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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월화상단
작성일 : 17-11-24 14:33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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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결국, 수빈은 입궐을 뒤로 미뤘다. 혜종이 허락한 기간이 남아있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한상궁과 여호위는 걱정했고 민희는 뛸 듯이 기뻐했다. 풍등 제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들 떴던 이들은 수빈의 처지를 깨닫고는 미안한 기색을 띠었다.

 

 혼란스러운 머리와 가슴을 정리하고 입궐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미뤘던 것인데, 민희만 좋은 일 시킨 것이 아닌가 싶었다.

 

 #

 

 낮에 유모가 다녀갔다. 표면적으로는 입궐 전 에 인사차 온 것이지만, 실상 인수할 상단의 정보를 가져온 거였다.

 

 그녀가 내려놓은 종이 위에 익숙한 이름의 상단 몇 곳이 쓰여 있었다.

 

 수빈은 거침없이 하나의 상단을 지목했다. 처음 그 이름을 보았을 때, 그녀는 설마 싶었다. 하지만 정보와 지금의 상황을 확인하고는 확신한다. 그녀가 알고 있는 그곳이었다.

 

 소현의 삶에서 이 상단은 안영흥이라는 자에게 인수가 된다. 그자는 사람 좋기로 유명하고 상제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이지만, 실상은…….

 

 영상은 타깃으로 잡은 상단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망하기 직전까지 몰아간다. 그리고 도와주는 척하며 상단을 인수하고, 골수까지 빼먹고 버린다. 그 일을 행하는 자가 안영흥이다.

 

 이번 타깃은 월화 상단이었다.

 수빈이 월화 상단을 지목하자 유모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수빈이 원하는 조건에 맞아서 올리기는 했지만 어떠한 이득도 매력도 없는 곳이었다. 다른 곳을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곳을 지목하자 유모는 당황스러웠다.

 

 “다른 이가 채가기 전에 우리가 인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마마, 이곳은…….”

 

 “알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니 여기저기 부채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주고도 남을 만큼의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예?”

 

 유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실이 튼튼한 것도 그렇다고 유명한 곳도 아닌, 볼 것이라고는 활동 범위가 넓다는 것뿐이었다.

 

 [피식]

 

 이해 당연히 못하여야 한다. 유모에게 월화 상단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어야 했다.

 오래전 월화라는 정보조직이 있었다. 그들은 왕이 바뀌고 나라가 바뀔 때마다 위험에 노출되는 존재였다. 그때마다 많은 피를 보아야했고, 그들의 힘을 이용하려는 자들에 의해 위험에 처했다. 그것을 염려한 초대 월화 상단주가 조직을 감출 목적으로 상단을 만들었다. 그것이 월화 상단이었다.

 

 눈에 띄지 않는 적당한 크기의 상단을 원했고, 조직을 갖춰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꽤 안정적인 활동과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전대 월화 상단 주는 더 이상 위험한 삶을 살길 거부한다. 정보조직의 모습을 버리고 완벽한 상단으로 변모하길 원했다. 조직원들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였고, 뒤를 이은 전대 상단주의 아들인 현 상단 주는 월화 상단의 본질을 모른 체 운영을 한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문제를 일으키는 이가 한 명씩은 있다. 우연히 월화 상단의 본 모습을 알게 된 이가 영상에게 그 정보를 넘기고, 영상은 안영흥이 작업을 지시한다.

 

 결국 상단은 안 영흥의 손에 들어가고, 그의 의도를 알게 된 이들은 그를 거부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월화였다. 하지만 피붙이들과 지인들의 목숨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안영흥이 이용한 것은 고독이었다. 고충의 독. 제 살덩이가 떨어져 나가도 눈하나 깜짝 안 하던 이들 앞에 고독에 중독된 사람들을 던져놓았다.

 

 고통에 일그러지며 악을 쓰는 사람들, 근육 하나하나까지 뒤틀려 고통에 몸부림치며 피를 토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봐야만 했다 자신의 고통이 아닌 눈앞에서 죽어가는 이들 때문에 무릎을 꿇고 그의 충실한 개가 된다.

 

 그러나 온갖 더럽고 위험한 일들을 처리하며 지인들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던 이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완전히 발각되기 직전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다. 아니 감추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침묵으로 이어진 죽음이 그들을 집어삼킨다.

 

 소현의 삶에서는 그 사실은 안 현상단주 이영훈이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에게 돌아간 것은 영원한 침묵이었다.

 

 수빈은 그들이 필요했다. 정보를 장악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의 기본이었다. 영상의 손에 절대로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되었다. 금전적인 손해? 그 정도는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다. 그들을 자신의 아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천금이라도 아깝지 않았다.

 

 월화 상단의 내력을 알게 된 유모는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정말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을 받아들여야 했다.

 

 “말씀대로라면 마마께 꼭 필요한 이들이 아닙니까? 그럼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아니요. 지금은 아닙니다.”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말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우선 지켜보세요.”

 

 “하오나 마마. 그렇게 되면…….”

