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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신비록
작가 : 강지인
작품등록일 : 2017.11.16

죽음의 신이, 신관에게 작은 부탁을 한다.

바람의 신을 좀 죽여줬으면 하는데...

바람의 신이 지상으로 현신해버려 곤란하단다.
죽이라는 부탁을 쉽게 하지말라고.

벚꽃이 내리는 봄날의 여의도.
신관은 지상으로 현신한 바람의 신을 찾아낸다.
사랑스러운 그녀를,

/

귀신들이 인신주왕을 둘러싸고 윽박지르고있다.

그런데 이 귀신들...
우리나라위인전에나 이름을 올릴 법한 위대한 선조들이다.

왜! 나도 내 인생이 있다고! 안해, 안해.
내가 무슨 세상을 지키냐고! 내일 출근해야 돼..

/

칠 년 간 잠들었던 소녀가 잠에서 깨어난다.
그녀의 긴 잠은,
지옥같은 미래를 그리는 예지몽이었다.

 
2.산과 티라미슈와 에스프레소
작성일 : 17-11-18 07:30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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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산을 오른다. 땀 흘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게다가 정장차림으로,

 남자의 손에는 짐이 한꾸러미 들려있다. 빵가게에서 산 티라미슈와 에스프레소가 든 양철 주전자다.

 그는 산신에게 부탁을 하러가는 중이다.

 어제 봄의 신이 던지고 간 슬리퍼때문에.

 

 그 꽃무늬 슬리퍼가 이 세상 물건이 아니였다. 다른 대륙 어떤 멍청한 놈에게 받은 선물이거니, 버려진 걸 주웠겠거니하며 예사롭지않게 여기며 남자는 슬리퍼를 집으로 들고갔었다.

 다음날 아침, 남자는 잠결에 꽃무늬 슬리퍼를 한쪽 발에 신고 거실에서부터 정원까지 질질 끌고갔다.

 정원의 풀이 정글처럼 자라나고 관상용으로 두었던 응접실의 분재소나무가 자라나 천장에 닿고 꽃이 피어났다.

 인근에서 온갖 새들이 마당으로 몰려와 지저귄건 둘째치고, 사슴 무리가 정원을 뛰노는걸 보자마자 남자는 슬리퍼를 챙겨 산으로 갈 준비를 했다.

 집은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산으로 출발하기 전, 도심생태공원 관리자가 찾아와서 집으로 침범한 사슴들을 데려갔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관리자에게 남자는 되려 사과할 뻔했다.

 산중턱까지는 차로 운전해 갈 수 있지만, 산신을 만나려면 정상 근처 바윗골까지 가야한다.

 이게 지금 남자가 산을 오르고 있는 이유다.

 

 신의 물건이라는건 용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과하고 귀찮다.

 인간이 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들이다. 어린아이에게 핵폭탄을 던져주는 격이라, 보이는 즉시 신들에게 돌려주는게 맞다.

 물론 인간이라면 신물에 욕심이 나기 마련이고 신의 물건에 손을 대는게 인지상정이다.

 사실.. 뭐 그냥 써도 상관없다.

 신들은 무심해서 자신들의 물건을 인간이 쓰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관대하다기보다는 아마 잃어버려놓고 잊었다고 보는 편이 더 나을듯하다.

 신의 물건 때문에 인류사회가 박살이나건 터져버리건 그들은 신경도 쓰지않는다.

 애초에 인간에게 크게 관심을 두는 신이 적다.

 그렇기에 신의 물건이라 할지라도 필요에 따라서는 챙겨두는 것이 이득이다.

 가령 지금 남자의 손에 쥔 빵가게종이가방 속에는 세가지 물건이 들어있다. 티라미슈와 양철주전자, 꽃무늬슬리퍼.

 이 중 둘이 신의 물건이다.

 티라미슈는 파티쉐가 직접 만든 인간의 물건이다.

