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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디온
작가 : 염적
작품등록일 : 2017.11.7

과거 중간계를 휩쓸었던 원인모를 악마들의 습격이 일단락 된지도 어느새 20년, 전쟁을 종식시키는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세 명의 인간영웅 에디온 중 가장 강력한 자인 에르세데스 메데스의 아들인 에르세데스 이안은 평화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며 20살의 성인으로 거듭난다. 처음으로 맞는 방학에 떠난 첫번째 여행. 하지만 여행도중 대륙 곳곳에서 이상현상들이 발견되고, 이안과 일행의 앞에 다시 한 번 악마들의 위협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 2장 : 전조 (4)
작성일 : 17-12-13 21:17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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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우리는 밖으로 몸을 옮겼다.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다. 괴현상 조사라는 임무가 꼬리에 붙기는 했지만, 어쨌든 여행은 여행이다. 얼굴을 내리쬐는 햇빛 조차도 따사롭게 느껴진다. 히야, 온 세상이 아름답다.

 “즐거운 여행되게!”

 “잘 다녀올게요!”

 우리는 그렇게 칼리프와 회관과 여관 사이 중간쯤에서 헤어졌다. 그와 헤어진 후 우리는 마구간에 들려 맡겨 놓은 말들을 되찾았다. 에온은 칼리프가 건네준 문서를 마구간 주인에게 보여주더니 곧 튼튼한 검은 말 한마리를 대여받았다.

 이후 우리는 곧장 말을 타고 이벨라에 위치한 비행장을 향해 달렸다. 거추장스럽게 마차까지 데리고 비행선을 탈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덕분에 말을 얼마 타보지 못한 나에게 있어 이벨라까지의 여행은 고역으로 예약되었다.

 바람이 거세게 머리를 날려왔다. 길을 지나면 지날 수록 점점 도시의 풍경이 사라져간다. 푸른 초목이 보여오고 우리는 미케라벨의 경계를 지나 외곽지역으로 나아갔다. 말은 빠르게 다리를 움직였다. 덕분에 내 엉덩이는 들썩들썩 거리며 쉴 새 없이 안장에 엉덩방아를 찧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전에 밀레에게 말 타는 법을 배워놓았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대면서 서커스를 펼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허리가 쑤시는건 어쩔수가 없다.

 “오늘 안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내가 밀레에게 물었다.“이벨라에는 도착할 수 있을거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쯤엔 비행선이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지. 비행선은 오늘 도착하던 말던간에 내일 탑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구나.”

 음, 조금은 아쉽군. 뭐 그래도 일단은 떠난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우린 그렇게 계속 쉬지않고 달려갔다. 벌써부터 어깨가 아프다. 나머지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나? 하긴 마부에 용병에, 그리고 팔레다임까지. 말 타는거 쯤은 다들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로군. 이런, 갑자기 몸이 움츠러드는 것 같다. 나는 일부러 기죽지 않기 위해 아픈 어깨를 피고 말을 몰았다. 젠장, 그러다보니 이제는 등까지 당겨온다.

 “에온, 몇가지를 좀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아, 예 말씀 하시지요.”

 밀레가 들썩이는 말 위에서 아주 태연한 목소리로 에온에게 질문했다. 다시봐도 밀레의 승마솜씨는 놀랍다. 어떻게 말 위에서 저렇게 자연스럽게 몸을 돌리고 질문을 하는거지?

 “과거에 기사단에서 근무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칼리프가 그러던가요?”

 에온이 그건 어디서 들었냐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습니다.”

 “그 노인네, 하여간 남 얘기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 군요.”

 나는 화들짝 놀랐다. 마법사에게 노인네라니? 저 사람, 아무리 용병이라 그래도 입이 좀 거친데. 나는 혹여나 밀레가 화를 내진 않을지 걱정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호오… 노인네라.”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호오 노인네라.’ 라니?

 “말투가 건방지다고 역정을 내시진 마십시오. 제가 그 분에게 당한 것만해도 양 손가락으로도 모두 셀 수조차 없을 만큼 많으니.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는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지요. 그 말은 곧 당신이 그만큼 믿음직 했다는 소립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건 이제 더 바라지도 않습니다. 기사단에서 충분히 받았으니까요. 물론 충분한 것은 그 영감의 장난도 마찬가집니다.”

