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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 혼자 다 해먹어!
작가 : 글먹
작품등록일 : 2017.10.30

1만년전 원시인 사냥꾼의 힘과,
1천년후 우주함대 장교의 지식으로,
나 혼자 다 해먹어!

 
01. 내 머릿속 천재가 답을 다 알려줘! -01-
작성일 : 17-10-30 20:22     조회 : 236     추천 : 2     분량 : 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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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종종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있었다.

 “인정?”

 ‘어, 인정.’

 이런 식으로.

 결코, 절대로,

 같이 대화할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다.

 진짜야!

 “문제 더럽게 어렵네.”

 그날도 학원 숙제로 받은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집을 풀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걸 질리도록 풀다보면 나처럼 머리 나쁜 놈들도 언젠간 똑똑해 지긴 하는 걸까?

 혹시 나 같은 멍청한 놈들은 그저 평생 남들 등수를 높여주기 위한 발판인거 아닐까?

 그런 종류의 혼잣말들을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누가 내 문제 좀 대신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게 말이다.’

 그때 머릿속에서 처음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비록 내가 평소에 혼잣말을 자주 한다고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의 소리였다.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렷하고 선명하게 들리는 목소리는 처음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

 “누구야?”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져서 나는 허둥지둥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내 방 안에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귀신인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도 나처럼 놀라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머릿속 목소리는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냐? 이건 암호화된 군사회선이다. 이 회선으로 장난치지 마라.’

 “군사회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건 내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거든! 너 누구야?”

 나의 지적에 머릿속 목소리도 의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이어폰을 뺐는데도 계속 들리다니. 이건 무슨 현상이지?’

 “너 누구야! 너 누구냐고! 귀신이냐?”

 나는 겁에 질려 거의 비명을 지르듯이 물었다.

 집에 아무도 없는 게 다행이었다.

 부모님이나 누나가 이 광경을 봤다간 앞으로 족히 10년 이상은 놀려먹을게 뻔했다.

 겁에 질린 나와 달리 머릿속 목소리는 차분한 어투로 말했다.

 “나는 달 연합군 제7함대 기술장교 ‘스탠리 최’다. 너는 누구냐?”

 이 양반은 뭐라는 거야?

 아무리 내 머릿속에서 나온 망상이라 해도 이건 정도가 너무 심했다.

 혹시 이게 사람이 미치는 과정인걸까?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억지로 꾸역꾸역 하다가 결국 미쳐버리고 만 것인가?

 아무튼 그는 자신이 우주함대의 장교라고 밝혔지만,

 나는 그에게 밝힐만한 으리으리한 직함이 없었다.

 “난 그냥 고등학교 다니는 ‘최석’이라고 하는데…….”

 ‘사관생도였나? 전뇌통신에 뭔가 문제가 생겼나보군. 귀관의 잘못이 아니니 염려하지 마라. 귀관이 현재 훈련받고 있는 행성은 어디지?’

 “어디긴 어디야? 지구지. 나는 태어나서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가봤는데 행성은 무슨!”

 ‘그게 무슨 말인가? 지구라니. 혹시 농담이었나? 요즘 훈련병들의 농담은 이해하기가 힘들군.’

 “농담도 아니고 나는 사관생도도 아니야! 나는 그냥 고등학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이제는 내가 평범한지 아닌지조차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서 우주함대의 장교님과 교신을 주고받고 있었으니까.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는지 머릿속 목소리도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결국 답답해진 내가 먼저 다시 입을 열었다.

 “뭐라도 말 좀 해줘. 나 드디어 미쳐버린 거야?”

 아니지.

 미친 사람은 스스로가 미쳤다는 걸 알 수 없었던가?

 오히려 더 미치지 않으려면 들려오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척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때 머릿속 목소리가 진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있는 곳이 지구라고?’

 “그럼 달리 있을 곳이라도 있냐?”

 ‘거짓말은 아니겠지?’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나는 네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데.”

