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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17. 여고생
작성일 : 17-11-27 15:05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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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17. 여고생

 

 “좀비는 쫄깃한 맛이 없더라고~”

 

 백정이 내려오는 셔터를 잡더니 그 밑으로 몸을 구부리고 들어왔다. 백정의 혼잣말을 들은 빈건은 오는 길에 본 하의가 벗겨져 있던 좀비 시체를 떠올렸다. 빈건은 주저 없이 발로 들어오는 백정을 걷어찼다.

 

 ‘빡!’

 

 얼굴에 강력한 킥을 맞고도 백정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에헤이~ 손님을 이렇게 대하면 쓰나?”

 

 백정은 결국 안으로 들어왔다. 그제야 셔터가 내려가 닫혔다. 자신의 발차기가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자 빈건은 크게 당황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저 애들 같이 먹자고~ 원래 혼자 먹으면 체해!”

 

 백정이 말했다. 말도 무서웠지만 그 표정이 너무 잔인해서 명지와 진희는 뒤로 한걸음씩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 물러나 있어!”

 

 팀장의 목소리였다. 진희와 명지는 그 말에 더욱 뒤로 물러났다.

 

 “같이 먹기 싫으면 나 혼자 먹지 뭐.

 아.. 진짜 천국이야!

 고딩을 먹는 구나! 크크크.”

 

 빈건이 주먹을 날렸다. 백정은 그대로 맞았다. 하지만 고개가 살짝 움직였을 뿐, 전혀 타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백정은 빈건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빈건이 맞자마자 뒤로 밀리며 고꾸라졌다. 팀장이 옆에 있는 병을 들어 백정의 머리를 쳤다.

 

 ‘퍽!’

 

 엄청난 굉음과 함께 병이 깨졌다. 백정의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그러나 백정은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팀장의 목을 잡아들어 올리고는 그대로 던져버렸다.

 

 테이블에 처박힌 팀장을 보고 만식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백정은 그냥 발로 만식을 차버렸을 뿐이다. 만식이 밀려 쓰러졌다. 빈건이 다시 일어나 백정에게 테이블을 집어 던졌다. 백정은 날아오는 테이블을 잡아 옆으로 내 팽개쳤다. 그리고는 빈건에게 가서 그를 던져버렸다.

 

 “음… 너희 둘 중에 누구 먼저 먹어줄까?”

 

 유일하게 서있던 명지와 진희의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 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일단 잠시만 있어봐~”

 

 백정은 바지뒤춤에서 중식도를 꺼냈다.

 

 “끼앗!!!!!!!”

 

 칼을 본 명지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비명이 몰 전체를 울릴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였다. 하지만 백정은 비명 소리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그냥 쓰러져 있던 빈건에게로 갔다.

 

 “어디 한군데 잘라야지.”

 

 백정은 그리 말하며 빈건을 내려 보다가 다리를 들었다.

 

 “다리 잘리면 도망도 못치고 좀비나 되겠네.”

 

 백정이 중식도를 높게 치켜 올렸다. 빈건은 저항하려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빠!!!!”

 

 명지가 절규하며 울었다.

 

 “잠시 만요!”

 

 진희였다. 진희가 앞으로 나섰다.

 

 “피냄새 싫어요. 일단 저 먼저 해요.”

 

 진희의 말에 명지의 눈이 커졌다.

 

 “안 돼. 진희야… 안 돼…”

 

 명지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괜찮아. 걱정 마.”

 

 진희가 한발 더 앞으로 나섰다.

 

 “요즘 고딩은 깡이 좋구나!”

 

 백정이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일단 옷 좀 벗어봐.”

 “진희야… 하지마라!”

 

 팀장이 신음하면서 말했다. 하지만 진희는 고개를 젓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속옷만 입은 상태가 됐다. 긴 다리 굴곡 잡힌 몸매. 그녀는 피와 시체로 가득 차 있는 여의도에서 유일하게 하얀빛을 뽐내고 있는 존재처럼 보였다. 검은 긴 생머리가 그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었다.

 

 “크크크. 이야 대박이네! 그치? 그치?”

 

 백정이 빈건을 발로 차면서 물었다. 팀장과 만식은 움직이지 못하고 대신 진희에게서 시선만을 돌렸다. 무기력했다.

 

 “다 벗자. 고딩아~”

 

 백정이 히죽거렸다. 진희는 주저했다. 벗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무서웠다. 그녀는 떨리는 왼팔을 오른손으로 꼭 잡았다.

 

 “어차피 여기서는 아무것도 못해요. 나가요.”

 

 진희는 최대한 떨림을 감추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무슨 일을 당할지 알고 있었고 각오도 했다. 단지 어떻게든 이곳에서 백정을 끌고 나가야했다.

 

 ‘그래야 모두 도망칠 수 있어…’

 “진희야! 그러지 마라!”

 

 팀장이 외쳤다.

 

 “고딩 주제에 다 떠안을 생각하지 마!!”

 

 팀장이 일어나 백정에게 달려들었다.

 

 ‘퍽!’

 

 백정의 주먹이 팀장의 복부를 강타했다. 팀장이 피를 토했다.

 

 “팀장님!!!”

 

 빈건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것이 고작이었다. 영화와는 달리 현실에서 던져지고 처박혔을 때 받는 데미지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빈건은 아까의 충격으로 제대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어서! 나가자고요!”

 

 진희가 외쳤지만 백정은 씩 웃고는 팀장을 보며 말했다.

 

 “저 딸내미가 애쓴다. 그치?

