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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로맨스의 첫 페이지
작가 : 현주빛
작품등록일 : 2017.11.6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사는 한 남자가 만들어 가는 로맨틱 스릴러! 특별한 능력을 가져 혼자가 된 추리소설가 성준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출판사 마케팅팀장 수민을 만나 직진 로맨스를 펼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3. 사랑하는 여자가 되고 싶어
작성일 : 17-12-03 21:29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6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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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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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이벤트 콘서트를 무사히 마친 벤자민 출판사 식구들은 노래방 룸에서 광란의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특히나 하루 종일 힘들었던 수민은 술을 얼마나 마셨던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정 작가는 이미 고주망태가 되어 노래방 마이크를 손에 쥐고 놓아주질 않았다. 술을 마실 줄 모르는 정남만이 그녀의 고성방가에 귀를 막고서 어서 회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정남아! 술도 먹어야 느는 법이야. 한잔 쭉 마셔봐."

  “부, 부장님. 전 괜찮아요.”

 

  이미 얼큰하게 취한 김 부장이 어느새 정남의 옆에 앉아 친한 척 어깨동무를 걸치며 술을 억지로 권했다. 평소 같았으면 정 작가의 눈치를 보느라 정남에게는 술도 권하지 못하던 인간이 인사불성이 된 정 작가를 보고 기회를 노렸다.

 

  정남이 한사코 거부하며 술을 먹지 않자 김 부장은 악착같이 그의 입으로 맥주잔을 밀어 넣었다.

 

  엎치락뒤치락 술잔 안의 술이 이미 그들의 손에 흘러넘쳐 주위가 엉망진창이었다. 그때 하얗고 가는 손 하나가 정남의 입술 근처까지 온 맥주잔을 빼앗아들고는 자신의 입으로 직행했다.

 

  "전 팀장!"

 

  게걸스럽게 마셔대는 수민을 김 부장이 다급하게 불렀지만 수민은 빛의 속도로 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수민은 잔을 싹 비우고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빈 잔을 김 부장의 앞에 쾅! 하고 놓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수민은 이미 술이 머리끝까지 차올라 상사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야! 김 부장!"

  "뭐? 김 부장?"

 

  아무리 술에 취한 김 부장이라도 자신을 하대하는 후배의 막말에 발끈했다. 정남은 처음 본 수민의 모습에 질겁하여 그녀의 입을 황급히 막고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으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수민은 정남의 손을 우악스럽게 치워내고서는 다음 날 후회 막심할만한 말들을 쏟아냈다.

 

  "꼰대 같은 게, 네가 하는 게 뭐 있어? 너 같은 걸 보고 월급 루팡이라고 하는 거야! 엉? 알아?"

  "뭐? 꼰대? 루팡?“

  “그래! 월급 도둑! 오늘 일만 해도 그래, 너는 아주 태평하게 있었지? 난 말이야. 인천공항 전체를 뛰어다녔다고.”

  “그게 내 탓이니? 내 탓이야?”

  “그냥 넌 존재자체가 문제야. 어우 씨.”

  “어쭈? 그러다가 나 한대 치겄다?"

 

  서로지지 않고 말싸움을 벌이다가 김 부장이 자신의 빈 머리를 수민에게 들이대며 그녀를 더 도발했다.

 

  "아이고, 부장님 참으세요. 여기 좀 도와주세요!"

 

  정남이 김 부장과 수민의 사이를 막아서며 정 작가의 소름끼치는 노래 틈으로 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벤자민 출판사 직원들은 회식 날이면 늘 있는 날이라 그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놀기 바빴다.

 

  착하기만 한 정남은 수민과 김 부장 사이에서 옴짝달싹하지도 못한 채 그들의 주먹질과 욕설을 혼자서 다 받아냈다.

 

  "엇, 이상하다? 김 부장 머리숱이 이렇게 많았나?"

 

  정신을 놓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수민은 누군가의 머리를 쥐어 잡고 흔들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과 한 참을 싸우던 김 부장은 어느 샌가 술기운에 나가떨어져 소파에 퍼질러 자고 있었고 자신의 손은 정남에게 향해 있었다.