 ‘일 리가 있군. 너의 말을 신용하도록 하지. 좀 갑작스런 부탁이기는 하지만 절대로 교신을 끊지 말고 기다려라.’

 “교신을 끊기는! 내 머리에 On-Off 스위치라도 달린 줄 아냐?”

 ‘좋다. 그대로 유지해라.’

 그리하여 나는 어쩌다가 우주함대의 장교님과 머릿속으로 연결되는 인연을 얻게 되었다.

 아니면 그냥 미쳤거나.

 나는 그 사실에 대해선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미치지 않았다면 좋은 거고 미쳤다고 해도 이미 내가 뭘 어쩔 방법 따윈 없었으니까.

 그 대신 나는 이 특별한 관계를 내게 조금 유용하게 이용하기로 했다.

 “그럼 나도 부탁하나만 해도 돼?”

 ‘뭐지?’

 “기술장교면 똑똑한 편이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새삼스럽지만 내 지식은 평균보다 우수한 편이다.’

 “그럼 내 숙제도 도와줄 수 있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유아적인 산술문제 말인가?’

 나는 화들짝 놀라서 앉아있던 책상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바람에 책상에 허벅지를 호되게 부딪쳤다.

 너무 아파서 눈물까지 찔끔 났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이 시험지가 보여?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처음 너와 연결되었을 때부터 보였다만. 여기가 너의 숙소인가? 매우 비위생적으로 보이는군.’

 “쳐다보지 마! 내 방이 항상 지저분하진 않다고!”

 ‘보는 건 너지. 나는 네 시선을 따를 뿐이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이 기묘한 머릿속 통신은 서로의 생각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는 것까지 공유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면 나 대신에 숙제 좀 해줘. 머리가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야.”

 ‘너의 연산능력은 이런 쉬운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만한 수준인가?’

 “해 줄 거야? 말거야?”

 ‘그 정도는 별 문제 없이 도와줄 수 있다.’

 달 연합군의 기술장교 스탠리 최는 나를 대신해서 내 숙제의 정답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꽤 똑똑한 편이라던 스탠리의 말이 허풍은 아니었는지 그는 문제를 보자마자 답을 암산해서 풀어버렸다.

 문제는 너무 똑똑한 나머지 지나치게 빨리 풀어서 답을 받아 적는 내가 힘들어졌다는 점이었다.

 ‘2x가 아니라 x2다’

 “알았어. 알았다고.”

 ‘루트 기호를 대체 어디에 걸쳐놓은 것인가? 수식이 말도 안 되게 변해버리지 않았나?’

 “알았다니까.”

 ‘도대체 어떻게 물체의 질량이 어떻게 마이너스일 수가 있나? 너는 수학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이 부족한 것 같군.’

 이런 식으로 끝도 없이 잔소리를 하다 보니 슬슬 나도 짜증이 치밀었다.

 결국 참다못해 나는 스탠리에게 버럭 소리쳤다.

 “그렇게 잘난 척 할 거면 직접 쓰던가!”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온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보는 것, 듣는 것, 피부에 닿는 것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눈동자 하나,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남의 몸뚱이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입을 움직일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일뿐이었다.

 그때 내 통제를 벗어난 내 몸이 내 입을 움직여 말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누가 지금 내 몸을 조종하는 거야? 스탠리야?’

 “뭐지? 지금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는 최석인가? 이게 네 몸인가?”

 ‘그래!’

 내 몸을 조종하던 스탠리는 뜬금없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 것이 뭔가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양 경이로운 눈빛으로 내 방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 창피해져서 말했다.

 ‘이런 일까지 가능할지는 몰랐네. 마침 잘 됐어. 이제 숙제 좀 대신 해줘.’

 그러나 스탠리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곧장 내 몸뚱이를 이끌고 집을 뛰쳐나갔다.

 신발도 안 신고!

 ‘미친놈아! 내 몸뚱이로 지금 어딜 가는 거야!’

