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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리 집에 눌러 살게된 그녀는 흡혈귀 같은 종족?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5

어느 날 도망치는 그녀를 도와줬더니 집에서 빌붙어 살고 있습니다.........

 
[21.병원에선 조용히]
작성일 : 17-12-12 21:13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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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7시 반.

 현재 내 방에는 세인이라고 하는 젊은 간호사가 있다.

 언뜻 듣기로 나이는 20대 중반이고 아직 경험이 적어 실수하는 부분도 많이 보았다.

 흠, 필요없는 설명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세인 씨."

 "네, 정율 씨.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나요?"

 "아니요, 물을 게 있어서요."

 "설마 저와 사귀자는 말인가요?!"

 "아뇨, 그게 아니...."

 "다들 그 표정을 짓고 저에게 사귀자는 말을 하곤 했죠. 지금 그 표정을 보면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죠? 당황하지 않아도 되요. 흔히 겪는 일이라 익숙하답니다."

 "아니, 그 부분이 아니라...."

 "그럼 뭐죠? 설마....벌서 장래까지...."

 

 뭐야....이 여자. 얼굴도 시아 정도는 아니지만 어디 가서 미인이라고 불릴 정도의 외모이기는 하지만 어디 많이 이상한 것 같다.

 

 "장래라기보다 말씀 드릴 게 있어서요."

 "어머, 어머, 어머. 그럼 우리 빨리 애기 낳고 결혼하고 사귀죠!!"

 "저기, 진정 좀....!!"

 

 아....글렀다....

 말이 통하지 않아....그리고 보통은 사귄 다음 결혼하고 출산을 하는 게 보통 아니야?!

 

 "그러지 말고 제 말을....어딜 만져요!!"

 "엣, 이게 아닌가요? 그럼 제가 벗도록...."

 "자, 잠깐만요!! 저는 세인 씨와 그런 관계를 생각 해 본 적이 없어서!!"

 "왜 다들...."

 

 세인은 고개를 푹 숙이며 빨개진 얼굴로 울먹이기 시작했다.

 

 "왜 다들 저를 싫어하죠....?"

 "아니,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인기는 그럭저럭 있었는데 왜 저는 연애를 하지 못하는 거죠?! 이상하잖아요!! 인기는 있는데 아무하고도 사귀지 못한다는 게!!"

 

 그건 당신의 성급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세인 씨...."

 "이름 부르지 말아요!! 됐어요. 그래서 제가 말씀하신다는 게 뭐죠? 정. 율. 씨."

 

 이제야 원만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겠다....

 세인 씨에게 왠지 모를 미안함이 들기는 하지만 내 잘못은 그다지 없다고 본다....애당초 자폭에 가까운 발언이었으니.

 

 "오늘도 똑같이 10시에 제 방에 들어오실 건지 물어보는 거였습니다."

 "뭐, 뭐에요?! 지금 병 주고 약 주시는 거예요? 당신 방금 나를 차버렸으면서 지금 한밤중에 저를 방으로 부르시는 건가요? 뭐, 밀당인가 그거에요?!"

 "그런 게 아니라!! 그리고 전 아직 학생입니다!! 그저 방에 몇 시에 오시는 지 확인 차 물었을 뿐입니다!!"

 "아, 그거구나~"

 

 세인은 화를 내다 아주 해맑게 웃었다. 정확히는 조소를 담아서....

 

 "밤에 몰래 해결하실 거면 말 하시지~"

 "아닙니다!!"

 

 하....이제 대꾸해주는 것도 지친다....

 

 "그거라면 저기 병원 한 구석에 으슥한 곳으로...."

 "안 가요!! 끌지 마세요!!"

 "어서요! 급하시면 옷은 벗으면서 걷죠!"

 

 세인은 지정 간호사복의 치맛자락의 안으로 손을 넣었다.

 설마 속옷부터 벗을 생각인가....

 

 "세인 씨~?"

 ".......수간호사님?"

 "환자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고 했죠? 제가 저번에도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요?"

 

 내가 세인의 손을 뿌리치려 할 때 뒤에서 50대로 보이는 간호사가 세인을 다그쳤다.

 덕분에 살았다....저대로 끌려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수, 수간호사님!! 제발!! 이번은 확실합니다!"

 "살펴가세요."

 

 나는 아주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둘은 내 병실을 나갔다.

 세인 씨. ‘이번은 확실하다니요. 잘못 생각하셨습니다.’ 라고 전해주고 싶다.

 

 "이제 나와."

 "그 여자랑 많이 친한가봐?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보면 평상시에도 즐겨했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거 같고?"

 

 시아는 내 침대의 아래에 숨어 있다가 세인이 나간 후 아래에서 기어 나왔다.

 옷을 털며 저런 험악한 소리를 뱉어주신다....

 

 "너까지 왜 그래....오늘 처음 말을 걸어봤다."

 "그래, 저 여자는 리드하는 타입이니 저 여자가 매일 먼저 말을 걸었겠지."

 "그런데 너 진짜 여기 있게?"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어."

 "늦기는.... 10시까지는 아직 시간 남아 있는데."

