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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접근의 의도
작가 : 햐뉴
작품등록일 : 2017.11.29

막장집안에서 태어난 외동아들 제경수
전생에 무슨 업보를 지었길래, 집안에는 온통 외면하고 싶은 가족 뿐
그러던 어느 날 경수에게 완벽한 남친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환경이 환경인지라 불쑥 의심부터 먼저... 너 나한테 접근한 의도가 뭐야?
너무 완벽한 남친 선우와 그런 남친이 못내 의심스러운 경수의 이야기

 
1. 가족 (2)
작성일 : 17-12-02 16:22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3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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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끔찍한 월요일의 시작.

 

  주말 이후 돌아온 교실은 언제나 그렇듯 소란스러웠다. 월요병 때문에 가뜩이나 기운도 없는데 있는 것마저 빨리는 기분이다... 저 멀리서 김현수가 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게 보였지만, 대강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씰룩이는 김현수의 입술이 그랬다. 저 싸가지 없는 놈.

 

  터덜터덜 교실 구석의 창가 쪽 내 자리로 걸어간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 안에 있던 것들을 책상 위로 쏟았다. 와르르 나오는 책들을 대충 서랍 안에 쑤셔놓고 가방끈을 걸쇠에 걸은 뒤 폭싹 책상 위로 엎어졌다. 머리 위로 김현수의 어이없는 탄성이 쏟아진다.

 

  "헐... 야, 시작도 안 했거든?"

  "힘들어..."

  "..."

 

  "쌤 오면 깨워줘...", 장렬히 전사하는 전사처럼 말을 남기고 나는 정신을 놓았다.

 

 

 

  *

 

  어깨에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 내 어깨를 감싸 쥐는 것처럼. 아무리 잠결이어도 나는 신경이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곧 눈을 떠냈다.

 

  "..."

  "..."

 

  뭐지?

 

  나는 눈을 뜨자마자, 웬 (엄청나게 잘생긴) 남자애 하나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꼴을 마주해야 했다. 내가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그런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내 시선이 허공에 들려있는 그 애의 손으로 옮겨붙자 그 애가 아, 하고 짧은 소리를 내더니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2교시가 음악인데, 안 일어나길래..."

  "2교시?"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하고 교실 벽면에 걸린 원형 시계를 보았는데 진짜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뭔가 이상했다. 교실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는데 너무 썰렁하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까 날뛰던 애들은 어디 갔지? 담임쌤은? 김현수는? 그리고 2교시라니?

 

  물음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시라도 바람 잘 날 없는 콩가루 집안에서 십칠 년을 자란 덕에 이번에도 역시 단박에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아무도 나를 깨워주지 않은 것이다. 쌤이 오면 깨워주기로 했던 김현수마저도 나를 버리고 저 혼자 홀라당 음악실로 토낀 것이다.

 

  "하아..."

 

  배신자 새끼... 배신감에 몸이 서늘하게 떨렸다. 김현수에 대한 욕을 오조오억번 정도 뇌까렸다. 하긴... 담임선생님도 조회시간에 자는 학생을 안 깨우는데 너라고... 그래, 월요일부터 처잔 내 잘못이지 누구를 탓하랴...? 결국 한숨을 내쉬며 가방에서 음악 책을 주섬주섬 챙겼다. 용서할게, 현수야. 대신 리코더로 존나 맞아야겠어.

 

  "이름이... 경수야?"

 

  바로 오른쪽에서 낮고 조근조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애는 아까의 놀란 기색은 사라졌지만,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갸름한 턱선에 하얀 피부, 오똑한 코, 그리고 유순하지도 날서지도 않은 오묘한 눈. 아이돌 지망생인가 싶을 정도로 잘생긴 외모에,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 '기품'도 공존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얘, 처음 보는 애다. 이렇게 잘생긴 애가 우리 반에 있을 리는 없으니까. (물론 나 빼고!) 둔하게 이제야 깨닫다니. 빠르게 이름표를 훑었다. 또렷한 세 글자가 녀석의 가슴팍에 아주 당당히 걸려있었다.

 

  '유선우.'

 

  유선우라...

 

  선이 부드러워 그런지 입안에서 매끄럽게 굴려졌다. 어쩐지 산들바람이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얘랑 닮은 것 같기도. 아니, 완전 이보다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다.

 

  나는 좀 좋으면서도 안 좋은 버릇이 있는데, 뭐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게 눈에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유선우란 애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유선우가 나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 역시 모른 체, 유선우의 가슴팍만 집요하게 쳐다보았다. 그러다 유선우가 헛기침을 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유선우는 딱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지는 않았다.

