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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미프라친카치아 (미친+가짜+츠프라카치아)
작가 : 나드
작품등록일 : 2017.12.10

미프라친카치아=미친+가짜 + 츠프라카치아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이라고 의미부여한 창작이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작품소개' 적는 이 페이지는 단락바꾸기가 되지않고 연결되어 보여집니다. 그래서 부득이 빈칸에 점선이나 실선을 누르는것으로 엔터기능을 대신하는 점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제목의 유연성]


1. 뇌 세포의 널뛰기
- 뇌의 분주함

2. 미친 ‘인(人)’ 이라는 느낌표! ‘현대인’이라는 마침표.

3. 나도 ‘미프라친카치아’란다.
-> 주인공은 수려한 외모로 인기많은 수학선생이다. 읽어보면 알수있듯이 꼬여있는 내적 상태가 어릴적 권위자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비롯된것이라는 정신과 의사 얘기가 나온다.

4. 미친년
-> (이것저것 다 뒤로하고 딱! ‘미친년’ 이라고 할 까도 생각 함)
‘년’은 한해 두해 연도의 ‘년’ 과 주인공이 정신과 상담받는 여자 설정으로 나오니 그녀의 ‘년’ 의 중의적 표현으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러 분야에서 요지경 세상! (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을 나름 소설에 녹였다. 여러모양으로 사람들을 분노케했던 여러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넣자고 하거나 이미 출판되어있는 다른 단행본의 어떤 구절들을 추천하면서 넣자고 하면 살붙임해서 에피소드와 어우러지게 인서트해서 고쳐 쓸 수 있다. 즉, 이 소설 이대로 픽스가 아니라 가감할 수 있음으로 유연성있게 읽어보시면 되겠다.)


그리움, 기다림, 고백, 용서, 회복, 사랑이라는 감정을 녹여 만든 ‘행복’이라는 것을 기대하게 된 주인공!
현대인들의 내적치유에 관한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쩌다 어른> 이나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내적치유세미나> <행복찾기세미나> <웃음치료> <분노 다스리는 법>등 수많은 이름으로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자기계발’, ‘상담심리’ ‘정신분석학’ 등의 책들이 고정적으로 많이 팔린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뭔가 치유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 갈 것인가를 찾고 자기에게 적용하려는 노력을 무던히도 하고 있다는 예라고 볼 수 있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현대인들! 자! 겉으로는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한가지에는 미쳐있을 수 있는, 아니 미쳐있지 않고서야 버틸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안쓰러운 존재들로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스스로 고립된 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으면서 누군가가 다가와 주기만을 바라는 쓸쓸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가?
‘혼밥’ ‘혼술’ 이런 말로 그럴사 해 보이도록 포장하지만 실상은 고독과 공허함이다.
나쁜것에만 중독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유해한 것이든 유익한 것이든 중독이 되어 계속 혼자 그 무엇인가를 즐기며 세상과 단절하고 겉으로는 나이스한척 살고 있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속을 면밀히 들여다 보는것에서 이 소설이 구상되었다.
사람의 손이 닿으면 시들어버리지만 손닿았던 사람이 지속적으로 만져주면 더 싱싱하게 자란다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각각의 ‘그 식물’ 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접목했다.
식물은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으나, 각 사람은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발로 누구에게든 다가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발이 없는 식물인양 길들여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여튼,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로 정하고 소설이니만큼 세상에 없던 식물 이름을 짓고 싶었다. 매끄럽게 설명하지는 못했으나 위에 적은 것들을 접목시켜 이름을 지어보자 싶었다. ‘요지경 세상’ ‘미친세상’ ‘미친사람’ ‘가짜가 판치는 세상’ ‘가짜 인격’ ‘가식’ 에 아프리카 말 ‘츠프라카치아’ 이 단어들을 놓고 발음을 할 때 일어나는 현상들로 조합해 보았다. 남미에서 온 친구 중에 ‘카티아’ 라는 이름이 있는데 한국어 공부중인 그 친구가 “저는 카티아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자리에서 “저는 가짜입니다? 가짜 라고?”하는 말을 누가해서 한바탕 웃고 지나갔던 일을통해 힌트를 얻기도 했다.
자, 그 조합을 어떻게 배열 할 것인가에서 이름처럼 한번에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짓자 생각했다. 그렇게 정해진 것이 ‘미프라친카치아’ 다. 제목은 이 단어는 의도하는대로 잘라서 설명할 수 있겠다.
1. 미프라친카치아 = 미친 + 츠프라카치아
2. 미프라친카치아 = 미친 + 츠프라(카치아) +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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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작가의 설정 상, ‘미프라친카치아’는 작품 속의 설정인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식물이다.
< P.12 참조 :
‘미프라친카치아-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는 ‘윤주-식 물의 영혼을 가진 사람’ 이라고 써서 내 가슴팍에 달아야만 할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새장을 옭아매고 있는 빨간색 가시줄기를 뜯고 있었다. 가시에 찔려 내손가락 에 피가 나는 것은 마치 그 식물이 흘리는 피 같았다.>