 

  정남의 뿔테안경은 이미 귀 한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고 얼굴 곳곳에 긁힌 상처들이 난자했다. 수민은 그의 볼썽사나운 몰골에 머리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연신 사과를 해대었다.

 

  "정남씨,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술에 깼나 싶어 한시름 놓았던 정남은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쉴 새 없이 사과를 하며 엉엉 우는 수민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혀를 찼다.

 

  정남이 평소에 알고 지내던 전 팀장은 늘 주눅이 들어 있는 정남을 격려해주고 자신의 일에 항상 자신감이 가득 차 있던 여성이었다. 자신의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다가 잠들어 버린 수민을 보자 정 작가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죄송해요. 늦었습니다."

 

  겨우 상황이 정리가 된 시점에서 한 남자가 노래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출판사 직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훤칠한 키에 우락부락한 근육과 남성미 넘치는 얼굴이 운동을 꽤나 한 것 같았다.

 

  정남은 저도 모르게 말라빠진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다가 어느새 자신의 코앞에 서서 정남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남자에게 화들짝 놀랐다. 오늘 공항에서 만난 남자와 더불어 평생 볼 수 있는 미남자들을 오늘 다 본 것만 같아 정남의 약한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듯 했다.

 

  “많이 아프시겠어요.”

  “네?”

  “수민이가 그랬죠? 꼭 병원에 가서 치료 받으세요.”

 

  상상하지도 못한 남자의 걱정에 정남의 얼굴이 붉어졌다. 수민에게 긁힌 상처를 면밀히 살펴보며 자신을 걱정하는 그의 모습에 정남은 경계를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의지가 되는 것 같았다. 정남이 여자였다면 그의 다부진 어깨와 다정한 말투에 금방이라도 안겨들었을 것이다.

 

  “늘찬 형부! 왜 이제야 왔어요! 팀장님 때문에 저희 너무 힘들었어요. 부장님하고 또 싸웠단 말이에요.”

  "미안, 나도 회식이 있어서 빠져나오느라 힘들었어."

 

  목에 피가 터져라 도와 달라 외쳤건만 코빼기도 보이지도 않던 마케팅 팀의 막내가 늘찬 이라는 남성에게 칭얼거리는 모습에 정남은 기가 찼다.

 

  얼굴에 철판을 깐 막내는 입을 삐죽거리고 서 있는 정남을 보는 둥 마는 둥 수민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나마 늘찬 형부가 있기에 팀장님의 술주정을 참지, 저런 팀장님을 늘찬 형부 아니면 누구에게 시집을 보내겠어요. 어휴.”

  “하하하……”

 

  민망한 듯 웃어 보이는 늘찬의 시선 끝에 제 집 안방마냥 널브러져 자고 있는 수민이 걸렸다. 침까지 흘러내리는 수민은 정나미가 떨어지기는커녕 늘찬의 눈에는 그저 귀여웠다.

 

  “저기…… 제가 지금까지 전 팀장님께 맞았…….”

  “늘찬 형부! 저희 고생했으니깐 다음에 꼭 맛있는 거 사줘요!”

 

  겨우 늘찬에게 말 한마디 걸어보려던 정남은 막내에게 가로 막히자 저도 모르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괜히 그의 관심을 빼앗긴 기분이었다. 거기다가 형부라니! 마치 깡패처럼 자신을 우악스럽게 때리던 전 팀장의 남자친구가 저런 미남자라니…… 세상엔 불공평한 것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래, 다음에 수민이랑 같이 약속 잡아서 밥 사줄게.”

 

  정남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늘찬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자칭 고생한 막내를 토닥였다. 정남은 문득 다정한 그의 모습에 그에게서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에 울분이 용솟음치며 그들 사이를 마구 끼어들었다.

 

  “전 팀장님 남자친구시죠? 이 상처, 전 팀장님이 만들었으니까 책임지세요! 흉 지면 어떡할 거예요?”

  “아, 아직은 남자친구가 아닌데……”

 

  늘찬은 씩씩거리며 제 할 말을 숨도 쉬지 않고 해댄 정남에 놀라 말을 더듬거렸다.

