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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혁명적소녀
작가 : an3375
작품등록일 : 2016.8.24

모종의 이유로 가문에서 도망치고 싶은 유리는 도피처로 바탈리온 제국의 기숙사제 아카데미, 아스테리아 학원에 입학한다. 오랜 세월, 인간과 이종족의 전쟁에 최전방에 선 바탈리온 제국은 아스테리아 학원에 극소수의 사람들 밖에 모르는 비밀을 심어 놓는데…….

 
Chapter 1. 그 소녀, 비밀(秘密) (6)
작성일 : 16-08-29 00:06     조회 : 408     추천 : 1     분량 : 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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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아스테리아 학원의 동쪽엔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방치하다시피 둔 숲이 있다면 학원의 북쪽에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큰 기숙사가 있었다.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가 엄격하게 분리된 이 기숙사엔 제국의 권세 높고 부가 빵빵한 귀족 자제들이 대다수 머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배움을 얻기 위해 찾아와 머물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 국외에서 온 학생들 중에서도 말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학생들은 30년 전쯤, 일반 기숙사의 옆에 따로 지어진 특별동이라 불리는 건물에서 지냈는데 대부분의 이들이 마법부의 학생들이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바탈리온 제국이 국외의 마법사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수를 쓰는 거라고들 했는데 유리는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도 그럴게 특별동은 입구부터가 일반 기숙사와는 달리 한층 더 엄중하고 화려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여기까지는 어떻게 왔는데…….’

 

 

 

 입구부터가 저렇게 화려하니 안은 과연 얼마나 더 호화로울까? 학원에 재학하는 많은 학생들이 특별동으로 입주하기 위해 학교에 뒷돈을 건네준다는 이야기를 하엘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이제 어쩐담?’

 

 

 

 하엘은 특별동으로 가기 위해 뒷돈을 준비해 뒀다가 퇴짜당한 많은 학생들을 보고서 현 기숙사에 안주하기로 결심한 쪽이었는데 그 이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돈을 줘서 특별동에 들어간 학생을 본 적 없으니 차라리 그 돈으로 일반 기숙사에서 호위호식 하겠다는 것이다. 유리는 그 때만큼 하엘이 똑똑해 보인 적이 없었다. 어쩌다 특별동에 들어가기 위해 아직까지도 뒷돈을 바치고 있다는 학생의 소문을 들을 때면 유리는 더더욱 그의 선택이 대단해 보였다.

 

 

 

 ‘특별동은 밤에도 경비가 엄중하네…….’

 

 

 

 지금도 하엘이 그 때처럼, 아니 그 때의 반만큼만 더 똑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자 기숙사 안에 있는 여성 전용 특별동 주변에 보이는 경비병들을 보며 유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입학하고 나서 특별동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몰랐는데 학원 내에서도 특별하다고 소문난 기숙사인 만큼 일반 기숙사보다 관리가 엄중한 모양이었다.

 

 

 

 ‘설마 병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사립학교인 아스테리아 학원은 수가 적긴 하지만 일단은 학원을 지키기 위한, 자치를 위한 병사가 존재했다. 다만 유리는 일반 기숙사에도 없는 병사들을 여기서 마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만큼 특별동 기숙사가 중요하단 거겠지?’

 

 

 

 하엘이나 다른 애들에게서도 이런 이야기는 듣지 못한 걸 보니 그들 역시 경비병들에 대해선 모르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유리는 하엘조차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감탄하는 한편 슬슬 졸립고 피곤해져오는 몸 상태에 여기서 그냥 포기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냥 실패했다고 할까?’

 

 

 

 하지만 그랬다간 그녀는 여름 방학 내내 신부 수업이라는 명목 하에 집에서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할 것이었다. 슬프지만 유리는 방학 동안 지낼 수 있는 곳이 꼭 필요했다.

 

 

 

 ‘통금시간을 어긴 것도 모자라 기숙사 담까지 넘어야 한다니…….’

 

 

 

 박복한 제 인생을 비관하던 유리가 기운을 차릴 셈으로 주머니에 있던 남은 과자를 입안에 털어 넣고 있는데 들고 있던 우리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났다. 과자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반응한 여우가 발톱으로 나무로 만든 우리를 긁고 있었던 것이다.

 

 

 

 “…너도 먹고 싶니?”

 

 

 

 손에 든 과자를 흔들며 묻는 유리의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여우가 캥, 하고 울었다. 은빛 여우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무사이로 비춰지는 달빛에 닿은 여우의 털이 꼭 은가루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 오밤중에 기숙사 담을 넘으려는 자신은 무슨 죄가 있고 이 여우는 또 무슨 죄가 있겠는가? 유리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똑같이 그들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공통점 때문일까, 유리는 여우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먹고 있던 과자를 나누어주었다.

 

 

 

 “많이 먹으렴. 너나 나나 무슨 죄가 있겠니? 서로 참 가엾기 짝이 없구나…….”

 

 

 

 이제부터 그녀는 구조도 모르는 특별동 기숙사 안에 잠입해 리본첼 영애에게 이 여우를 가져다 줘야했다. 그녀를 연모하는 남학생들의 이름과 함께 말이다……. 맛있게 손안에 든 과자를 와작거리며 먹는 여우는 뒷목잡고 있는 유리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행복해보였다. 아무래도 여우는 과자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짐승이라 그런가, 정말 단순하네.’

 

 

 

 유리가 특히 경비가 취약해 보이는 쪽의 담벼락을 찾기 위해 이러저리 바쁘게 돌아다닐 때도 여우는 울음소리 한 번 내지 않고 그녀가 준 과자에 집중하였다. 그 덕분인지 유리는 어렵지 않게 들키지 않고 경비의 사각지대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엄청 높네.”

 

 

 

 경비병이 이쪽의 경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 담벼락의 높이 때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담은 높았다. 유리는 목을 아플 정도로 젖혀야 보이는 담벼락의 끝에 골치가 아파져 옴을 느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우리를 팔로 들고서는 절대로 이 담벼락을 오를 수 없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유리는 집에서 보내준 고급스런 자켓을 벗어 그대로 찢었다.

 

 

 

 “…….”

 

 

 

 특별히 마음에 들어 한 자켓은 아니었지만 고급스럽다는 점에서, 그러니까 비싸다는 점에서 이 자켓을 찢는 게 몹시 양심에 찔렸다. 이 자켓 한 벌이면 공방에서 제대로 된 레이피어 한 자루를 살 수 있을텐데……. 유리는 나중에 하엘에게 꼭 생일 선물로 검 한 자루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찢은 자켓을 얼기설기 얽혀진 우리 사이에 끼워 넣었다.

 

 

 양 팔로 들 수 없으면 등에 매는 가방처럼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엉성하게 리본모양으로 매듭을 묶으며 유리는 가볍게 점프해보았다. 갑작스레 위아래로 흔들리는 게 마음에 안드는지 여우가 캥, 하고 울었다.

 

 

 

 “미안미안.”

 

 

 

 그녀가 주머니에 남은 마지막 과자를 여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금방 끝날 거야. 조금만 참아줘.”

 

 

 

 물론 여우가 진짜로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을 리는 없었지만 과자를 먹는 여우는 울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조용해졌다. 유리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점프해보았다. 너무 과격하게 몸을 쓰지 않는 이상 매듭이 풀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후, 좋아.”

 

 

 

 자세를 한껏 낮추던 그녀가 이내 위를 향해 도약하였다. 눈 깜빡일 고작 찰나의 짧은 시간 안에 어느새 유리는 작은 바람소리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만을 남긴 체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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