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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리 집에 눌러 살게된 그녀는 흡혈귀 같은 종족?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5

어느 날 도망치는 그녀를 도와줬더니 집에서 빌붙어 살고 있습니다.........

 
[10.평범한 일상을 즐길 줄 아는 그녀]
작성일 : 17-11-18 20:10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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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평범한 일상을 즐길 줄 아는 그녀]

 어느덧 걷다 보니 벌써 제로 씨의 집 앞이다. 

 지금 나와 시아의 사이의 거리는 대략 2m정도.

 조금 떨어져서 걷고 있는 중이란 얘기다.

 

 -쾅쾅쾅

 

 "제로!! 문 열어!!"

 "비번 안 바꿨으니까 알아서 들어와."

 "에이씨!"

 

 잔뜩 열을 내며 집의 비밀 번호를 누르는 시아.

 행동이 매우 과격하다.

 과격하게 만든 사람이 나지만.....

 

 "뭐해? 안 들어와?!"

 "아, 들어갈게."

 

 아까의 일을 회상하는 도중 꾸짖음을 들었다.

 조금 전, 버스에서 시아는 나에게 기대며 잠을 취했다.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어제 이래저래 많이 피곤했는지 기대더니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였다. 나는 뭐 도착하면 깨우려고 하였는데 7분쯤 지나고 나는 제로의 집이 어딘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둘러 시아를 깨우려고 하였는데.......얼굴을 망가진 채로 입을 벌리고 잠을 누구보다 편안하게 취하고 있다.

 그때 머릿속에 생각난 말이 ‘시아야. 네 얼굴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야.....’ 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아무튼 그렇게 깨우려고 그녀를 흔들었다.

 거기 까지는 문제가 없지......그래....

 그녀를 흔드는 것과 동시에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쓰러지려고 했다.

 지금 쓰러지게 되면 버스의 좌석 손잡이에 머리를 부딪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시아의 어깨를 붙잡으려고 했는데.....버스가 한 번 더 요동을 치는 바람에 손이 조금 이상하게 뻗어버리고 말았다.....

 이 이상은 생략하고.....말캉하면서 조금 이상한 느낌이었다.

 사과는 계속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런 상태?

 

 "제로. 짐 가지러 왔어."

 "알아. 전화 받았으니까."

 "내 짐들 전부 그대로 있지?"

 "어. 시엘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으니까 완전 똑같이 개판 돼지우리일거야."

 "뭐?! 말 다했어?"

 "시끄럽다. 계집!!"

 "조용히 해. 시엘."

 

 ......시아의 높아진 언성으로 인해 거실에서 플스 종류의 게임을 하고 있던 담임이 시아에게 한 소리를 했다.

 그 결과 지금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다.

 

 "왜 내가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이냐? 이 집의 주인은 엄연히 나다!!"

 "손님이 왕이라는 말도 안 배웠나봐? 그리고 그 전에 나도 이 집에서 살던 사람이야!!"

 "야....둘 다 그만해. 그리고 이 집은 내가 샀거든? 죽치고 사는 인간들아. 밥까지 만들어 주는데다 설거지, 빨래, 집안 청소까지 왜 내가 전부 다 해야 하는 건데?"

 

 저 말이 제로 씨의 혼이 담긴 메시지라는 게 느껴졌다.

 알 수 없는 동질감....그렇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빨래는 내가 했거든? 설거지도 가끔씩은 하고. 그리고 내 방 정도는 내가 청소하잖아!?"

 "야! 빨래는 속옷 제외하고 모든 건 내가 했거든? 그리고 설거지를 시켰더니 거품이 제대로 닦이지도 않았고!! 또, 방에 먼지만 치우면 뭐해? 바닥이랑 책상에 널브러져 있는 물건들 전부 누가 치웠어?!!"

 "......"

 

 침묵하는 시아.

 천천히 타이르던 제로 씨가 드디어 폭발했다.

 평상시의 냉정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

 진짜 듣기만 하면 엄청난 고난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파릇하게 솟아난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계집이구나. 쯧쯧."

 "시엘. 너도 마찬가지야. 언제까지 네 옷이랑 속옷을 세탁해야 하는 건데? 그리고 간식 좀 그만 먹어. 게임도 조금은 줄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 네 심부름꾼으로 사용하지 마!!"

 "제, 제로 씨. 조금은 진정하시고...."

 "후....미안하다. 율. 이런 모습을 보이게 만들고."

 "아니에요. 방금 하신 말씀....전부 다 이해합니다...."

 "역시....난 사람 하나는 잘 봤어...."

 

 나와 제로 씨는 서로 꽉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말을 전혀 듣지 않는 두 사람 때문에....얼마나 심한 곤욕을 치렀는지....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율. 들어가서 내 짐정리 좀 도와줘."

 ".....너는 뭐하고?"

 "조금만 기다려. 이 꼬맹이부터 작살내고 들어갈게."

 "지금 뭐라는 거냐. 계집. 미래 상황을 반대로 말하다니. 역시 네년은 머리가 이상하구나."

