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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9화 - 옆집여자(2)
작성일 : 17-11-25 13:40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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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옆집여자가 너보고 가정부인줄 알았다고 대놓고 말했다고? 우와.. 진짜 솔직하다 그 여자..."

 

 "뭐가 솔직해?!! 덕분에 내 기분은 아침부터 더러운데!!"

 

 "워워~ 그래도 죄송하다고 했잖아. 생각보다 그렇게 싸가지 없는 여자는 아니네."

 

 "죄송하다는 말을 소설책 읽듯이 덤덤하게 내뱉는데 무슨.."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혜원이 있는 2층 음악실로 올라가 하소연을 하고 있는 수호였다.

 

 

 "근데 객관적으로 봐도 넌 어려보이는 편이라 가정부로 보긴 힘든데.. 그 옆집여자 너 물 먹이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 아니야?"

 

 "몰라. 싸가지는 없어도 얼굴이랑 몸매는 좋거든 그 여자. 옷도 명품이고 스타일도 화려하니까 나 같은 스타일은 수수한 게 가정부처럼 보였을지도..."

 

 "아..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자기 밑에 깔고 가는 성격이구나."

 

 "예상대로였어.. 내가 싫어하던 옆집 싸가지 여자는 그대로 살고 있더라고.. 이사 갔길 바랬는데 흑- 역시 신은 내편이 아니야.."

 

 "그런 하찮은 것을 신께 바라지 마. 뭐 어때? 요즘 이웃들, 마주치면 얼마나 마주친다고.. 마주치면 불편은 하겠지만 그런 사람 한명 정도는 있을 수 있잖아."

 

 

 한명이 아니니까 하는 소리다. 불편한 사람은 옆집뿐만 아니라 위에 층에도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남자에 대해서까지 혜원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열 받는 게 가정부처럼 보인다는 건 무슨 뜻이야? 그 여자가 나한테 그러더라. 가정부처럼 보여서 착각했다고.. 집안일이나 하게 생겼다는 뜻이지 이거? 그 여자처럼 잘사는 사람들 허드렛일이나 도와주게 생겼다는 뜻인 것 같은데.."

 

 "에휴.. 자격지심도 아니고.. 요즘 가정부일 페이 좋대. 어떤 가정부는 일하는 집에 출장 왔는데 그 사람이 입고 온 옷이 명품이더라.. 하는 얘기 들은 적 있어. 그러니까 너도.."

 

 "지금 누굴 옹호하는거?! 잘 차려입고 와도 누가 걸레질할 때 명품 옷 입고 하겠냐? 당연히 작업복으로 갈아입겠지.. 오늘 출근할 때 내 옷이 작업복같이 구질구질했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 아니야 그 여자.."

 

 "..그래.. 내 리엑션이 잘못됐네. 듣고 보니 그 여자가 백퍼센트 잘못 한 거다 이건.. 됐냐?"

 

 "어!"

 

 

 엎드려 절 받기 식으로 수호가 원하는 답을 듣자 화가 조금 수그러들었는지 옆집여자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없었다. 사소한 대화를 나누다 피아노 선반에 놓인 악보가 눈에 들어왔는데 작곡을 하는지 진행 중인 종이였다.

 

 

 "근데 이 악보는 뭐냐? 너 작곡도 해?"

 

 "아.. 그거 내가 한 거 아니야. 학생 거."

 

 "우와.. 우리학교에 이런 소질이 있는 애가 있어? 내가 피아노 좀 배워봐서 아는데 이정도면 수준급인데.. 예고를 가지 왜 이런 범생이들만 모인 학교에 왔나 몰라.. 어떤 학생건데?"

 

 "너도 잘 아는 애야. 너희 당골손님이니까."

 

 "당골손님이라니?"

 

 "보건실에서 숙박 많이 하는 애 있잖아."

 

 "숙박...? 야! 보건실이 무슨 민박집인줄 알아. 당골손님은 무슨..... 근데 당골이면.. 혹시 한민혁?!"

 

 "그렇지. 걔 음악실에 자주오거든. 음악에 확실히 재능이 많은데 집에서는 그쪽으로 지원해줄 생각이 전혀 없나봐."

 

 "아.. 그래서 반항심에 자꾸 보건실에 내려와 자는 건가?"

 

 

 예전엔 공부가 싫어서 핑계를 대고 내려오는 거라 생각했다. 아픈 것도 한두 번이지 보건실을 제집 방마냥 사용하는 게 수호는 영 꼴보기 싫었는데 자신의 꿈을 부모님이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사춘기에 반항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닐걸? 걔 잠 많거든. 보건실에 내려오는 건 그냥 자려고 오는 걸 거야."

 

 "제길.. 침대를 내어주는 게 아니었어."

 

 

 혜원의 말에 순간이지만 민혁을 안쓰럽게 생각했던 마음은 고이 발로 차버리는 수호였다. 1층으로 내려와 보건실로 들어갔더니 이미 한쪽 침대는 누가 자리를 차지했는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 확인했더니 한민혁.. 이제 놀랍지도 않다.

 

 

 "무슨 일 때문에 왔냐?"

 

 "아 좀 자려고요."

 

 "..하! 이제 어디 아프다는 핑계거리도 안 만드네? 잘거면 너희 집에서 자라 좀!"

 

 "당분간만 좀 봐주세요. 요즘 밤새서 진짜 피곤하단 말이에요."

 

 "밤을 새? 아직 시험기간도 아닌데.. 그나저나 네가 공부하려고 밤새는 캐릭터였냐?"