 

  “아직요?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아직 이에요?”

  “기다리는 중이에요.”

 

  정남의 가시 돋친 질문에도 웃는 낯으로 답한 그는 곤히 잠들어 있는 수민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 심기가 더 불편해진 정남은 자신의 얼굴에 상처가 난 것이 늘찬의 잘못이 아니란 걸 당연히 알고 있지만 괜히 심술부리고 싶었다.

 

  “어쨌든, 이 상처 책임지세요!”

  “어머, 정남 씨, 그걸 왜 늘찬 형부에게 책임지라고 그래요?”

 

  막내가 늘찬을 감싸 돌며 얄궂게 굴었다. 정남은 서러운 마음에 자신을 도와줄 정 작가를 찾았다. 유일한 자신의 편이라 믿었던 정 작가마저도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심취에 정남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 정 작가를 보며 붉으락푸르락 시시때때 변하는 정남의 모습에 늘찬은 사람 좋은 웃음을 머금고 진중하게 사과를 건넸다.

 

  “죄송합니다. 원래 수민이가 이 정도는 아닌데, 오늘 기분이 좋았나 봐요."

  "기분이 좋다는 사람이 다른 사람 얼굴을 이렇게 만드나요?"

  "수민이 깨면 꼭 사과하라고 타일러둘게요."

  “흉 지면 모두 그쪽에 청구할거예요!”

 

  정남이 수민을 아무리 욕을 해도 그녀의 편에 서서 옹호하는 꼴이 더욱 배알이 뒤틀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늘찬은 그의 투정에 싱긋 웃어보이고서 정남의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수민을 익숙한 듯 업어 올리고서 회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노래방을 나갔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정남의 옆에 마케팅 팀 막내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잘생겼죠?"

  "그,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이상하게 발끈하는 정남의 모습에 어리둥절해 하던 막내는 정남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 지 막내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줄줄 뱉었다.

 

  "오래된 친구 사이인데, 매번 회식 날에는 늘찬 오빠가 팀장님을 데리러 와요."

  "매번요?"

 

  정남이 참석한 벤자민 출판사의 회식에 몇 번 끼어서 먹은 적이 있는데 저런 훈남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사실, 속전속결로 술에 취해 뻗어버리는 정 작가를 챙겨 집에 일찍 가느라 보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네. 정성이 대단하죠?”

  “뭐, 연인 사이도 아니면서 왜 저러죠?”

  “늘찬 형부는 팀장님을 오래전부터 좋아했는데, 팀장님은 친구로만 느낀 데요.”

  “그, 그럼 다행이네요.”

 

  정남 자신도 모르게 나온 진심에 깜짝 놀라 양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막내는 그의 이상 행동에 영문을 몰라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이유를 깨달았다는 듯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남은 막내의 웃음에 속내를 들켰다는 부끄러움에 손에 잡히는 잔을 아무거나 집어 억지로 마셨다. 술인지도 모르고 들이켜 식도로 타고 들어가는 알콜의 향과 고통에 기침이 나왔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막내에게 억지미소를 보였다.

 

  * * *

 

  수민은 택시를 타고 늘찬과 함께 가던 도중 헛구역질이 나와 공원 근처에 택시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원하게 오바이트를 한 수민은 벤치에 널브러져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늘찬을 게슴츠레 바라보았다.

 

  “엇, 여 늘찬? 언제 왔어?”

  “너 데리고 나온 게 나다. 임마.”

 

  늘찬은 수민의 머리를 콩! 하고 살짝 쥐어박고서 손수건을 꺼내어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는 수민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여느 여자였다면 그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을 받거나 남자로서 느낄 법 했지만 소꿉친구인 수민은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많이 먹은 술 덕분에 속이 쓰릴 뿐이었다.

  늘찬은 쓰린 배를 쥐며 낑낑대는 수민을 보고 공원 벤치 앞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숙취 약 하나와 이온 음료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수민이 좋아하던 초코 맛 쭈쭈바를 골라 재빨리 그녀에게 뛰어왔다.

 

  “자.”