 

  "전학생이야?"

  "응."

  "근데 왜 여기..."

  "네 옆자리가 내 자리야."

 

  아, 그렇지. 그렇겠지. 이 교실에 빈자리는 여기 밖에 없을 테니까... 젠장. 혼자 책상 2개 쓰던 좋던 날 다 갔구나.

 

  근데 왜 반 애들 다 음악실을 갔는데 혼자 안 가고 있을까. 혹시 전학생이라 음악책이 없나, 싶어 유선우의 책상(불과 몇 시간 전까진 내 책상이었을...)을 슬쩍 봤는데 반질반질한 윤기가 흐르는 새 책이 떡하니 있었다. 새 책이지만 필기라곤 일절하지 않는 내 책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책 때문이 아니라면,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한 모양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전학생에게 음악실 위치를 알려줄 친구 말이다. 우리 반 애들 꽤 야박한데? 잘생긴 얼굴 때문에 질투라도 하나.

 

  "가자."

 

  내가 툭 던지듯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녀석의 눈에 순간 '어디를?'하는 의문이 내비쳤다. 그러나 내가 터벅터벅 교실 앞문을 향해 걸어나가자, 의도를 파악했는지 곧 조용한 발걸음 소리가 등 뒤로 따라붙었다. 등 뒤로 따라붙은 발걸음은 점점 가까워졌고 어느새 우리는 나란히 걷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

 

  키 드럽게 크네.

 

  '드럽게'란 말은 빼야 할 것 같다. 어감상 '드럽게'란 단어를 빼면 느낌이 안 살지만, 사실 그런 저질스런 단어를 쓰기에는 녀석이 너무 기품있게 걸었기 때문이다. 다리가 엄청 긴데도, 흔히 키 큰 사람이 걸어갈 때 쓰이는 관용어인 '휘적휘적'이 녀석에겐 조금도 어울리지 않았다. 사근사근한 걸음걸이는 소리 없이 우아했다. 반면에 나는 한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어슬렁어슬렁 걸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 모습이 좀 고까워 보였다. 그래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빨리 와."

 

  나란히 걷는데 어떻게 더 빨리 오지? 앞뒤가 안 맞네.

 

 

 

  *

 

  유선우와 함께 음악실에 도착했다. 김현수가 리코더를 연습하고 있었다. 저 새끼... 나는 빠르게 김현수의 뒤로 다가가 헤드락을 걸었다.

 

  "컥, 야, 야! 숨 막혀!"

  "나를 버리고 가니까 좋아?"

  "버, 버리긴 뭘... 컥! 우, 우선 이것 좀 놔 봐!"

 

  변명은 3초 주지. 팔을 푸르자마자 김현수가 컥컥거리며 숨을 급하게 토해냈다. 그리고는 벌게진 얼굴과 몹시 억울한 눈으로 나를 올려 보며 항의했다.

 

  "... 후흐... 야, 내가 언제 널 버리고 갔다고 그래?!"

  "안 깨웠잖아."

  "전학생이 너 데리고 음악실로 데려온다고 그랬거든?!"

  "... 뭐?"

 

  엥? 뭔 소리야... 내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쳐다보자, 김현수가 볼멘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너 깨우려고 그랬는데, 네 짝님이 말리시더라. 너무 피곤한 것 같다고. 나중에 자기가 깨워서 데려갈 테니까 믿고 냅두라고 그러던데."

 

  그 순간, 옆자리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유선우가 태연히 -매우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에 앉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하는 일이 교과서를 가지런히 정돈하는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내팽개쳐둔 내 책이 유선우의 책과 대조되었다.

 

  내가 자신을 쳐다보는 게 느껴졌는지, 유선우의 올곧은 시선이 나에게로 스며들었다. 유선우의 눈동자는 짙은 갈색이었는데, 뭐랄까, 깊은 깊이감이 느껴지는 눈이었다. 양서들을 보면 그런 걸 '우수에 찬 눈'이라고 하던가...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 것보다 유난히 또렷하고 선명한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유선우의 얇은 입술이 조그맣게 벌어졌다.

 

  "자리, 자유 자석이래."

 

  그래? 그런데 어쩌라고. 누가 물어봤니?

 

  까칠하고 심술 많은 평소의 나라면, 아마 위와 같이 대꾸했을 것이다. 그러나 개학 첫날이라 진이 빠져서 그런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졌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햐뉴입니다 :)

 심사위원님들... 끝까지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제 글이 웹툰이나 웹드라마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bl로 느끼실 수도 있지만 사실 bl을 첨가한 <성장물>입니다. <성장하지 않는 성장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발 끝까지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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