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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악령의 기운 1
작성일 : 17-07-31 23:28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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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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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 토요일. 곧 있을 시험을 대비해 신우와 정욱이 사는 고시원 부근 도서관을 함께 찾은 경아와 유림은 적어도 6종류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복이 섞여 있는 도서관의 정경에 긴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온다. 신우가 친구들을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한다.

  “도서관은 도저히 안 되겠는데. 차라리 독서실을 하나 잡는 게 어때?”

  “글쎄... 도서관이 이 정도면 독서실도 빈 곳이 없을 텐데... 차라리 카페를 갈까?”

  “카페라고 다르겠어? 요즘엔 독서실보다 카페가 빨리 차.”

  “그래도 이 동네 나름 번화가라 카페 엄청 많아. 잘 찾아보면 한두 군데 자리 남아있을지도?”

  “나는 카페든 어디든 상관없어! 너희가 사기만 한다면!”

  경아의 하이 톤에 정욱이 눈썹을 찌푸린다.

  “가난한 고시원을 뜯어먹을 셈이야?”

  “어머. 그럼 혹시 우리한테 돈을 내게 할 셈이야?”

  “자기 껀 자기가 내야지.”

  “우린 지금 동네에 쾌적한 독서실을 놔두고 너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누가 오라고 했나.”

  “니가 오라고 했잖아! 단톡방에서!”

  호원고에서의 사건 이후로 소년소녀들은 영매들의 단합을 촉진하자, 는 취지로 단톡방을 하나 팠다.

  “니가 아니라 유림이 보고 오라는 소리였거든?”

  “와, 대놓고 차별 쩐다 진짜. 너 그렇게 살다간 평생 연애 한 번 못 한다.”

  “적어도 너랑 할 연애는 내 인생에 없으니 신경 끄시지.”

  “나 지금 어이가 집 가출한 듯. 누군 너랑 연애 할 계획 있대?”

  티격대는 둘을 뒤로 하고 신우와 유림은 지도 앱을 키고 가까운 카페를 검색한다. 그 때 신우의 폰에 전화가 온다. ‘어머니’라고 적힌 세 글자에 유림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뺀다.

  “아, 미안. 전화 좀 받을게.”

  신우는 친구들과 거리를 벌리고 전화를 받는다. 정욱이 유림에게 다가온다.

  “누구 전화야?”

  “어머니.”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는 정욱을 유림은 의아해 한다.

  “뭐야, 왜 그래? 걔네 엄마한테 혼난 적 있어?” “아니 그건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야.”

  짧은 통화를 마친 신우가 다시 친구들에게 다가온다.

  “미안한데, 어머니가 잠깐 보자고 하시네. 너희 먼저 카페 가 있을래? 끝나고 전화할게.”

  정욱은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신우는 고시원 방향으로 발을 틀고 정욱은 두 소녀를 데리고 부근의 카페를 향한다. 신우가 멀리 사라진 걸 확인한 유림이 자신이 추리해 낸 걸 정욱에게 확인한다.

  “신우 어머니가 이상한 분이야?”

  정욱은 잠시 고민한다. 친구라 해도 남의 가정사를 떠벌리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하지만 계속 친하게 지낸다면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 해서 정욱은 간단한 겉핥기식의 이야기만 해주기로 한다.

  “맞아, 이상한 사람. 근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돼. 좀 복잡하거든. 가정사라는 게 다 그렇지만.”

  “그래서 밖에서 혼자 사는 거야? 아버지는?”

  “돌아가셨어.”

  유림과 경아는 깜짝 놀란 눈을 한다.

  “나중에라도 신우 앞에서는 티 내지 마.”

  “아, 응...”

  “...신우 많이 힘들겠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랑은 따로 살고.”

  “내가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정욱이 주먹으로 가슴을 퉁퉁 두드리지만 그닥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그러니까 더 문제지.”

  “내가 뭐 어때서?”

  “정욱이 너는 왜 나와 사는데? 너도 복잡한 사정이야?”

  “아니. 난 그냥 가정불화. 아빠랑 사이가 안 좋거든. 걱정 마. 난 두 분 다 살아계시니까. 여기 이 카페는 어때? 새로 생긴 카페라 사람들 별로 없을 거야.”

  정욱이 먼저 앞장서 카페에 들어선다. 말끔하게 단정된 카페엔 아직 빈 테이블들이 많다. 그 중 하나에 자리를 잡기 위해 가방을 올려놓는데 경아의 가방이 제 혼자 벌컥 열리면서 아보가 튀어나온다.

  “우왁, 깜짝이야!”

  정욱이 큰 소리를 낸다.

  “얘가 여기 왜 있는 거야? 아니, 너 가방에 교과서는 없고 얘만 들어있던 거냐?”

  “말 안 했던가? 나는 공부 안 해. 가업을 이을 생각인데 뭐하러 공부를 하나.”

  “공부도 안 할 거면서 여긴 왜 온 거야?”

  “나야 놀러왔지!”

  한 마디를 더 하려던 정욱은 아보의 심상치 않은 얼굴에 말을 삼킨다.

  “경아야. 큰일이야.”

  “왜 그래? 가방 안에 쉬라도 한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영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아보는 손가락을 들어 어느 한 지점을 가리킨다.

  “저 쪽. 저기로 가야 돼.”

