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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리 집에 눌러 살게된 그녀는 흡혈귀 같은 종족?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5

어느 날 도망치는 그녀를 도와줬더니 집에서 빌붙어 살고 있습니다.........

 
[19.이러다 공부는 언제 하니?]
작성일 : 17-11-24 20:27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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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고사.

 그것은 마치 관문과도 같으며 특히 고등학생에게는 뫼비우스의 띠와도 같은 것이다.

 중간고사라는 관문이 지나간 후에는 일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끝났다는 쾌락에 빠져 지내다 결국 기말고사가 닥치게 된다.

 

 "시아야....이게 말이 돼?"

 "난 재능 없나봐."

 

 내 손에 들려있는 4점짜리 시험지.

 성명 란에 ‘이시아‘ 라고 쓰여 있다.

 

 "수학 수행평가에서 어떻게 하면 4점이 나와!!"

 "히익...!!"

 

 보통 수학 쪽지시험 같은 수행평가는 시험을 치루기 2주 전에 보는 경우가 많다.

 거기서 맞은 시아의 점수.

 4점.....

 

 "공부는 언제 놓았어?"

 "이번에는 공부 하나도 안 했단 말이야...."

 "저번엔 공부를 했다는 말이네?"

 "작년까지는 성적 우수한 편이었다고!!"

 

 자신도 이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분한 목소리로 얘기를 하였다.

 

 "다른 과목은?"

 "뭐, 그럭저럭?"

 "그건 나중에 테스트 해 보고. 일단은 수학 위주로 가르쳐줄게."

 "히잉...."

 

 인문계열 고등학교의 성적은 중요하다.

 물론 대학을 가지 않는다면 필요 없는 쓰레기 종이에 불과하지만 (솔직히 시험지가 자연파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목적으로 인문계열에 들어온 이상 성적은 그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요소가 되어 버렸다.

 

 "둘이 뭐해?"

 "아, 세연아."

 "정율이 나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

 "히키가?"

 

 내 자리로 모여드는 여성 두 분.

 참고로 유세연은 전교 차석, 최유진은 보통 그럭저럭한 성적이다.

 

 "죽이기는. 공부의 맛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뿐이야."

 "아, 이번 수학에서 4점 맞았다고 수학 쌤한테 끌려갔었지?"

 "그건 그렇고 시호 쌤 잘생기지 않았어?"

 "걘 여자한테 관심 없어."

 

 안시호.

 제로의 본명이다. 평상시에 임무를 할 때에는 가명인 ‘제로‘를 사용하지만 학교에서 제로라는 이름은 너무 이상하기 때문에 본명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담임의 이름은 김예희라고 한다.

 최유진이 제로에 대한 말을 꺼내자 시아는 얼굴을 찌푸리며 제로에 대한 악담을 퍼트리고 있다.

 

 "둘이 잘 아는 사인가 보네?"

 "음....삼촌? 같은 거야."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담임이랑 많이 친해보였지?"

 "여자한테 관심 없는 건 담임 때문에 아니야?!"

 "꿈 깨라. 유세연, 최유진."

 

 나는 그녀들의 대화를 딱 잘라 말을 하였다.

 제로와 담임을 엮다니....그건 누가 봐도 아빠와 딸을 엮는 것과 같았다.

 뭐, 그러기엔 제로가 28살이고 담임이 13살이니....엄연한 범죄가 되는 거다.

 

 "그런데 둘이 어디서 공부하게?"

 "음....생각해보니 마땅한 장소가 없네."

 

 도서관이나 자습실은 시끄럽게 할 경우 주변에서 욕을 먹고 강제 퇴장을 당하게 된다.

 그렇다고 집에서 하기에는 엄마가....매번 그래왔듯이 ‘공부 그만하고 엄마랑 놀아줘, 그거 언제까지 할 거야?’ 등등의 말이 나오기에 집에서의 자습은 무리다.

 

 "그럼 우리 집에서 할래?"

 "최유진, 너네 집에서?"

 "응, 기왕 하는 김에 다 같이 하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최유진의 집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최유진의 어머니는 어릴 적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가끔씩 집에 들어온다고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군인이셔서 다른 지역에 발령을 맡은 것 같았다.

 

 "세연아 너는 시간 돼?"

 "음....가끔은 다 같이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시아는?"

 "나도 상관은 없어. 단지 밥이 맛있으면 자주 가게 될 거야."

 

 ....참 이상하지만 시아 같은 이유다.

 그런데 내 의견은 완전히 무시된 것 같다....?

