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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16. 재회
작성일 : 17-11-27 15:05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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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16. 재회

 

 

 좀비가 여의도에 나타나고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사람들은 알게 됐다. 좀비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형님. 어떻게 된 거에요?”

 

 경계를 서고 있던 문학이 진명에게 물었다. 진명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도 확실하지는 않은데...

 뭐 사실 뻔하다.“

 “그게 뭔데요?”

 

 간단한 요기거리를 가지고 온 지유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지유가 가져온 것을 문학과 나누면서 진명은 대답했다.

 

 “일단 밤 사이에 사람들이 더 많이 죽은 거죠. 이미 쪽수로는 살아있는 사람보다 좀비가 더 많아 보이니까요.

 밤에 밖으로 나온 사람들,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모르고 있던 사람들, 아니면 어떤 이유로 집에서 나올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좀비에게 물린 거에요.“

 

 문학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쳐도 너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응. 그래서 또 한가지 가설은... 이제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쪽에만 남아 있는 거겠지.”

 

 진명이 어두운 낯빛으로 말했다. 이들로서는 가장 생각하기 싫은 결과였을 것이다.

 

 “더이상 사람이 없는 곳에 머무를 필요는 없으니까. 사람이 있는 곳을 어떻게든 찾아 움직이는 것일지도 몰라. 그 얘긴... 생존자는 어쩌면 우리 뿐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지.”

 

 진명의 암울한 설명을 들은 문학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유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빠져나갈 길이 있겠죠!”

 

 채영이 힘찬 목소리를 냈다.

 

 “교대해요!”

 

 채영의 옆에 있던 태열이 말했다. 그들은 2시간씩 번갈아 가며 교대를 서는 중이었다. 일단 지하의 입구만 제대로 봉쇄하면 큰 위협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수고 좀 해줘!”

 

 문학과 진명, 지유가 이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을 읽는 사람도 있었다. 이것저것 군것질 거리로 요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석현씨!”

 

 진명이 이름을 부르자 석현이 돌아봤다.

 

 “아~ 진명씨. 무슨 일 있어요?”

 “아니요. 간밤에는 편히 잘 쉬셨어요?”

 “네. 잘 쉬었어요. 고생이 많아요.”

 “아유. 아니에요. 다음에 석현씨랑 경준씨랑 경계좀 부탁드릴게요. 두시간 후에요.”

 “알았어요. 걱정마요.”

 

 진명은 석현에게 간단하게 인사하고는 자신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불 몇 겹을 쌓아서 빨래 세제 옆에 자리를 잡아 놓고 있었다.

 

 “근데 진명씨는 하필 왜 이곳이에요?”

 “섬유유연제 향기가 좋아서요.”

 

 지유의 물음에 진명이 웃으면서 답했다. 지유는 그런 진명을 보고는 씩 웃었다. 그리고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곧 손에 무언가를 들고 왔다.

 

 “이거 마셔요.”

 

 카라멜 마끼아또였다. 비록 카페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제조되어 나온 것이었지만.

 

 “결국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 하는 거네요?”

 “네. 그때 도와줘서,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도와줘서 고마워요.”

 

 지유가 가볍게 짠을 했다. 진명은 미소지었다.

 

 “제가 군대 있을 때, 지유씨 완전 팬이어서 관물대에 사진도 보관했었어요.

 근데 이렇게 같이 커피를 마시다니... 참... 오래 살고 볼일이네요.“

 

 진명의 말에 지유의 볼이 살짝 발그레 했다.

 

 “누가 제 팬이라고 해주는 게 이렇게 좋은 건지 이제야 알았네요.”

 

 지유는 진명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셨다. 달콤함이 온 몸으로 퍼졌다.

 

 -

 

 날이 밝자 밖에는 더 많은 좀비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거 참... 점점 늘어나는 구만.”

 

 빈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꾸 그레이가 귀찮게 하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라면을 하나 먹은 것이 여전히 속을 든든하게 해주고 있었다. 그는 바로 나갈 참이었다.

 

 그레이가 옷을 여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가야해.”

 “같이 가.”

 

 그레이의 말에 빈건은 냉정하게 말했다.

 

 “아니. 혼자 갈거야.

 정체를 밝히지 않는 사람하고는 같이 움직이지 않아.“

 “스윗보이인줄 알았는데, 스마트보이였네.”

 “살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든지 알았을 거야.”

 

 빈건은 그렇게 말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햇볕이 문틈으로 들어와 빈건을 비췄다. 그의 손에는 베게 하나가 들려 있었다.

 

 “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살기를 빌게.”

 “역시 한국인은 정이야.”

 

 미소를 짓는 그레이를 뒤로 하고 빈건은 밖으로 나갔다. 현관문이 닫혔다.

 

 “꽤 괜찮은 남자잖아? 신기하게 한국에는 멋진 남자들이 꽤 있단 말이야.”

 

 그레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옷을 다 벗었다. 그리고는 욕실로 향했다.

 

 -

 

 밖으로 나온 빈건은 많아진 좀비들의 눈을 최대한 피하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길이 될 것 같았다.

 

 아파트 계단으로 향하는 그의 앞에 좀비 한마리가 걸어왔다. 빈건은 베게를 들고는 좀비에게 달려갔다. 좀비의 입을 베게로 막은 후에 바로 옆으로 밀어 떨어트렸다.

 

 ‘퍽!’

 

 좀비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큰 소리를 냈다. 그러자 좀비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빈건은 한적해진 틈을 타고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아파트에서 벗어났다.

