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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 혼자 다 해먹어!
작가 : 글먹
작품등록일 : 2017.10.30

1만년전 원시인 사냥꾼의 힘과,
1천년후 우주함대 장교의 지식으로,
나 혼자 다 해먹어!

 
02. 곰같은 힘이여! 솟아라! -03-
작성일 : 17-11-03 10:46     조회 : 195     추천 : 2     분량 : 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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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필요는 없지 않았나?’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밤중의 참극이 끝나고 스탠리가 비난의 감정이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시때때로 딴지나 걸며 입바른 소리나 하는 잘난 자식.

 나 역시 기분이 별로 안 좋았기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필요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아.’

 ‘덤벼오는 자들을 공격한 것은 정당방위라 처도 이미 항복한 전투능력도 없는 여성을 공격할 이유는 없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이젠 스스로 죄와 벌까지 논하려 하는가? 미안하지만 법관이신지는 미처 알지 못했군.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인 최석씨.’

 ‘법? 어이가 없네. 네가 이 나라의 법에 대해 뭘 안다고 내 앞에서 법에 대해 논해? 스탠리. 넌 이 나라에서 살아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 나라에서 법이란 지키는 놈이 병신인 게 법이야. 범죄자가 갑이고 피해자가 을인 게 이 나라 법이라고. 사람을 죽여도 심신미약이니 아스퍼거 증후군이니 미성년자니 온갖 감형 받고 무죄로 풀려나는 나라야. 이런 나라에서 저런 쓰레기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것 같아?’

 ‘처벌이 약하다고 해서 네가 네 멋대로 타인의 죄를 재단할 정당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범죄를 또 다른 범죄로 해결하려 해봤자 너 자신이 범죄자가 될 뿐이잖나? 네가 하는 짓이야 말로 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짓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아주 잘 알지. 그리고 내 알바 아니라는 것도 알지. 내게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가본데. 스탠리. 나는 그 말에 엿이나 쳐 먹으라고 말해줄게.’

 ‘그 말이 내겐 매사 행동할 때 옳은 일 보단 네 이득이나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겠다는 말처럼 들리는군.’

 ‘옳은 일? 대체 옳은 일이란 게 뭔데? 그것이 옳다고 누가 정했지? 대답해봐. 스탠리. 누가 정의를 정의라고 정의했지?’

 스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답을 해 봐야 내 의견이 옳다는 사실만 증명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이었다.

 ‘돌돌이가 살던 원시시대에서도 살인죄가 있었을까’

 “돌돌이 뭐?”

 ‘아냐, 돌돌아. 그냥 예로 든 거야. 계속 길이나 찾아봐.’

 “알았다.”

 ‘어쨌든 돌돌이가 살던 시대에는 당연히 살인죄라는게 없었겠지.

 헌법은커녕 국가도 형성되기 전이니까.

 그러던 어느 날 어마어마하게 힘이 센 어떤 원시인 한 놈이 갑자기 생각을 한 거야.

 사람을 죽이면 안 되겠다고.

 서로를 죽이는 것보단 힘을 합쳐서 다른 걸 죽이는 게 더 생산적이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으면 혼자 살인을 안 하면 그만인데 이게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다른 모든 사람들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 거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공표를 해.

 ‘지금부터 사람 죽이지 마라.’

 그 말을 듣고 따르는 놈들도 있겠지만 당연히 느닷없이 잘 해오던걸 하지 말라니까 반발하는 놈들도 있겠지.

 ‘싫어! 난 사람 죽이는 거 좋아해!’

 그럼 이 반발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해.

 살인죄를 반대했던 놈들의 절반쯤을 돌로 쳐 죽여 버리면 돼지.

 그러면 나머지 절반은 죽기 싫어서라도 억지로 그 법에 따르겠지.

 법은 힘 가진 놈들이 만든 거야.

 힘이 곧 정의라고.

 만일 현대사회에서도 누군가 절대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살인죄 폐지를 주장하며 반대하는 사람 절반 정도를 죽여 버린다면 살인죄라는 말조차 사라져버리겠지.

 한 100년 쯤 지나면 사람 한 둘 죽여보지 않은 사람을 별종처럼 쳐다볼지도 몰라.’

