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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중원진출을 천명하다
작성일 : 17-11-30 09:44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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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시 제조창에서 중요한 대법이 진행되는 동안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일의 진행을 지켜보던 배술사는 대법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음에 중간보고를 위해 자하수사를 찾아갔다.

 

  시비는 배술사가 당도했음을 알렸다.

  “자하수사님. 배술사가 당도했습니다.”

  “들라 해라.”

  자하수사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를 들은 배술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내실 안으로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대법에 이상은 없지만, 현재 궁내에 흐르는 분위기가 여간 좋지 않기에 자신에게 엄한 불똥이 튈까 절로 긴장이 되었다.

 

  “자하수사님을 뵙습니다.”

  “그래. 대법은 차질 없이 진행 되고 있느냐?”

  “네, 대법은 이상 없이 안정기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니 주위경계를 철저히 하고 이상 있을시 임의대로 판단하지 말고 즉각 보고하도록. 그리고 만약에 대법에 조금의 문제라도 생기면 그땐 목 내놓을 각오를 하도록.”

  “존명!”

  서슬 퍼런 하명에 배술사는 머리를 바닥에 박고 엎드렸다.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는지 목소리에는 독기가 풍겨 나왔다. 배술사는 감히 자하수사의 명을 허투루 할 수 없기도 했지만, 궁의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껴 제조창 내부와 주변 경계를 철저히 했다.

 

  한편, 궁을 빠져나가는 소궁주 일행을 뒤쫓던 갈배상 장로는 다잡은 걸 놓친 탓인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수석장로의 집무실로 향했다.

  궁을 장악한 수석장로의 수하들은 궁의 중요 요소와 장로전까지 빈틈없이 경계를 서며 만일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갈배상 장로님께서 도착 하셨습니다.”

  “어서 들라 해라.”

  갈배상이 안으로 들자 장로들과 법사가 언제 왔는지 수석장로와 얘기를 나누는 중이였다.

  수석장로의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미루어 짐작컨대 법사에게 대충 얘기를 전해들은 것 같았다.

 

  “수석장로님. 송구하옵니다. 소궁주를 그만, 놓쳤습니다.”

  “흐음······, 알았네.”

  갈배상의 보고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장무연은 살기는 아니나 그에 못지않은 싸늘한 눈빛만 보낼 뿐, 별 말이 없었다.

 

  “크음, 강 상류에서 시신 두 구를 발견했고, 계속해서 하류 쪽으로 움직이며 놈들을 추적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만족할 만한 보고가 올라올 것입니다.”

  어차피 벌어진 일을 문책해봐야 앞으로의 행보에 하나도 좋을 게 없었다. 장무연은 애써 표정을 바꾸며 공치사를 했다.

 

  “소궁주를 놓친 것이 참으로 안타깝기는 하나, 그건 잡으면 될 일이고······, 이번 일은 갈장로의 공이 대단히 크오. 다들 수고했소.”

  “수석장로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문책을 각오했던 갈배상은 수석장로의 공치사에 충성을 맹세했고, 장로들도 맹세하며 고개를 숙였다.

  밀궁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참으로 오랜 기다림이었다. 큰 피해 없이 밀궁을 장악할 수 있었던 건 법사의 말대로 기세훈 궁주가 수중에 있어 진여탁 일행을 억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필코······.’

  인고의 시간을 견디어 온 장무연은 더 이상 자신의 앞길을 방해할 것이 없자 총관에게 궁의 수뇌 회의 소집을 명했다.

 

  오층으로 지어진 상천각. 밀궁의 중심이며, 궁주의 집무실과 장로들이 기거하면서 집무를 보는 곳으로 그 안에는 장로회의를 논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장로회의와 여타 중요한 회의장소로 쓰이는 이곳이 조금은 소란스러운 가운데,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궁을 이끌어 가는 장로들과 그 뒤로 무력집단의 우두머리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수석장로님께서 드십니다.”

  수석장로의 입실에 장로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차렸다.

 

  “수석장로님을 뵙습니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들뜬 공기가 실내를 감돌고 있었다. 그건 기세훈 궁주를 내치고 공식적으로 밀궁의 일인자 자리에 오른 한영도수 장무연 수석장로에 기인한 것이었다.

 

  아직은 대놓고 기뻐하기에는 좀 이르기도 하고 깔끔하게 정리가 덜 된 상황에 더러 아쉬움을 표하는 장로들도 보였다.

  의미심장하게 좌중을 둘러보던 수석장로인 장무연이 총관에게 명했다.

 

  “다들 자리에 앉게. 염총관, 전후사정을 설명해 보라.”

  모두의 시선이 염무자 총관의 다물어진 입술을 향했다. 염총관은 한차례 숨을 고른 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 우선, 회의에 앞서 몇 가지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궁주님의 무공회복을 위한 대법에 문제가 발생해 차질이 예상되나, 술법원에서 다각도로 원인을 규명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궁모와 소궁주가 이번 일로······.”

  천수검 지율과 수미혼 환요가 궁주의 신변 이상을 빌미로 궁모를 현혹시켜 도주한 사실을 설명했다. 진실은 왜곡 되었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진 마당에 목숨 걸고 소궁주 일파의 편을 들어줄 인물은 이곳에 남아 있지 않았다.