 

 아파트에서 벗어나 가고 있는데 길에서 목이 잘린 좀비 하나가 널부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윽!’

 

 빈건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좀비는 여자였고, 하의만 벗겨져 있었다.

 

 ‘어떤 미친놈이... 너무 끔찍한데...’

 

 빈건은 여자 좀비를 지나쳐서 바로 IFC몰로 향했다. 그곳에서 팀장과 합류할 생각이었다.

 

 -

 

 만식이 요리한 음식이 차려지자 명지와 진희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금새 숟가락을 들었다. 만식은 마치 자신의 딸을 보는 것처럼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팀장은 만식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덕분에 맛있는 밥을 먹습니다.”

 “아닙니다. 팀장님하고 아이들이 없었으면, 저도 금방 죽은 목숨이었을 겁니다.

 된통 뭐가 뭔지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만식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했다. 이들은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무기가 너무 없어...’

 

 팀장은 밥을 먹으면서도 곧 이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밖에는 좀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일행은 푸드코트 뒤에 숨어 있었는데, 하룻밤 새에 꽤 많은 수의 좀비들이 늘어나 있었다.

 

 “아저씨. 좀비가 계속 늘어나겠죠?”

 

 진희가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 팀장은 대답대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계속 먹고 자면서 버티면 구조대가 오지 않을까요?”

 

 명지가 앞에 놓인 국물을 떠 먹으며 말했다.

 

 “그... 좀비라는게 막 죽일 수 없고, 천하무적이고 그런게 아니지요?”

 

 만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점심 장사 준비를 마치고서는 잠시 눈을 붙이려 휴게실로 갔다. 전날 심하게 과음을 했던지라 동료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것이었다. 평상시였다면 점심시간이 되기 얼마 전에 누군가는 와서 깨웠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그가 밖으로 나갔을 때, 인적은 드물었고, 이상한 사람들이 터벅터벅 걷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을 물어 뜯는 것을 봤다. 만식은 칼 하나를 들고 휴게실로 들어와 떨었다. 그는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밖이 잠잠해졌다는 것을 느꼈고, 조심스레 나오다가 진희와 명지를 만났던 것이었다.

 

 “네. 죽어요. 머리 날려도 되고, 폭탄 터트려도 되고!

 물리지만 않으면 돼요.”

 

 명지는 신나는 듯이 말했다. 영화와는 다르게 좀비는 무적이 아니었고, 미칠듯이 무서운 존재도 아니었다. 구조대만 온다면, 군대만 출동한다면 충분히 몰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군대가 봉쇄를 선택했으니까... 구하러 올지는 의문이다.”

 

 팀장이 씁쓸하게 말했다.

 

 “분명 밖에서는 구하러 갈 것이냐 말 것이냐로 정신이 없을 거야. 어떤 결정이 내려지겠지.

 그리고 우린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고.“

 

 팀장의 얘기에 진희가 이를 꽉 물었다.

 

 ‘살아남을거야... 어떻게든. 오빠가 준 생명이니까.’

 

 -

 

 빈건은 재빨리 IFC몰로 진입했다. 생각보다 좀비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는 주위를 살펴봤다. 영풍문고에 좀비들이 갇혀 있는 것이 보였다.

 

 ‘저건 백프로 영감탱이 작품이네.’

 

 빈건이 씩 웃었다.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가장 밑층에 가장 적은 좀비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빈건은 재빨리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에게 접근하는 좀비는 베게로 입을 막고는 바로 밑으로 던져버렸다.

 

 ‘퍽!’

 

 좀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몰을 울렸다.

 

 푸드코트 뒤쪽에 있던 팀장일행도 그 소리를 들었다.

 

 “무슨 소리죠?”

 

 만식이 긴장했다. 팀장은 손을 들어 만식을 진정시키고는 밖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셔터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차분히 셔터로 다가간 팀장은 조심스럽게 밖을 살폈다.

 

 보이지 않던 좀비하나가 박살이 나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곧 또 하나의 좀비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퍽!’

 

 그리고 그 위로 익숙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팀장은 소리를 지르지는 못하고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모아놨던 병하나를 틈 사이로 굴렸다.

 

 ‘데구르르르.’

 

 병이 굴러가는 소리를 빈건은 놓치지 않았다.

 

 ‘아우, 저 영감탱이!’

 

 빈건은 푸드코트 쪽으로 재빨리 달렸다. 푸드코트 근처에 가자 셔터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빈건은 빠르게 미끄러져 셔터의 열린 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오바할 필요는 없잖..”

 

 가까이 쫓던 좀비는 없었다. 충분히 천천히 들어와도 될 상황이었기에 팀장은 농을 던졌다. 하지만 팀장의 농이 끝나기도 전에 명지가 빈건의 품에 달려 들었다.

 

 “오빠!”

 

 밖으로 나간 팀장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없자, 궁금해진 진희와 명지 그리고 만식이 나왔던 것이다. 빈건을 본 명지는 달려서 빈건에게 안겼다.

 

 “그렇게 오바할 필요는 없,”

 

 팀장이 명지를 보며 말을 하려다가 진희가 입을 손가락으로 막으며 고개를 젖는 바람에 이마저도 말았다. 팀장은 다시 셔터를 내리는 버튼을 눌렀을 뿐이다.

 

 ‘끽!’

 

 셔터가 갑자기 쇳소리를 냈다. 누군가가 셔터가 내려가지 못하게 잡고 있었다.

 

 “찾았다. 사람여자. 빙고!”

 

 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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