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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7. 엇갈림
작성일 : 17-11-15 17:03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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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7. 엇갈림

 

 “어... 어쩌면 좋냐?”

 

 태열의 물음에 문학이 고개를 숙였다.

 

 “어쨌든, 여의도에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시간이 지나면 저것들이 여의도를 다 점령해 버릴지도 몰라.“

 

 지유는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자기가 무기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남들은 수년 씩 한다는 연습생 시절도 거의 없었다. 운 좋게 캐스팅이 됐고, 3달 만에 데뷔를 했으며, 운동신경이 좋아서 아육대의 여신으로 등극하며 쉽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조연으로 출연한 드라마가 대박이 나서 중국에서 엄청난 팬덤을 보유하게 된 것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데뷔 2년 만에 그녀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었다.

 

 “제가... 유인할게요.”

 

 지유가 말했다.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제가 다 끌고 올라갈 테니까, 그 참에 밑으로 내려가요. 민구 잘 부탁하구요.”

 

 민구는 지유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있었다. 물론 울지도 않았다. 어느새 듬직해졌다. 아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한 것처럼 보였다.

 

 “언니... 안돼요. 얼마나 위험한데요...”

 

 채영이 지유의 팔을 잡으면서 말했다.

 

 “태열아. 니가 낫냐? 내가 낫냐?”

 

 문학이 묻자 태열이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병신아. 내가 낫지. 니가 훨씬 잘 싸우잖아.”

 “그치? 내가 낫지?”

 

 문학은 미소를 지으면서 무릎을 몇 번 굽혔다 핀 후에 발목을 돌렸다.

 

 “너 뭐하냐?”

 

 태열이 물었다.

 

 “지유씨랑 채영이랑 애기랑 뒤쪽으로 숨어 있어. 내가 유인할 테니까.”

 “병신아. 내가 낫다고. 니가 잘 싸우는데 내가 유인해야지.”

 “병신아. 맞아. 니가 나아. 내가 잘 싸우니까 내가 유인해야지.”

 

 문학은 단호한 눈빛으로 태열을 바라봤다.

 

 “넌 좀비 없는 틈을 타서 바로 이동해. 좀비가 아예 없는 건 아닐 수도 있으니까 잘 피하고.“

 “병신아! 그러니까 내가 가야지!”

 

 문학이 갑자기 태열의 멱살을 잡았다.

 

 “병신아! 너처럼 죽을 생각으로 가겠다는 게 아니야!

 유인한 후에 다시 피해서 내려올 거야!

 난 우리 모두가 살았으면 좋겠거든. 그러니까 너 말고 잘 싸우는 내가 가야 하는 거다.

 이 병신아!“

 

 문학의 말에 태열이 입을 다물었다. 태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니에요. 제가...”

 

 지유가 말했지만, 채영이 팔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맞아. 살려면 문학이 네가 가야해.

 대신 너 진짜 꼭 살아와? 알았어?“

 

 채영은 강하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

 

 “짜지마. 당연한 거니까.

 구태열. 제대로 가고 있어. 병신처럼 여의도역 쪽으로 가면 죽인다. 킥킥.“

 “알았어. 병신아. 마포로 갈라니까. 꼭 따라와라.”

 “응.”

 

 문학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열이 손짓을 하자 나머지가 계단 뒤쪽으로 숨었다.

 

 문학이 플랫폼 밑으로 뛰어 내려가며, 한 좀비의 머리를 방망이로 내려쳤다.

 

 “나 여깄다! 이 씹좀비들아!!!!!!!! 따라와!!!!”

 

 그렇게 외치자 좀비들이 일제히 문학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문학은 재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좀비들도 문학을 따라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문학은 무작정 뛰지 않았다. 오히려 적당히 시간을 끌면서 좀비들이 자신을 쫓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좀비들이 계단 위로 올라왔다. 문학은 다시 뛰어 개찰구까지 왔다. 그리고는 또 소리를 질렀다.

 

 “이리로 와라! 이 개시키 들아!!!!!!!!”

