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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디온
작가 : 염적
작품등록일 : 2017.11.7

과거 중간계를 휩쓸었던 원인모를 악마들의 습격이 일단락 된지도 어느새 20년, 전쟁을 종식시키는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세 명의 인간영웅 에디온 중 가장 강력한 자인 에르세데스 메데스의 아들인 에르세데스 이안은 평화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며 20살의 성인으로 거듭난다. 처음으로 맞는 방학에 떠난 첫번째 여행. 하지만 여행도중 대륙 곳곳에서 이상현상들이 발견되고, 이안과 일행의 앞에 다시 한 번 악마들의 위협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 2장 : 전조 (3)
작성일 : 17-12-12 23:03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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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은 올라갈 때 보다 내려올 때가 훨씬 수월했다. 단숨에 계단을 내려오고 나니 데스크에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는 칼리프의 모습이 보였다. 종이에 빼곡 하게 검은 글씨들이 적힌 걸 보니 아마도 방금 말했던 용병 보고선가 뭔가 그것을 작성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칼리프는 몇 글자를 금새 적어내더니 우리가 그를 부르기도 전에 보고서 작성을 마치고는 먼저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발견해 내었다. 그가 손을 흔들며 외쳤다.

 “여길세!”

 칼리프가 생각보다 소리를 크게 지르는 바람에 우리는 주변의 시선을 집중받을 수 밖에는 없었다. 몇몇은 돋보기를 쓴 채로 책에 집중하던 시간을 빼앗긴 듯 한 표정으로 우리를 쏘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당당해야 하는거다.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여관 데스크가 뭐 입다물고 독서만 하는 공간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 일행엔 무려 팔레다임과 마법사까지 있다고. 흠흠, 뭐 에디온도 한 명 있고. 우린 잘못한 게 없다!

 “아, 죄송합니다.”

 칼리프으으으으으! 거기서 사과를 해 버리면 내가 뭐가 됩니까?

 회관 밖으로 나서자 중천에 떠 있는 해가 눈에 들어왔다. 뙤약볕이 도시의 모든 것을 내리 쬐고 있었다. 여전히 시장 거리는 한산 했고, 상점 주인들은 침울했다.

 우리는 칼리프의 안내를 받으며 다시 달토끼 여관으로 향했다. 주인장은 방금 전 여관 방을 반납한 우리가 다시 여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우릴 보고 놀란 것이 아닌 것 같다. 그의 시선은 마법사를 향해 있었다.

 “어? 칼리프님?”

 그는 허겁지겁 나와서는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그는 그제야 우리를 쳐다봤다. 한 번 더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가 물었다.

 “아시는 분들 이십니까?”

 “그렇네, 간단한 용무가 있어서 찾아왔어.”

 그러자 여관주인은 세번째로 깜짝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고, 말씀 하시지. 칼리프님의 친구분들이었다면 식사 한 번 이라도 더 대접했을텐데요.”

 “괜찮습니다. 하하.”

 “무슨 일로 오신건지요?”

 “아, 찾아야 할 사람이 한 명 이곳에 머무르고 있어서요. 그를 만나러 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제가 뭐 더 도와 드릴 일은 없고요?”

 “네. 괜찮습니다.”

 여관주인은 그 말을 듣고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더니 다시 자신의 자리로 들어갔다. 밀레는 조금은 경외감을 담은 눈빛으로 칼리프를 쳐다봤다. 나는 칼리프의 뒤편에 서있어 그의 얼굴을 차마 쳐다볼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자네 꽤나 선망받는군.”

 “다 아는 사실을 굳이 한번 더 말할 필요는 없네.”

 거만함은 마법사의 특징이랬나, 뭐 사람은 모두 자기 거만을 가지고 사니까. 굳이 그걸 마법사에게만 국한시켜서 생각하는 것도 편견이겠지. 하지만 지금 내 눈앞의 마법사를 바라보면서 계속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군.

 우리는 계단을 올라가 에온이 머무르고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칼리프는 그가 207호실에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우리는 2층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복도는 좁았지만 길었다. 양 쪽으로 방이 쭉 나열해 있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4층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양 쪽으로 방이 쮹 나열해 있었다,

 우리는 쭉 걸어갔다. 호수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었다. 201… 202… 203…… 207. 여기다.

