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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4장. 오후의 다과회.-8
작성일 : 17-12-17 23:29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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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조금 쉬기로 했다. 남자인 우리야 평소보다 조금 불편할 정도지만, 오늘 반나절 넘게 코르셋과 드레스 차림을 했던 오펠리아에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행과 헤어져 내 방에 돌아온 나는 서둘러 오늘 입었던 옷부터 갈아입었다. 내게 치수가 맞는 옷이긴 했지만 역시 남의 옷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나는 양장점에서 같이 가져온 수트케이스에 빌린 옷을 단정하게 넣어서 벽에 걸어두었다. 대여복은 내일 해밀턴으로 출발하면서 돌려줄 예정이었다.

 

 똑똑똑

 

 옷을 걸어두고 신문이라도 읽으려는 찰나에 짧고 강렬한 노크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쪽으로 다가갔다. 이 시간에 내방을 들를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정 예상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서둘러 내 방의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나와 마찬가지로 대여복을 갈아입은 닥터 코닝이 서 있었다.

 

 “테오, 좀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까 다과회에서 무척 표정이 심각해서 말입니다.”

 

 “네. 들어오세요.”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닥터 코닝일 것으로 미리 예상한 나는 흔쾌히 그를 방안으로 불러들였다. 그가 심각한 얼굴로 방 한쪽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 이 호텔에는 방 안에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밤마다 작은 티 테이블과 의자가 구비된 상태였다. 내가 그의 맞은편 의자에 앉자 그가 바로 입을 열었다.

 

 “혹시 오늘 다과회에서 나온 대화들 중에 중요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입니까? 테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정리해서 머릿속에 넣어두긴 했지만 테오만큼 확실하게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말입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것 중에서 제가 빠트린 정보가 몇 개 더 있습니다.”

 

 “빠트린 정보라면 무얼 말인가요?”

 

 “백작님이 제가 이곳으로 상경하고 난 뒤에 칼리아 새튼과 결혼하신다는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네. 그렇죠. 그 때문에 어제 우연히 칼리아 새튼을 만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닥터가 긴장된 얼굴을 했다. 비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자연과학을 배웠거나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익히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매번 비의 양상이 똑같지는 않다. 어떨 때는 폭우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가랑비로 땅을 조금 적시기만 하는 경우도 있지 않던가.

 

 인간은 자연법칙보다도 더 변수가 많은 존재이다. 어떤 사람을 완벽하게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을 관찰하여 확률을 조사한 것일 뿐, 그 사람의 전부를 다 파악한 것은 아니다. 현재에 일어나는 사건은 이 변수가 많은 인간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알면서도 긴장하는 이유였다.

 

 “닥터가 모르는 일은 말입니다. 지금 수도에 거주하는 칼리아 새튼이 해밀턴을 거의 떠나지 않는 해밀턴 백작님과 어떻게 결혼할 수 있었나 하는 연결고리와 상관이 있어요.”

 

 “설마, 그 연결 고리가…….”

 

 “네. 찰스 버밍턴 백작이 두 사람을 만나게 주선했어요. 자세한 상황은 제가 당시 해밀턴에 없어서 알 수 없었지만, 어제 새튼 부인의 화술을 봐서는 만나고 얼마 안 되어 결혼을 한 것이 절대 어색하지 않더군요.”

 

 “설마 내연관계였을까요?”

 

 닥터의 눈이 살벌하게 빛났다. 내가 준 언질이 얼마나 중요한 연결고리인지 명석한 그는 바로 알아챈 것이다.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이전 생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의 판단은 아니다였다.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연관계인 남녀 중 한명이 재산을 노리고 부유한 다른 사람과 위장결혼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은 일이지요.”

 

 “그렇죠.”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식 이후에 공식적인 자리에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오펠리아를 중심으로 친척이 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내연관계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기본적으로 남녀사이니까요.”

 

 “그건 또 그렇군요.”

 

 닥터가 다시금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나는 마차 안에서 내가 정리한 내용을 그에게 들려줄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현재 내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우군이자 이해자이며 조력자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오늘 황태자 전하께 들었던 버밍턴 방계에서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들었을 때, 칼리아 새튼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 두 사람은 무척이나 긴밀한 관계일 것입니다. 내연관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동업자나 운명 공동체일 것 같습니다.”