 

  어느새 껍질까지 다 뜯은 쭈쭈바를 수민에게 내밀었다. 역시나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놈이다. 그렇게 생각한 수민은 싱긋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먹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먹었어? 요즘 조절했잖아."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았거든. 하마터면 내가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무산될 뻔 했는데, 다행히 누가 도와줬어."

  "누가?"

 

  누구냐는 늘찬의 질문에 수민은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찜찜하던 구석이 있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몰랐다.

 

  "너, 고등학교 때 김성준이라고 기억나?"

  “아…… 전학생?"

  “응. 걔랑 요즘 연락해?"

  "아예 안하지. 아직 미국에 있을 걸? 왜?"

  "김성준이랑 약간 닮았어. 오늘 도와준 사람……"

 

  무엇인가 걸리는 기분이 들었던 건 '김성준'이라는 인물과 닮아서라고 늘찬에게 말하면서 확신이 생겼다.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면서 갑자기 미국으로 떠났던 그 녀석이 떠오른 것이 스스로도 웃겼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꼭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 뭔지 알아?”

  “안개꽃.”

 

  수민의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하는 늘찬에 한숨을 쉬었다. 역시나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놈이거늘 물어본 자신의 잘못이었다.

 

  “안개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지?”

  “갑자기 왜?”

  “그 사람이…… 아, 아냐. 됐어.”

  “뭔데, 왜 말을 하다 말아?”

  “아냐. 나 혼자 착각한 것 같아.”

 

  수민은 다시는 만나지 않을 남자의 한 마디에 너무 깊게 생각한 스스로가 오글거려 그의 말을 잊고 고개를 마구 휘저었다.

 

  사실 늘찬은 그녀의 입에서 성준이라는 인물이 튀어나오자 적잖이 놀랐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과 수민의 관계 속에서 번번이 끼어들었던 그가 썩 반갑지는 않았다. 수민은 잊고 지냈을지 모르지만 늘찬에게 성준은 강렬한 존재였다. 더 캐묻고 싶었던 늘찬은 골똘히 생각에 빠진 그녀를 보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에도 조급해진 마음을 숨길 길이 없던 늘찬은 장난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추었다.

 

  “그보다 말이야. 어깨가 더 넓어진 것 같지? 요새 운동을 좀 했는데.”

  “잘 모르겠는데.”

  “오늘따라 더 남자처럼 느껴지지 않아?”

  “뭐래.”

 

  수민은 느끼한 그의 말에 다시 토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을 좋아해온 그가 이제는 대단하게까지 느껴졌다. 아니, 오히려 그의 오랜 구애에도 넘어가지 않는 자신이 대단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수민은 늘찬의 얼굴을 잡아당겨 자신의 눈 가까이에 대었다. 짙은 쌍꺼풀, 남성미 폴폴 풍기는 높은 코 하며 마케팅 팀원들의 말대로 부족한 곳 하나 없는 얼굴이었다.

 

  더군다나 일편단심 자신만 바라본 순애보까지 지녔으니 연인관계로 발전을 한다면 수민은 분명 누구보다 사랑받는 여자가 될 것이다.

 

  “그래도 싫어.”

  “뭐가?”

  “난 사랑하는 여자가 되고 싶어.”

  “그게 무슨 뜻이야?”

  “너를 잃고 싶지 않아.”

 

  자뭇 진지하게 답한 수민의 말에는 모든 의미가 담겨있었다. 그가 상처받을 것을 알지만 자신의 생각을 숨기는 것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 수민이었다.

 

  사실 오랜 친구였던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지는 늘찬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의 오랜 관계가 어그러질까 노력하는 수민을 위해 소꿉친구로서라도 그녀의 옆에 서 있고 싶던 늘찬이었다.

 

  그들의 관계는 늘 그랬듯 도돌이표를 그렸다. 늘찬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마음을 배려하며 기다리는 것 밖에 없었다. 억지로 답을 얻는 것보다 기다려주는 것을 잘하는 그였으니까.

 

  적막감에 한참을 말없이 서로의 눈치를 보던 남녀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어보이다가 쌀쌀한 밤공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좁힐 듯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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