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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40화. 청혼
작성일 : 17-08-09 07:28     조회 : 378     추천 : 0     분량 : 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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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가을이 끝났다.

 바람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것 같더니 어느 새 겨울이었다.

 따뜻한 남쪽 섬이지만 겨울바람이 부니 도시보다 더 추웠다.

 12월의 첫 날, 동원과 시인은 한 침대 속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아, 진짜 겨울이네요. 난 겨울 참 좋아해요.”

  “시인씨, 겨울 좋아했어요? 왜요?”

  “응, 겨울엔 기분이 항상 좋은 거 같아요. 밖에 있다가, 악, 추워! 하다가 따뜻한 집에 들어왔을 때 발이 사르르 녹는 느낌 들면.. 너무 행복하지 않아요?”

  “그런 걸 좋아하는군요. 그렇다면..”

 

 동원은 갑자기 시인을 이불 밖으로 밀어냈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가 아침 햇살과 만나 빛이 났다.

  “아악! 추워! 이게 뭐하는 거예요? 빨리 이불 들어요!”

 부끄러운지, 추운지 손으로 몸을 가리며 시인이 이불 속으로 들어오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미 동원은 애벌레처럼 이불을 몸에 돌돌 감고 시인의 온 몸을 음흉한 눈으로 훑어보았다.

 결국 화가 난 시인이 동원에게 박치기를 했고 동원이 깜짝 놀라 머리를 부여잡는 사이 이불을 다시 돌돌 풀어 침대를 차지했다.

 동원은 그대로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아악, 진짜 박치기를..”

  “나 오빠들 속에서 자란 거 잊었어요? 내가 그 많은 핍박과 고난을 어떻게 이겨낸 사람인데 덤벼요? 진짜 다음엔 물어 버릴 거예요.”

  “하하하하하, 진짜 매력적이라니깐.”

 슬쩍 이불 속으로 들어 온 동원을 시인은 굳이 내치진 않았다.

 자신을 껴안는 손이 슬며시 가슴으로 다가오자 시인이 홱 돌며 동원과 몸을 밀착시켰다.

 동원이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안겨있는 촉감도 좋아서 시인을 세게 껴안았다.

 

  “이번에도 상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엔 워낙 좋은 드라마들이 많아서.. 시청률 나온 것만으로도 고맙죠.”

  “미안하다 우정이다, 진짜 재밌긴 했어요.”

  “나 상 받으면 뭐 해 줄 거예요?”

  “음.. 음.. 다 벗고 앞치마만 하고 있을게요. 호호호.”

  “이런! 나 진짜 꼭 상 받을게요. 하하하하.”

  “진짜 연관 검색어에 고자 뜬 남자가 맞는지 의문이에요.”

  “헉.. 그거 아직도 있어요?”

  “내가 수시로 그 검색어로 작가님 검색해 봐요. 없어질까 봐. 호호호호.”

  “이 악당을 어떻게 하지?.... 에라, 모르겠다.”

  “아아아악! 밥은 먹여 가면서.. 내가 늘 말했잖아요. 밥은.. 읍.. 먹자.. 음..”

 

 오후에 서울에 가야 한다는 동원이 배웅까지 해 달라고 했지만 시인은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새 해랑도에서의 1년이 다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무척 심란했다.

 계속 있기에도, 신나게 안녕하기에도 애매한 기분..

 여기 저기 시상식에 참석해야 하는 동원에게 12월은 바쁜 달이었다.

 어쩌면 시인은 크리스마스도, 올해의 마지막 날도 혼자 있어야 할지 몰랐다.

 문득 아이들과 마을 파티를 계획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종교는 없지만 크리스마스는 겨울에, 한 해의 마지막에 있는 기념일이라 시인이 참 좋아하는 날이었다.

 캐럴도 좋고 그 날의 분위기도 좋았다.

 

  “이장님? 우리 마을은 크리스마스 트리 안 만들어요?”