 “칼리프가 어지간히 짓궂은 짓을 많이 했나보군요.”

 밀레가 이제는 미소까지 지으면서 말했다. 저렇게 반응하는 것을 보니 아마 아까까지 함께있던 칼리프라는 마법사의 성격이 여간 지독한 것이 아닌가보다. 융통성은 많지만, 자기애가 좀 과도하고, 또 장난기가 심하다….. 흠 인물 사전에 명시 되어 있는 인자하고 근엄한 성격과는 완전히 딴판인걸. 이래서 인물과 관련된 서적은 함부로 믿을 것이 못 된다.

 “나열 하자면 끝이 없으니 그 이야기는 여기서 관두죠. 그건 그렇고 아까 물어보신 게 뭐였죠?”

 “기사단에 근무하셨다고 들었는데, 거길 나온 계기를 묻고 싶다고 했습니다.”

 밀레가 다시 한 번 방금 했던 질문을 되물었다. 에온은 그 질문을 듣더니 이제는 그런 질문을 듣는것이 지겹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매번 듣는 질문이죠.”

 “흔하지 않은 경우니까요. 기사들이 기사단에서 나오는 경우라곤 부상이나 은퇴가 전부죠. 당신 같이 자발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마스터나이츠의 자리까지 올라갔다면 더더욱 그렇죠.”

 옆에서 레이널이 거들었다. 오 이런, 그의 눈이 다시 호기심으로 번쩍인다. 레이널은 에온이 어지간히 마음에 드나보다.

 나는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보나마나 지겨워서 그런게 아니겠어? 아니면 잘 안 맞는다던지. 고작 몇 년동안 같은 일을 한 나도 지겨워 죽겠는데,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일을 해대면 얼마나 지겹겠어.

 “사실 기사단에 입단하게 된 것도 제 뜻이 아니었으니 어쩌면 나오는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죠.”

 그 말을 들은 밀레의 얼굴에 의문스러운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뜻 대로 입단한 게 아니라니요?”

 “말 그대로입니다. 마스터나이츠셨던 제 아버지께서 제가 태어나자마자 저를 기사단에 입단시키셨으니까요. 제 의지로 입단한 것은 분명 아니지요.”

 “그렇다면 어렸을 때 부터 교육을 받으신 겁니까?”

 레이널이 물었다.

 “그렇죠. 아마 처음 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이 7살 쯤 일 겁니다. 기사단을 나온 것은 21살 때 이고요.”

 “그럼 21살 때 이미 마스터 나이츠의 자리에 올라 있었단 말입니까?”

 레이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물었다. 놀란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터나이츠라 하면, 수백명의 기사들 중 가장 실력있는 12인의 기사들을 일컬는 말이다. 대체로 일반 기사가 마스터 나이츠가 되는 데 까지는 수십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 덕분에 마스터나이트들은 중년을 넘긴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자리를 21살의 젊은 나이의 청년이 올라 갔다니?

 “자랑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정확히는 17살입니다. 제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전부 제 아버지의 혹독한 훈련 덕분이죠.”

 “많이 겸손하시군요.”

 밀레가 달리는 안장에 앉은 자세를 고쳐잡으며 말했다. 그도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표정에 적잖은 경외감을 표하고 있었다. 물론 레이널은 말 할 것도 없었다.

 “겸손한 것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저를 정말 혹독하게 키우셨습니다. 아무리 기사단이 파벌싸움에서 독립된 기관이라고는 하지만 더 높은 직위의 기사들을 배출해 낼 수록 그 가문의 힘이 강해지는 것은 분명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제 아버지께서는 기사인동시에 남아있는 에르메니아 가의 가주이시기도 했으니 그러신 것이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에르메니아가가 과거 처럼 단순한 무인 가문이 아니게 된 모양이군요?”

 “예, 기사단의 가문들 중 몇 안되는 무인 문인 통합 가문이지요. 발라테라스와의 합일 과정에서 생존을 모사 하면서 그렇게 성질이 변모 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 형제자매들이 좀 고생을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형님은 가문을 이끌랴 기사의 역할을 하랴, 고생에 고생을 하시고 계시죠.”