 ‘엉망진창인 궤변이군.’

 ‘난 지금 논리 정연한 주장으로 널 설득 하려는 게 아니니까.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 어쨌든 간에 지금 나에겐 살인죄를 폐지할만한 힘은 없지만 일반인들보다는 강력한 힘이 있어. 그 정도 힘이라면 솜방망이 처벌이나 받고 훈방 조치될 인간쓰레기 범죄자들을 내 재량껏 요리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

 ‘얼마 전에 네 녀석이 했던 말 기억하나? 힘이 생겨도 네 멋대로 그 힘을 휘두르지 않을 거라고 했던 말. 지금의 너는 그 말을 했던 사람과 완전히 다른 사람 같군.’

 ‘무슨 헛소릴 하는 거야? 스탠리.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을 헛들었나보네. 이 세상은 힘이 곧 정의야. 만약 내게 충분한 힘이 주어진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그게 곧 정의가 될 텐데 내가 어떻게 허튼 짓을 할 수가 있겠어?’

 돌돌이의 힘을 직접 내 두 눈으로 목격하는 순간 내 머릿속엔 이미 내 손으로 이 세상을 바꿔나갈 미래의 청사진이 그려졌다.

 왜 스탠리는 나보다 머리도 훨씬 좋으면서 나의 이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걸까?

 잠깐의 침묵 끝에 스탠리가 말했다.

 ‘최석. 나는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너를 돕겠다.’

 ‘이제야 겨우 이해해 준 거야?’

 ‘하지만 네 녀석의 사상이 개인이 품기엔 지나치게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방위군 함대의 장교로써 항상 인류의 존속을 최우선과제로 삼았다.’

 ‘죽이는 게 직업인 군인이 생명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니. 조금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이해했어.’

 ‘이해했다니 잘 됐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나는 너를 돕겠다. 그러나 네 녀석의 사상이 인류의 존속에 영향을 끼칠 경우 나는 더 이상 널 돕지 않겠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너를 막을 것이다.’

 ‘진정해. 스탠리. 내 비유 때문에 그러나본데 지금 당장 인류의 절반을 학살하겠다는 말이 아니야. 그냥 예로 든 것뿐이지. 애초에 그런 짓을 하려면 혼자서 한 나라의 국가 전력 급 전투력은 갖춰야지.’

 혼자서 다른 국가와 전쟁을 선포할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면?

 일기당천(一騎當千)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그게 현실이 된다면 멋지긴 하겠네.

 그때 돌돌이가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못 찾겠다. 전혀 모르겠다.”

 ‘그럼 그냥 내가 찾을게. 몸이나 돌려 줘.’

 “몸 돌려준다? 뭘 돌리냐?”

 돌돌이에게 몸을 넘겨줄 무렵의 나는 대체 얼마나 멍청했던 걸까?

 스탠리에게 무작정 몸을 넘겨줬을 때는 다행이도 스탠리가 똑똑해서 단박에 요령을 파악했지만 말도 잘 안 통하는 원시인에게 몸을 넘겨주는 법을 설명하려니 앞이 깜깜했다.

 그때 스탠리가 나섰다.

 ‘돌돌이. 원래 네 몸보다 훨씬 작고 약한 몸을 움직이느라 불편하지 않나?’

 “맞다. 이 몸 잘 안 움직인다.”

 ‘그럼 그 쓸모없는 몸 따위 그냥 벗어버려라. 네가 원래 갖고 있던 몸이 훨씬 좋지 않나?’

 “벗는다? 알았다.”

 그 순간 갑자기 몸의 통제권이 내게로 돌아왔다.

 역시 스탠리!

 말이 잘 안 통하는 원시인을 상대로도 특정한 동작을 시킬 만큼 똑똑했다.

 조금 전 실랑이하긴 했어도 자신의 내뱉은 말은 잘 지키는 듯 나를 도와줬다.

 믿을 만 한 부관이었다.

 아직까지는.

 “헉!”

 모든 일이 잘 해결되어 안심했을 찰나 갑자기 온 몸에서 격한 통증이 느껴졌다.

 방금 전 양아치들이랑 싸울 때 다친 걸까?