 

 “네, 상단의 피해는 커지고 다치는 이들이 생겨나겠지요. 하지만 ‘너희는 위험하니 내 손을 잡으면 도와주겠다’ 하면 그들이 ‘네’라고 순순히 제 손을 잡겠습니까?”

 

 “하오나, 그들도 급할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마마의 손을 잡을 것입니다.”

 

 “급한 불은 끄겠지요. 하지만 그다음은요? 그들은 제 손을 잡는 것이 아니라 돈거래를 원할 것입니다. 그후 영상은 더욱 강력하게 제재를 가할 것이고, 피해는 더욱 커지거나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겠죠.”

 

 “아아- 그렇겠군요. 그럼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우선 우리에게 유리한 정보를 모아야겠죠? 분명 내부에서 영상에게 도움을 주는 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자를 찾으세요. 그리고 안영흥 그자와 그 주변 사람들을 살피세요. 그러다 보면 고독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부족하지 않을까요?”

 

 짧은 시간인지라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없었다. 하려는 일이 위험하다 보니 신중에 신중히 처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있는 인원으로는 수빈이 원하는 것들을 처리하기에 버거웠다. 수빈이 유모 앞에 서책을 내밀었다.

 

 “영상에게 피해를 보거나 원한을 가진 자들입니다. 그를 대적하기에는 이만한 이들이 없지요.”

 

 서책을 열어본 유모는 당황한다. 제법 많은 사람의 이름과 거취가 적혀있었다.

 

 “이 많은 이들은 어찌 찾으신 겁니까?”

 

 “그들은 믿을 만한 자들입니다. 그들과 접촉해 보세요. 뒤쪽에 보면 그들의 성품과 필요한 것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제법 신중한 이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알겠습니다.”

 

  소현의 꿈에서 보았던 사건 속에 있던 이들이었다. 저들을 떠올리느냐고 이틀 동안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수빈의 계획은 단순했다. 우선 상단의 배신자를 찾아내고 그를 감시하며 정보를 모은다. 안영흥과 그들의 움직임, 고독의 출처와 행방을 알아내고, 위험이 직접 드러난 순간 월화 상단에 손을 내민다. 그리고 영상과 안영흥이 계획한 것을 폭로하여 짐을 지우고 손을 내민다.

 

 “피해가 클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들이 완벽하게 제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품속의 비수가 되어 저를 해하려 들것입니다.”

 

 “후- 알겠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앞으로 상단을 운영하셔야 하는 분이 이리 마음이 약해서야 쓰겠습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제가 이리 심약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단단히 먹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구하십시오. 다만 그들이 모르게 하셔야 합니다. 설마 제가 그들의 아픔을 그냥 놔둘 것으로 생각하신 것은 아니지요?”

 

 그들은 분명 월화 상단의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그중 하나는 죽음일 것이고, 협박과 회유도 있을 것이다. 수빈은 그것을 보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조용히 처리하려 했다. 그것은 알아챈 유모가‘그리 하겠다.’ 답했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서안을 두들기는 손가락도 살짝 찡그려지는 미간도 그녀가 아는 소현이었다. 하지만 유모는 그녀가 낯설었다. 그녀의 겉모습이 아닌 그녀가 행하는 행동이 낯설었다.

 

 생각지도 못한 방향을 제시하거나, 뜻밖의 정보를 쥐고 흔드는 모습은 여태까지 알던 그녀가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소현은 좋은 사람이었다면 현재의 소현은 모든 것을 저울질하며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상인 같기도, 모든 판을 쥐고 설계하는 전략가 같기도 했다.

 

 유모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저는 지금까지 마마의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전 마마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요. 특히 오늘은 제가 크게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이런 영민함을 감추고 계셨습니까? 미리 알았다면…….”

 

 수빈은 씁쓸한 웃음에 절로 고개가 가로 저어졌다.

 

 “유모가 생각하는 그럴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저를 향한 견제와 압박만 늘어났을 뿐입니다.”

 

 지금의 소현은 그녀가 아닌 수빈이었다. 소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찾는다 해도 그건 두 사람이 닮았기 때문이지 같은 게 아니었다. 두 사람은 달랐다.

 

 유모가 제가 진짜 소현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현은 그녀의 미래는 바꿀 수 없었다. 이미 만들어진 판에 뛰어든 후였으니까. 하지만 소현의, 아니 수빈의 앞날은 바뀔 것이다. 이제 그녀가 판을 짤 테니까. 지금 수빈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유모를 보며 수빈은 쓰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유모가 떠나고 수빈은 문서들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갔다.

 

 “하! 영상 참 재미있는 일들을 벌이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대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에요. 내가 그리 만들 것입니다.”

 

 그녀가 봐온 소현의 삶에서 영상이 행한 악행들은 수업이 봐왔다. 직접적인 경험이 아닌 간접적인 시청(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만으로도 그가 혐오스럽고 증오스러웠다. 그자 때문에 억울하게 죽거나 피해를 본 이들의 감정이 수빈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자신의 운명이나 세자, 소현의 부탁이 아니라도 그를 가만 놓아둘 수 없었다. 수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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