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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블랙 앤 화이트
작가 : 잉준이
작품등록일 : 2017.12.8

실패의 늪에 빠진 남자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했던 여자가 서로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이루는 이야기

 
14
작성일 : 17-12-15 22:55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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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녀는 막 흐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면 눈물이 뚝 떨어질 정도로 감정이 차오른 듯 했다. 목이 막혀서인지, 말을 하면 눈물이 떨어질까봐서인지, 엘레인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곤 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하다 조용히 테이블 위에 있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게 여자를 달래기에 옳은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래야 될 것만 같았다.

 

 “괜찮아?”

 

 “......응, 노래...되게 좋다.”

 

 “당연하잖아. 너랑 같이 만들었는데.”

 

 “......”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잇는 상태에서도 여전히 내 시선을 앗아갔다. 눈동자에 비친 물방울은 오히려 그녀의 눈망울을 한 층 더 감성 깊게 만들어 놓았다.

 

 엘레인은 그 말을 듣더니 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친다.

 

 “고마워.”

 

 “......”

 

 “......그리고 미안해.”

 

 “...뭐가?”

 

 “그냥...모든게. 모든 게 너무 고맙고, 그리고 너무 미안해.”

 

 엘레인의 얇은 손가락은 그녀의 감수성을 다 담아낼 수가 없었다. 자꾸만 그녀의 볼을 타고 슬픔이 한 방울씩 흘러내렸다.

 

 “내가 널 도와준다고 해놓고 막상 이렇게 도움 받는 쪽은 나고......노래도 내가 먼저 만들자 했으면서 정작 도움도 별로 못 되고, 그냥...그냥 모든게 다......”

 

 -엘리인-

 

 그냥 그에게 모든게 고맙고 미안했다. 매일 저녁 날 기다려주고 정성 어린 식탁을 차려주는 그에게 고마웠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인데, 그가 내 꿈을 위해서 자신이 조금 더 희생하려는 모습에 미안했다. 그에게 같이 곡을 만들자 해놓고 내 개인적인 일 때문에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게 미안했고, 그럼에도 이런 예쁜 곡을 만들어 날 감동시켜준 그가 고마웠다. 내가 그를 빛나게 도와준다 했으면서 왜 나는 막상 그를 도와주긴 커녕 도움만 받고 있는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며 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왔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눈물이 흐르며 감정은 계속 증폭해갔고, 나는 자꾸만 막히는 목을 애써 소리를 내가며 그에게 내 마음을 고백해 나가고 있었다.

 

 “내가 더 잘해야 되는건데, 내가 너에게 더......”

 

 그리고 그 때였다. 시야에서 그가 갑작스레 커지더니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 그것은 쥐어짜던 내 목소리를 삼키며 천천히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가 내게 키스했다.

 

 “그런 말 하지마.”

 

 ......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네가 내게 왜 미안해 해. 넌 지금도 충분히 내게 과분하게 도움을 주고 있고, 고마운 사람이야. 네가 날 빛나게 해주고 싶다며. 나도 똑같아. 나도 널 빛나게 해주고 싶어. 이제야 네가 그리던 꿈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게 됏는데 나는 그런 네가 나 때문에 미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애초에 이렇게 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해준 사람은 너고, 이 노래를 만들 수 있게 영감을 준 사람도 너야. 널 만난 후로부터 모든 게 다 당신 덕인데 왜 당신이 미안해 해. 난 오히려 네게 더 고마운 걸.”

 

 “......”

 

 “그러니까 그런 것 하나하나에 미안해 하지마.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제일 속상한 법이니까.”

 

 고든은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그 포근한 품 속에서 얼마 만인지 모를 정도로 펑펑 울었다. 고맙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5.

 

 -신인 가수 엘레나 화이트. 폭발적인 인기에 오는 11일 공연까지 전석 매진.-

 

 -**entertainment 소속 대형 신인 엘레나 화이트. 온라인 차트 5주 째 1등.-

 

 -천재 작곡가 케빈. 엘레나 화이트의 자작곡을 극찬하다.-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데뷔를 하게 된 엘레인은 빠른 속도로 유명 인사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녀는 특유의 청아한 음색과 독특하고 매력적인 자작곡으로 ‘대형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부착한 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언론들이 그녀의 행적에 집중했고, 인터넷에선 그녀에 관한 글들이 수두룩했다. 그녀는 갈수록 더 큰 무대에 올라갔고, 더 바빠졌다.

 

 엘에인은 자신의 꿈을 이뤘다. 더 큰 무대에 올라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줄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한 기쁨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마음이 되게 불편했다. 바로 고든 때문이었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든은 잘 되지 않았다.

 그는 예전처럼 자작곡을 담은 앨범을 들고 여러 기획사들을 찾아다녔지만 그의 기대완 달리 그들의 반응은 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분명 음악적 스타일부터 시작해 많은 걸 바꿨을 텐데 왜 결과는 예전과 같은지 의문이었다.

 

 엘레인의 조언과 지금 포기하면 다시는 음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든은 포기를 안 하려 노력했으나 갈수록 힘들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안 나올 때 지쳐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점점 엘레인의 얼굴을 보는 것도 tv에서나 자주 볼 수 있었다. 엘레인의 성공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었으나 그녀가 그것으로 인해 자주 얼굴을 비추지 못하는 건 별로였다. 인기가 많아질수록 바빠지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엘레인은 점차 바빠지더니 곧 집에서 볼 수 있는 날보다 볼 수 없는 날이 더 많아졌다.