 “형님이 계신 모양이군요? 그분도 기사이신가 봅니다?”

 “현 12인의 마스터 나이츠들 중 한명입니다. 아마 제가 기사단을 나오고 난 뒤 3년 뒤에 공석을 차지 했던 것으로 들었는데. 아직까지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렇군요. 그렇다면 방랑생활을 해오신 지는 몇 년이나 되셨는지요?”

 “이번 해가…… 13년이 되는 해로군요. 올해로 34살을 먹었으니.”

 “그 때부터 쭉 용병생활을 해오신 겁니까?”

 “1~2년 동안은 그저 대륙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떠돌이 검사 생활을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칼리프의 눈에 띄어 로시스에 용병으로 고용 되었죠.”

 둘의 대화가 쉬지 않고 계속 된지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없이 말을 타던 우리들의 앞에 드디어 드넓은 초원대신 희미하게 보여오는 거대한 도시의 모습이 빛 줄기를 타고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계속해서 이어지던 밀레와 에온 사이의 대화도 곧 끊겼다. 대신 둘은 눈 앞을 향해 그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누구라도 그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 도시 위에 떠오르는 거대한 배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니까. 어떻게 저렇게 커다란 배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지. 배의 하부에 붙어있는 부유석이라는 광석 덕분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눈으로보니 그 신비함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비행선이 뜨고 있구나.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어.”

 “그럼 오늘 탈 수 있는 건가요?”

 나는 기대감에 가득 찬 채로 밀레에게 물었다.

 “글쎄다. 일찍 도착하기는 했지만 벌써 해가 지고 있구나.”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동쪽은 아직 푸른 색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동쪽의 하늘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이글거리는 태양에 잔뜩 젖어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임에는 분명했지만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날이 져 간다는 사실은 전혀 즐겁지 않은 사실이었다.

 “오늘 타기에는 무리겠군요.”

 레이널이 대신 내 말에 대답했다. 나는 풀이 완전히 죽어서는 아까보다는 속도를 줄인 말에게 괜히 성질을 부렸다. 말은 너 편하라고 천천히 달리고 있는 자신에게 무슨 화풀이냐며 작게 울음소리를 냈다. 에온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도시가 점점 가까워지자 아쉬움은 점점 사라져갔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도시의 경관이 정말 엄청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이벨라를 직접 본다면 그 어떤 속앓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잠시 저 마음 뒤편으로 넘겨둘 것이다.

 양 대로변에는 길게 늘어선 연 노랑빛 불빛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바닥에는 정갈하게 깔린 도보블록들이 빈틈없이 매워져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꼼꼼한 이벨라의 성격을 풍겨왔다. 또 저 멀리에서 울려오는 마지막 비행선의 착륙음, 그리고 북적이는 거리의 활기, 그리고 미케라벨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고풍스럽게 풍겨오는 건물들의 외관까지.

 “우선 묵을 여관을 찾아야겠군.”

 밀레가 말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건물은 쭉 늘어져서 가로등 뒤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흠, 여관을 찾는 것보다 고르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겠는걸?

 우리는 우선 여관을 찾기에 앞서 마구간에 들려 말을 맡겼다. 드디어 휴식을 맞이한다는 사실에 기뻐 푸르릉거리는 말들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다시 대로 변으로 돌아와 거리를 거닐며 양쪽에 위치한 건물들을 훑어보았다. 상점부터 생전 처음보는 건물들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거 찾는 거 보다 고르는데 더 시간이 걸리겠는걸요?”

 에온이 내 생각을 정확히 짚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맞장구를 쳤다.

 “그럴때는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으로 가는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지.”

 밀레의 대답에 곧장 에온이 되물었다.

 “누가 한 말이죠?”

 그러자 밀레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미소를 띄운 채로 대답했다.

 “이슈타르 경전에 적혀있는 말일세.”

 그는 그렇게 말하며 바로 왼편에 위치해 있는 가장 가까운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자연스레 그를 따라 여관으로 따라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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