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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9. 가장 찬란한 하루
작성일 : 17-11-17 17:06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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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9. 가장 찬란한 하루

 

 “도... 도망치자...

 저 새끼들... 아무도 살릴 생각이 없는 거야. 다 죽일 샘이라고!“

 

 태열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 그럼 우리 어떡해...”

 

 채영은 모든 기운을 잃은 듯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은 도망쳐요.”

 

 지유가 채영을 부축하면서 말했다. 어느새 지유는 눈물을 닦고는 일어서 있었다. 태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열은 큰 소리로 외쳤다.

 

 “쏘지 마!! 돌아갈 테니까 쏘지 마! 이 개새끼들아!!”

 

 절규를 들은 군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군인의 옆에 무궁화 2개를 모자에 달고 있는 중령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져 있었고, 총구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정중위가 주먹을 쥐며 말했다.

 

 “만약 저 아이가 좀비에게 물렸었다면 어쩔 텐가?

 후... 모두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야.“

 “알겠습니다.”

 

 정중위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군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지유와 태열, 채영은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더 이상의 발포는 없었다. 지유는 한참을 걷다가 자리에 앉더니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채영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언니 괜찮아요...”

 “내 잘못이야... 내가 괜히 민구를 데려와서...”

 “아니에요. 언니 잘 못 아니에요.”

 

 채영은 지유의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지유는 채영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터트렸다. 태열은 약간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손에 잡은 검을 다시 한 번 움켜쥐었다.

 

 -

 

 문 밖으로 연기가 스며 나왔다. 대단한 폭발이었다.

 

 “조금만 있다가 문 열자. 탈 놈들은 좀 더 타게.”

 

 팀장이 말했다. 병철이 담배 하나를 더 내밀었다.

 

 “살게만 해주면, 내가 보답하겠네.”

 “그럼 다른 건 필요 없으니까 담뱃값 좀 낮춰주세요. 너무 비쌉니다.”

 

 팀장이 씩 웃으면서 말했다. 진명은 헬멧을 벗고 땀을 닦았다. 진희가 앞에 섰다.

 

 “왜? 뭘 꼬라봐.”

 

 진명이 말했다. 진희는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진명에게로 다가왔다.

 

 “오지 마. 피 묻어.”

 

 진명이 한껏 멋진 폼을 재며 말했다. 영화 아저씨의 한 장면을 따라한 것이다. 울고 있던 진희가 웃음을 터트렸다.

 

 “병신아. 지금 그런 드립칠 때야?”

 

 진희가 울음반 웃음반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명이 진희를 살짝 안았다.

 

 “지금이니까 이런 드립이 먹히는 거지.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진명이 진희를 보며 씩 웃었다. 진희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오빠, 진짜 감동적이지 않아요?”

 

 명지가 옆에 있던 빈건에게 말했다. 빈건은 놀라서는 대답했다.

 

 “언제부터 오빠야?”

 “원래 멋있으면 다 오빠에요. 오빠 완전 멋있어요.”

 “너 몇 살이야?”

 “18살이요.”

 “나 범죄자 되기 싫다.”

 

 빈건의 말에 명지가 씩 웃으면서 빈건의 뺨에 뽀뽀했다. 빈건이 깜짝 놀라 명지를 쳐다봤다.

 

 “괜찮아요. 내가 잡혀가는 건 아니니까.”

 

 빈건은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

 

 “자... 이제 다시 올라가자고. 아직 좀비가 남아 있을지 모르니까 한눈팔지 말고!”

 

 팀장의 지시에 다들 채비를 갖췄다. 팀장과 빈건은 진명이 가져온 기관총과 탄알로 다시 무장했다. 진명은 예초기를 돌릴 채비를 했다.

 

 “자, 바로 위야. 살아서 나가보자!”

 

 팀장이 문을 열자마자 진명과 빈건이 앞으로 뛰어나갔다. 바닥에는 수많은 좀비들의 시체가 그리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좀비의 조각들이 쌓여있었고, 일부는 연기를 뿜고 있었다.

 

 -

 

 “미안. 나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지? 다시 가자.”

