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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3화 - 초대(1)
작성일 : 17-12-05 01:13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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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인이 머리 까치집 됐다.. 미안.. 고모가 늦잠 자는 바람에 머리도 못 감겨주고.. 친구들이 머리 뻗쳤다고 놀리면 그냥 스타일이라고 말해."

 

 "응! 스타일!"

 

 

 지각할까봐 급하게 준비해서 나와 보니 끝이 뻗친 다인이의 머리를 매만지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른 엄마들이 흉볼 텐데... 이게 다 어제 옆집여자와 김경복이 집에서 난리를 치우고 간 덕분이었다. 자신이 옆집여자를 도와준다는 것을 안 이후 경복은 재인씨와 옆집여자가 잘되게 도와주지 말라며 계속 자신을 들볶았고 이제 좀 나가라 해도 끝까지 확답을 받지 않는 이상 안 나가겠다며 우기는 것 아니겠는가. 혼란스러운 밤을 보내고 나니 잠까지 설쳐 결국 아침에 이 모양이 되었다.

 

 

 "근데 고모. 어제 그 아저씨는 누구야? 그 사람도 우리동네 이웃이야?"

 

 "하하.. 이웃이면 정말 피곤할거다. 그냥 예전에 알던 아저씨야. 앞으로 볼 일 없을 테니까 기억할 필요도 없어."

 

 "그래? 하긴.. 그 아저씨는 너무 시끄러워."

 

 "그렇지? 어제 엄청 땍땍거리더라.."

 

 

 올라오던 엘리베이터는 55층에서 멈추지 않고 56층으로 올라가버렸다. 아... 윗집남자는 항상 이 시간에 출근하나.. 자주 마주치네.. 이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무려 3개나 되었다. 전 층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 1개, 저층 전용 1개 고층 전용 1개. 당연히 우리는 고층 전용을 사용하기 때문에 1/3 확률로 윗집 남자와 마주칠 가능성이 많았다.

 

 옆집여자에게 윗집 남자 출근 대 시간을 팁이라고 알려주면 분명 좋아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도 출근할 때마다 옆집여자를 마주쳐야하니 그 팁은 별로 주고 싶지 않았다. 위층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서로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눴고 다인이는 수호에게 꼭 붙은 채 해사하게 웃으며 재인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래. 안녕."

 

 

 인사성 좋은 조카의 모습에 수호는 기특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다인의 머리를 본 재인은 피식 웃으며 다인이의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꼬마야. 머리 뻗쳤다."

 

 

 이런... 신경 쓰고 있던 부분을 바로 건드리다니.. 하지만 다인이에게 교육한 결과인지 아이는 길지도 않는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수호가 가르쳐준 대로 당당하게 말했다.

 

 

 "이거 스타일이에요!"

 

 

 귀엽다 귀여워! 내 조카지만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나? 이 귀여운 매력은 싸가지 윗집남자에게도 통했는지 다시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수호와 눈이 마주쳤는데.. 이번엔 피식 수준이 아니라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웃는 게 아닌가.

 

 

 "갑자기 왜 웃어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큭..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기엔 웃음이 폭발하셨는데요.."

 

 "흠흠.. 어제 찍은 사진은 아직도 잘 가지고 계십니까? 염탐하는 자세도 아주 일품이던데요."

 

 

 사진? 염탐? 저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알지? 펜트하우스 복도에는 CCTV라도 설치되어있나?

 

 

 "고모. 염탐이 뭐야?"

 

 

 수호는 잽싸게 다인의 귀를 막아버리고 목소리를 낮춘 채 재인에게 물었다.

 

 

 "어제 봤어요?! 나랑 김경복 마주친 거?"

 

 "봤죠. 보안을 꽤 중요시해서 비상구 시작부터 다 볼 수 있거든요. 집 앞에서 시끄럽게 하는 남자가 언제 떠나나 지켜보고 있는데 이거 참... 그렇게 나타나셔서 웃음을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편의 콩트를 보는 줄 알았어요."

 

 "....그쪽한테 웃음 주려고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시끄러웠으면 그냥 잠깐 나와서 김경복한테 돌아가라고 말해주지 그랬어요."

 

 "김경복? 그게 누구입니까?"

 

 

 아... 맞다. 이 사람은 김경복의 본명을 모르지..

 

 

 "크리스요. 김경복은 그냥 전에 불렀던 그... 아! 호칭같은 거라.."

 

 

 어제 그 난리를 치고 간 김경복을 위해 이런 배려까지 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나중에 왜 본명을 말했냐고 더 시끄럽게 굴까 봐 그냥 적당히 넘어갔다.

 

 

 "호칭이라... 그렇게 배신을 한 남자에게 아직까지 애칭을 사용할 정도라니.. 진수호씨도 참 대단하네요."

 

 "애칭이라니요. 전 그런 러블리한 감정 하나도 없거든요?"

 

 "흠.. 그런가요?"

 

 

 애칭이라는 말에 발끈하는 수호의 모습에 재인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해보였다. 귀를 막아 답답해하던 다인이 수호의 손을 툭툭치자 아차 하며 손을 빼 내었다.

 

 

 "에구.. 미안 다인아. 많이 답답했어?"

 

 "응. 조금.. 근데 고모. 나 벌써 배고파.."

 

 "그래? 하아.. 시간이 없어서 빵 한 조각 먹었더니 그런가보다. 미안.. 가는 길에 김밥 하나 사갈까?"

