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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 혼자 다 해먹어!
작가 : 글먹
작품등록일 : 2017.10.30

1만년전 원시인 사냥꾼의 힘과,
1천년후 우주함대 장교의 지식으로,
나 혼자 다 해먹어!

 
02. 곰같은 힘이여! 솟아라! -01-
작성일 : 17-11-02 09:23     조회 : 223     추천 : 2     분량 : 6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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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힘이 좀 세졌으면 좋겠어.”

 내 방 침대에 누워 부른 배를 두들기며 나는 스탠리에게 그렇게 푸념했다.

 내 푸념에 스탠리는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다.

 ‘현대사회에서 완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텐데. 운동선수를 지망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 혹시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건가?’

 “매주 돌아오는 체육시간도 지겨워서 구석에 숨어있는데 운동선수는 무슨 운동선수야? 그냥 아까 학교 뒤편에서 있었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그래.”

 ‘다수를 상대로 무턱대고 싸움을 걸었다가 몰매를 맞았던?’

 “기왕이면 괴롭힘 당하는 약자를 구하기 위한 항쟁이었다고 말해줄래?”

 ‘싸우기 전까진 괴롭힘 당하는 게 누군지조차 관심 없었지 않나?’

 “관심 있었어. 하지만 내가 끼어들어봤자 구하기는커녕 나도 두들겨 맞을게 뻔했으니까 안 그런 거지.”

 나도 가능하면 옳게 행동하고 싶었다.

 어디까지나 가능하다면.

 그리고 세상엔 당연하게도 옳게 행동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다.

 스탠리는 말했다.

 ‘그런 면에선 그 한세현이란 소녀가 영리했군. 그녀에게도 그 불량배들 여럿을 상대할 힘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를 발휘해서 모두를 구해냈으니.’

 “동감이야. 그 애는 정말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아.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럼 힘을 원한다는 게 그 녀석들을 너끈히 때려눕힐만한 힘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겸사겸사 그럴 수 있으면 더 좋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로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군. 한때 학교에서 주먹으로 얻은 계급 따위 그저 허무할 뿐인데.’

 “나는 일진이 되고 싶은 게 아니야. 나는 싸움을 싫어하는데 일진이 되어버리면 싸울 일이 더 늘어날 뿐이잖아?”

 ‘그러면?’

 “나는 그놈들이 감히 시비를 걸 엄두도 안 날 만큼 엄청난 힘을 가졌으면 좋겠어. 그놈들 앞에서 커다란 바위를 집어던진다거나 하는. 그렇게 하면 그놈들도 나한테 신경 끌 테고 나도 그놈들에게 완전히 신경 끌 수 있으니까 서로 좋잖아?”

 ‘힘이 생기면 너 스스로가 그 힘을 마음대로 휘두를 경우는 없는 건가?’

 “난 그냥 내 힘을 내게 시비 거는 놈들을 쫒는 용도로만 쓸 거야. 네 말대로 학교 안에서의 권력 따위 쓸모도 없고 귀찮기만 해. 애초에 내가 손에 힘을 얻었다고 그걸 마구 휘두르고 다닐 사람도 아니라고. 너 나랑 24시간 같이 붙어 다니면서 날 그렇게 몰라?”

 ‘나와 머릿속으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얻자마자 그걸 부정시험 보는데 써먹었지 않은가?’

 갑자기 말문이 턱 막혔다.

 역시 똑똑한 녀석이라 그런지 어떻게 하면 팩트로 명치를 찌를 수 있는지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여전히 변명거리는 남아있었다.

 “피해보는 사람이 없다면 이 정도 이득은 취해도 괜찮잖아?”

 ‘네 덕에 전교생의 석차가 한 칸 뒤로 밀려난 건 피해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군.’

 “아무튼 간에. 곧 체육대회가 있단 말이야. 작년엔 최악이었고.”

 운동회.

 내가 체력장과 더불어 제일 싫어하는 학교행사다.

 도대체 왜 학교에서 운동회 따윌 하는 거야?

 운동회 같은 거 열어봐야 운동 잘 하는 놈들이나 재밌지 나 같은 체력고자는 그저 하루 종일 피곤하고 쪽팔린 날일뿐이다.

