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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블랙 앤 화이트
작가 : 잉준이
작품등록일 : 2017.12.8

실패의 늪에 빠진 남자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했던 여자가 서로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이루는 이야기

 
17
작성일 : 17-12-15 22:57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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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주마등이라고 해야 할까. 죽기 전은 아니었지만 순간 이때까지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때부터 처음 무대에 올랐던 카페, 처음으로 박수를 받았을 때, 캐스팅 제안을 거쳐 데뷔 햇을 때. 그리고 지금까지. 수많았던 감동의 순간들이 떠올랐다. 매순간 순간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웠지만, 지금 내가 올라갈 곳이 그 순간들의 정점이었다.

 

 나는 두근대는 심장을 제지하지 않는다. 지금만큼은 그럴 필요가 없겠지. 그냥 올라가서 신나게 즐기다 내려올 생각이었다.

 

 나는 매니저 언니에게

 

 “다녀올게요.”

 

 라고 말한다. 그리고선 무대 위로 뛰어올라갔다.

 

 -무대 위-

 

 엘레인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그녀를 기다리던 수많은 관객들이 함성 소리를 질렀다. 몇 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소리는 그 넓은 콘서트장을 가득 메웠다. 준비해 놓았던 폭죽들이 하늘 위로 쏘아올려졌고, 온갖 레이저들이 그녀를 향해 빛을 뿜어냈다.

 

 무대 위로 올라온 엘레인은 그 엄청난 광경에 잠시 넋을 놓았다. 규모와 장치들은 리허설 때 봐서 얼마나 큰 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스케일이 달랐다. 함성 소리로 인해 클럽보다 몇 배로 귀가 먹먹했고 환한 빛에 의해 저절로 두 눈을 가리게 되었다.

 

 ‘엄청나다......’

 

 모든 게 그녀의 상상 이상이었다. 관객으로 콘서트에 왔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무대 위에서 느껴지는 이 분위기란 그녀를 너무 흥분시키고 있었다.

 

 엘레인은 멍해 있던 정신을 가다듬고 크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곳곳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엄청난 크기로 울려퍼졌다. 이곳은 그녀가 2번 인사해도 1번 받아줄까 말까 하는 카페와는 달랐다. 엘레인의 인사에 모여있는 모든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그녀의 인사에 답했다.

 

 “안녕하세요!”

 

 “오늘 콘서트의 주인공을 맡게 된 엘레나 화이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사람들은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치 사이비 신도들처럼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각자 대답을 하며 대화를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정체 모를 함성 소리만 내지르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이 연신

 

 “사랑해요, 엘레인!”

 

 만 외치고 있었다.

 

 되게 산만하고 정신없는 분위기였지만 엘레인의 기분은 좋기만 했다. 그들이 저렇게 소리치는 건 그녀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오히려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오는데 길은 안 막히셨나요?”

 

 “날씨가 쌀쌀해졌죠?”

 

 “여러분 제 노래 좋아하나요?”

 

 그녀는 시끄러워서 대화도 되지 않는 그들에게 계속 말을 건넸다. 그녀가 알아 들을 수 잇는 대답은 기껏해야 예, 아니오. 정도 밖에 없었지만 엘레인은 그 정도로도 무한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자신의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래서 콘서트를 하는 가수들이 자꾸만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거구나.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엘레인은 그렇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한 편, 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좌석들을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가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vip석이니만큼 가득 차 있었지만, 그녀의 바로 정중앙 앞에 위치한 좌석은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는 듯 비어 있었다. A-1. 그녀가 고든에게 건내준 티켓에 적힌 번호의 좌석이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그녀는 마이크로 계속 말을 내뱉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시간 약속에 있어서는 절대로 늦지 않던 고든이었다. 분명 공연 시간이 6시까지라고 말했었는데, 그런 그가 아직까지 없었다.

 

 -엘레인-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안 그렇다면 이렇게 늦을 사람이 아닌데.

 

 .......걱정이 되었다. 시간 약속에 있어선 철저하던 그가 늦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그의 성격상 내 공연이라고 했으면 적어도 30분 전엔 와서 내 얼굴을 따로 봤을 텐데 말이다.

 괜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몇 주전부터 비정상적으로 힘들어하던 고든의 얼굴이 자꾸만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설마 진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그냥 늦잠을 잤거나 시간을 착각한거겠지.

 

 당장이라도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난 이 콘서트의 주인공이었고,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곧 첫 번째 노래를 시작하라는 감독님의 싸인이 들어왔고, 나는 거기에 응하는 수 밖에 없었다.

 

 몇 초 뒤, 음악의 전주 부분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첫 노래는 제 첫 앨범의 수록곡인 ‘편지 속의 너’라는 곡이에요. 잔잔한 노래니, 같이 손 흔들며 들어주세요.”

 

 ......그래, 일단 노래르 부르고 있자. 조금만 있으면 오겠지.