  한껏 고무된 장로들과 달리 진여탁과 몇몇은 굳을 대로 굳은 얼굴로 침묵하며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이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밀궁에 적을 둔 무인이라면 힘의 논리에 의해 수석장로의 명에 불복하기 어려웠고, 궁주의 신상에 좋을 게 없다는 장무연의 언질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궁주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번 교전 중에 죽은 무사들과 도주한 자들로 인해 적지 않은 무력 손실을 입은 장무연은 더 이상의 손실을 막아야 했기에 진여탁 차석장로 일파를 회유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열흘 뒤, 장무연의 명령으로 궁의 수뇌들이 회동했다. 이번회의는 여느 때와 다르게 당주급 이상은 모두 소집되었다.

  애써 태연한 척하는 모습들 속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회의 소집 같은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었기에 눈빛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넓은 회의장이 좁아 보일 정도로 많은 무인들이 장로들 뒤편으로 도열해 있었다.

  장무연의 등장에 일제히 절도 있는 동작을 갖추었다.

 

  “수석장로님을 뵙습니다!”

  장무연이 자리에 앉자 장로들이 이어서 착석했고, 염총관이 이번 회동의 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장로님들 이하 밀궁의 무인들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중원 무림을 질타하는 꿈을 꾸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오랜 궁의 내부 사정과 무림맹의 중원활동 간섭으로 인해 접어야만 했던 중원진출에 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염총관은 잠시 말을 멈추며 주위 동정을 살피니, 아니나 다를까 옆 사람들과 상기된 표정으로 서로들 눈빛을 주고받고 있었다.

  염총관은 계속해서 다음 얘기를 꺼냈다.

 

  “천마교에서 얼마 전에 중원진출 문제로 본 궁의 분타에 밀사를 보내왔습니다. 밀사를 보낸 천마교의 제안에 관해 수석장로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좌중을 한번 죽 둘러보는 장무연의 강렬한 눈빛과 마주치는 무인들마다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다.

 

  “총관의 말처럼 오랜 세월을 이곳 변방에서 지내오느라 힘들었을 줄 안다. 수없이 많은 날들을 참고 인내하며 기다려왔으나 그럴 수 없음을······, 이제는 이곳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밀궁은 이제 중원에서 당당히 행동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겐 부귀와 영광만이 존재할 것이다. 모두 본좌를 따르겠느냐?”

  “수석장로님.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수석장로의 중원진출 천명에 장내의 인물들이 복명하며 충성의 대한 맹세를 했다.

  개중에는 주체를 못하고 감격에 겨워 흥분한 나머지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다.

  이어서 염총관이 중원진출 계획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천마교와의 공조를 통해 혈마교를 접수하는 것이 일차적인 계획입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사항은 각 부대장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염포장로가 총관의 말에 우려하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만약에, 혈마교를 접수하느라 약해진 본 궁에게 천마교에서 튀통수를 치지 말란 법도 없는데 거기에 대한 대비책은 있습니까?”

  “예. 물론 대비책은 세워뒀습니다. 그리고 천마교에서 밀궁을 넘볼 생각을 쉽사리 하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혈마교가 없어진 상황에서 어리석게 우리와 대적이라도 하는 날이면 정파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총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했다.

 

  비밀유지를 위해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알리기로 하고, 현재 진행 중인 자혼 강시의 수련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출정을 하기로 결정하고 수뇌 회의를 마쳤다.

 

  각종 영약과 독물로 인해 묘한 향을 뿜어내는 강시 제조창.

  그 한쪽에서 탁한 갈색의 약물로 채워진 시연통을 들여다보던 자하수사는 숙였던 허리를 곧게 펴며 만족한 듯 고갤 끄덕였다.

 

  “음, 외관상 특별한 징후가 보이지 않는걸 보니, 먼저 번 일은 기우에 불과했군.”

  주위를 물린 자하수사의 분위기가 요사스럽게 변했고, 그 즉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라마 지보넘 요민 리우······, 요리라아 랑리아 랑리아.”

  -사아아아

  술법의 주문이 끝나자 두 번째 대법이 펼쳐진 시연통에 붉은 안개 같은 것이 덮이며 빛이 번쩍거렸다.

 

  “이 곳을 떠나지 말고,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철저히 지켜라.”

  “옛! 자하수사님.”

  자하수사는 대법이 잘 되었음을 확인한 후에 수하에게 외부의 접근을 일체금하라 지시하고 자리를 떠났다.

 

  자하수사의 하명에 배술사는 주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대법을 주시했다.

  한시진 정도가 지났을까? 오늘따라 일을 많이 한 탓에 몸이 나른하고 집중력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지키고 있으려니 어째 자꾸만 졸음이 몰려오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기야 별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이러면······.”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순간순간 눈꺼풀이 천근이라도 되는지 힘겹게 떴다 감았다 반복하는 배수문은 결국, 꾸벅꾸벅 졸음에 빠져 들었다.

 

  -스스스스

  그때, 대법이 진행되는 시연통을 중심으로 종전처럼 또 원을 그리며 푸른빛이 주위로 퍼져 나갔다.

 

  시연통 안의 약물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여러 색깔로 바뀌어갔다. 거기에 맞추어 궁주를 대신해 안에 들어가 있는 강현의 몸도 따라서 울긋불긋해졌다.

 

  대법이 시행되는 동안 내내 반복되어진 현상이 어느덧 절정을 지나 차츰 무슨 일이 있었느냔 듯 빠르게 안정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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