 내 말을 무시한 채 스탠리는 무작정 내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정신없이 달리는지 걸려서 넘어질 뻔 하면서도 끝없이 달렸다.

 하지만 스탠리가 조종하는 내 몸은 평생 운동이라곤 모르고 산 약해빠진 허약체질이었다.

 금세 숨이 턱까지 찼다.

 몸의 통제권은 잃었지만 여전히 한 몸에 들어있던 나는 그가 지쳤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결국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던 스탠리는 쓰러지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가 멈춰선 곳은 동네 뒷산의 어느 이름 없는 작은 언덕 위였다.

 “헉헉…….”

 ‘도대체 왜 그랬어? 스탠리. 내 저질체력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체육시간 장거리 달리기를 완주해 본적 없는 몸이라고.’

 스탠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날이 저물고 밤하늘에 별이 총총히 박혀있었다.

 나는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스탠리는 멍하니 그 흔한 밤하늘을 마냥 바라볼 뿐이었다.

 기다리다 지친 나는 다시 조심스럽게 그를 설득했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집에 돌아가자. 밤중에 맨발로 산속을 뛰어다니는 걸 부모님이나 다른 누군가가 발견하면 나는 정신병원에 갇힐 거야.’

 스탠리는 금세 흙투성이가 되어 시커먼 한 맨발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채 갈등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래. 일단 돌아가자.”

 천만다행이게도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나를 알 만한 사람은 만나지 않았다.

 다만 잠옷차림으로 뛰쳐나왔기에 오랜만에 밤공기의 쌀쌀함을 몸소 체험해야 했을 뿐이다.

 오밤중에 이게 웬 난리야?

 

 집으로 돌아온 스탠리는 직접 내 몸으로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풀이를 끝마치기까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펜으로 적을 필요가 없었다면 아마 그 정도도 걸리지 않았을 거다.

 스탠리는 마치 미리 알고 있는 답을 적어 내려가는 것처럼 막힘이 없었다.

 게다가 조금 분하게도 글씨체마저 나보다 훨씬 더 반듯반듯하고 깔끔했다.

 마치 음악을 연주하듯 거침없는 풀이를 넋 놓고 쳐다보다가 나는 뒤늦게 외쳤다.

 ‘잠깐! 그만 풀어도 돼!’

 내가 소리치자마자 스탠리는 곧장 펜을 멈췄다.

 그런데도 벌써 전화번호부처럼 두꺼운 문제집을 거의 다 풀어버린 후였다.

 내가 몇 시간씩을 끙끙거리며 고작 10페이지씩 풀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빠르기였다.

 ‘빠른 건 좋은데 이거 다 답은 맞아? 답이 죄다 틀렸다면 나 혼날 텐데.’

 “이런 유아적인 단순계산에 검산까진 필요 없다.”

 스탠리는 꽤나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나는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럼 이제 숙제가 끝났으니 내 몸을 돌려줘.’

 “그러지.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소리야?’

 “몸을 빌려준 것은 내가 아닌 너다. 돌려받는 법도 네가 알고 있지 않겠나?”

 그랬었지!

 필기가 너무 느리다고 구박하는 스탠리에게 짜증을 부리다가 우연히 몸의 제어권을 넘겨줬었다.

 나는 그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너의 모든 걸 나한테 떠넘기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려봐.’

 “이렇게 인가?”

 그 순간 내 몸이 다시 내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몸의 통제권을 되찾은 순간이었다.

 “돌아왔다! 내 몸이다!”

 ‘이런 식으로 몸을 돌려 쓸 수 있다니 신기하군.’

 “혹시 모르니까 같은 방법으로 한번만 더 바꿔볼까?”

 나는 한 번 더 스탠리에게 몸의 통제권을 넘겨주고 스탠리는 다시 내게 몸을 돌려줬다.

 그 과정에서 나는 우리의 이 특이한 능력을 좋게 사용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스탠리. 부탁할게 하나 더 있는데.”

 ‘말만 해라.’

 “나 대신 시험 좀 봐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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