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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4화 - 초대(2)
작성일 : 17-12-05 20:03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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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수호씨. 오늘은 일찍 퇴근했나 봐요. 유치원에서 얼굴도 다보고.."

 

 "하하.. 예. 오늘은 차가 안 막혀서 바로 왔어요. 캐서린은 오늘 좀 늦었나 봐요. 보통 이 시간이면 이미 세라 데리고 갈 시간 아니에요?"

 

 "맞아요. 요즘 제가 요리학원을 다니느라 끝나는 시간에 맞춰 바로 오거든요."

 

 "아. 요리학원이요?"

 

 

 저번에 아이가 화냈던 것이 큰 충격이었는지 최근에 요리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나보다.

 

 

 "세라가 좋아하겠어요."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전에 수호씨가 해줬던 음식들 먹고 느낀 점이 많아요. 수호씨는 아직 결혼도 안한 아가씨인데 애엄마가 요리로 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수강 시작했어요. 나중에 수호씨 한번 초대할게요. 놀러 와요."

 

 "하하. 어떤 메뉴일지 벌써 기대되네요."

 

 "중식이겠죠. 아마? 호호~ 지금 중식을 배우고 있거든요."

 

 "....네? 그냥 일반 가정요리가 아니라요?"

 

 "제가 중국에서 유학을 한 경험 좀 살려보려고 중식으로 수강신청 했어요. 살아본 경험이 있으니 금방 늘지 않겠어요?"

 

 

 고작 6개월 살다 온 거 아니었나? 마치 중국에서 삶의 반을 보낸 사람마냥 얘기하는 터라 수호는 난감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요리를 배우면서 유학을 한 경험치를 딱히 발휘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뭐라도 배운다니 다행이었다. 적어도 세라를 위해서라도... 작은 격려와 응원을 보낸 뒤 다인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 수호였다.

 

 

 "이렇게 총총총! 잘라주면 돼. 잘 한다 우리 다인이!"

 

 "오이다 오이! 이쁘게 잘랐어 나!"

 

 "그럼 이 배도 이쁘게 잘라봐."

 

 

 예전에 요리수업을 해주면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이나 오감에도 좋다고 들어서 오는 길에 아이들 전용 플라스틱 칼과 도마를 산 수호였다. 워낙에 한식을 좋아하는 다인이니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찰하거나 본인이 같이 만들어서 성취감까지 이룰 수 있다면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 종종 간단한 요리는 다인이와 같이 해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얇게 썰어둔 오이와 배를 자르는 일이었다. 냉면 위에 올라갈 재료인데 비록 처음이라 삐뚤빼뚤 하지만 다인이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이것도 이렇게.. 옳지! 잘한다."

 

 

 -띵동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방문하기로 한 시간이 딱 맞춰 벨소리가 울리자 인터폰을 확인하지 않고도 누구인지를 짐작하게 만들었다.

 

 

 "딱 맞춰서 오셨네요. 면 거의 삶아가니까 잠시만 소파에 앉아계세요."

 

 "네. 아.. 이거. 아침에 말씀드렸던 겁니다."

 

 

 자연산이라 그런지 처음 보는 크기에 전복들이었다. 그것도 아이스박스 한 상자에 가득 들어갈 정도로..

 

 

 "진짜 가지고 오셨어요? 어휴... 냉면 얼마나 한다고 이렇게 귀한걸... "

 

 "어차피 제가 갖고 있어봤자 쓸데도 없습니다. 딱히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부담 갖으실 필요 없으니 받으세요."

 

 ".....네!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거의 다되었으니 앉아계세요. 다인아, 자른 거 고모 줘."

 

 "응. 여기!"

 

 

 재인은 아이의 고사리 손에 들려있는 도마를 잠시 응시했다. 형형색깔의 플라스틱 도마 위에는 제멋대로 잘려있는 음식 재료가 보였다.

 

 

 "아이가 칼질도 합니까?"

 

 "아.. 아이전용 칼이에요. 위험하지 않은... 아이들한테 요리수업해주면 여러가지로 좋다고 해서 한번 해봤거든요. 조카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서 종종 같이 해주려고요."

 

 "흠... 그렇군요."

 

 재인이 소파에 앉자 손을 씻고 나온 다인이 아저씨! 아저씨!를 부르며 자신이 저기 칼질을 다 했다며 자랑을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수호가 힐끔 보고 난 후 삶은 면을 차가운 물에 씻어내었다. 솔직히 윗집남자를 집에 초대해도 괜찮을까 고민이 많았다. 아무리 이웃이고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외간 남자를 어린아이와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초대하는 일은 당연히 고민할 문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초대했던 것은 저 남자가 자신을 건드릴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호 자신의 음식을 좋아해주는 사람이니 초대해줄 수밖에 없었다.

 

 

 "식사하세요."

 

 "네."

 

 

 다인이와 같이 자리에 앉은 재인이 수호와 마주하게 되자 신기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왜 웃으시죠?"

 

 "아.. 그냥 신기해서요. 솔직히 그쪽이랑 이렇게 마주하면서 밥을 먹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최근까지만 해도 윗집에 산다는 걸 알고 경악했었는데.."