 아마도 평소에는 공부 잘하는 놈들만 치켜세워줬으니 운동 잘 하는 놈들도 치켜세워주는 날을 하나 만들자고 한 모양이다.

 나처럼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던 놈은 어쩌라고!

 “누가 나 대신 운동회 좀 뛰어줬으면 좋겠네.”

 ‘우엉?’

 그때, 머릿속에서 기괴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 머릿속에 들리는 목소리야 스탠리가 전부였는데 고고하고 자존심 센 스탠리가 느닷없이 그런 유아적이고 원시적인 소리를 냈을 것 같진 않았다.

 나는 기괴한 기분을 느끼며 물었다.

 “스탠리. 방금 너였어?”

 ‘절대로 아니다.’

 “그럼 누구야?”

 ‘우엉? 누구냐? 목소리 들린다! 근데 안 보인다! 유령이다!’

 확실히 스탠리는 아니었다.

 전혀 새로운 제3자가 내 머릿속에 끼어든 것이었다.

 “내 머릿속이 무슨 카카오톡 단톡방이야? 내 머릿속에 대체 몇 명이나 더 쳐 들어올 생각이야?”

 ‘우엉! 목소리 들린다! 근데 안 보인다! 찾는다! 찾는다!’

 ‘지능이 상당히 낮은 것인가? 유아인 것처럼 들리진 않는다만.’

 ‘진흙?’

 ‘진흙이 아니라 지능이다. 네 녀석의 가지고 있는 뇌의 기능를 말하지.’

 ‘집 앞에 진흙탕 있다. 누우면 푹신푹신 하다.’

 ‘진흙이 아니라 지능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말을 말아야겠군.’

 “야 이 자식들아! 남의 머릿속에서 니들 멋대로 떠들지 마!”

 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병원에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

 모든 상황이 정신분열증의 전조증상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우주함대의 장교님이라 주장하는 스탠리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또 한명의 머릿속 목소리라니?

 안 돼! 이런 미래는 감당할 수 없어!

 나는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새로 온 녀석. 일단은 이름이라도 좀 알려줄래?”

 ‘이음?’

 ‘성명 말이다. 우리가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거다.’

 ‘나. 돌돌이.’

 “돌돌이?”

 ‘돌돌이?’

 나와 스탠리는 동시에 놀란 반응을 보였다.

 스스로를 돌돌이라 밝힌 그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양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나 돌돌이. 다들 그렇게 부른다. 돌돌이 돌 잘 부순다. 돌돌이 돌집 짓고 산다. 그래서 돌돌이.’

 ‘돌돌이라니. 반려견 이름 같군.’

 “나도 그 생각 했는데.”

 ‘그나저나 돌집을 짓고 산다고 했나?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

 ‘돌돌이 돌집 산다. 돌돌이가 직접 돌 쌓아서 만들었다. 튼튼하다. 바람 불어도 안 무너진다.’

 ‘비유적인 의미도 아니고 실제로 돌집을 짓고 살다니? 도대체 지금 네가 살고 있는 시대가 몇 년 도인가?’

 ‘멍넝도?’

 ‘날짜라던가? 시간이라던가? 뭔가 기록해놓은 것 없나?’

 ‘깜깜해지면 돌돌이 잔다. 밝아지면 일어난다.’

 왠지 모르게 흥분한 스탠리는 돌돌이에게 질문공세를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그가 왜 흥분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그저 묵묵히 그의 질문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질문을 끝낸 스탠리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최석. 좀 미친 소리처럼 들릴만한 소식이 있다.’

 “괜찮으니까 말 해봐. 난 아무래도 이미 미친 것 같거든.”

 ‘저 우리 머릿속에 갑자기 끼어든 돌돌이라는 자 말인데.’

 “그런데?”

 ‘아무래도 기원 전 인물 같다.’

 “뭐?”

 ‘물론 확실히 증명하려면 좀 더 자세히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말이다.’

 “기원 전 인물이라면 돌돌이가 원시인이라고?”

 이건 사람 이름이 돌돌이라는 것보다 더 놀랄만한 일이었다.

 물론 이미 수백 년 뒤 미래의 우주함대 장교님과 머릿속으로 교신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원시인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정말 원시인?

 ‘우가! 우가!’거리고 고인돌 쌓는 원시인?