 칼리프는 바로 손잡이를 잡아들었다. 그러나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 대신 먹먹하게 막히는 소리가 우리의 귀에 들려왔다. 방문은 잠겨 있었다. 사실 객실문이 잠겨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굳이 문을 돌려볼 이유도 없었을 텐데.

 “역시 잠겨있군. 평소 같았으면 문은 잠그지 않고 문고리만 걸어놨을 텐데. 이렇게 문이 잠겨있다는 것은 에온이 아주 곤히 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네.”

 그래서 막무가내로 문을 열려고 했었던것이군. 흠, 그래도 좀 예의가 없는 행동 아닌가.

 그는 문 손잡이를 다시 한 번 휘어잡았다.

 “그리고 에온은 한 번 자면 업어가도 알지 못하는 성격이지.”

 그 말과 동시에 문을 굳게 잡은 손아귀 주위로 푸른 스파크가 일어났다. 스파크는 마치 불꽃이 나무들을 먹어치우듯이 문고리를 휘어감으며 열쇠구멍 사이로 들어갔다. 곧이어 그 틈새는 살짝 눈이 부실 정도의 푸른 빛을 뿜어 냈다. 그리고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러니 이렇게 직접 문을 여는 수밖에. 에온! 일어나게, 날세!”

 칼리프는 문을 연 후 곧바로 소리를 질렀다. 나는 몸을 쭉 내빼 객실안을 바라봤다. 객실은 우리가 머물렀던 곳에 비해 한없이 작았다. 정말 딱 한 명만을 위한 객실이라고나 할까.

 성인 남자가 한 명 들어가면 꽉 찰 만한 침대에는 누군가가 누워있었다. 상의는 입지 않은채로, 하의는 후줄근한 바지 하나만 걸친채로. 그 옆에는 기다란 장검 부터 자그마한 단검, 수리검, 그리고 조금은 날렵해 보이는 갑옷이 놓여져 있었다. 갑옷은 기름칠이 부족했는지 조금은 투박하게 빛났고, 그 옆으로 조금은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의 머리카락인 듯 했다. 남자의 머리카락이라고 하기에는 좀 길고, 곱슬졌다. 그리고 짙은 갈색을 띄고 있었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칼리프는 응답이 없자 성큼성큼 침대로 다가가더니 그의 옆에 선 채로 그를 내려다 보았다. 그는 그렇게 아무말도 안 한채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저기 칼리프, 지금 뭐 하는 거예……”

 “으악!”

 에온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크게 비명을 질렀다. 그는 왠지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칼리프, 뭘 한 거예요?”

 “스파크를 일으킨게로군. 자네도 참 고약한 성격이야.”

 밀레가 내 질문에 대신 대답했다.

 “말했잖나. 이렇게 안 하면 에온은 일어날 기미도 보이질 않는 사람이라니까.”

 “으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이긴 하죠.”

 그가 부스스한 머리를 휘저으며 말했다. 목소리는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겨있었다. 목소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젊어보였다.

 희미하게 뜬 눈두덩이 사이로 비추어 오는 것은 황금빛의 깊은 눈동자였다. 옅게 들어오는 커튼 틈새의 새하얀 빛 줄기를 하염없이 담아내며 빛나는 그 눈동자는 그의 혈통을 정말 그 어떤 말보다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과거 정복전쟁을 아게로의 승리로 이끈 주역, 에르메니아 그랑드리의 직계 자손이었다. 발라테라스의 귀족을 이렇게 후줄근한 차림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흔한 기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의 눈은 더욱 우리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레이널이 가장 크게 반응했다. 학문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그의 성격에 그의 황금빛 눈에 담긴 유서깊은 에르메니아 가문의 의미는 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였으니.

 “그 눈…… 정말 에르메니아 가의 사람 이로군.”

 레이널이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렸다. 놀라움에 홀로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는 레이널을 뒤로한 채 밀레가 그에게 다가섰다. 에온은 물끄러미 고개를 들어 밀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밀레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네, 팔레다임 에라니스 밀레라고 하네.”

 그러자 에온은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 손을 받아들었다.