 

 지유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채영도 함께 일어섰다.

 

 “아니에요. 언니. 좀 괜찮아요?”

 “응.”

 

 지유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우리 이제 어떻게 할까요?”

 

 태열이 앞장서며 말했다.

 

 “여의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면, 여의도 안에서 꼼짝없이 죽는 수밖에 없잖아요.”

 “언니.. 정말로 우리 다 죽어야 해요?”

 

 걱정하고 우려하는 태열과 채영과는 달리 오히려 지유는 상당히 담담해졌다. 이 현실 같지 않은 극단적 상황이 지유를 점점 차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은 살고 있어봐야죠. 그러다보면 카라멜 마끼아또라도 다시 마실 날이 올지 또 누가 알아요?”

 

 지유의 말에 채영과 태열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여의나루역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분명히 다시 만나야할 문학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모두, 문학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태열의 앞에 좀비 한마리가 나타났다. 태열은 달려가면서 좀비의 목을 검으로 내리쳤다. 태열의 손에 목뼈가 부딪히는 느낌이 전달됐다. 태열은 힘을 줘서 검을 잡아 당겼다. 좀비의 목이 3분의 2가량 떨어졌다.

 

 ‘이렇게 하면 검으로도 안 물릴 수 있잖아. 새끼야.’

 

 태열은 좀비를 발로 차버렸다. 중심을 잃은 좀비가 옆으로 쓰러졌는데 그 충격으로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태열은 계속 앞으로 향했다. 채영은 그런 태열의 모습이 듬직해 보였다.

 

 -

 

 계단 위에서는 여전히 좀비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도대체 좀비가 얼마나 많았던 거에요?”

 “국회 안에 사람이 1800명 있었어!”

 

 진명의 질문에 팀장이 답했다. 숫자를 들은 진명이 놀라면서 말했다.

 

 “와... 대박. 그러고 보면 지금 우리가 장난 아닌 거네요.”

 “사회였으면 대량 학살자 정도 됐을 거야.”

 

 빈건이 다가오는 좀비의 목을 쏘며 말했다.

 

 어느새 그들은 마지막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었다. 지금 내려오는 좀비는 모두 마지막 층에 있던 좀비들이었다.

 

 마지막 층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바로 앞에 두고 팀장과 빈건은 기관총을 자동으로 설정했다. 좀비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옥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문을 닫아 좀비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팀장과 빈건의 총이 불을 뿜었고, 예초기도 좀비들을 계속 죽이고 있었다. 명지와 진희, 그리고 병철은 발로 밑에 죽어있는 좀비들의 시체들을 조금씩 밀었다. 공간이 생기자 명지와 진희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탁, 철컥.’

 

 문이 닫혔다. 일제히 사격을 멈추고 예초기도 껐다. 문이 계속 덜컹거렸다. 안에는 여전히 수십의 좀비들이 있었고, 문을 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또 흩어질 것이 분명했다.

 

 “자.. 이제 두 번째 스테이지 컴플릿했다.”

 

 팀장이 문에 기댔다. 물고 있던 담배가 거의 사라져 있었다.

 

 “한대 더 줄까?”

 

 병철이 말했지만,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진명은 예초기의 상태를 살폈다. 기름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이대로라면 얼마 돌리지 못할 것 같았다.

 

 빈건은 여전히 기관총으로 밑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런 빈건의 이마를 명지가 닦아 주었다.

 

 “여기서 나가면 나 감방가야 되는 거냐?”

 “면회 갈게요.”

 

 명지가 씩 웃었다. 진희도 진명의 이마를 닦아 주고 싶었지만 진명이 헬멧을 쓰고 있어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이 진희는 좀 아쉬웠다.

 

 “빈건아. 옥상에는 좀비 없겠지?”

 “아마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러게. 진짜 없었으면 좋겠다. 나가면 너랑 나랑 먼저 뛰어서 바로 이륙준비하자.”

 “네.”

 “진희 오빠!