 "너희 어머니께 오늘은 세연이네 집에서 잔다고 해놨어."

 "너 지금 선택을 잘못한 거야."

 

 우리 집과 세연이네 집은 집안끼리도 아는 사이다.

 세연이네 어머니와 우리 엄마는 동갑내기라 친하게 지내시는 것 같고 심지에 세연이와도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어찌 보면 언니와 그 동생이라고 해도 어울릴 정도로....

 

 "세연이에게 엄마가 전화하면 어쩌려고?"

 "그건 이미 손을 써 놨지."

 

 시아는 핸드폰을 꺼내들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핸드폰? 그게 어쨌는데?"

 "학교에서 세연이와 입을 맞춰놨지. 내가 오늘 정율의 병실에서 잘 건데 혹시 율이네 어머니가 전화를 걸면 세연이 집에서 자고 있는 걸로 해달라고."

 ".....그래서 못 돌아가겠다고?"

 "이미 돌아가기에는 돌이킬 수 없지 않아?"

 "너 알아서 해라. 나도 모르겠다."

 

 내심 말로는 저렇게 말을 했지만 사실은 조금 기쁘다.

 내가 아프다고 할 때 이렇게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애를 쓰면서까지 나를 간병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격을 먹었다.

 

 "정율 씨. 오늘은 뭐 더 필요하신 건 없죠?"

 "네, 딱히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럼 다행이네요."

 

 현재 밤 10시 정각.

 아까 난동을 피우던 세인 씨가 내 말을 들었는지 정확히 10시에 들어와서 다시 와서 내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이렇게 조용한 사람이 어떻게 아까와 같은 사단을 일으켰는지....

 

 "저기, 아까는 죄송했었어요."

 "아, 상관 쓰지 마세요."

 "그런데....정말로 할 건가요?"

 "네? 뭐를...."

 

 불안하다. 이 여자가 ‘할 건가요?’라고 말한 의미로 예상되는 의미는 몇 개 있지만 무엇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으며 전부 야한 발언일 것 같다.

 

 "자기위로행위요."

 "안 합니다!!"

 

 제기랄. 하필 많고 많은 것 중에서 그거냐!

 

 "후훗. 장난이에요. 정율 씨는 정말 재미있는 것 같네요."

 "아....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칭찬이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우리의 대화를 이 방의 어느 곳에서 듣고 있을지 모를 시아가 더 걱정이다.

 세인 씨가 나간 다음 무슨 소리를 들을지....

 

 "그럼 수고하세요. ‘자기위로행위’"

 "나가주세요!"

 

 그녀는 소리 없이 웃으며 방을 나갔다.

 그래도 이번에는 아까처럼 폭주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겠다.

 

 "사이 많이 좋나봐."

 "그렇지도 않지 뭐."

 

 창문이 열리더니 창문 밖에서 들어오는 이시아.

 대체 창문 밖에서 어떻게 기다렸는지 신기해질 따름이다.

 

 "뭐야, 그 표정은? 너 이것도 몰랐어?"

 "뭐냐, 그 밧줄은...."

 "이거? 완강기."

 

 완강기라면....비상 탈출 때 쓰는 물건인 그거?

 로프에 걸고 내려가는 그 완강기?

 

 "그걸 타고 지금까지 밖에 있었던 거야?"

 "이게 제일 안 들킬 것 같아서."

 "이게 제일 위험하잖아!"

 

 대체 떨어지면 어쩌려고 이런 걸....

 지금 내 방은 이 병원은 5층에 위치해 있다.

 실수해서 떨어지면 크게 다칠 위험도 있지만....안 다쳤으니까 괜찮은 건가?

 

 "이제 더 이상 들어오진 않지?"

 "어, 아마 그럴 거야."

 

 가끔씩 자는 도중 들어오는 간호사도 있긴 하지만 세인 씨가 당번일 때에는 밤에 들어오지 않는 편이다. 다른 방은 잘 모르겠지만....

 

 "그럼 뒤 돌고 있어."

 "....어째서?"

 

 시아는 내 침대의 아래에서 자신의 가방을 꺼냈다.

 가방이 내 침대 아래에 있는 것도 몰랐다....

 

 "잠옷으로 갈아입을 테니까 등 돌리고 있어."

 "가방에 잠옷도 넣어놨냐...."

 

 놀랍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놀라지 않았다.

 그냥 ‘진짜 여기서 자기로 결심했구나.’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원하지 않게 등을 돌리고 있는 지금 옷자락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귀에 들려온다. 우리는 평상시에 같은 방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몸을 본 적이 없다.

 서로간의 배려를 통해 최소한의 양심에 찔릴 행동은 하지 않았다.

 

 "....."

 

 방음이 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병원은 항상 조용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가 옷을 벗는 소리는 나에게 엄청난 자극을 주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성과 본성이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뒤를 돌면 시아의 알몸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찾아오는 엄청난 매도와 잔소리는 견딜 자신이 없다.

 시아의 속옷 차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남성의 탐구 정신이 들끓고 있다. 때문에 더욱 보고 싶다는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정율 씨. 혹시 여기에...."