 “당신이 그 밀레로군요. 용병기사 에르메니아 에온입니다.”

 그는 밀레와의 인사 후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갑작스레 빤히 쳐다보는 부담스러운 시선에 몸 둘바를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저 황금빛 눈은 마주 하기가 어려운 느낌이 든다.

 “당신이 바로 그 에디온이겠군요.”

 그가 내게 말했다. 그렇죠. 에디온이긴 하죠. 뭐 지금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만은. 칼 한자루도 채 다룰 수 없는 에디온을 보고 그렇게 놀랄 이유는 하나도 없는데. 때로는 이 무거운 이름이 한없이 나를 단 하나의 존재로 국한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이다.

 “에라니스 이안, 아니, 에르세데스 이안입니다.”

 신변보호 때문에 거짓 성을 말하는 것이 습관이 돼 버렸다. 젠장, 덕분에 첫 인사를 절다니.

 “반갑습니다. 옆에 계신 분은?”

 “마… 마부입니다. 레이널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예, 반갑습니다, 레이널.

 에온은 마지막으로 레이널과 인사를 나눈 후 다시 한 번 더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했다.

 “그래서 여긴 왜 온 겁니까? 이렇게 성대한 손님들까지 데리고는.”

 에온이 칼리프를 쳐다보며 물었다. 인사를 나눈 후 에서야 나는 긴장을 풀고 주위를 좀 둘러볼 수 있었다. 전등 이라고는 벽에 달린 것이 전부였다. 침대를 제외하고는 들어가 있는 것이 얼마 없었다. 고작해야 선반 하나가 전부였으니.

 “새로운 용병업무가 하나 있네.”

 “무슨 일입니까?”

 “자네도 요새 들어 알고 있겠지. 자네 나라에서 들려오는 이상현상들 말일세.”

 “잘 알고 있죠. 저번에 직접 말씀해 주시지 않았습니까.”

 “내가? 흠, 그랬었나. 여하튼간에, 거기에 보낼 사절단이 하나 필요했는데, 마침 이 친구들이 발라테라스로 간다면서 나를 찾아 왔더군.”

 칼리프는 고개를 돌려 우릴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우리를 바라보며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많은 것이 담겨있는 미소로군. 귀찮은 일을 에 되어서 기쁘다는 미소에 골치아픈 일을 해결하게 되어서 기쁘다는 미소, 거기에 괘씸하게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떠나는 이들의 여행을 방해할 수 있게되어 기쁘다는 미소까지. 나는 한마디 하려그랬지만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려 에온을 바라봤기 때문에 말을 꺼내진 못했다.

 “자네가 함께 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해 주게나.”

 에온은 칼리프의 갑작스런 임무 하달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는 마치 무슨 말을 할 지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절단의 역할이라는게 그렇게 간단한 임무는 결코 아닌데, 에온의 반응을 보아하니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임무를 맡긴게 한 두번이 아닌 것 같다.

 “언제 가면 됩니까?”

 그가 시큰둥하게 물었다. 칼리프는 다시 한 번 그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지금 바로 준비해주게.”

 에온은 이번 대답을 들고는 이번에는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건 좀 너무 경황이 없는 거 같지 않나요?.”

 “그게 내 특징이지. 이제 좀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이번엔 좀 심하군요.”

 에온이 피식거리며 웃었다. 그는 어느새 상의를 입고는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있었다. 무기를 챙기고 갑옷을 걸쳐 입는 그의 모습은 정말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것만 보고도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용병생활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임무는 발라테라스에서 일어나는 괴현상을 알아오는 것이네. 이걸 가져가면 아마 왕궁의 사람들을 알현할 수 있을 걸세”

 그는 품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들더니 에온에게 건냈다. 보아하니 무슨 서신인 것 같은데, 저런 건 또 언제 챙겼담.

 “무슨 일인지 확인한 후에는 즉시 로시스로 돌아오게. 이후에 이분들은 뭐 제갈길 가라고 하고. 임무 내용은 여기까지네. 어서 출발하게.”

 칼리프는 매끄럽게, 어찌보자면 대충으로 보일 정도로 간단하게 임무 내용을 전달했다. 에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서신을 품에 챙겨넣었다. 그가 몸을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럼 출발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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