 

 좀비들이 또 그를 쫓아왔다. 좀비가 뛰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일이었다. 문학은 상당히 많은 좀비를 유인하고 있었다. 어느새 플랫폼에서 더 이상 좀비가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문학이 뒤를 돌아 계단 뒤편에 숨어있던 일행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그리고는 멈춰있던 에스컬레이터로 뛰어 올라갔다. 좀비들은 계속해서 그를 쫓았다.

 

 “가자.”

 

 태열의 말에 나머지가 일사분란하게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플랫폼에는 좀비가 보이지 않았다. 태열은 재빠르게 방향을 확인한 후에 플랫폼 밑의 철로로 내려갔다. 나머지 일행도 함께였다.

 

 태열은 검을 두 손으로 꼭 잡은 채 조심스럽게 앞으로 향했다. 뒤에서 채영과 지유, 그리고 민구가 천천히 태열의 뒤를 따랐다.

 

 -

 

 ‘끼이이익..’

 

 문학이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간 문학의 몸이 휘청 이면서 균형을 잃고 손을 바닥에 짚었다. 에스컬레이터는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문학도 에스컬레이터와 함께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젠장!”

 

 뒤에는 좀비들이 있었다. 바로 지근 거리였다. 문학은 몸을 돌려 방망이를 휘둘렀다. 바로 밑에 있던 좀비가 방망이에 맞아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는데,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좀비는 계속 옆을 보고 있었다. 뼈가 부러진 듯 했다.

 

 문학은 바로 옆에 있던 또 하나의 좀비에게 발길질을 했다. 빨리 올라가지 않으면 죽을 판이었다. 일단은 일어서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쉽지는 않았다. 이제 에스컬레이터가 끝나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수십의 좀비들이 밑에서 문학을 기다리는 듯했다.

 

 ‘끼이이이익! 텅!’

 

 다행인지, 에스컬레이터가 또 멈췄다. 좀비하나가 끼어 들어간 것이다. 문학은 재빨리 일어섰다. 그때 한 좀비가 문학의 다리를 잡았다. 문학은 다시 넘어졌다.

 

 “이 개새끼들이!!”

 

 문학은 뒤로 돌아 방망이로 좀비의 팔을 가격했다.

 

 “이악!!!”

 

 문학의 기합 소리가 처절했다. 몇 번을 내리치자 좀비의 팔이 떨어져 나갔다.

 

 “으악!”

 

 이번에는 기합이 아니었다. 좀비 하나가 문학의 다리를 물었다.

 

 “젠장!”

 

 옷 때문인지 깊게 물리지 않았지만, 물린 것은 사실이었다. 문학은 다시 방망이를 휘둘러 자신을 문 좀비의 머리를 쳤다. 그리고는 재빨리 에스컬레이터 위로 뛰어 올라갔다. 밑에서는 좀비들이 계속 쫓아오고 있었다.

 

 ‘씨발... 살아야 된다!’

 

 문학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에스컬레이터 위로 올라갔다. 다행히 거리가 벌어져서 좀비들은 이제 중간 정도까지 올라온 상태였다. 옆에 있는 계단을 놔두고 문학이 올라온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올라오고 있는 좀비들이 한심하게 보였다.

 

 “진짜 멍청해서 고맙다.”

 

 문학은 물린 상처를 봤다. 살짝 피가 나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가벼웠다.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네.’

 

 문학은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외쳤다.

 

 “어여 쫓아와! 이 개시키 들아!!!”

 

 문학은 자리에서 숨을 좀 돌렸다. 좀비들이 올라올 때쯤 그는 다시 돌아 내려갈 생각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퍽!’

 

 누군가의 발길질에 문학이 옆으로 쓰러졌다. 쓰러져 있는 문학의 위로 한 남자가 앉았다. 아까 문학이 쳤던 백정이었다.

 

 “크크크. 야구 방망이. 다시 돌아왔네? 아... 이 새끼... 머리 아파 죽겠잖아!”

 

 백정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문학은 일어나 보려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나를 쳤으니까~ 죽여야지~

 칼이 없으니까~ 목 졸라야지~“

 

 백정은 콧노래를 부르며 문학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으...으윽....”

 

 문학이 어떻게든 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문학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었지만 백정은 도대체 뭐하던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힘이 쌨다.

