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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혁명적소녀
작가 : an3375
작품등록일 : 2016.8.24

모종의 이유로 가문에서 도망치고 싶은 유리는 도피처로 바탈리온 제국의 기숙사제 아카데미, 아스테리아 학원에 입학한다. 오랜 세월, 인간과 이종족의 전쟁에 최전방에 선 바탈리온 제국은 아스테리아 학원에 극소수의 사람들 밖에 모르는 비밀을 심어 놓는데…….

 
Chapter 2. 그 소년, 진실(眞實) (3)
작성일 : 16-09-02 05:05     조회 : 450     추천 : 2     분량 : 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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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티엔 후작은 현재 정계(政界)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귀족들 중 한 명으로 많은 귀족들이 어떻게든 그와 연줄을 대어 권력의 한끝자락이라도 얻어 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고 유리의 부모님도 그 많은 귀족들 중 한 명이었다…….

 

 

 귀동냥삼아 들은 이야기로는 여섯 명의 딸과 몸이 약해 두문불출하는 한 명의 아들이 있다고 하는데 설마 그 재무대신의 아들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정확히는 황제의 오른팔씩이나 되는 자의 아들이 황태자의 옆이 아닌 3황자의 옆에 붙어 있을 줄은 몰랐다. 이건 세디넬, 그 스스로의 뜻인 걸까? 아니면…….

 

 

 

 “여기서는 바시르, 라는 성을 쓰고 있습니다. ‘절대’ 제가 소리티엔 가문의 사람인 것을 발설하시면 안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소리티엔의 ‘소’자만 발음해도 네 목을 베어버리겠다, 라는 기세를 풍기는 그의 말에 상념에서 깨어난 유리는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생생하고 팔팔하다 못해 성격이 더러운 남자를 병약하다고 표현하다니……. 부모님을 비롯한 사교계의 여러 인사들은 속아도 보통 속고 있는 게 아니라고 유리는 생각했다.

 

 

 

 “자, 그럼 이쪽-.”

 

 

 

 황자가 주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손의 방향을 바꾸었다.

 

 

 

 “아까 도망가려는 너를 붙잡았던 늑대 수인인 리오넬 반이야.”

 

 

 

 유리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머리 위에 있던 그의 검은 귀가 쫑긋거렸다. 안도감이 들고 나서야 유리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달려있는 저 길고 복슬복슬한 귀가 몹시 귀엽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져보고 싶다.’

 

 

 “그리고 여기는 하이엘프, 그러니까 엘프들 중 귀족이라고 보면 돼. 이름은 엘렌 카인첼.”

 

 

 

 고개를 돌리자 품에 안아든 은빛 여우를 쓰다듬던 남자가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숲의 녹음을 떠올리게 하는 두 녹색 눈은 어린 새순 잎의 색 같기도 했고 그늘이 잔뜩 진 우거진 나뭇잎의 색 같기도 하였다.

 

 

 

 ‘엘프는 모두 저런 눈을 가지고 있는 건가?’

 

 

 

 인간들에게선 볼 수 없는 그 신비한 색을 유리는 가만히 응시하였다. 머리칼 사이로 빠져나온, 인간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긴 귀 역시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귀가 뾰족하고 길다는 점에서는 늑대수인과 같다고 느껴져 유리는 저 귀 역시 한 번 만져봤으면 좋겠다고 몰래 생각했다.

 

 

 

 “관계자가 하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주로 이종족 학생들의 정체가 다른 학생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고 그들이 우리 인간 사회에 잘 녹아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면 돼.”

 

 

 

 에시단 황자는 웃으며 협정은 비밀인데 이종족들이 인간들과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서 처음에만 조금 힘들다는 말을 덧붙였다. 유리는 황자의 설명을 들은 세디넬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작게 코웃음을 치는 걸 보았다.