 

 "당연히 아니죠. 공부를 왜 밤새워서 해요? 이 좋은 머리를 비효율적이게.."

 

 

 아.. 재수없다.. 그냥 알아서 자게 냅둘 걸..수호는 괜한 질문을 했다는 생각에 짜증 섞인 표정으로 민혁을 쳐다보고 있자 수호의 생각을 읽은 듯, 민혁은 한번 씨익 웃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쌤은 무슨 생각하는지 얼굴에 다 티가 나네요. 이렇게 표정으로 욕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티났냐? 그래도 시..심한 욕은 아니였어.."

 

 

 사실대로 이실직고 하는 수호의 모습에 웃기다는 듯이 민혁은 큭큭대었고 그걸 본 수호의 얼굴은 다시 표정으로 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까 음악실에서 본 악보가 생각나 인상이 스르륵 풀리며 민혁에게 물어본다.

 

 

 "근데 방금 음악실에서 본건데.. 악보 말이야. 그거 네가 작곡하던 악보라며? 너 그런 재능이 있었어?"

 

 "악보요? 아~ 그거..."

 

 "작곡도 하고 제법이네.. 다 완성하면 언제한번 들려줘. 그럼 그동안의 숙박료는 퉁 쳐줄게."

 

 "듣고..싶으세요?"

 

 "응. 내가 존경하는 사람을 쇼팽으로 꼽을 만큼 음악 좋아하거든."

 

 

 민혁은 쇼팽과 자기 음악이랑 무슨 상관인지 잠시 고민하다 늘 자신을 보면 인상을 찌푸리던 수호가 처음으로 관심을 갖고 눈을 빛내자 괜히 멋쩍은 듯 목을 긁으며 시선을 돌렸다.

 

 

 "뭐..제가 작곡하는 건 클래식이랑 거리가 멀긴 하지만.. 완성되면 들려드릴게요."

 

 "그래. 쇼팽처럼 명곡을 만들어 봐."

 

 

 애초에 장르부터가 다른데 아까부터 왜 쇼팽을 찾는 건지.. 어디부터 태클을 걸어야할지 난감한 민혁이었으나 요즘 들어 페스티벌 때문에 밤새서 음악작업을 하던 터라 부족한 잠을 채우는 게 우선이었다.

 

 

 "내일이 봄맞이 소풍을 가는 날이라고요?"

 

 "네.. 몇주 전에 안내드린 내용인데 다인이 어머니께 아무말씀도 못 들으셨나 봐요."

 

 

 이 인간들을 진짜... 여행에 눈이 멀어서 자식새끼 소풍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철없는 강호부부를 수호는 속으로 수없이 욕하며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최근에 유럽에 도착한 강호와 통화를 하였는데 그때는 다인이의 안부를 짧게 묻고는 유럽의 멋과 호텔의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게 전부였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정작 중요한 용건은 말해주지도 않고 자기들 여행자랑만 한 것이었다.

 

 

 "준비물이랑 모든 안내사항이 적힌 종이는 다인이 가방에 넣어놨으니 확인해보시면 되시고요. 내일은 급식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도시락 부탁드릴게요. 고모님."

 

 

 도시락이라.. 도시락이면 역시 김밥이겠지? 다급하게 내일 준비할 도시락 메뉴를 생각하고 있는 수호의 뒷편에서 상당히 거슬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떠드는 학부모가 있었다. 다른 선생님에게 내일 도시락준비에 대한 당부를 들었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였다.

 

 

 "호호호~ 내일 실력 발휘 좀 해야겠네. 우리아이 도시락보고 다른 엄마들 기죽으면 어쩌죠 선생님?"

 

 "하하하...그러게요. 세라 어머니 실력이 워낙에 좋으...시니까요.."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는 선생님의 웃음은 힘겨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 학부모의 요리 실력은 작년에 이미 유치원아이들 모두에게 들통이 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소풍에 스테이크를 도시락이라고 준비해서 보냈는데 내용물은 새까맣게 탄 사각형 고기덩어리였고 먹는 순간 아이가 위험해질 것 같아 선생님들 밥을 나눠줄 정도로 도시락은 충격적이었다.

 

 

 "작년엔 웰던으로 조리해서 스테이크를 준비했었는데 이번엔 어떤 도시락을 만들면 좋을지.."

 

 "아.. 웰던이요."

 

 

 그게 웰던이었구나... 순간 그의 딸인 세라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아이를 쳐다보고 있을 때 뒤에 있던 수호는 문화적 충격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시락으로 스테이크를 준비한다고?...무슨 도시락주제에 수준이 왜 이렇게 높아?? 수호는 뒤에 눈치를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용하게 선생님에게 물었다.

 

 

 "저..선생님... 뒤에 학부모님은 도시락으로 스테이크를 준비했다고 하시는데.. 여기는 보통 그런가요? 김밥 같은 게 아니라..."

 

 "아.. 저 학부모님 말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하세요. 보통 김밥들 많이 싸 오시니까요."

 

 "그..그렇죠? 보통.."

 

 

 다행이었다. 수호의 머리로는 소풍에서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이 칼질을 하는 이미지는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았기 때문에 보통 김밥을 싸온다는 말에 괜한 안심이 들었다. 그때 살인적인 웃음소리를 내던 학부모가 다가오더니 다인이에게 아는 척을 한다.

 
작가의 말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부디!!추천과 코멘트 부탁드려요♥♥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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