 

 발버둥을 치던 문학은 점차 힘이 빠져감을 느꼈다.

 

 ‘미안하다.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

 

 문학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

 

 간신히 사람 한명이 통과할만한 공간이었다. 진명은 마침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갔다. 진명이 들어가자마자 좀비 하나가 기어오기 시작했다. 한쪽 다리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누군가가 다리를 날린 건가?’

 

 진명은 좀비에게 걸어가 예초기로 머리를 갈랐다.

 

 ‘분명히 진희는 피해있을 거야.’

 

 누구보다도 똑똑한 아이었다. 꾸준히 수영을 해서 체력도 나쁘지 않았다. 분명히 살아 있을 거라고 진명은 생각했다.

 

 진명의 눈에 상처입거나 죽은 좀비의 흔적이 들어왔다. 머리통이 날아간 좀비도 있었고, 기어가고 있는 좀비들도 있었다. 진명은 이 흔적을 쫓아가기로 결정했다.

 

 “이대로만 가면, 생존자를, 아니 진희를 만날 수 있을 거야.

 나쁜 년. 나중에 오빠 고생 시킨 거 배로 갚게 할 거다.“

 

 진명은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달려 나갔다. 보이는 좀비들을 바로바로 예초기로 갈아버렸는데, 무릎이 박살나 기어가는 좀비들이 꽤 많았다.

 

 “프론데...”

 

 진명은 그렇게 말하며 계단을 한층 내려갔다.

 

 “세상에...”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수십, 아니 수백의 좀비 시체들이 있었다.

 

 “수류탄을 쓴 건가?”

 

 진명은 밑으로 내려가려다가 멈췄다.

 

 ‘혹여나 밑에 이정도의 좀비들이 있다면...’

 

 예초기로서는 역부족이었다. 진명은 일단 지하 1층으로 나왔다. 역시나 좀비를 죽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그 흔적을 쫓았다. 무기고로 가는 길이었다.

 

 -

 

 “으... 이거 다 우리가 이렇게 한 거지?”

 

 명지가 말했다. 그들은 지하 1층으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진희가 던진 수류탄에 터진 좀비들이 쌓여있었다.

 

 “니들 아까 완전 잘했어. 여하튼 이렇게 몰려서 오는 놈들이 없기를 빌자. 서둘러!”

 

 팀장이 말했다. 빈건은 앞장서서 계단을 올랐다. 진희와 명지도 따라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진희가 살짝 멈췄다.

 

 ‘오빠 로션 냄새...’

 “왜 그래?”

 

 명지가 물었다. 진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올라가자.”

 

 진희는 계속 계단위로 올라갔다.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오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행은 무사히 1층에 도착했다. 빈건은 목이 잘려나간 좀비를 보고는 말했다.

 

 “아무래도 생존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응.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일단 우리는 옥상으로 빨리 이동하자.

 몰리면 다 죽으니까.“

 

 그들은 계속 계단을 올라갔다. 진희는 계속 아까의 냄새가 신경이 쓰였다.

 

 빈건은 좀비가 너무 적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지만, 일일이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그는 온 신경을 눈앞에 집중했다.

 

 -

 

 십여 분을 걸었다. 하지만 문학은 오지 않고 있었다.

 

 “태열아, 문학이 괜찮겠지?”

 “걱정 마. 그 새끼, 절대 죽을 놈 아니야. 제대로 유인하고 조심히 오는 거라 시간이 걸리는 걸 거야.”

 

 태열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발 살아와라, 이 새끼야.’

 

 지유와 민구는 아무 말 없이 걷고 있었다.

 

 ‘그 분은 살아 있을까?’

 

 지유는 진명을 생각했다. 부디 꼭 살아서 연락이 되기를, 그래서 커피숍에서 따뜻한 캬라멜 마끼아또를 같이 마실 수 있기를 기도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철로의 끝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태열은 양 팔을 들었다.

 

 “좀비 아닙니다!!!”

 

 태열이 외쳤다.

 

 “사.. 살려주세요!!”

 

 지유의 외침이 지하를 가득 메웠다.

 

 ‘탕!’

 

 이어서 총소리가 지하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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