 

 물론 그는 엘레인이 의도적으로 그러는 게 아니란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위해 집에 있는 날이면 그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허나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건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고든은 실패를 겪을수록 엘레인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불을 키면 쓸쓸한 방만이 그를 반기는 날이 비일비재했다. 그는 갈수록 외로워져 갔고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9월 1일.

 

 또 다시 퇴짜였다. 레넌 엔터테인먼트...였나? 이제는 내가 오디션을 보려 했던 기획사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많은 곳을 돌아다닌 탓이겠지. 엘레인을 만나기 전 정도로 오디션을 보고 다녔고, 또 그만큼 거절을 당했다. 역시 세상은 쉽지 않았다. 신은 내게 엘레인을 주었지만 음악적 성공은 주지 않은 것 같았다. 분명 음악 스타일도 많이 바꾸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왜 결과는 똑같은 걸까. 엘레인의 위로와 다시 한 번 그만두면 더 이상은 음악을 할 수 없을까봐 포기는 하지 않고 잇지만 갈수록 힘들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내 힘이 돼주던 그녀가 있었지만, 그녀도 요즘은 집에서보단 tv에서 자주 보였다. 엘레인이 더 큰 무대에 서고 꿈을 이룰수록 분명 좋긴 좋았지만......그로 인해 자주 볼 수 없는 건 아쉬웠다.

 

 터덜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다녀왔어.”

 

 라고 인사했따가 오늘은 엘레인이 어느 뮤직 카페에서 공연하는 날이란 걸 깨달았다. 씁쓸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런 날이 자주 있긴 했지만 아직도 그녀가 없는 집은 낯설었다.

 

 집 안은 모든 불이 꺼져 있었다. 옛날에 나 혼자 자취했을 때와 똑같이. 불을 켤까 하다 그냥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털썩 앉았다.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나니 비로소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았다.

 

 배가 고픈데 뭘 해먹긴 싫었다. 같이 먹을 사람이 없는 밥은 그다지 맛있지도 않았다.

 

 ‘꼭 챙겨먹어.’

 

 엘레인의 말이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건 너무 무리한 요구였다. 연이은 실패로 힘이 쭉 빠진, 같이 먹을 사람도 없는 남자는 밥 먹을 힘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가만히 tv 화면 속의 검은 화면만 바라봤다. 리모컨 버튼만 누르면 어느 채널에선간 엘레인이 나오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tv를 켜지 않았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검은 화면 속에는 엘레인이 아닌 내가 있었다.

 

 “......”

 

 ......난 언제쯤 이렇게 검은 화면이 아닌 진짜 tv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9월 4일.

 

 이틀 동안 집에 머물던 엘레인은 오늘 아침에 또 다시 스케줄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갔다. 뭐라 말했던 것 같은데 처음 들어보는 지역이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열리는 큰 축제의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다.

 

 엘레인은 어젯밤 나에게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물론 나도 꼭 가고 싶었지만 일을 이틀 이상 빼는 건 무리였던지라 다음에 같이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됐다.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했으니 최소 3일은 걸리겠지. 그녀가 현관문에서 작별 키스를 하며 손을 흔들 때 그런 생각을 했다.

 

 ‘당분간 저녁은 글렀네.’

 

 ......아니나 다를까. 그 날 저녁, 혼자가 된 나는 밥을 먹지 않았다.

 

 9월 8일.

 

 그녀의 복귀가 생각보다 늦어졌다. 악천후로 인해 비행기가 하루 지연 된다고 했다. 내일이면 눈보라가 멎을테니 아마도 내일 저녁쯤엔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아마 내일 저녁쯤에 도착할 것 같아.”

 

 전화기 너머로 미안한 기색이 가득한 엘레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그래?”

 

 “응...미안.”

 

 “아냐, 네가 왜 미안해. 눈보라가 잘못한 건데 뭐.”

 

 “그래도......”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고마워.”

 

 “......”

 

 “그 대신, 가면 뽀뽀 실컷 해줄게.”

 

 “질릴 때까지?”

 

 쿠쿡.하고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질릴 때까지.”

 

 “알겠어. 입술 깨끗이 닦고 있을게. 조심히 와.”

 

 “응, 최대한 빨리 갈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전화가 끊기는 음이 들리자 그제서야 나는 핸드폰을 귓가에서 뗐다. 그리고는 멍하니 식탁을 응시했다.

 

 “......”

 

 그곳엔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해 만든 갖가지 요리들이 올려져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테이크부터 파스타, 빵, 스프. 등등 여러 가지가. 엘레인이 도착하면 깜짝 파티로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망할 눈보라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한참을 바라보다 스테이크를 한 조각 집어먹었다.

 

 ......

 

 ......

 

 분명 간도 잘 되고 굽는 정도도 완벽했는데 이상하게도 맛이 없었다.

 

 9월 9일.

 

 엘레인이 추위 때문에 새빨개진 볼로 집에 돌아왔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따뜻한 물을 받아놨으니 샤워부터 하라 하고 만들어 놓은 요리를 식탁으로 옮겼다. 대부분 어제와 똑같은 요리들을 새로 만들었다.

 

 엘레인은 맛을 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내가 해주는 음식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내가 어젯 밤 이것과 똑같은 식탁을 차린 건 말하지 않았다.

 

 엘레인은 밥을 먹으며 이번 공연 때는 어떤 일이 있었고 공연이 어땠는지에 대해 환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항상 공연이나 무대가 끝나고 나면 그것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주는 걸 좋아했다. 이번엔 유독 기쁜 얼굴로 말하는 걸 보니 되게 재밌었던 모양이었다.

 

 평소엔 되게 재밌게 듣고, 맞장구도 많이 쳤을 텐데 오늘은 뭔가 기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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