 "........."

 "........."

 

 시아는 내게 등을 돌린 채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시아의 속옷을 제외한다면 올 누드를 감상할 수 있었지만 그 유흥은 금방 깨지고 말았다.

 내 방에 세인 씨가 들어왔다....

 그리고 조건 반사적으로 시아는 나를 쳐다보았고 내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채버렸다.

 

 "흐읏...!"

 

 그녀는 울먹이며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고 나는 재빨리 덮고 있는 이불을 시아에게 씌워주었다.

 

 "정율 씨...? 역시 그런 걸 할 생각이었어!!"

 "아, 아니에요! 오해를...."

 "그럼 저기서 벗고 있는 여자는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요?"

 "이, 일단 소리 지르지 마시고 얘기를...!!"

 

 야, 이 사람아. 병원 사람 다 깨우겠다.

 들키면 나는 그대로 생매장이라고!!

 

 "........."

 "그 말은.... 벗고 있는 게 아니라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고 몰래 여기서 자려고 했다?"

 "네....맞습니다."

 "그리고 넌 내 알몸을 보려고 했지."

 "네...아니, 아닙니다. 시아님!!"

 

 세인 씨에게 간략하게 설명을 마쳤을 때 시아가 병실 안에 배치되어 있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이건 뭐.... 進退兩難(진퇴양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방에 적이 꽉 막혀있는 것 같다.

 

 "그럼 이 여자는 정율 씨와 무슨 관계죠?"

 "가족입니다. 같은 집에서 살고 있고요."

 그래,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만....

 

 "누나? 여동생?"

 "둘 다입니다."

 

 어이, 그건 아니지....

 

 "이란성 쌍둥이 인가요?"

 "네, 원래 둘이서 하나입니다."

 

 계약의 얘기를 하지 말라고....너와 나는 서로 다른 배에서 태어났어.

 

 "흠....역시 이 일은 부모님께 연락하고 이 방에서 내쫒아야겠네요."

 "세인 씨. 한 번만 봐주시면....안 될까요?"

 "잘못하면 제 돈줄이 끊길 수도 있는데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 간호사에서 해고당할 수도 있다.

 환자들이 많은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가 외부인의 출입을 눈감아 줬다는 사실이 들키면....

 

 "뭐 해주실 건데요?"

 "....네?"

 "뭐 해주실 거냐고요."

 "이 남자를 노예로 드리겠습니다."

 "야!!"

 

 진짜 무서운 소리 하지 말라고....

 노예로 저 여자에게 팔렸다가 내년에 아이 셋의 아빠가 될 수도 있다고....

 

 "저...그게....뭘 해 드릴까요....?"

 "푸훗. 진짜로 그걸 생각하고 있어요?"

 "....네? 가짜인가요...."

 "이번 만 눈감아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살았다....이 소식이 엄마의 귀에 들렸다가는....엄마가 유세연의 부모님께 연락을 해서 소식을 전하고 그 소식이 유세연의 귀에 들어가고 또 최유진의 귀에 들어가는 엄청난 대 테러 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내일 아침 9시까지는 여기 있어야 하는 거 아시죠?"

 "네, 당연히 알고요."

 

 이 병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외부인의 출입을 받는다.

 따라서 시아가 나갈 수 있는 시간은 최소 오전 9시부터 나갈 수 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네, 눈 감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정율이 항상 민폐지만...."

 

 세인 씨가 내 방에서 나간 직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묵직한 손이 내 어깨를 잡았다.

 

 "그래서. 이제 속옷 건은 어떻게 넘어가려고?"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뭐라고 사죄를 드려야 할지...."

 "여기서 보여줄 생각은 없었는데 뭐야 대체? 보고 싶으면 말 해. 보여줄게."

 "....그거 진심으로 얘기하는 말이니?"

 "정말인 줄 알았어? 이런 말장난에 속다니 한심한 남자네. 다시 침대에 누워."

 

 나는 시아의 말대로 일으키던 상채를 다시 침대 위에 눕혔다.

 내가 누운 옆자리에 걸쳐 앉은 시아는 내 눈 위에 손을 얹으며 말을 하였다.

 

 "눈 감아. 이번에도 수작부리면 안구 채 다 뽑아버릴 테니까."

 "가, 감았어."

 

 나는 진심으로 실눈하나 뜨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정말로 안구가 뽑힐지도 모르니까....

 

 "정율....넌 내가 어때?"

 "......"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시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여기서 해 버릴까?"

 "해, 해버리다니....? 뭐를?"

 "어른의 세계."

 

 무심코 눈을 떠버릴 뻔했다.

 지금 시아가 말하는 어른의 세계.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왜?’라는 의문감이 들었다.

 

 "왜? 하기 싫어?"

 "아니, 아직 이르달까....우리 그런 관계도 아니고...."

 "....뭐야, 거짓말이야. 또 속고 있네."

 

 그녀는 힘없이 웃었다.

 눈은 보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상상하기 힘든 표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좋아해."

 나는 그 말에 무심코 눈을 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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