 

 나는 수도 린턴으로 올라온 첫날 우리의 저녁 식사에 느닷없이 난입한 찰스 버밍턴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두 사람이 운명공동체로 움직였다면 머리는 어느 쪽일까? 퇴폐미를 뽐내며 방탕한 독신귀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찰스 버밍턴? 아니면 정숙하고 여성스러운 숙녀인 척 하면서 냉철하게 독살을 진행했던 칼리아 새튼? 아직까지는 정보가 부족하다.

 

 일단 그 두 사람의 연대를 알아챈 것만으로도 수도로 올라온 수익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그 두 사람과 해밀턴 백작가의 부녀가 서로 만나지 않은 것이겠지만, 적의 정체를 알아낸 것만으로도 위험의 절반은 방어한 셈이다. 가장 두려운 적은 어둠의 저편에 들어가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아니겠는가.

 

 

 이후 나는 다과회에서 내가 추론한 가설들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해밀턴 부녀의 죽음으로 찰스 버밍턴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가, 그리고 새튼 모녀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닥터는 나의 가설을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면서 중간에 의문이 가는 부분을 내게 일일이 질문했다.

 

 그와의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내 가설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살이 붙으면서 사실성을 지니게 되었다. 나는 문득 벽에 걸린 시계에 시선을 주었다.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내 예감이 지나친 것이 아닌 듯 벽에 걸린 시계는 우리가 저녁을 먹기로 한 시간에서 20분만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이야기를 맺어야 할 시간이다.

 

 “서서히 일어나야겠군요.”

 

 닥터가 나의 시선을 따라 시계를 한번 응시하고선 먼저 말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닥터가 조금 망설이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의 테오는 열일곱이죠?”

 

 열일곱? 그게 갑자기 무슨 뜻이지? 수수께끼와 비슷한 그의 말에 내가 바로 대답했다.

 

 “네, 그렇긴 합니다.”

 

 “일반적으로 열일곱이라면 성년이 된지 일 년도 채 안된 애송이로 보이는 나이입니다. 그 어떤 사회 경험도 없고 말입니다.”

 

 “그거야 그렇죠.”

 

 이전의 삶이나 지금이나 내게 호의를 보이던 그가 나를 조롱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내가 침착하게 대답하자 그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테오가 황태자 전하의 비서관이 된다고 해도 사람들은 기실 비서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젊으신 전하께서 놀이상대나 이야기상대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고 여기실 테지요.”

 

 “그렇겠군요.”

 

 나의 정신은 이미 스무 살에 갖가지 현장경험을 한 2년차 서기관이지만 기성세대가 가진 편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열여덟 살에 시험을 통과하여 정식으로 서기관이 되었지만, 서기관으로는 상당히 어린 축이어서 이러한 편견을 직접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 얼굴이 점차 굳어지자 코닝이 빙그레 웃었다.

 

 “그 점을 이용하세요.”

 

 “네?”

 

 “아직 사회생활이나 사교계에 미숙한 열일곱이라 상황이나 세상물정을 제대로 모를 것이라는 편견을 말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랬다. 닥터 코닝의 말이 맞았다. 나는 아직 열일곱이었다. 그 덕에 어떤 실수를 해도 나이 탓으로 감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다. 사교계에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는 나이인 동시에 사교계에서 커다란 실수를 해도, 대대적인 비난보다는 어린 애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배려를 받을 수 있는 나이다.

 

 순간 내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황태자 전하께서 나와 오펠리아를 동시에 비서관이 되어달라고 하신 배경에 우리들의 나이를 감안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한 가지의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키시는 분이니 내 생각이 전혀 허황된 것만은 아니리라.

 

 

 나의 목표는 정해졌다. 버밍턴 가와 새튼 모녀와의 연관관계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 그들이 연대하여 다음의 사건을 진행할 때 그 현장을 덮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태자 전하의 비서관이란 직위는 아직 열일곱인 내게 필수불가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마음의 각오를 해야겠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 나이에 아드리안 전하의 비서관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적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분명 기뻐하겠지만 이제 내 무대가 될 린턴의 사교계는 보이지 않는 시기의 칼날이 가득할 것이다. 그 칼날이 오펠리아에게 날아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나의 또 다른 숙제로 추가되었다.

 

 
작가의 말
 

 테오가 아직 가야할 길이 조금 멀군요. 하지만 열일곱은 참 좋은 나이인 것 같습니다.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서기 쉬운 나이니까요. 물론 고2로 돌아가라면 절대 거절이지만요.

 

 공모전 마감이 내일까지인줄 알았는데 오늘까지였군요. 그 결과 4장까지 전부 업로드했습니다. 뭐 보신 분들은 많이 없으시지만요.

 

 내일부터는 하루에 2편씩만 올릴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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