'미프라친카치아'는 관심을 받지 못하면 시들어 버리고 쓰다듬어주면 싱싱해지는 희귀식물이다.
주인공은 J씨의 사무실에서 ‘미프라친카치아’를 처음보고 설명을 들은 뒤, 마치 주인공 자신 같다고 느낀다. 그 식물 사진을 찍어서 핸드폰 바탕 화면에 띄워두고 본다.
또 네일아트숍에서 네일(손톱)끝에다는 장식으로 ‘미프라친카치아’ 모형을 만들어, 손톱 끝에 붙이고 있다.

이 ‘미프라친카치아’는 소설 중간중간 단어가 나온다. 굳이 명사로 보여지지 않는 대목에서도 의미 부여된 에피소드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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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창작 의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 한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사람의 손이 닿으면 시들시들 죽게 된다. 그러나 한번 건드린 사람이 계속해서 만져주면 죽지 않고 더 싱싱해진다고 한다.’ 이 정보를 접한 후 생각이 많아졌다. 한없이 결벽증강한 이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 아닐까? 또한 나는 누군가의 '미프라친카치아'이고 누군가는 나의 '미프라친카치아'이지 않을까?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학교폭력, 자살률증가도 근본적으로는 각각의 '미프라친카치아'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된 현상 아닐까? 사람의 영혼이 있는 것 같은 식물이 있다면 식물의 영혼을 가진 것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보편적이지 않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에게 흔히 ‘미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듯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의미로 ‘미친’과 결합한 아프리카 음지식물의 이름같은 단어를 결합하여 “미프라친카치아”를 창작해 보고 싶어졌다.
우리 현대인의 모습이 ‘미프라친카치아’같다고 생각되었다. 자기일 열심히 하며 겉으로는 웃고 있으면서도 속으론 울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내심 누군가 인간적으로 다가와 주기를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외롭지 않은 척 하고,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외모를 치장하며 더 열심히 무엇인가(돈,명예)를 성취하려 할 수 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 목표한 것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때문에 남몰래 눈물 흘릴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몰라 답답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또한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다가와 주기만을 바라는 원래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양, 인간관계속에서도 자존심상 스스로의 발을 묶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비단,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족과도 과거의 상한 마음으로 인해 서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 않을까? 먼저 다가가서 이해하고 보듬으면 해결되거나 드러나지 않아도 될 일들을 뒤틀린 방법으로 들춰내, 서로를 상처내고야 마는 언행을 하는 안타까운 현대인들도 있다. 그 모든 것이 누군가 먼저 지속적으로 다가와 주기만 바랄 뿐 먼저 다가가는 법을 모르는 현대인 증후군이 아닐까? 이것을 ‘미프라친카치아 증후군’이라 명해봤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지만 사람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움직이는 미프라친카치아’가 되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그러나 어떤 교훈적인 것을 주지하면서 끝맺지 않을 것이다.
두구두구두구~~ 어떻게 이어갈지 기대해도 좋겠다.
중편소설 분량으로 작성 할 각오다. 긴 호흡의 맥을 놓지 않고 이어가겠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느껴진 것을, 독자가 주인공에게 역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기대하면서......