 머리로 각목을 부숴버렸으니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아픈 부위는 머리가 아니라 온 몸 구석구석의 근육들이었다.

 나는 마치 전기 총에 맞아 온몸이 마비된 사람처럼 그 자리에 퍽 하고 쓰러져 버렸다.

 “못 움직이겠어!”

 ‘아무래도 몸을 무리해서 움직인 것이 이제야 부작용을 몰고 온 모양이군.’

 “뭣이 어째?”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나? 비록 돌돌이가 어마마한 힘을 가진 원시 사냥꾼이긴 하지만 그가 조종하는 몸은 분명 평범한 고등학생인 네 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인간적인 힘을 발휘했지.’

 그러고 보니 이상하긴 했다.

 사실 이건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하는 문제였다.

 막강한 힘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는데 흥분해서 미처 떠올리지 못했었다.

 ‘이건 가설이긴 하지만 돌돌이는 그가 가진 신체 능력도 뛰어나지만 아마도 그의 신체가 가진 모든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도 함께 갖고 있었을 거다. 간단히 말해서 힘을 쓰는 요령을 알고 있달 까? 같은 장비라도 생 초보자가 다루느냐 숙련공이 다루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른 것처럼.’

 “그게 지금 내가 온 몸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 연구팀은 이 현상을 ’원시의 분노‘라고 부르기로 했었지. 인간 외의 생명체들이 지금보다 훨씬 강력했을 원시시대에 돌도끼 이외엔 별 다른 무기도 없었을 원시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그가 가진 육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거란 가설에서 출발한 연구였지. 어쨌든 돌돌이가 자신의 몸으로 그 원시의 분노의 힘을 끌어내서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다. 평생 그 몸을 다뤄왔으니 이미 훈련되어 있었겠지, 하지만 이번에 네 몸에 들어오면서 아무런 절제 없이 마구 그 힘을 끌어내다보니, 신체가 한계에 다다라서 잠재능력의 영역까지 오가다보니 무리가 온 탓일 테지.’

 “긴 얘기를 짧게 줄이자면 근육통이라고?”

 ‘정확하다.’

 “나 태어나서 근육통 처음 겪어봐. 근육통이라는 게 이렇게 아픈 거였어?”

 ‘태어나서 근육통을 처음 겪는다니. 대체 운동을 얼마나 싫어하는 거야?’

 ‘엉덩?’

 나는 그대로 옴짝달싹 못한 채 몇 시간 동안이나 그렇게 바닥에 쓰러져 있어야 했다.

 동이 틀 무렵이 돼서야 간신히 몸을 일으킬만한 기력을 되찾았고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간신히 근처 지하철역까지 도착했다.

 그리고는 셔터가 내린 지하철 입구에 기대서 쪽잠을 자다가 첫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도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어서 온 몸이 욱신거렸다.

 “전교 1등 한번 하더니 사람이 완전 변했네? 아침운동을 다 갔다 오고.”

 아침식사를 준비하시던 어머니는 가족들 몰래 집에 숨어들어오다 들킨 내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역시 10대 시절에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메리트였다.

 무슨 이상한 짓을 해도 전부 긍정적으로 해석되니까.

 내 방이 지저분한 이유도 평소에는 내가 게을러빠진 놈이라 그런 거지만 전교1등인 지금은 그저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함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이었다.

 인간이란 그렇게 간사한 존재다.

 그 덕에 뜬금없이 야밤의 대 탈주극을 벌인 일에 대해서도 가족들에게 별 탈 없이 얼버무릴 수 있었다.

 물론 가족들이 산산조각난 내 방 창문을 발견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따로 또 얼버무려야 하겠지만.

 ‘방문에 ‘공부 중 출입금지’ 같은 팻말을 걸어놓는 것은 어떠한가? 이 시절 부모님들의 자녀들에 대한 학구열은 광적인 수준이라 알고 있다.’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인데? 하지만 그걸로 언제까지 버틸 수만은 없을 테니, 나 스스로 창문을 고칠만한 방법을 찾아봐야지. 혼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날이 추워지면 찬바람이 들어올 거 아냐?”

 적당한 시기에 마트에서 커다란 유리창을 사다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될 일 아닌가?

 나는 별 일 아니라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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