 나는 잔뜩 흥분해서 돌돌이에게 물었다.

 “그럼 주변에 공룡도 있어? 트리케라톱스같은 거.”

 ‘최석. 공룡은 원생인류가 등장하기 오래전에 이미 멸종했다. 이 정도는 상식이다.’

 “어차피 그 상식이라는 것도 가설일 뿐이잖아? 실제로 그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어떻게 알아? 마침 여기에 살아있는 원시인이 있으니까 한번 물어보자고.”

 ‘곤뇽?’

 “어마어마하게 크고, 시끄럽고, 막 비늘 같은 게 덮여 있고. 그런 거 있어?”

 ‘방금 그 묘사도 ‘어차피 가설일 뿐’인 연구결과에서 나온 것 이다만.’

 “시끄러워! 스탠리. 돌돌아. 그런 거 있어?”

 ‘점박이 말하는 건가?’

 “점박이?”

 ‘점박이. 돌돌이 친구다. 몸에 점 있다. 크다. 시끄럽다. 그래도 착하다. 돌돌이 등에 태워준다. 돌돌이가 길들였다. 비늘도 있다.’

 “BAM! 어떠냐? 스탠리. 공룡 있잖아! 그 머리 좋다는 과학자들이 수백 년을 걸쳐도 밝혀내지 못했던 걸 내가 단 5초 만에 밝혀냈다! 최석 1점, 과학 0점!”

 스탠리는 내 유치한 조롱에 대꾸하지 않았다.

 혹은 나의 이 학회를 뒤흔들만한 놀라운 발견을 동료 함대원들과 공유하러 갔을 지도 몰랐다.

 근데 그 미래시대에 까지 ‘학회’라는 게 남아있으려나?

 스텐리가 잠잠한 사이 나는 돌돌이에게 물었다.

 “돌돌아. 대체 공룡을 어떻게 길들인 거야? 내 말은, 왕이빨이 말이야. 여럿이서 달려들어서 붙잡았어?”

 공룡이 사람 여럿이 달려든다고 쉽게 붙잡을 수 있는 거였나?

 내가 공룡을 구경이라도 해봤어야 알지?

 하지만 돌돌이의 답변이 더 가관이었다.

 ‘왕이빨 아니라 점박이다. 그리고 점박이 돌돌이 혼자 잡았다. 도움 필요 없다.’

 “혼자서? 공룡은 힘이 엄청나게 세지 않아?”

 ‘점박이 힘세다. 바위도 이빨로 깨물어서 부순다. 하지만 돌돌이보다 세진 않다.’

 내가 지금 대체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 거지?

 이빨로 바위를 깨물어 부수는 공룡과 그 공룡을 길들여서 말처럼 타고 다니는 인류의 시초?

 보통 사람이 이런 소릴 한다면 당연히 허풍으로 생각하겠지만 돌돌이에게 허풍 같은 말을 지어낼만한 지능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원시인이잖아?

 원시인이 허풍 칠 일이 뭐가 있어?

 그 시절엔 자기 직업이나 연봉을 속여서 여자한테 잘 보일 필요도 없었는데.

 나는 물었다.

 “돌돌아. 넌 힘이 얼마나 세니?”

 ‘음.’

 돌돌이는 잠시 자신의 힘을 증명해보일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다 갑자기 우렁찬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조금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정도다.’

 “하나도 안 보이는데?”

 ‘돌돌이는 보인다. 최석은 안 보인다?’

 “전혀 안 보여.”

 ‘방금 돌을 집어 던졌다.’

 “얼마나 큰 돌?”

 ‘점박이만한 돌이었다.’

 “공룡만한 돌이면 그건 돌이 아니라 바위잖아! 바위를 그냥 막 집어던질 정도의 힘이라고?”

 돌돌이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현실과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수렵채취의 시대에서 벗어나 정보화사회를 맞이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배만 나오는 현대인들보다 아직 먹고 살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사냥을 해야 하는 원시인들의 신체능력이 더 뛰어날 것이라 어렴풋이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끽해야 일반인과 운동선수 정도의 차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평범한 인간과 슈퍼히어로의 차이잖아!