 확, 묶어놓고 함 뜨는 거 보게 해줄까?

 아니다. 아무래도 니들이 먼저 죽는 게 낫겠다.

 저 아이가 이렇게 애쓰는데 그 정도는 내가 배려할게!“

 

 백정은 들고 있던 중식도를 들었다.

 

 ‘착.’

 

 백정의 얼굴에 뭔가가 날아와 맞고 떨어졌다. 백정이 떨어진 것을 보았다. 브래지어였다. 고개를 돌리자 위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진희가 한쪽팔로 가슴을 가리고 서 있었다.

 

 “그만해...”

 

 팀장은 큰 소리를 밖으로 낼 수 없었다. 만식은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명지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애원하고 있었다.

 

 “하지마 진희야… 하지마… 진희야….”

 

 빈건은 쓰러진 채로 옆에 있는 화염병을 보고 있었다.

 

 “크크크크. 내가 진짜 괜찮은 여자를 먹겠네.

 너 처녀지? 조그만 기다려라.

 내가 오늘 완전히 복 받았네!”

 

 백정은 중식도를 다시 들었다. 그는 팀장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철컥, 철컥. 퍽.’

 

 순식간이었다. 좀비들이 셔터를 밀고 들어왔다. 명지가 질렀던 비명소리가 어느새 좀비들을 푸드코트로 이끌고 있었던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정은 자신의 바로 앞에서 이빨을 내밀고 있는 좀비를 보고는 급하게 목을 잡아 내팽개쳤다. 그때 불붙은 병이 날아와 백정의 머리를 치며 깨졌다.

 

 ‘화륵!’

 

 백정의 얼굴을 화염이 감쌌다. 빈건이었다. 명지가 빠르게 뛰어가 빈건을 부축했다. 만식은 팀장을 챙겼다.

 

 “빨리! 피해!”

 

 일행은 간신히 뒤쪽 휴게실로 피하기 시작했다. 진희는 바닥에 떨어진 옷을 대충 들고는 함께 이동했다.

 

 “으아아아악!!!!”

 

 백정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푸드 코트를 가득 매웠다. 그의 주위로 좀비들이 몰려들었다.

 

 “너! 내가 꼭 먹는다!!! 아악!!”

 

 -

 

 “괜찮니?”

 

 팀장이 물었다. 진희는 어느새 옷을 다 입고는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서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알렸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만식이 고개를 떨궜다. 딸 생각이 났다. 무기력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것만 같아서 그것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다.

 

 빈건은 말없이 진희의 어깨를 한번 토닥이고는 가볍게 목례했다. 감사의 표시이자 존중의 표시였다. 진희는 가벼운 미소로 그 표시에 답했다.

 

 “미친년. 나 진짜 평생 너 언니라고 부를 거야... “

 

 명지는 진희에게 매달려서 애교 섞인 원망의 말을 던졌다. 진희는 그런 명지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고맙다. 우리가 목숨을 빚졌구나.”

 

 팀장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진희도 고개를 숙였다.

 

 “건아. 밖에 상황 어떤 것 같냐?”

 

 팀장이 물었다. 그들은 뒤의 휴게실로 와 문을 잠그고 한참을 숨어있던 중이었다. 한동안은 밖에서 소란이 있었지만 어느새 밖은 조용했다.

 

 문에 귀를 댄 빈건은 조용히 말했다.

 

 “아까부터 계속 인기척이 없습니다.”

 “음… 건아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냐?”

 “아무래도 이곳은 안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빈건의 말에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괴력을 보였던 백정이 과연 죽은 건지 좀비가 된 건지도 확실하지 않았고 좀비는 점차 늘어나는 중이었다. 이 곳에서는 고립되기만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 버티기만 하면 되는데…”

 

 팀장이 혼잣말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만식이 말했다.

 

 “근처에 이마트가 있는데, 거기는 어떨까요?

 입구가 지하에 있어서 버티기에 꽤 좋을 것 같습니다.”

 

 만식의 이야기에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것 충분하고 방어하기 좋으니 지금으로서는 최선이겠군요.”

 “그러면 한시라도 빨리 이동해야 합니다.

 좀비가 계속 늘어날 거예요.”

 

 빈건의 말에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갈 수 있겠니?”

 

 팀장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깥 상황 보겠습니다.”

 

 빈건은 호흡을 깊게 내쉬었다. 아직 백정에게 맞은 부위의 충격이 그대로였지만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세상에…”

 

 끔직한 모습이었다. 좀비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목이 뜯겨나간 좀비들이 보였다.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백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돌아온 빈건은 밖의 상황을 설명했다. 팀장은 바로 이동을 지시했다. 다들 문 밖으로 나갈 때 명지가 진희를 잡았다.

 

 “잠시만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닫았다.

 

 “명지야 왜?”

 

 진희는 의아한 눈길로 명지를 바라봤다. 명지는 옷 안으로 손을 넣더니 브래지어를 뺐다. 그리고는 진희에게 줬다.

 

 “이거 해. 난 작아서 안 해도 티 별로 안나.”

 

 진희는 명지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고… 이 별종아!”

 “뭐! 너 몸매 좋은 거 티내는 게 아니꼬와서 그런다.

 물론 작겠지만 일단 해.”

 

 진희는 명지의 호의를 순순히 받아 들였다. 곧 문을 열고 나가자 빈건과 팀장 그리고 만식이 손이 화염병을 들고 있었다.

 

 “방심하지 말고.”

 

 빈건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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