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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성범죄 수사팀
작가 : 유지
작품등록일 : 2017.12.11

과거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성범죄 피해자 차유연, 유연은 형사가 되자마자 성범죄 수사팀을 만들고 팀장인 한상혁과 함께 끝없이 일어나는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강남역에 일어난 강간사건의 해결을 위해 출동한 유연은 예상밖의 인물과 마주치는데, “네가 날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뗄레야 뗄 수 없는 지독한 악연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유연과 강간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택해버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든 상혁의 미스터리 로맨스.

 
File 12. 그 날
작성일 : 17-12-11 16:1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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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완과의 끔찍한 악연이 시작된 건, 불과 1년 전부터였다.

 

  사실, 이시완은 1년전 처음 갔던 클럽에서 만나게 된 남자였다. 번쩍거리는 조명과 쿵쾅거리는 비트가 귓가를 때리는 스테이지에서 뭔가에 홀린 듯 기괴하게 춤을 추고 있는 이시완을 보며, 주니는 알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몹시 이상한 감정을.

 

  주니는 연애를 한 번도 해본 경험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를 아예 만나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동안 아슬아슬한 썸도 많이 탔었고, 예쁜 외모 덕에 친구들에게 남자 소개도 많이 받았으며, 술집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는 남자들과 원나잇을 보낸 적도 많았다.

 

  수많은 남자들을 만나봤지만, 언제나 그랬듯 남자들은 다 비슷했다.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싫증날 정도로 똑같기만 해서 연애라는 걸 뒤로 밀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이시완은 다르게 느껴졌던 걸까?

 

  남자란 동물에 지겨워지고 있을 때쯤, 주니는 이시완을 보며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그건, 주니가 그동안 만나왔던 남자들에게서 느꼈던 감정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었다.

 

  이시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언제나 그를 보면 사랑과 미움, 그리고 동정 등의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 주니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까.

 

  이시완은 주니의 이상형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이었다. 하긴, 그럴만한 게 외모하며, 재력하며, 이시완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절대 만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었는데, 훅 다가온 이시완은 주니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그래, 어찌 보자면 주니가 이시완에게 빠지게 된 것도 당연한 일인 듯했다. 그건, 주니의 이상형이기 때문에 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문제였다. 이시완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고, 마음을 잡았으며,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매력을 가진 이상한 사람이었으니까.

 

  그 날 이후로, 주니는 늘 시완을 따라다녔고, 시완은 그런 주니를 귀찮아했다. 말도, 마음도, 몸도 이시완에게 다 받칠 정도로 주니는 그를 사랑했다. 이시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잘 알고 있었음에도, 포기가 잘되질 않아서 주니는 늘 시완의 곁을 맴돌 수밖엔 없었다.

 

  “죽고 싶냐?”

  “시완아.”

  “그만 따라다니라고.”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시완도 어느 정도는 주니를 받아줬으니까. 이시완이 하는 말은 다 장난일거라고 믿고 있었다. 뭐, 그럴만한 게 이시완은 주니에게 가끔씩 선물도 해줬고, 키스도 해줬으며, 심지어 몸도 섞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이 끔찍한 지옥의 시작이었다.

 

  핑크빛이 맴돌던 사랑은 점점 더 짙은 색으로 변하더니, 머지않아 기괴하게 뒤틀리고 말았다. 이시완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들이 커져 집착으로 변한 순간, 주니는 이시완을 몰래 미행하던 중에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것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아주 끔찍한 광경을 말이다.

 

  그 날, 이시완은 술에 취한 듯 보였다. 아니, 취한 척 하는 것처럼 보였다. 걸음걸이는 비틀거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손끝은 몹시도 태연했으니까. 위태로운 걸음을 옮기던 이시완은 길을 가던 여성의 뒤통수를 둔기로 내리치더니, 그녀를 기절시킨 후,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아악!”

 

  그리곤, 그녀를 강간한 후, 처참하게 살해했다.

 

  정말이지, 미쳤다고 생각했다. 아니, 도무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태연하게 죽일 수가 있겠는가? 코끝을 맴도는 피비린내에 주니는 몇 번이고 뺨을 내리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를 썼다. 이건 모두 꿈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재밌네.”

 

  하지만, 그 모든 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온 공간을 울렸다. 피로 범벅이 된 이시완의 얼굴을 보며, 주니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손끝이 벌벌 떨리고, 눈앞이 핑핑 돌았다.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났어야했는데, 당장이라도 달려가 신고를 했어야했는데, 그저 눈앞에 자리한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설였던 것이 문제였다.

 

  “아 뭐야.”

 

  삐걱거린 목이 천천히 돌더니, 주니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봤어?”

 

  주니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밖엔 없었다.