 꽃무늬슬리퍼와 양철주전자가 신의 물건이다.

 양철주전자의 경우 수중에 떨어진 역사가 긴데, 짧게 요약하면 최고의 보온병이다.

 원치않으면 쏟아지지않고 아침에 담아낸 에스프레소는 영원히 그 상태를 유지한다.

 원하는 만큼 양을 조절할 수도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 산에 에스프레소 계곡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진않는다.

 그런 식의 행동을 하다가는 신들에게 혼나기때문이다.

 적당히 사용해야한다.

 그런다면 봄의 신이 지나가는 언덕부지를 개인소유하고, 고급외제차를 몰며 도심의 대저택에 살 수 있다.

 

 남자의 눈에 바윗골이 보인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꽤나 고지대고 아직은 초봄이라 땀에 젖은 셔츠가 산바람을 맞을 때마다 춥다.

 산신은 이미 바윗골 앞에서 손을 흔들고있다.

 멧돼지라도 데려와서 태워주면 좋으련만 그런 극단적인 발상을 하는 신은 아니다.

 산신은 오래된 신이다.

 옛날이야기 속의 산신들이 모두 백발 성성한 노인으로 그려지는게 우연만은 아니다.

 커다란 바위 두개가 서로를 기대며 서있는 모습의 바윗골. 엉덩이처럼 생겼다.

 심마니도 오지않는 이름 없는 장소다.

 바윗골 앞에는 성인 키보다 조금 큰, 작은 나무가 서있다.

 작은 나무지만 외형은 아름드리 거목의 모양새라 가까이서보면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쌀쌀한 날씨, 잎이 무성치 못한 숲에 비해 이 나무만은 한여름인 양 파릇파릇한 이파리 자랑한다.

 이 나무가 산신이다.

 산신과의 대화는 가볍다.

 질문에 대한 긍정과 부정은 나뭇잎의 떨림으로 느낄 수 있다.

 대화의 벽이 생길 때면 글씨가 빼곡히 적힌 나뭇잎이 하늘에서 우르르 내려오거나, 갑작스럽게 수풀 사이에서 강인한 팔뚝이 튀어나와 놀래키기도 한다.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산신은 농담과 장난을 좋아해서 재밌는 이야기에 한 번 웃기 시작하면 산을 내려가는 내내 산신의 웃음소리를 들어야할 때도 있다.

 남자는 과거에 산신에게 큰빚을 졌는데, 그 이후로 벌충하듯이 올 때마다 새로운 간식거리를 챙겨온다.

 산신은 굉장한 미식가라 왠만한 음식으로는 꿈쩍도 안한다.

 

 산에서 나는 대부분의 것들에 질린게 아닐까해서 바다에서 나는 진미들은 선사한 적도 있었다.

 남자는 그 때 바다신과 산신의 옛날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산신과 바다신은 애증의 관계로 얽혀있다.

 그래서인지 산신은 염분이 있는 음식은 좋아하지않는다.

 티라미슈와 에스프레소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과거에도 선사한 적이 있었고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나무라고 해서 뿌리에 뿌려 공양하는 건 아니다.

 산신은 격식있는 신이다.

 옆에 높이 자라난 잡초 사이로 티라미슈와 예쁜 찻잔에 담긴 에스프레스를 놓아두는 걸로 족하다.

 산신은 꽃무늬 슬리퍼 처리를 흔쾌히 수락했다.

 정이 많은 신이라 팔뚝만한 산삼과 쌓아올린 산딸기를 선물해주었다.

 산 중턱까지 내려오는 길에 배웅하듯이 산토끼들을 같이 내려보낸다.

 산토끼들은 내려오는 중간쯤 등산객을 만나자 번개처럼 흩어진다.

 후련한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하고나서야 남자는 산신이 자신에게 던진 장난을 발견한다.

 산딸기 중간 중간에 주목열매가 섞여있다.

 석연치 않은 손님을 맞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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