  “왜? 뭐 있어?”

  “저쪽에서 악령惡靈의 기운이 느껴져.”

  “악령?”

  “악령이라구?”

  갑작스레 표정이 굳는 경아와 유림과 달리, 정욱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악령이라니? 귀신?”

  하지만 아무도 정욱에게 대답을 해줄 겨를이 없다.

  “악령이 갑자기 왜 나타난 거야? 혹시 이곳의 지박령이 악령이 된 거야?”

  “그건 아니야. 희미하던 기운이 점점 강해진 걸 보면 어디 밖에서 이동해 온 거야.”

  “그럼 그냥 지나가는 거 아니야?”

  “그러면 굳이 내가 이 난리를 칠 이유도 없지. 아쉽게도 멈춰 섰어.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정욱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는다.

  “뭔데 대체. 원령처럼 우리가 퇴치해야 하는 거야? 아니지. 지금은 낮이잖아. 붕이 처리하는 거 아니야?”

  “아쉽게도 악령은 원령과 달라. 붕은 나서지 않아.”

  아보의 짧은 대답에 경아는 더욱 심각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너랑 나는 영을 상대로는 아무런 힘도 못 쓰니까.”

  “부근에 하나 있잖아. 무식하게 힘만 센 영 하나가.”

  그러면서 아보는 정욱을 바라본다.

  “...호야 얘기야?”

  “그리고 가능하면 서당도 데려 와야겠지.”

  “뭐가 됐든 서두르자. 아보, 아직도 악령은 그 자리에 있어?”

  아보가 다시 한 번 한 방향을 가리킨다.

  “응. 저 쪽.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

  정욱은 무심코 그 쪽을 본다.

  “어? 저 쪽이면 고시원 있는 곳...인데.”

  소년과 소녀들은 잠시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아보의 혀 차는 소리를 신호로 셋은 그 방향을 향해 달린다.

 

 

  신우는 고시원이 있는 골목에 들어선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조차 되어 있지 않은 허름한 골목에 삐까번쩍한 체어맨 한 대가 서 있다. 검은 색으로 도색한데다가 모든 창에 범법 수준으로 썬팅이 되어 있는 체어맨은 조직폭력배가 안에 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중후한 아우라를 뿜어댄다.

  “요, 오셨습니까 도련님.”

  체어맨에 기대어 있던 어머니의 비서 겸 경호원, 세류가 신우를 발견한다. 보라색 와이셔츠에 검은 색 넥타이와 정장. 신우는 이 자가 다른 옷을 입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세류는 선하게 웃는 실눈으로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손을 들어 장난스런 인사를 보낸다. 어머니 회사는 꽤나 큰 회사라고 들었는데 저런 경박한 사람이 어떻게 어머니 비서를 하고 있는 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스터리다.

  “어머니는요?”

  “안에 계십니다. 저는 잠시 자리를 비켜드리죠. 즐거운 대화되시길.”

  세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골목의 끄트머리로 간다. 세류가 꽤나 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체어맨의 뒷 창문이 열린다. 어머니는 신우에게는 눈길마저 보내지 않으며 덤덤히 입을 연다.

  “몸은.”

  “괜찮습니다.”

  “아픈 데는?”

  “없습니다.”

  “그래. 이만 가마.”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뵙죠.”

  짧은 문답. 아까의 통화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배드 데이’인가 보다. 신우의 어머니는 매번 신우를 대하는 태도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어느 날은 근사한 음식점에서 과할 정도의 애정 표현을 쏟아 붓지만, 오늘 같은 날은 길거리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안부만을 묻고는 휑하니 간다.

  물론 신우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남편의 원수에 대한 증오 사이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거겠지. 적어도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을 나의 탓으로 여기니까.

  한숨을 쉬는 신우의 곁으로 어느샌가 세류가 다가온다. 신우는 그런 세류를 의아하게 바라본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뭐 다른 건 아니구요.”

  세류는 신우에게 고개를 숙여 자신의 얼굴을 차의 방향에서는 볼 수 없도록 교묘하게 가린다. 신우를 바라보는 그 웃는 눈이 약간 뒤틀린다.

  “영의 냄새가 아주 짙게 배셨군요. 최근 영매가 되신 건가요?”

  “...뭐라구요?”

  깜짝 놀라 몸을 빼려는 신우를 세류가 단단히 붙잡는다. 얇은 체격과 달리 단단한 팔힘에 신우는 긴장한다.

  “경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혹시라도 이상한 영이 달라붙은 건 아닌가 싶어서요. 워낙 저희를 견제하려는 세력들이 많거든요.”

  세류는 혀로 입술을 핥는다.

  “혹시 저희 기업에 대해 헛소리를 하는 영이나 사람이 주변에 꼬인다 해도 처신을 잘 하시리라 믿겠습니다. 신우 도련님이 천륜을 어길만한 분은 아니니 굳이 감시를 붙인다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모쪼록 기억해 주세요. 여기는 도련님의 어머니가 계신 회사라는 걸요.”

  세류는 천천히 몸을 뗀다. 어느샌가 그는 다시 선한 눈웃음을 짓고 있다.

  “그럼 저는 이만.”

  세류는 다시 장난스런 손짓으로 작별인사를 하고는 운전석에 올라탄다. 멀어지는 그의 사이드 미러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 같아 신우는 체어맨이 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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