 

 

 

 *

 

  시간은 어느새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곤히 잠들어있는 민식의 곁으로 분주한 발걸음이 온 공간을 헤집고 다녔다. 선경은 병실 주변을 빙빙 맴돌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아까 전 시언이 건넨 말이 자꾸만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었다.

 

  ‘뭐 하러 손까지 잡냐?’

 

  으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시언이 던진 그 말의 의도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으나, 대충 눈치를 봐선 시언이 선경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질투가 잔뜩 섞인 말을 자신에게 던질 리가 없을 테니까.

 

  “어떡해, 정말.”

 

  불퉁한 얼굴로 툭 쏟아낸 말이 심장에 콕 박혀 자꾸만 마음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런 말은 예고 좀 하고 해주던가, 매번 이런 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탓에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선경은 잔뜩 붉어진 얼굴을 감싸 쥐며, 하아 하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늘 이런 식이라니까.”

 

  그래, 시언은 늘 이런 식이었다. 기껏 힘들게 고백했을 땐,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해놓고, 늘 이런 애매한 태도로 사람을 고문시키며, 마음을 접지 못하게 만들었다. 뭐, 물론 그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자꾸만 혼자서 기대를 하게 되니까. 언제나 힘들어지는 건 선경뿐인 듯했다.

 

  시언은 미친개라는 별명답게 매서웠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면이 많은 남자였다. 워낙 표현을 못하는 성격이여서 그렇지, 딱딱하게 굳어있는 겉마음을 벗겨내면 속은 늘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차있었으니까. 그 탓일까? 선경은 시언의 반전 매력에 빠져 잘 헤어 나오질 못했다.

 

  사실, 선경이 시언을 좋아하게 된 건 꽤 오래전 이야기였다. 선경이 수사팀에 들어온 첫 날부터 시작된 일이였으니, 선경의 짝사랑은 벌써 2년을 넘어가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1년정도가 되었을때까지만 해도 시언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스스로 최면을 걸었었는데, 지금은 최면도 통하지 않을정도로 푹 빠져버리고 만 듯했다. 시언의 작은 행동까지도 모두 설레게 느껴지는 걸 보면.

 

  마음이 이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절대 좋아하는게 아닐 거라고 믿었었는데, 꾸역꾸역 참아왔던 감정이 터져 버린건,

 

  그래, 바로 그날 부터였다.

 

  “멍청아.”

 

  선경은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사람들의 시선을 마주하기가 두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바닥을 향한 시선 탓인지 걸어가던 중에 전봇대나 벽에 부딪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럴 때마다 늘 선경의 앞에 나타난 시언은 투박한 손을 뻗어 선경의 이마를 가볍게 붙잡았다.

 

  “너 자꾸 앞 안보고 다닐래?”

 

  그 날은, 이상했다. 또 다시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칠 뻔한 선경을 막은 건, 어김없이 등장한 시언이었다. 날카로운 목소리에 선경은 흠칫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 시야 앞에 자리 잡은 얼굴이 매서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무섭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이마가 한번 깨져봐야 정신을 차리지, 어?”

 

  시언이 건네는 말들은 모두 걱정 때문에 하는 말이라는 거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시언의 거친 언행에도 아무렇지 않게 회사 생활을 버틸 수 있던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날은 자꾸만 눈물이 차올랐다. 식은땀으로 가득 찬 이마를 덮은 손이 한없이 거칠고 따스하기만 해서,

 

  “야.”

 

  그래서,

 

  “너 우냐?”

 

  선경은 울음을 터트릴 수밖엔 없었다.

 

  “하아, 정말.”

 

  선경은 머리를 마구잡이로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문득 떠오른 과거의 기억들은 아직도 너무 생생하기만 해서 도무지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던 탓이었다. 마음이 이상했다. 간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선경이 벅벅 마른세수를 했다. 시언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 다 좋은데, 정말 행복한데, 그러면 뭐하겠는가?

 

  “날 좋아할 리가 없잖아.”

 

  어차피,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는데.

 

  “뭐가 아쉬워서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하겠어.”

 

  그래, 생각해보면 그랬다. 시언 같은 남자가 도대체 자신 같은 여자를 만나겠는가? 뚱뚱하고 얼굴까지 못생긴 여자를 도대체 왜?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어떤 남자도 그런 선택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으니까.

 

  “바보 같다, 진짜.”

 

  선경은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힘겹게 병실을 나섰다. 이런 기분으로 민식과 같이 있다간,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의 기댄 채로 엉엉 울음 토해낼 것 같아 바깥바람이라도 쐬고 와야 할 듯했다. 점점 더 멀어지는 뒷모습으로, 코너를 돌아온 매서운 시선이 꽂혀들었다.

 

  “늦었네.”

 

  시언은 두 손에 쥔 캔 커피를 만지작거리며, 아쉬운 탄성을 터트렸다. 어느새, 선경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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