 어차피 같이 참가할거긴 하지만.

 

 "그럼 종례 후에 우리 집으로 가자!"

 

 공부는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다.

 성적은 좋게 유지하겠지만....

 

 "왜 이렇게 안 와?"

 "금방 오겠지."

 

 현재 시간은6시 20분.

 마지막 교시인 9교시가 끝나고도 30분이라는 시간이 더해진 지금, 시아와 나는 반에서 나머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같은 반이지만 유세연과 최유진이 불행이도 선생의 눈에 띄어 지금 심부름을 대신하고 있다.

 마냥 기다리고는 있지만....벌써 30분 째....찾으러 가야하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생겨난다.

 

 "하....어떡하지...."

 "왜? 어디 안 좋아?"

 "아니, 친구 집에 가는 게 처음이라...."

 

 ....처음이라고?

 학교에서 아무런 트러블도 일으키기 싫어 조용히 아웃사이더 생활을 하는 나도 가본 적이 있는 친구 집을 가본 적이 없다고?

 아, 유세연이나 최유진의 집은 노카운트인가? 그렇게 치면 시아는 매일 우리 집에 오는 게 되니 공평해지나....?

 아무튼, 그녀가 친구 집에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나는 조금 충격이었다.

 

 "왜 가본 적이 없는데?"

 "혹시라도 내 정체가 들킬까봐...."

 "평상시처럼 아무 것도 안하면 들키지 않는 것 아니었어?"

 "역신. 학교처럼 단체로 있는 곳에서는 잘 건들이지 않는데 몇 명이 없는 곳에서는 간을 본다고 해야 하나? 그런 식으로 천천히 내 학교생활을 파탄 내는 거지."

 

 그녀는 이곳에 오기 전에 다른 고등학교에서 일 년을 다른 고등학교에서 보냈다. 이곳으로 오게 된 이유는 시아의 부모님의 살해. 그와 동시에 시아가 다니던 학교에는 시아의 소문이 겉돌고 있었다. 그리고 노스페라투 측의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고 담임에게 들었다.

 

 "그럼 지금은?"

 "여기는 노스페라투의 본 거점이라 역신들이 자주 오지는 않아. 그래서 평상시에도 마음 편하게 다니는 거고."

 "근데 처음 친구 집에 간 것치고는 꽤나 자연스럽게 우리 집에 오던데?"

 "아,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내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어쩌려고? 집에 아무도 없고 널 덮치려고 하면?"

 "그때는 정체를 들키든 말든 일단 찔러 죽여야지. 쌍방과실? 같은 거?"

 "우리나라는 그런 걸로 쌍방과실이 되지 않아!!"

 

 무서운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내가 불량아가 아닌 평범한 학생임에 지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래 기다렸지~!"

 "기다리다 목 빠지는 줄 알았다."

 

 마침 반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유세연과 최유진.

 유세연은 얼굴에 힘든 기색이 많아 보이지만 반면 최유진은 매우 활기차다.

 

 "그럼 가자."

 "저, 정율. 같이 가. 우리도 가방은 챙겨야지!!"

 "안 쉬고 바로 가....? 힘들어~!"

 

 조금 걸어서 내려가니 최유진의 집이 눈에 보였다.

 어렸을 때에는 유세연과 자주 갔었던 곳이지만 오랜만이라 꽤나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 일학년 때 가보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구나....’

 

 "도착!!"

 "....여기 살아?"

 

 시아는 최유진의 집을 보고 감탄사를 날렸다.

 최유진의 집은 이 근방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 아파트에 있다.

 비싼 만큼 주변의 시설도 좋고 내부는 유비쿼터스 시설이라 매우 살기 편하게 되어 있다.

 

 "들어와, 들어와."

 "볼 때마다 놀라네...."

 "그래? 난 그래도 적응 돼서,"

 

 핸드폰으로 보일러를 미리 가동시켜놓고 엘리베이터까지 자동으로 내려오게 만들었다.

 엘리베이터가 17층인 최유진의 집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집의 도어락까지 해제가 된다.

 얼마나 편하게 사는 것일까....

 

 "일단 이 방에 들어가서 짐 풀고 있어. 먹을 거라도 가지고 갈게."

 

 최유진이 자기 방을 가리키며 말을 하였다.

 나는 최유진의 방의 손잡이를 잡고 여는 순간 경직했다....

 보통은 방문을 열자마자 더러워서 경직을 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최유진의 방은 더러운 편도 아니고 깨끗한 편도 아니었다.