 
<중편 소설_3>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짜 + 프라카치아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 이라고 의미부여한 창작 이름)
작성일 : 17-12-10 10:31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9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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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봉지 하나만큼 채워진 먹을거리가 손에 쥐어졌을 뿐인데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흐뭇했다. 봉지를 왼쪽 팔에 끼운 채 왼손엔 따뜻한 어묵 국물이 담긴 컵을, 오른손에는 핫바를 들고 집 쪽으로 걸었다. 핫바를 우물거리느라 불명확한 발음으로 허공에다 부스러기를 튀겨가며 외쳤다.

 

  “편의점이 내 두 번째 산소통이네!”

 

  편의점에서 사 온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기 저 너머에는 엄마가 있었다. 엄마 목소리를 듣자마자 설날이라서 아빠가 집에 계실 텐데 왜 눈치 없이 전화하셨느냐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목소리의 퉁명스러움을 능가할 만큼 덜거덕대며 정리 중이던 식품들을 냉장고에 쑤셔 넣었다. 내가 아빠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을 아는 엄마는 아빠가 산책 중이라는 말로 안심시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친정을 명절 마지막 날 다녀오라 했다고 엄마가 싫어하는 쫄바지를 입고 시위 중이라는 새언니 흉을 시작으로 결국에는 나에 대한 푸념으로 이어졌다. 시댁과 친정 모두 서울에 있어서 자주 왕래하고 사는 새언니도 설날 당일에 친정 보내달라고 시위 중인데 나는1년에 한 번뿐인 설날에도 집에 들를 생각 안 한다는 핀잔이었다. 건성으로 들으며 간편 조리 스파게티를 전자레인지에 넣느라 잠시 식탁위에 놓아둔 핸드폰에서는 기운 넘치는 엄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여전히 새어나왔다. 전자레인지 다이얼을 5분에 맞춘 후, 계속 엄마 얘기를 듣고 있었다는 듯 호응하는 목소리를 내며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대었다. 엄마가 여전히 새언니에 대한 섭섭함을 하소연하고 있었다. 불호령대장 아빠 옆에서 숨죽이며 살았는데 말년에까지 며느리 눈치 보고 살아야겠냐며 말년복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던 찰라 전자레인지에서 ‘땡!’하는 소리가 났다.

  “또 인스턴트 먹니?”

 

  “엄마 말년 아니네~ 귀 엄청 밝으셔~”

  전자레인지 쪽으로 가면서 엄마 잔소리를 막아보려고 애교 섞인 목소리의 착한 딸 연기를 했다. 핸드폰을 어깨와 귀 사이에 끼우고, 전자레인지에서 스파게티를 꺼내 식탁으로 가져올 때까지 밥을 해먹지 몸에 안 좋은 것만 먹는다는 엄마의 잔소리가 계속 됐다.

  “귀찮아.”

 

  “밥통이 알아서 하는 건데 쌀 씻어 넣는 것도 귀찮아?”

 

  “공주의 피가 흘러서 무수리를 고용해야 할까봐~”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멈춰달라는 뜻을 담아 장난기 있는 말투로 착한 딸 연기를 두 번이나 했다. 그러나 엄마는 멈추기는커녕 무수리 고용할 생각하지 말고 결혼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만하시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입 안 가득 뜨거운 스파게티 면을 우물거리고 있던 탓에 그냥 들어드렸다. 하의 실종인가 뭔가 하는 패션이라면서 쫄바지 입고 시위하는 며느리 욕할게 아니라 시집가서 밥도 못한다고 소박맞을 딸 걱정해야겠다는 엄마에게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말씀하시냐고 음식을 우물거리며 대꾸했다. 엄마도 지지 않고 시대 변했다고 시집살이 변한다는 소리 있더냐고 반문했다. 반박의견을 억지로 삼켰다. ‘대한민국 며느리들의 공공의 적! 시집살이 무서워서라도 혼자 살 거니까 소박맞을 염려는 붙들어 놓으셔요.’ 속으로만 대답하느라 한 박자 침묵이 흘러간 사이를 엄마는 못 견디고 늘 하던 그 한마디를 더했다. 좋은 성적 포기하고 지방소재의 학원 강사로 가면서까지 아빠를 안보고 살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엄마의 18번 질문이었다. 순간 굳은 표정으로 스파게티 먹던 포크를 탁자에 내려찍으며 건조한 말투로 무섭게 말했다.