 

 다시 싸우기 시작하는 둘.

 이쯤 되니 에라 나도 모르겠다.

 

 "제로 씨. 전 짐정리를 하러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 그래. 나는 이것들부터 처리하련다."

 

 나는 제로 씨를 뒤로 남겨둔 후 시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까 담임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건 전혀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그래도 사람이 살 정도는 되겠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역시 기대와는 반대였다.

 발 딛을 틈도 없이 엉망으로 어질러져있는 방

 온갖 옷과 과자 껍질, 음료수 캔 등이 사방 곳곳에 늘어져 있다.

 

 "진짜 여기에 짐을 어떻게 싸지....."

 

 옷이나 과자들만 있다면 그냥 밟고 지나갔겠지만 지금 바닥에 가장 널브러져 있는 물건들이 바로 속옷이다......그것도 색깔별로 무늬별로 다 세트로.....

 

 "하....이걸 어떻게 가지고 가라고...."

 

 나는 일단 바닥에 놓여있는 옷부터 간단하게 털은 뒤에 가지런히 개어놓기 시작하였다.

 개면서 생각을 한 거지만....옷이 너무 광범위하게 많다.

 양도 양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 모든 계절의 옷들이 전부 나와 있었다.

 한참 옷을 개고 있을 때, 밖에서 시아와 담임이 계속해서 싸우는 목소리가 방 안까지 들린다.

 

 "야, 넌 내가 아무런 계획도 없이 사는 줄 알아?!"

 

 맞잖아, 뭐

 

 "계집. 너는 그냥 발정나서 남자를 따라 나간 것이 아니더냐!"

 

 교사가 자기네 반 학생에게 뭐라고 말하는 거야.....

 

 "너희 둘 다 전부 나가!!"

 

 ......제로 씨. 밖에서는 늘 주위를 맴돌던 차가운 기운이 집에서는 뜨거운 기운으로 바뀐 것 같아요.

 

 "에휴. 난 옷이나 마저 개련다...."

 

 침대에도 몇 개의 옷이 널브러져 보인다.

 이건 겨울용 옷이니 아마 최근에 입었던 옷이겠지....

 

 "응?....설마?"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옷을 개는 도중 바닥에 살짝 튀어나온 책을 발견했다.

 ‘에이, 설마 진짜 야한 잡지겠어?‘ 라고 생각을 하며 끝부분을 잡고 꺼내어 들어보았는데....

 진짜 제가 생각하는 그 잡지가 맞네요.....

 

 "야, 정율! 다 정리 했어?"

 "야, 자, 잠깐만!!"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시아.

 시아도 아마 남자인 나에게 이런 잡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기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잡지를 들고 있었고 시아는 방문을 열었다.

 조금 더 상세하게 얘기하자면 표지부터 엄청 야한 책을 들고 있는 나를 시아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아야, 그, 그게 청소를 하다가...."

 "벼, 변태야!! 그런 걸 꼭 내 방에 와서 읽어야겠어?! 그것도 무릎에 내 치마를 올려놓고!!"

 "들키기 싫은 건 알겠는....지금 뭐라고?"

 

 지금 시아의 말에 의하면 내가 지금 이런 야한 잡지를 시아의 방에서 읽고 있었던 게 된다.

 물론 펼쳐놓고 있었기는 했지만 이건 엄연히 자신의 물건이 아닌가?!

 왜 내가 범죄자 취급에 되어야 하는데?!! 그리고 치마는 개다가 무릎에 올려놨다, 치마 아래에 상의들은 보이지도 않냐!!

 

 "하....여기서도 성욕의 발산을 할 줄이야...."

 "자, 잠시만. 이 책, 네가 가지고 있는 책 아니었어?"

 "내가 왜 그런 도색 잡지를 들고 다녀!!"

 "그야....침대 아래에서 나와서...."

 "이....제로!! 어디에 있어?!"

 

 얼굴이 매우 빨개지며 방문을 박차고 나가는 이시아.

 나에게 씌워진 오해는 풀린 것 같지만 아마 제로 씨에게 씌워진 듯한 오해.

 침대에 여전히 걸터앉아 있지만 불안해지는 마음....

 

 "야, 제로!! 내 방에 들어간 적 없다며, 그런데 왜 침대 아래에 저런 외설적인 잡지가 있는 거야?!"

 "원래 네 물건 아니었어? 난 손을 댄 적도 없어."

 "내꺼 아니라고!! 왜 다들 내 물건이라고만 생각하는데?!"

 "나도 아닌데, 누가 그러겠어."

 

 엄청나게 억울해하는 시아.

 평상시에는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밝은(?)모습.

 냉정하고 조금 무섭기만 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런 모습이 나온다는 게 역시 그녀는 밝고 쾌활한 성격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왜 또다시 시끄럽게 굴고 난리냐, 계집."

 "아니, 이 잡지를 누가 내 침대의 아래에 넣어놨다고!!"

 

 시아는 잡지를 바닥에 내던지며 분풀이를 하였다.

