가본 곳으로 가고자 했다.

 생각해보니 할어버지 댁이 있는 분당이 떠올랐다. 거기라면 하남보다 좀 더 큰 도시이니 도망가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여러 면에서 수월할 듯 싶었다.

 화물차 기사가 준 돈에서 벌써 택시비로만 몇 만원이 날라갔다.

 

 분당 야탑역 부근에서 내려서 근처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일단 몸을 숨길 곳이 생기자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는 듯 했다.

 시간은 벌써 자정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온탕에 들어가 오늘 있었던 황당한 일들을 복기해 보기 시작했다.

 

 오늘은 2주간 방학을 마치고 보충수업의 첫날이었다. 난 학교를 갈까 말까 고민하다 마지막으로 선영이의 얼굴이라도 볼까 해서 학교에 들렸다.

 결석을 했다고 담임한테 싸대기를 얻어 맞고 이 모든 고통의 원인 제공자라고 생각되는 민변구의 대갈통에다 화분을 던졌다.

 그리고는 피범벅이 된 민변구와 에릭 패거리를 피해 도망갔고 그 곳에서 벽 속에 들어갈 수 있는 내 능력을 처음으로 자각했다.

 밤이 되자 에릭이 집으로 찾아와 참견하는 동네 아줌마를 죽이고 영문도 모르는 나를 납치했다. 납치되는 도중에 어떤 화물차 기사가 나타나 나를 구해줬다. 그리고 나는 내 능력을 이용해 벽에 숨어서 나를 쫓아 오는 에릭 일당을 해치웠다…

 

 이 모든 것이 단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라니…난 믿기지가 않았다.

 잠시라도 눈을 붙이려고 자리에 누었더니 어머니의 모습과 에릭 그리고 에릭에 살해된 동네 아줌마의 피투성이 모습이 오버랩이 되어서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 나는 일어나자 마자 찜질방 전화로 어머니께 다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여전히 통화중 이었다. 정말 걱정이 되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난 외할아버지께 다시 전화를 드렸다.

 

 -뚜르르르. 철컥

 -여보세요?

 -할아버지. 저예요. 현이예요.

 -현아. 대체 어떻게 된거냐? 지금 어디 있는 거냐?

 -저 어머니요…집에 가보셨나요? 아무일 없으신가요? 전화도 안받고 걱정이 되서…

 -집에 가니 아무도 없더구나. 옷장만 어지럽혀져 있고 휴대폰이며 지갑도 없고.

 동네사람 말로는 밤중에 어떤 남자와 어디론가 급하게 사라져 버렸다고 하던데 나도 찾을 길이 없다. 우선 경찰에 실종신고부터 해야할지…

 -어떤 남자요?

 -그래. 어떤 남자. 이 할애비도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너는 지금 어디냐?

 -저는…여기가 성남시 분당이에요

 -분당? 대관절 니가 지금 거길 왜 가있는거냐? 누구랑 같이 있는거냐?

 -말씀드려도 도저히 이해 못하실 거예요. 저도 지금 이해 못하는데…

 -전화 끊지 말고 그대로 있거라. 지금 이 할애비가 바로 찾아가마. 분당 어디냐?

 -저 그게….

 더 통화를 하려 하는데 찜질방 사장 아저씨가 자꾸만 눈치를 줬다.

 

 -다시 전화 드릴게요. 할아버지.

 

 나는 일단 전화를 끊었다.

 어머니가 사라지셨다….내가 납치되고 난 뒤에 한밤중에.

 그래도 휴대폰이랑 지갑을 챙기셨다면 납치는 아니라는 얘긴데…

 또 다시 머리속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난 문득 화물차 운전기사가 한 말이 기억났다.

 <어머니는 내가 챙길 테니 나보고 먼저 도망가라구?>

 정말 그가 어머니를 보살피고 있단 말인가?

 도대체 그가 누군데 내 어머니를 어떻게 알고 돌봐 준다는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게 한두가지 아니었다.

 최소한 같이 사라진 그 남자가 에릭만 아니라면 다행일텐데…

 그 미치광이 에릭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나는 불안하기만 했다.

 

 난 카운터의 찜질방 아저씨에게 비굴하게 굴어서 전화 한 통화를 더 획득했다. 그리고는 바로 기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기남이는 수업에 들어간 건지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나는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로 끝나는 긴 장문의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끊었다.

 더 이상 사장 아저씨의 눈치가 보여서 자리를 피하려 했다.

 

 찜질방에서는 24시간 TV가 켜져 있었다. 난 TV 앞을 지나가다 문득 내가 있던 현장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들었다.

 

 <어제밤 강변북로 춘천방향으로 구리한강시민공원 부근, 난간을 들이 받고 구조물을 넘어서 한강으로 추락한 검정색 밴을 오늘 아침 경찰이 인양하였습니다.

 차안에는 오십대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과 이삼십대로 보이는 남자 둘이 타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지나가던 화물차가 전속력으로 돌진해서 갓길에 정차해 있던 밴을 추돌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주변에 CCTV나 블랙박스를 탐문하여 이 화물차의 운전기사를 찾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할! 저게 다 내 얘기다…

 나는 또 다시 온몸에 소름이 올라왔다.

 

 내가 살인사건의 한가운데 있었다니…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경찰에 범인을 신고해야 하나?