  “무슨 트리? 마을 회관에 하나 있을긴데 다들 번쩍번쩍 하면 눈이 부셔서.. 와? 그거 만들게?”

  “네, 호호호. 크리스마스 하면 트리죠. 경철이는요?”

  “아까 친구랑 동해랑도 간다 하드라. 와?”

  “오면 저한테 좀 가라고 해 주세요. 크리스마스 프로젝트 회의 하려구요. 호호호.”

  “아이고, 젊다 젊어. 내가 그럼 마을 회관 가서 나무 손 좀 봐야겠네.”

  “감사합니다. 이장님.”

 시인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

 

  “저게 뭔교? 어이고, 번쩍번쩍 한다.”

  “정선생이 크리스마스 한단다.”

  “벌써 크리스마슨교? 그거 하면 저게 예배당에서 과자 주는 날 아니요?”

  “정선생도 예배당 안 가는 거 같든데.. 이쁘긴 이쁘네.”

 

 **

 

  “크리스마스 파티 하면 뭐가 필요할까요?”

  “선생님, 무조건 케이크는 있어야 해요. 찌짐 말구요.”

  “진짜 생선 말고 과자랑 케이크 있어야 해요.”

  “영화 보니까 코코아도 있어야 해요.”

  “역시.. 우리 반 친구들이 제일 똑똑해요. 그럼 마을 어르신들께 드릴 초대장을 만들어 봅시다.”

 

 **

 

  “시인씨, 나 24일에 시상식 하나 하고 내려갈게요. 그거 마지막으로 참석하기로 했어요.”

  “나 24일 밤에는 마을 분들하고 파티하니까 괜찮아요.”

  “나 없이 파티도 해요?”

  “호호호호. 시상식 못 볼 지도 몰라요.”

  “아.. 요즘 작가상은 「비밀의 쌈」 작가가 다 받아서 나는 할 일이.. 앞치마는..”

  “그건 물건너갔죠. 호호호. 축하 잘 해주고 내려와요.”

 

 **

 

 학교를 마치고 해가 질 무렵 마을회관의 트리에 불이 켜 졌다.

 아이들은 너무 좋아했고, 어르신들도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시인이 공수해 온 맛있는 케이크와 뜨거운 코코아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했다.

 분위기 있는 캐럴이 퍼지고 아이들과 시인이 직접 포장한 작은 선물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잠시 후 시인도 뜨거운 코코아를 한 잔 들고 어두운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거리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물결

 깊은 크리스마스 또 찾아 왔네

 어린이도 노인들도 모두 다 함께

 웃음소리 끊이질 않네

 

 종소리 울려라 아름다운 종소리를

 종소리 울려라 크리스마스의 종소리

 

 거리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물결

 깊은 크리스마스 또 찾아 왔네

 어린이도 노인들도 모두 다 함께

 웃음소리 끊이질 않네

 

 종소리 울려라 아름다운 종소리를

 종소리 울려라 크리스마스의 종소리

 

 종소리 울려라 아름다운 종소리를

 종소리 울려라 크리스마스의 종소리

 

 갑자기 폰이 지이잉 거렸다.

 전화도 아닌데 계속 진동이 울리는 것으로 보아 또 단톡방이다.

 시인이 폰을 들었다.

 

  영현 : 꺄아아악! 정시인 어쩔!!

  은화 : 내가 오늘 잠 못자겠음.

  영현 : 빨리 니가 지금 갖고 있는 옷 중에 제일 이쁜 거 입고 기다리.

  은화 : 이거이거 파티 한다고 난리드만 폰 안 보나? 봤다!

  시인 : 왜?

  영현 : 시상식

  은화 : 시상식 다시 보기 빨리 봐라!

  시인 : 왜? 작가님 나왔어?

  은화 : 작가상!! 두둥!

  영현 : 소감 장난 아님

 

 영현이는 시상식 영상을 링크까지 걸어주었다.