 단지, ‘물건’이 흐트러져있을 뿐이지....

 

 "율아, 뭐해? 안 들어가?"

 "미안....나는 나중에 들어갈게."

 "뭐데 그...래....?"

 

 나를 제치고 들어간 유세연은 나와 같이 멈칫하고 말았다.

 뒤에서 시아만 뭐가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을 뿐이지....

 차라리 시아야, 너라도 보지 않았으면....

 이미 봤네. 저 얼굴을 보니....

 

 "응? 다들 안 들어가고 뭐하고 있어?"

 "미안, 우린 아무 것도 못 봤다."

 "뭔데 정율? 내 방에 뭐 있....어....?"

 

 최유진의 방에 널린 그 ‘물건’. 그건 바로 완전 어른스러움이 넘쳐나는 속옷이었다.

 망사에 T에 호피에 별별 섹시미를 담당하고 있는 속옷들의 대표들이 최유진의 방에 흐트러져있다. 아니, 정확히는 침대 위에....

 

 "봤...어?"

 "아니."

 "못 봤어."

 "애들한테 가려서."

 "......너라도 기억을 잃어!!"

 "크헉!!"

 

 왜....다 같이 봤는데 나만 맞는 거....지....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었다.

 

 

 "으윽...."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신음소리.

 원래 사람이 내는 소리는 다 같으니 흔해도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왼쪽 턱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봐서 최유진에게 맞은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일어났어?"

 "나 설마 한 대 맞고 지금 쓰러진 거야?"

 "응, 맞자마자 바로 쓰러졌어. 그리고 지금 쓰러진지 30분이 지났고."

 "너 외에 다른 애들은?"

 "세연이랑 유진이는 방에서 속옷 전부 다 치우고 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

 "하, 하하....웃기지 않는 조크네...."

 

 때마침 방에서 나오는 최유진와 유세연.

 유세연은 방긋 웃은 표정이고 최유진은 얼굴이 빨개진 채 방문을 쉽게 넘어오지 못하고 있다.

 

 "뭐야, 그 리엑션은?"

 "뭐가 어때서!!"

 "아니, 이상하다 싶어서...."

 

 평상시의 당당한 최유진은 어디 갔는지 볼 수 없고 부끄러운지 몸을 비트는 최유진만이 남아있다. 방금 내 말 한 마디에 흥분한 것도 그렇고....

 

 "안에 다 치웠으면 공부나 하자.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고...."

 "죄...."

 

 내가 최유진의 옆을 지나갈 때 쯤 최유진은 몸을 심하게 떨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죄송....합니다."

 "뭘 그런 거 가지고. 괜찮..."

 "주인님...."

 " 괜찮지 않아!!"

 

 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하였다.

 최유진의 입에서 나온 ‘주인님‘ 이라는 말은 나를 매우 극악하게 만들었고 나는 한 인물을 생각했다.

 ‘유세연!!’

 그 자존심 높은 최유진이 사과하는 것부터 놀라웠고 주인님이라는 말을 꺼낸 것도 놀라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일을 하게 만든 건 유세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세연!!"

 "히익!!"

 "네가 이랬지....?"

 "아니, 유진이도 사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그런데 왜 하필 주인님이라고 나를 부르는데?!"

 "시아랑 SM 같은 거 하는 거 아니었어? 그래서 분위기 조정을...."

 "하겠냐!! 그리고 그건 그때 전부 해명했잖아!!"

 

 어제 시아와 작전을 하기 전에 그녀들에게 오해를 받은 적 있었다.

 시아의 잘못된 말 한 마디 때문에....

 그런데 그걸 이렇게 사용해버릴 수가 있냐!!

 

 "주인님, 제가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집어치워."

 "주인님, 제게 기회를...."

 "그러니까 그걸 그만하라고~!!!"

 "푸훗!"

 

 대체 세뇌를 어떻게 시킨 건지 그 자존심 높기로 유명한 최유진이 나에게 자꾸 주인님타령을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세뇌되어 이상해진 최유진과 이상할 정도로 최면을 잘 걸어 놓은 유세연 둘 다 무서워진다. 그리고 시아는 뒤에서 웃고만 있고....

 

 "주인님, 혹시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지금 당장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제대로 공부를 하면 생각해 볼게."

 "네, 알겠습니다!"

 

 기운차게도 대답한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그걸 써먹으면 된다.

 최유진이 열심히 방에 탁자도 놓고 책도 꺼내고 있지만.....

 우리 이러다 공부는 언제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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