 

  “또!”

 

  엄마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따로 살더라도 서울에서 일하면 자주 볼 수 있을 것을. 그 놈의 선생질은 서울에서도 할 수 있잖니. 서울에 널리고 널린 게 학원인데 쯧......”

 

  1절에서 끝나지 않고 몇 절까지 계속 될지 모를 18번 노래였기 때문에 감정 최대한 절제하고 한마디만 했다.

 

  “스파게티 면 불거든.”

 

  “잔소리로 들린다는거지? 끊으마. 건강 챙기면서 일해.”

 

  엄마가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통화가 끊긴 빈 핸드폰에 대고 참았던 감정을 다 실어서 고래고래 악을 질렀다. 여러 번 토해낸 악을 통해 조금은 속이 후련해진 틈을 타고 먹다만 황토색 미트소시 스파게티가 눈에 들어왔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불쑥 아빠랑 연 끊은 건 내가 지방으로 오면서부터가 아니라 중학교 1학년 때였다는 말이 허공에 내뱉어졌다. 식탁에 앉아 왼손으로 턱을 고이고 오른손에 쥔 포크로 스파게티 그릇을 간헐적으로 찔렀다. 퍼져서 더 누렇게 보이는 스파게티를 초점 없는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황토색 미트소를 담은 그릇이 끔찍한 그날의 황토색 라면국물을 담은 그릇으로 바뀌어 눈앞에 펼쳐졌다.

 

  14년 전 그날은 하늘이 높고 맑은 가을이었다. 학교 앞 분식집이 늘 그렇듯이 가게 안은 교복 입은 학생들로 붐비고 아주머니의 손은 분주했다. 삼삼오오 앉아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친구 두 명과 라면을 먹었다. 내가 사려고 카운터로 가서 계산한 후 친구들을 향해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지어 보였고 친구들은 각자의 엄지손가락을 세워 호응했다. 기분 좋게 자리로 돌아오고 있는데 누가 내 발을 걸었다. 넘어지면서 옆 테이블을 쓰러뜨려 라면이며 떡볶이가 내 위로 쏟아졌다. 눈에 날이 섰다. 발을 건 놈을 분노에 찬 표정으로 눈에 핏발이 서도록 노려봤다. 누렇게 탈색시킨 머리카락을 빳빳하게 세운 그 녀석은 교복 타이도 제대로 매지 않은 불량한 모습이었다. 같이 있던 낙지대가리처럼 삭발한 놈과 고추장 찍은 멸치처럼 까까머리에 빨간 염색을 한 녀석은 사복을 입고 있었다. 삭발한 놈은 담배 니코틴으로 범벅이 되었을 가래를 목젖 너머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끌어 모아 발 앞에 뱉었다. 까까머리에 빨간 염색을 덧입힌 녀석은 영역 표시하는 똥개처럼 벌어진 윗니 사이로 침을 찍찍 쏘아댔다.

 

  “쳇! 지 오빠가 삥 뜯어서 동생 주나봐? 그러니 돈이 넘쳐 나겠네! 우리 것도 계산하시지!”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났다. 불규칙적으로 찢어진 스타킹 사이에는 어느 것이 피인지 떡볶이 국물인지 알 수 없는 붉은색이 뒤엉켜 스며있었다. 친구들이 무릎에 손부채질을 해댔다. 입김을 불어 아픔을 덜어 주려 애쓸 정도로 무릎의 살갗도 찢어졌다. 그러나 갈기갈기 찢겨진 내 자존심에 비하면 외상(外傷)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학교 아이들이 꽉 차있는 그 분식집에서! 친구들 앞에서! 수치스러움으로 쥐구멍을 찾던 악몽 같았던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단지 윤식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수모 당하던 순간을!

  절뚝거리며 분식집 문턱을 넘어서자 파란하늘이 펼쳐져 있었지만 제대로 올려다볼 여유 따윈 없었다. 철저하게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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