 범인을 신고한다면 누구를 신고해야 하나? 날 납치하고 아줌마를 죽인 에릭? 아니면 밴을 들이받은 화물차 기사?

 저 멍청한 경찰들은 지금 도망간 화물차 기사를 찾을 게 아니라 살인범 에릭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헛다리 잡고 뭐하는 거야…

 뉴스는 이 사건을 화물차가 밴을 추돌한 교통사고로 다루고 있었다.

 

 난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아저씨. 한통화만 더 쓸게요’

 난 찜질방 사장 아저씨께 다시 하번 처절하고도 비굴하게 사정했다.

 

 “아니~ 요새 젊은 친구가 뭐하느라 휴대폰 하나 없나?”

 

 “저 잃어 버려서 그래요. 나갈 때 돈 드릴게요”

 

 눈물겹게 사정을 하고서야 간신히 한 통화 더 쓸 수 있게 되었다. 아는 번호가 112라 거기다 전화를 했다.

 

 -뚜드드륵. 네 112 신고 센탑니다.

 -저기요. 어제밤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일어난 사고 제보할 게 있는데요…

 -네. 잠시만요. 구리 경찰서 교통조사계로 연결해드릴게요. 끊어지면 이 번호로 다시 하세요.

 031-560-9261.

 

 ‘이 미친…이건 교통사고가 아니라 살인사건이라고.

 속으로 외치고 싶었지만 전화는 그대로 전환되고 있었다.

 

 -네. 구리경찰서 교통조사계 변경장 입니다.

 -저…어제 구리한강시민공원 교통사고 제보 할려고요

 -네. 누구세요.

 -저…그건 말씀드리기 뭐하구요 일단 교통사고가 아닙니다.

 -뭐라구요…다시 말씀 해주세요

 -교통사고가 아니라 살인사건 이라구요.

 -사람이 죽었어도 교통사고로 죽으면 교통사고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딴데서 죽이고 그 차에 옮겨 실은 거라구요. 그 아줌마를!

 -그거면 수사과 연결해 드릴 테니 거기다 제보하세요. 번호는 031에…

 -아니! 자꾸 전화만 돌리고 도대체 무슨…

 

 그러다가 입구쪽에서 내 눈에 뭔가가 확 들어왔다. 혹시나 싶어 다시 봤지만 틀림 없었다. 어제밤 나한테 뒤통수가 깨져서 졸도해버린 바로 검은 잠바 그 놈이었다.

 옷은 찜질방 옷으로 갈아 입었지만 그놈이 틀림 없었다. 그 놈은 몇 명과 같이 들어오더니 사방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난 쨉사게 고개를 숙이고 카운터 밑으로 숨었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체 뭐야…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날 찾을 수가 있는 거지…’

 

 미친놈 쳐다보는 듯한 찜질방 아저씨를 뒤로 하고 슬금슬금 기여서 간신히 옷장까지 왔다. 그 놈들이 오기 전에 조심스럽게 옷장에서 옷을 꺼냈다. 너무 급해서 찜질방 옷 위에서 대충 옷을 걸쳤다.

 

 욕탕안을 살펴보던 놈들이 서서히 내가 있는 옷장 쪽으로 다가왔다.

 

 ‘제기랄. 간신히 도망쳤나 싶었더니..’

 난 급하면 곧바로 옷장으로 숨어 버릴 생각이었다.

 

 “여기 맞냐?”

 

 “이 부근에 찜질방이 여기 말고 한군데 더 있습니다.”

 

 “거기도 나눠서 보내고 카운터에 가서 물어봐”

 

 그놈들은 나를 찾는게 분명했다. 난 옷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몸을 숙였다.

 근데 뭔가 잘 안됐다.

 

 ‘왜지? 왜 됐다가 말다가 이러는거지?’

 

 나무로 된 옷장 벽은 나를 받아 들여주지 않았다. 그놈들은 서서히 내가 있는 옷장 쪽으로 다가오고 나는 심장이 쿵쾅거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나는 방향을 바꿔서 밑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스르륵>

 

 아무도 본 사람 없이 내 몸은 그대로 바닥으로 들어가버렸다.

 

 ‘됐다…’

 

 난 그 자세로 누워서 가만히 있었다. 역한 냄새가 올라왔지만 할 수 없었다.

 

 내 귀에 위에서 떠드는 놈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없습니다. 샅샅이 뒤져도”

 “카운터는? 거기서 그 놈과 비슷한 놈을 본 적이 있다고 하든가?”

 “카운터 알바가 자기는 방금전 교대해서 그 이전에 온 사람들은 모른다고 합니다. 사장은 좀 전에 퇴근했다고…”

 “에잇. 젠장할…

 야! 됐으니까 얘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그들이 우르르 몰려 나간 뒤 나는 좀 눈치를 보다가 다시 바닥에서 솟아 나왔다. 내가 들키지 않도록 오전의 찜질방에 손님들이 많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뭐지? 대체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안거야? 이렇게 순식간에 나를 잡으러 올 수 있다니…’

 

 우선 의심이 가는 것은 전화였다. 상대방쪽에 도청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지난 밤 그 화물차 사내가 한 말이 기억났다.

 

 <절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지 마라.>

 

 난 이제 벽속으로 사라질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대신 완벽한 외톨이가 되었다.

 그 나마 있던 친구 기남이,외할아버지에게도 연락 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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