 

 -고든-

 

 콘서트 장은 마치 신기루인 마냥, 아무리 달려도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 생에 이렇게 열심히 뛰어 본 적이 있나 할 정도로 한 번도 쉬지 않고 목적지까지 달렸다. 그렇게 2,30분 정도를 뛰었을까. 나는 그제서야 이 커다란 콘서트 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콘서트장 입구 앞에서 거친 숨을 진정시켰다. 하도 뛰어서인지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애써 다듬었던 옷 매무새는 이미 난장판이었다. 이 곳에 오기 전 공을 들여서 했던 셋팅은 이미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였다.

 

 나는 유리창을 통해 희미하게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며 최대한 빠르게, 깔끔히 머리를 손질하고 옷을 다시 단정하게 정리했다. 아까처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 뛰어서 도착했어요.’라고 광고하는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었다. 약속 시간에도 늦었는데 모습까지 엉망이면 아주 최악이잖아. 그녀에게 부끄럽지는 않게 해줘야지.

 

 콘서트는 한창 열기를 띄고 있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그녀의 청아한 음색이 문 너머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그녀답게 공연을 즐기고 잇는 모양이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6시 40분이었다. 공연을 시작한지 40분 정도가 지난 셈이었다. 엘레인 성격에 왜 내가 안 오는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 걱정 하고 있을텐데. 한 숨이 절로 나왔다. 하필이면 이럴 때 차가 막혀서.

 

 직원도 공연이 보고 싶었는지 문을 살짝 연 채 그 틈 사이로 빼꼼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기척을 느낀 그는 그제서야 문을 닫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원래의 직업으로 돌아와 있었다. 나는 그에게 표를 내밀었다.

 

 “늦어도 들어갈 수 있죠?”

 

 그는 좌석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도장을 찍으며 대답했다.

 

 “네, 가능하세요.”

 

 그러면서 그는 표를 돌려준다. 나는 고개를 꾸벅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그리고는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섰다.

 

 6-2.

 

 콘서트 장은 워낙 규모가 커서인지 여느 콘서트들 보다 소리가 크고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사람들은 전부 일어나서 소리르 지르는 중이었고, 덕분에 뒷 좌석은 까치발을 들어야 간신히 엘레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표에 적혀 잇는 좌석을 확인한다.

 

 ‘A-1’

 

 알파벳 순서대로 앞쪽에서부터 앉는 것 같으니까 아마도 맨 앞자리겠지. ......이 많은 인파를 언제 뚫는대.

 

 나는 연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열기에 휩싸인 것 치고는 아직까지 시민의식이 살아계신 분들이었다. 한 5분쯤을 비비며 들어가자 간신히 앞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A열은 가장 앞자리였다. 특히 내가 배정된 A-1 좌석은 무대를 놓고 봤을 때 딱 그녀의 앞에 놓여 있었다. 나는 혹여나 뒷 사람들의 관람에 방해가 될까봐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

 

 그제서야 무대 위의 그녀가 한 눈에 보였다. 엘레인은 자신의 노래 중 가장 신나는 곡인 ‘파리의 밤에서’를 부르며 신나게 뛰어 놀고 있었다. 딱 이 표현이 맞는 것 같았다. 엘레인은 무대 위에서 너무 신나 보였다.

 

 사람들의 박수, 함성 소리 하나하나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했고, 노래를 한 솟절 내뱉을 때마다 입가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내가 처음 봤던 그녀의 무대 위의 모습보다 몇 배로 행복해 보였다. 몇 배로 예뻤고, 몇 십배는 매력적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그녀가 왜 가수가 됐는지 저절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런 무대 체질이었다.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엘레인에겐 부담이 아닌 그녀를 기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관객들이 큰 목소리로 반응을 할 때마다 그녀의 입꼬리는 점점 올라갔고 목소리는 한 층 더 밝아졌다. 무엇보다 엘레인은 어느 때보다 노래를 부를 때가 제일 행복해 보였다. 사람들도 그걸 알고 느끼기 때문에 그녀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나는 그녀와 눈을 마주친다. 나는 그녀가 볼 수 있게 손을 흔든다. 그걸 본 그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환한 눈웃음을 지었다.

 

 -엘레인-

 

 한 동안 무대에 미쳐서 신나게 놀다보니 어느샌가 고든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마음 한 구석에 있던 걱정거리를 말끔히 씻어낸다. 그래, 그가 약속을 어길 리가 없지. 그는 날 보며 손을 흔들었고, 그 모습에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짓는다.

 

 -무대 위-

 

 노래를 부르고 무대 위를 즐기면서도 그의 걱정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던 엘레인은 고든을 발견하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걱정거리가 훨훨 날아갔다. 이제 남은 건 온 힘을 다해 콘서트에서 노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는 이때까지 보다 더 신나게 노래를 불렀고, 관객들은 그에 보답하듯 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것들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녀가 신날수록 관객들은 신났고, 관객들이 신날수록 그녀가 즐거웠다. 공연은 엄청난 분위기에서 계속 진행되었고, 그것은 곧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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