 

 "고모가 해준 것보다 맛없는데.."

 

 "배고프니까 그걸로 참아. 대신 저녁에 맛있는 거 해줄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그러면 저번에 먹었던 냉면!! 또 해줘!"

 

 

 냉면이라는 말에 귀가 열리는 재인이었다. 며칠 전에 벨소리가 들렸을 때 수호의 냉면인 줄 알고 기대했던 재인은 또 다른 아랫집의 생소한 해신탕을 받게 되었다. 뜬금없는 음식을 받게 되어 반신반의하며 음식을 한입 베어 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맛도 없어서 결국 더 이상 음식에 손대지도 않고 통째로 버려버렸다.

 

 냉면이 먹고 싶어졌던 건가... 다음 날 점심메뉴로 냉면을 선택했지만 유명한 맛집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예상했던 냉면 맛 그대로였다. 수호가 한 냉면이라면 분명 특이한 무언가가 있을 텐데... 먹지도 못한 냉면 맛을 생각하며 씁쓸하게 가게를 나왔던 기억이 있었다. 그 냉면을 오늘도 하는 건가?

 

 

 "또? 먹은 지 얼마 안 됐잖아. 그렇게 맛있었어?"

 

 "웅웅! 국물 얼려 놨으니까 또 해준다고 그랬잖아! 오늘 해줘!"

 

 "아.. 그러네. 알았어. 오늘 해줄게 그럼."

 

 "그때 온 이웃 형아도 또 초대할까? 맛있어했잖아."

 

 

 초대? 그때 복도에서 들려오던 남자 목소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을 말하는 건가? 순간 얼굴도 모르는 남자이웃에게 짜증이 났다.

 

 

 "형아는 평일에 바빠서 안 되고 주말에 한 번 초대하자 그럼."

 

 "응."

 

 "그럼 혹시 제가 대신 초대 받을 수 있을까요?"

 

 

 예상치도 못한 요청에 다인과 수호의 시선이 동시에 재인을 향하게 되었다. 초대?..내가 왜... 그것보다 왜 초대를 받고 싶어 하지? 어제 김경복과 있었던 일을 듣고 싶어서 이러나?

 

 

 "왜요...?"

 

 "이웃들 초대하는 거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저도 가까운 이웃인데 한번 초대해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응하겠습니다. 수호씨가 주셨던 음식들 전부 맛있었거든요. 물론 빈손으로 가진 않을 겁니다. 마침 제주도에 사는 지인이 보내주신 전복이 냉동실에 있는데 그걸 들고 가죠. 어차피 저는 요리할 일도 없으니 수호씨가 더 유용하게 쓰겠네요."

 

 "아니요. 빈손으로 와도 상관없어요. 뭐 받고 싶어서 사람들 초대한 적도 없는데요.."

 

 

 어떡하지? 저리 말하는 거 보니 빈말로 초대해달라고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단칼에 거절 같은 것도 잘 못 하는 수호인지라 혼자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엔 승낙해버렸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보니 위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회장실로 올라간 재인이었다. 그냥 전화로 용건을 말하면 될 것을 한회장은 언제나 올라오라는 단답으로 끝내고 얼굴을 마주해야 용건을 말하는 성격이었다. 이게 중요한 용건이면 상관없지만 대개는 거의 다 쓸데없는 내용들이라는 게 문제였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왜긴 점심 먹을 시간이니 오랜만에 같이 먹자고 불렀다."

 

 "웬일이십니까? 다른 회장님들하고 약속이 없으시고.."

 

 "가끔은 손자랑 밥도 먹고 그래야지."

 

 

 언제부터 손자의 점심까지 그렇게 챙겼다고.. 무슨 속내가 있는 것 아닌가 싶어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 한회장을 쳐다보다가 이내 인상을 풀고 말했다.

 

 

 "좋습니다. 대신 밥 먹으면서 전에 나온 혼담얘기 같은 건 꺼내지도 마십시오. 저번에 말했던 현금부자 김영감댁 장녀얘기라면 특히."

 

 "......이건 세게 나오면 더 세게 나가고 다정하게 얘기 좀 하려면 일찍 피해가니 원... 알았다! 오늘은 그냥 점심만 먹자꾸나. 네 입맛 까다로운 거 알고 칼국수 잘하는 곳으로 내가 알아 놨다. 가자."

 

 "칼국수요? 오늘 칼국수는 안 됩니다. 차라리 평소에 잘 가시는 한식 레스토랑 가시죠."

 

 "..왜? 칼국수 별로 안 좋아 하냐?"

 

 "아니요. 오늘 저녁에 냉면 먹어야 해서요. 두 번 연속으로 면 요리는 먹긴 그렇잖아요."

 

 "저녁에 냉면을 먹어? 무슨 예약해서 가는 곳이냐? 냉면이야 다음에 먹으면 되지!"

 

 "안돼요. 워낙 잘하는 곳이라 오늘 예약 안하면 먹기 힘든 곳이거든요."

 

 "그런 가게가 어디 있냐? 참나.. 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잘하는 곳인가 보네. 언제 나도 같이 가자꾸나. 까다로운 네 입맛에 딱 맞은 거 보니 정말 맛있나보네."

 

 

 그 말에 재인은 아무 대꾸도 없이 그냥 웃음을 보였다. 정말 가게라면 매일 찾아 갈 텐데 그냥 일반 가정집이라는 게 아쉬울 지경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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