 

 "흠.. 하긴 첫 만남이 그리 좋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 상대인 저에게 처음으로 준 게 잡채였었죠? 그때만해도 진수호를 바보라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이런 걸 주는걸까 하고... 근데 음식 맛은 기가 막혔죠. 한식레스토랑에서 나오는 흔하디흔한 잡채인데도 말이에요. 그게 정말 맛있었는지 저 자주 가는 한식레스토랑에 가서 잡채만 따로 요구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어요?"

 

 "네. 근데 그 맛이 아니라 좀 실망했었지만요. 만약 진수호씨가 무직상태라면 분명 제가 스카우트 해갔을 겁니다. 제 식사를 책임져주는 분으로.."

 

 "진짜 과찬이시네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제 입맛이 꽤나 까다로워요. 그 입맛에 맞은 거니 분명 잘 하시는 게 맞을 겁니다. 아.. 음식을 앞에 두고 말이 너무 길었네요."

 

 "얼른 드셔보세요. 이번에도 입에 맞았으면 좋겠네요."

 

 

 곱게 갈은 듯 육수 위에 동동 떠있는 얼음들이 마시면 시원할 것 같아 보였다. 진한 육수 얇은 면발은 의외로 탱탱해서 놀랐고 그릇을 들고 국물을 마셨더니 아니나 다를까... 육수가 정말 일품이었다. 이 국물을 마시면 어느 누구도 일반 냉면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한 차이를 둘 가치가 있는 맛에 재인은 피식 웃었다. 기대를 하게 되고 상대가 그 기대에 부응해주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 정말 무직상태였다면 좋았을 걸.. 그러면 맨날 이런 걸 먹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하아.. 진짜 맛있네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아저씨! 오이랑 배도 맛있죠? 그거 제가 잘랐어요!"

 

 "그래. 정말 맛있네. 이 육수 제조법 공개하면 대박날 것 같은데요? 도대체 어떻게 만든 겁니까?"

 

 "웬만한 건 일반하고 다르지 않는데 저희는 시골에서 만든 천연조미료가 있거든요. 뭐 그런 거랑 간 맞추는 게 그쪽 입맛하고 딱 맞아서 그런가 봐요.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한동안 말없이 냉면그릇을 비우던 다인은 벌써 다 먹었는지 빈 그릇을 앞에 내밀며 '잘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내뱉고는 싱크대에 그릇을 두는 착한 짓까지 한 후 tv를 보러 거실로 나갔다.

 

 

 "조카가 하는 짓이 참 예쁩니다."

 

 "그렇죠? 얼마나 예쁘면 제가 여기까지 왔겠어요. 오빠랑 언니가 일찍 결혼한 편이라 제가 볼 땐 좀 철딱서니 없는 부모거든요. 그러다보니 제가 더 애정을 쏟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다인이가 예뻐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랫집에 사는 꼬마라 전에도 자주 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수호씨와 살고 있는 꼬마와 전의 꼬마모습을 비교하면 솔직히 좀 놀라워요."

 

 "뭐가 놀랍다는 거에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딱 맞는 거 같다고나 할까? 저 꼬마.. 많이 바뀌었어요. 전하고.. 예전에 제가 본 저 꼬마의 모습은 건방진 부잣집 도련님 같은 모습이었죠."

 

 "건방져 보였다고요?"

 

 "네. 지금처럼 인사성도 바르지 않았어요. 같이 일하시는 분하고 유치원을 나갈 때도 가방은 일하시는 분이 들고 있었고 아이는 아침부터 늘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죠."

 

 "......"

 

 

 대충 들어봐도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없는.. 수호가 심각한 듯 인상을 찌푸리고 얘기에 경청하자 재인은 피식 웃으며 손사래를 가볍게 쳐냈다.

 

 

 "그렇게 심각하게 들을 필요 없습니다. 여기 아이들 대개는 다 그러니까요. 다들 잘 사는 엄마들이라 그런지 아이들 교육에도 치열하고 또 엄마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외관과 품위를 중요시하죠. 그래서 아이에게 무관심해지는데 그러면서 남들은 하는 교육은 다 시키려하니 중간에 낀 아이만 피곤하고 짜증나는 겁니다."

 

 "아... 다인이도 다니는 곳이 많았어요. 너무 많기도 하고 저도 직장을 다니니까 그 스캐줄을 다 쫒아가지는 못할 것 같더라고요. 신경써주지 못 할 거라면 중요한 교육 외에 다른 곳은 한달만 쉬겠다고 해서 지금 좀 여유가 있는 건데.."

 

 "그래서 아이가 전하고 비교했을 때 밝아 보이는 걸 수도 있겠네요. 지금 이 건물 내에서 수호씨 조카처럼 밝은 아이는 아마 없을 겁니다. 여기 엄마들도 수호씨를 보고 좀 본 받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어휴.. 무슨 본 받을 것까지야.. 과한 칭찬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나저나 다인이가 전에는 그런 이미지였다는게 조금 충격적이었다. 오빠네가 돌아오면 이 이야기는 한번 조심스럽게 꺼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마침 영상통화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걸려온 오빠의 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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