 담임은 그 잡지를 들어 펼쳐서 이리 저리 살펴본 후 갑자기 시아와 제로 씨의 눈치를 살살 보고 있는 듯이 눈을 굴렸다.

 

 "아, 아....짐은 이런 책 따위 모른다."

 "정말?"

 

 바로 날카롭게 물어보는 시아.

 나보다 눈치가 좋은 시아가 이런 담임의 어색함이 드러나는 행동을 놓칠 리가 없다.

 

 "짐은 이런 책은 잘 모르겠구나. 바, 방에나 들어가서 마저 게임이나 하련다."

 "그래. 그런데 손에든 그 잡지는 놔두고 들어갈래?"

 "뜨끔! 왜, 왜 그러는 것이냐?"

 

 담임, 손에 잡지를 든 채로 방으로 향하다가 딱 걸렸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당황하는 담임에게 시아는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을 했다.

 

 "시엘, 이거 네꺼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아, 그래? 그러면 이 집에 모든 사람이 저 잡지가 필요 없는 게 되는 거네?"

 "그, 그렇지....않겠느냐."

 

 시아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난 저 미소의 의미를 알고 있다.

 체스로 치면 ‘체크메이트(Checkmate)’

 체스의 다양한 상대의 킹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 중 에서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형태를 의미하는 단어다.

 다시 말해 담임은 지금 시아의 계략에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제로, 필요 없는 거니까 다 태워서 버린다."

 "마음대로 해. 그것 때문에 나 힘들게 하지 말고."

 "아아아아!! 그, 그러지 말아라!"

 

 버리는 것도 아니고 다 태워버린다는 시아의 말에 담임은 시아에게 달려들어 팔에 매달렸다.

 역시 저 잡지는 내 생각대로 담임의 물건이었다.

 

 "왜? 필요 없다며."

 "요, 요즘 시대에 종이를 태우면 극심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겨우 생각해낸 게 환경오염.

 역시 담임은 첫날에 내가 생각했던 외견과 맞먹는 두뇌, 그대로다.

 

 "아, 그럼 잘게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겠네? 안 그래, 시엘? 네 말대로 ‘환경오염’도 일어나지 않겠고 말이야.

 "아, 으....."

 

 담임은 애써 머리를 굴리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나는 시아에게 다가가 잡지를 찢는 듯이 쥐고 있는 손에 들린 잡지를 빼앗았다.

 

 "너 뭐하는 거야?!"

 "미안, 이거 사실 내꺼야. 돌려주지 않을래?"

 "뭐래, 너 지금 시엘의 편을 드는 거야?"

 "계, 계집! 짐의 하수인이 짐을 돕는 것이다! 네가 무슨 상관이냐!!"

 

 하....여기서 내가 자신을 돕는다는 말을 해버리는 멍청한 담임이다....

 기껏 수치심을 버리고 내 것인 척을 하려고 했는데....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그러지 말고 돌려주지 않을래, 시아야?"

 "읏....쳇, 가져가던지 말던지!"

 

 내가 시아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하자 얼굴이 매우 성난 것처럼 빨개지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무래도 대놓고 편드는 건 조금 아니었나....?

 

 "율."

 

 짧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어깨에 손이 얹혀졌다.

 

 "역시 넌 이쪽에 재능이 있어."

 "네? 그게 무슨....."

 "둘의 싸움을 이렇게 쉽게 갈라놓다니....넌 천재야!"

 "제, 제로 씨! 조금, 조금은 진정을 하시고...."

 

 제로 씨를 진정시키려고 하자 방문 안에서 쩌렁 쩌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율! 빨리 안 들어와?! 짐 싸고 집으로 가야할 거 아니야!"

 "......율, 들어가 봐라."

 "네. 여기, 잡지요."

 

 나는 제로 씨에게 담임의 것으로 보이는 잡지를 건네주었다.

 제로 씨가 담임에게 다시 건네주니 세상을 다 얻은 표정을 난 보았다.

 ‘돌아가신 윤봉길 의사가 조국의 광복을 보았을 때 저런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감동이 떠밀어 받치는 표정이었다.

 

 "시아야, 아직 멀었어?"

 "아직 이니까 기다려."

 

 내가 시아의 방에 들어갔을 때 시아는 자신의 옷이 거의 개어져 있는 것을 보고 그 이외의 짐을 싸고 있었다.

 물론 남자가 보면 안 되는 것들....

 

 "경계심도 없나...."

 "뭐라고?"

 

 내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떠들자 그녀는 신경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 붙였다.

 듣지는 못한 것 같지만 평상시의 방의 모습을 생각하니 아마 짐을 싸는 게 귀찮아서 괜히 저러는 것 같았다.

 

 "옆에서 떠들 거면 이거나 같이 싸."

 "이걸 어떻게 같이 싸라고!! 미쳤냐?!"

 "아,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내가 지금 이것들을 입고 있냐? 뭔 남자가 이런 것 가지고 그래?!"

 "반대로 넌 여자가 무슨 경계심이 그렇게 없냐!?"

 

 뭐, 우리는 늘 이런 식이다.

 서로 싸우며 친해지는(?) 그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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