 나는 돌돌이의 탈 인간적인 힘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돌돌이에게 힘을 보여 달라고 말 해봐야 그저 그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소리를 들을 뿐이었다.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문득 좋은 생각이 들었다.

 “돌돌아. 시간여행 한 번 해 볼래?”

 ‘시가? 돌돌이 어려운 말 모른다. 최석 계속 어려운 말만 쓴다.’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실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세계 최초로 내 몸을 빌어서 만 년 전 원시인의 영혼인지 뭐라 부를지 모를 것을 현시대에 불러내는 순간이니까.

 나는 약간 흥분한 채 정신을 가다듬고 스탠리에게 몸을 넘기던 것처럼 돌돌이에게 몸을 넘겼다.

 “우엉?”

 그것이 역사상 최초로 현세에 강림한 원시인의 첫마디였다.

 돌돌이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며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우어! 돌돌이 이상한 데로 왔다! 요술이다! 나쁜 요술사가 돌돌이 이상한 곳으로 던져버렸다!”

 ‘돌돌아! 진정해! 진정하라고! 잘못된 거 아무것도 없으니까!’

 “돌돌이 원래 있던 곳으로 갈 거다! 돌아간다! 돌돌이 여기서 나간다!”

 내 몸에 들어온 놈들은 왜 죄다 내 방에서 뛰쳐나가고 싶어 안달이 난 거지?

 나는 돌돌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헛수고였다.

 그때 갑자기 돌돌이가 몸을 바짝 숙인 채 그 자리에 바짝 쪼그려 앉았다.

 ‘돌돌아. 뭘 하려고?’

 그리고 그건 내 착각이었다.

 돌돌이는 바닥에 쪼그려 앉은 것이 아니라 거대한 도약을 준비한 것이었다.

 돌돌이가 방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순간 방바닥이 살짝 내려앉은 것 같은 느낌과 함께 포신을 떠난 포탄처럼 몸이 급격하게 날아올랐다.

 내가 뭔가 다른 대처를 취하기도 전에 돌돌이는 내 방 창문을 산산조각 내며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나는 곧장 아파트 15층 높이의 허공에 내던져졌다.

 ‘으악!’

 돌돌이를 진정시키고 나발이고 나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번지점프는커녕 롤러코스터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내가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떨어지면 100% 죽는 높이에서 떨어지고 있다.

 이 미친 원시인!

 내 몸을 얻은 지 3초 만에 자살을 택하다니!

 대체 뭐가 문제야?

 속절없이 추락한 내 몸이 아파트 단지의 단단한 아스팔트 바닥에 충돌하기 직전에 나는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안녕. 내 짧았던 인생이여.

 사춘기를 지나왔으니 내가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설마 그 순간이 이렇게 빨리 그것도 이따위 방식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영락없이 정신분열증을 앓느라 자기가 원시인이 되었다고 착각한 나머지 창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 정신병자였다.

 사실 그게 진실일 수도 있다.

 미친 사람은 자기가 미친 걸 모르니까.

 그나마 죽기 전 내 성적이 전교 1등이라서 다행이었다.

 평소처럼 내 성적이 꼴찌였다면 경찰이 내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 별달리 궁금해 하지 않았을 테니.

 “핫!”

 지면을 디딘 두 발에서 어마어마한 중력가속도의 힘이 느껴졌다.

 건물에서 뛰어내려 몸이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인가?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내 몸이 산산조각나진 않았다.

 대신 내가 디딘 아스팔트 바닥이 산산조각 나며 터져나갔다.

 콰앙!

 마치 소형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 마냥 내가 내려앉은 땅이 움푹 파이고 박살난 아스팔트 가루와 흙먼지가 사방으로 풀풀 날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영화에서만 나오던 ‘슈퍼히어로 착지’를 현실에서 하다니!

 맨발로 아스팔트 바닥을 박살내버렸어!

 연속해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에 내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 돌돌이는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가 돌돌이 쳤다.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돌돌이 맞고 부서졌다.”

 ‘창문이니까 당연히 유리창이 있지! 이 자식아! 안 보인다고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왜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라고 난리야! 문으로 다녀! 문으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도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나는 돌돌이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그러나 돌돌이는 내 폭발적인 원망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는 또 다시 어디론가 내달리기 시작했다.

 ‘또 어딜 가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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