 오빠는 뒤 좀 맡아 줄 수 있겠나?“

 “네. 알았습니다.”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명은 계단 밑을 바라보며 시동 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희와 명지는 빈건 옆에 딱 붙었다. 병철 역시 팀장 뒤에 딱 붙어있었다.

 

 “건아! 가자!”

 

 빈건은 바로 계단 반 층을 올라가 문을 열었다. 밖에서 강한 햇볕이 들어왔다. 빈건은 순간 눈이 부셨다.

 

 흐릿한 시야로 무언가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빈건은 재빨리 총을 조준했다. 하지만 곧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종의 환상이었다.

 

 환상이 사라지자 빈건의 눈앞에 헬리콥터가 보였다. 빈건은 헬리콥터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팀장도 함께 달렸다. 병철과 진희, 명지도 이들을 쫓았다. 진명은 뒷걸음치면서 일행을 쫓았다.

 

 ‘텅!’

 

 폭발과는 다른 무슨 소리가 들렸다. 밑에서 문이 열린 것이다. 좀비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젠장.”

 

 진명은 바로 계단을 올라가며 외쳤다.

 

 “서둘러!!!”

 

 빈건은 헬리콥터에 들어가 이륙준비를 시작했다. 팀장 역시 문을 열어 병철과 진희, 명지가 탈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빌어먹을!!”

 

 좀비들이 진명의 바로 앞까지 다가오기 시작했다. 진명은 빠르게 예초기의 시동을 걸었다.

 

 ‘투당당당!’

 

 시동이 걸리며 예초기가 다시 한 번 돌았다. 앞의 좀비들을 공격하면서 슬쩍 뒤를 돌아보니 헬리콥터의 프로펠러가 서서히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팀장의 도움으로 병철, 진희, 명지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그만하고 와!!”

 

 팀장이 소리를 지르고 헬리콥터에 올라탔다. 진명은 소리를 듣자마자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진명은 달리면서 매고 있던 예초기를 벗어 뒤에 오는 좀비에게 던져 버렸다. 예초기에 맞은 좀비들이 살짝 주춤했지만 계속 진명을 쫓았다. 그 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헬리콥터가 서서히 뜨기 시작했다.

 

 “오빠!!!”

 

 진희가 외쳤다. 진명은 미소를 지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좀비들은 진명의 속도를 따를 수 없었다. 모두 무사히 탈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기가 막혔어!’

 

 진명은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다.

 

 때로 사람은 당연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누가 봐도 쉬운 일이고, 누가 봐도 당연한 일인데, 그것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누구는 재수가 없다고 하기도 하고 운이 없다고 하기도 한다. 때로는 실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일은 모두에게 모든 시기에 일어날 수 있다. 지독히도 잔인하게.

 

 진명이 넘어졌다.

 

 “오빠!!!”

 

 그 모습을 보고 진희가 소리를 질렀다. 너무나 어이없는 실수였다. 진명은 이 상황이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웨이트 좀 살살 할걸.’

 

 진명은 씩 웃었다.

 

 ‘그래도 동생은 구했네.’

 

 진명은 큰소리로 외쳤다.

 

 “가!!!!!”

 

 빈건은 주저 없이 헬리콥터를 띄웠다.

 

 “안 돼! 멈춰! 멈추라고!!”

 

 진희가 소리쳤지만 빈건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저 좀비들을 봐! 지금 안가면 우리 모두가 죽어!”

 

 벨트를 풀려는 진희의 손을 팀장이 힘 줘 잡으면서 말했다.

 

 “한명을 살리면 적 하나가 줄고! 한명이 죽으면 적 하나가 는다고 했잖아요!!!”

 

 진희가 울면서 소리쳤다. 팀장은 더욱 강하게 진희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도저히 벨트를 풀 수 없었다. 팀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전쟁은 끝난 거야.”

 

 헬리콥터는 여의도 건너편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

 

 쓰러져 있던 진명은 날아가는 헬리콥터를 보면서 씩 웃었다. 그를 향해 수십의 좀비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좀비들은 하나 같이 입을 크게 벌리며 당장이라도 진명을 물어 버릴 기세였다.

 

 진명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찬란한 하루였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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