 

  진행자 : 네, 이번 작가상은 미안하다 우정이다의 이동원 작가에게 돌아갔습니다. 소감을 듣겠습니다. 이동원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이동원 : 올해는 정말 제가 봐도 멋진 드라마들이 많아서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제가 글을 적고 드라마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박감독님 이하 스태프들, 배우님들, 표작가, 현주작가 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해도 될까요?

 

  진행자 : 네, 괜찮습니다. 하십시오.

  이동원 :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늘 결혼하자고 말만했지, 제대로 된 프로포즈는 아직 못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일을 이렇게 방송에서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정시인씨, 사랑합니다. 오늘 한 쪽 무릎 꿇고 꼭 프로포즈 할게요. 앞치마.. 입고 맛있는 거 해 주세요. 박감독님, 오늘 회식은 참석 못 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하려구요. 네, 하하. 감사합니다. 더 좋은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행자 : 네, 이동원 작가님 빨리 갈 수 있게 방송국 차원에서 헬기라도.. 네? 안된다구요? 하하하하. 알겠습니다. 다음 상은..

 

 시인은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났다.

 그 때, 경철이가 뛰어 나왔다.

 

  “샘, 동원이 형 상 받았대요? 샘한테 결혼하자 한다 카든데요? 우와우와! 근데 샘 그런 츄리닝 입고 있어도 돼요?”

  “갈아입어야겠지? 호호호.”

  “샘 오늘 안 들어와도 내가 잘 무마 할테니 으악..”

 시인이 경철이에게 딱밤을 날리자 경철이 기겁하며 도망을 갔다.

 

 시인은 서둘러 방으로 와 옷장을 열어보았다.

 하아.. 죄다 바지와 티셔츠들이다.

 차라리..

 시인은 그냥 두꺼운 트레이닝복으로 다시 갈아 입었다.

 아이들이 이소룡이라고 놀리는 노랑색 트레이닝복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다시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정선생, 잠 와서 안 되겠다. 여기 불 끄고 집에 가서 기다리자. 아무래도 오늘 못 오는 갑다. 정리하고 가자.”

  “네..”

 

 이미 배도 끊겼고 밤도 깊었고..

 오늘은 동원이 도착하지 못하려나 보다.

 모두들 돌아가고 시인은 마을회관 마당에 앉아 우두커니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오늘 만나면 좋을 텐데..

 내일은 또 기분이 다를 텐데..

 그 때 하늘에서 반짝 거리는 점이 다가왔다.

 

 두두두두두

 

 뭐.. 뭐야?

 헬기?

 깜짝 놀란 시인이 뒤로 물러섰다.

 굉음이 울리고 한참 뒤 헬기가 착륙하고 거기서 동원이 뛰어내렸다.

 시상식 때 상 받던 모습 그대로였다.

 동원은 경악한 시인의 모습을 한 번 보더니 헬기쪽을 향해 인사했고 헬기는 바로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어.. 어떻게?”

  “방송국에서 축하선물이랍니다. 하하하하.”

  “......”

 

 멋진 수트차림 그대로 - 외투도 없이 추워 보였다. - 동원이 한 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시인의 손가락에 반짝거리는 보석이 박힌 반지를 끼워주었다.

  “시인씨, 나랑 결혼해 줄래요?”

  "......"

 

 어쩔 수 없었다.

 딱 결혼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반지였다.

 

 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런 미소를 띠고 동원이 일어나 시인을 꼭 껴안았다.

 헬기소리에 놀라 모두들 나온 마을 주민들은 이장님의 지휘아래 조용히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럼, 이제 앞치마만 입으러 가 볼까요?"

  "빨리 가요, 오늘 아주 코피를.."

 

 동원이 시인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시인은 끌려가듯 뛰면서도 손가락에 끼인 예쁜 반지를 감상했다.

 동원의 집엔 앞치마가 없다는 걸 둘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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