 

 

 

 “리오넬은 올해 3월에 맞춰 우리와 함께 입학했지만 엘렌은 오늘 저녁에 막 도착했어. 학원엔 내일부터 편입생으로 들어올 예정이야.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겠지만 우리에게 맞춰 위화감 없이 생활하는데 도움이 필요할 거야.”

 

 

 “너는 어느 부지?”

 

 

 

 아직까지도 유리를 바라보고 있던 엘렌이 물었다.

 

 

 

 “이 학원엔 검술부, 마법부, 경영학부가 있다고 들었다. 인간, 너는 그 중 어느 곳이지?”

 

 

 “엘렌, ‘인간’이 아니라 ‘유리시아’ 라고 이름을 불러야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황자에게 되물은 그는 정말로 왜 그녀를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에시단 황자는 작게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

 

 

 

 “그야 네가 내일부터 들어갈 교실의 대다수는 그 ‘인간’들이 가득할 테니까. 그들을 모두 인간이라고 지칭하며 다닐 거야?”

 

 

 “그렇군. 그러면 곤란하겠군.”

 

 

 

 황자가 유리에게 눈짓으로 ‘이렇다니깐!’ 이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유리시아는 아마 검술부일 거야, 그렇지? 저 무식하게 높은 담벼락을 자력으로 넘어왔다고 했으니까.”

 

 

 “마법부도 있지 않나? 달여우가 담벼락에 걸린 마법을 무효화했으면 그녀는 마법으로도 벽을 넘었을 수도 있다.”

 

 

 “좋은 지적이야, 리오넬. 그런데 혹시 내가 마법부라는 건 기억하고 있니?”

 

 

 “…….”

 

 

 

 긴 침묵이라든가 조금 크게 뜨인 눈이 ‘난 전혀 몰랐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리는 그의 얼굴 표정엔 큰 변화가 없지만 머리 위에 난 검은 귀는 아까보다 살짝 쳐져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저런, 저런. 근 한 달간 함께 동고동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해 하나도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니! 실망이야 리오넬, 나는 수많은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어도 특별동에 머무는 이들의 신상정보는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는데 정작 너희들의 편의를 봐주는 나에 대해선 기억해주지 않다니……. 그게 얼마나 힘들다고! 너무해!”

 

 

 

 그리고 고개를 돌려 얼굴을 가리고 훌쩍이는-누가 봐도 뻔한 거짓 울음을 터트리는- 황자의 모습에 늑대 수인-리오넬은 정말 홀딱 속아 넘어간 모양인지 귀를 더더욱 축 늘어트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미안하다, 일부러 기억하지 못하려는 건 아니었다. 이곳에선 기억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그래서 말이지! 마법부는 원체 학생이 적은데다 정체를 감춘 교환 학생들이 대다수거든! 만약 유리시아가 마법부 학생이라면 한 눈에 알아차렸을 거야!”

 

 

 

 리오넬이 사과의 말을 꺼내기 무섭게 고개를 들며 방실방실 웃는 황자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가여운 늑대 수인은 말을 잃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만 껌뻑이던 그는 보다 못한 세디넬이 ‘장난치신 겁니다.’ 라고 진실을 알려주고 나서야 상황파악이 됐는지 인상을 험악하게 찌푸렸다.

 

 

 

 “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 거냐.”

 

 

 “나는 네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건데? 인간은 거짓말을 잘 친다고 했잖아. 인간들의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리오넬에게 오늘도 이 몸이 이렇게 희생해주고 있는 거라고.”

 

 

 ‘거짓말.’

 

 

 

 유리는 역시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제 자신을 높이며 잘난척하는 황자에게서 하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거였나. 오해해서 미안하군. 고맙다.”

 

 

 

 …하지만 채 그 사실에 불쾌해 할 틈도 없이 또다시 황자의 거짓말에 바로 속아 넘어가는 리오넬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천만의 말씀. 아무튼, 유리시아는 검술부가 맞지?”

