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렇게 다시 교육관A의 그 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소파에 앉아 밝은 곳에서 본 교수님의 얼굴은 굉장히 창백했고, 피로해 보였다. 그의 고생이 얼굴에 덮여있었다. 나는 그에게 범인을 ‘다시’ 찾아야한다고 말하는 것이 죄송스러웠다. 닌테에는 막힘없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잡힌 남자는 범인이 아닙니다.”
“…네?”
그의 말을 잠시간 인식하지 못하던 교수님이 놀라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그 남자는 범인이 아니란 말 인가요…? 그럴 리 없어요. 분명 제가 봤는걸요….”
그는 떨리는 두 손을 맞잡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닌테에의 말을 반쯤 인정하는 것 같았다. 교수님의 얼굴엔 ‘의심’의 글자가 새겨졌다. 닌테에는 속으로 말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저희가 그 ‘문’을 찾아냈을 때, 거의 ‘누군가’에게 들키기 직전이었습니다. 아마 그 남자가 ‘누군가’일겁니다. 주슈가 그 남자의 흐름을 느꼈습니다. 다마시 교수님도 아실 겁니다. 주슈의 인지는 100% 확실하다는 것을.”
그는 닌테에의 말에 끄덕이며 침음을 삼켰다.
“그래요, 주슈군의 ‘천재성’은 잘 알고 있죠. 그럼 범인은 대체…아! 여러분, 이럴 시간이 없어요. 빨리 알려야 해요! ‘전력의 돌’형이 시작되기 전에!”
교수님은 그 말을 빠르게 뱉곤 허겁지겁 방을 뛰쳐나갔다. 우리는 그의 긴 다리를 쫒아 겨우겨우 따라잡았다. 교수님의 목적지는 교육관의 어느 방이었다. 그 방의 문은 주슈의 것처럼 철로 되어 있었다. 그는 그 딱딱한 철문을 치듯이 거칠게 열곤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반동으로 닫히려는 문을 간신히 세워 열었다. 방으로 들어서자 그제야 상황이 인식되었다.
“멈춰요!”
교수님은 소리쳤다. 그의 말에 안에 있는 이들이 모두 정지하여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범인으로 잡힌 남자는 방의 가운데에 온 몸이 묶여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서있는 교수님들이 보였다. 그 중에 사토 교수가 빈정거리듯이 입을 열었다.
“뭐하는 건가, 다마시 교수? 이 중요한 자리에 학생들까지 데려오다니, 자네 미쳤나?”
그는 다마시 교수를 깔보듯 눈을 내리깔았다. 사토 교수의 그런 막말에도 다마시 교수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형을 멈추세요. 그자는 범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