 

 

 “…응, 맞아.”

 

 

 “역시 그렇군. 잘됐다! 마침 검술부에도 관계자가 필요한 참이었는데. 이종족 학생들은 마법부엔 내가, 경영학부엔 세디넬이 도와줄 수 있지만 검술부엔 아무도 없었거든. 아, 참고로 리오넬도 검술부고 엘렌도 검술부로 편입할 예정이야.”

 

 

 

 마치 신이 점지해 주신 것처럼 딱 알맞은 사람을 구했다고 좋아하는 황자의 말에도 세디넬의 표정은 펴질 줄을 몰랐지만 유리는 그들이 검술부라는 사실에 놀라 세디넬의 표정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일단 근 한 달간 검술부에서 수업을 들으며 유리는 리오넬에 존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고 엘렌에 대해서는…….

 

 

 “엘프는 마법을 잘 쓴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아니,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오, 존댓말 안 쓰려고 노력해 주는 구나. 고마워. 지금부터 의식하지 않고 익숙해지는 게 나중에 가서도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네가 알고 있는 게 맞아. 엘프들은, 그러니까 이종족들은 마법에 민감해서 보통 교환 학생으로 온 애들은 마법부에 많이 가지. 하지만 엘렌은 본인이 검술부로 가길 희망했어.”

 

 

 “그야, 학원이란 배움의 터고 스스로에게 부족한 걸 채우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리가 채 ‘왜?’ 라고 묻기도 전에 마치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당사자가 입을 열어 대답했다.

 

 

 

 “내 마법과 정령술은 이미 고국에서도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이미 스스로가 잘 하고 있는 걸, 그것도 마법학에 대한 발달이 우리보다 떨어지는 인간들의 나라에서 다시 배울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나는 몸을 쓰는 걸 좋아한다. 이 모든 걸 고려해 봤을 때 검술부만큼 내게 적합한 곳은 없겠지.”

 

 

 “…라고 이야기하니 말이지. 부탁인데 이걸 다른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 하지 않도록 해줘. 너무 눈에 띄어 찍히게 되면 골치 아프니까 말이야…….

 

 

 

 속삭이는 황자의 말에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그녀도 이제 어렴풋이 눈치 챈 참이었다.

 

 

 

 “검술부에 도움이 필요한 1학년인 교환 학생은 이 두 명밖에 없으니까 관리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야. 애초에 검술부에 학생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 정말이지 유리시아가 있어 다행이야. 검술부에서 도움을 주었던 관계자는 작년에 졸업해버리고 말았거든.”

 

 

 

 때마침 자신이 1학년 일 때 자리가 비었다며 잠시 투덜거리던 그는 이내 안색을 다시 밝게 하곤 유리에게 말했다.

 

 

 

 “협정의 관계자가 된다는 거,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 그냥 교환학생으로 온 이종족들과 친구가 된다고 생각하면 훨씬 쉬울 거야. 그래도 앞으로 한 배에 탔으니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자, 여기까지 듣고 뭐 궁금한 거 있어?”

 

 

 “유리시아가 아닌 유리라고 불러도…돼. 가까운 친구들은 다 그렇게 부르니까. 그리고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솔직하게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응! 뭐든지 말만해! 뭐가 궁금한데?”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는 황자의 표정 전환이 꽤 빠르다고 생각하며 유리는 그의 말에 처음 봤을 때부터 내내 궁금했던 점을 드디어 입에 담았다.  

 

 

 

 “대체…….”

 

 

 “응?”

 

 

 “여장은 왜 하고 있는 거야?”

 

 

 

 유리는 자신의 질문에 여태까지 고운 목소리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던 황자의 입이 처음으로 닫히는 걸 목격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세디넬이 처음으로 그녀를 노려보지 않고 ‘좋은 질문이다!’ 라고 말하는 것 마냥 나직이 감탄하는 것도 봤다는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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