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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밤의 호원고 4
작성일 : 17-07-30 22:19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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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난 또 뭐라고.”

  얼핏 굳어 있던 경아의 얼굴에 완연한 웃음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경아는 머리를 짚고는 얕은 웃음을 터뜨린다. 별 시덥지 않은 농담을 들었다는 반응이다.

  “지뢰니 확률이니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미 끝났어. 허세는 그만 부리시지.”

  하지만 유림은 신우가 눈치 챈 사실을 깨닫지 못 한다. 그들이 잘 못 짚었다는 사실을. 경아는 계속해서 후훗, 후후훗, 웃고 있다.

  “뭐... 좋아. 조금이나마 나를 떨리게 했으니 나도 재밌는 걸 보여주지. 이걸 보면 확률이니 뭐니 하는 소리도 싹 들어갈 거야. 잘 보라구. 내 능력이 어떤 식으로까지 발동하는지 잘 보여줄 테니까.”

  경아는 손가락을 들어 신우를 가리킨다. 그 지목에 움찔 놀라면서도, 신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먼저 신우! 너는 흉이니까 미끄러질 거야!”

  갑작스런 미끄러짐에 대비해 감각을 곤두세우지만 신우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잠시 걱정으로 물들었던 유림의 표정이 밝아진다. 역시 허세였구나. 하지만 경아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말을 잇는다.

  “단순히 흉인 사람에게 이런 억지는 통하지 않아. 하지만 여기에 대흉이 엮이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이번엔 그 손가락 끝이 유림을 향한다.

  “유림이 너는 대흉이니까 옷이 찢어질 거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신우의 발이 미끄러진다.

  “으갹?!”

  분명 아무 것도 없는 바닥인데 마치 대청소날 락스라도 밟은 양 사정없이 주욱 미끄러진다. 반대쪽 발도 마찬가지. 어떻게든 중심을 잡아보려고 양 팔을 돌리며 발을 안정시키려고 하지만 마치 엔진의 크랭크축이라도 되는 듯 발은 땅바닥에 닿음과 동시에 앞으로 미끄러진다.

  “으다다다다!!”

  결국 신우는 뒤로 자빠지고 만다. 쿵, 하는 충격이 뼈를 흔든다.

  “아야야야...”

  통증이 마비된 것처럼 얼얼한 등을 간신히 일으키면서 땅을 짚자니, 무언가 이상한 것의 감촉이 느껴진다. 손을 바라보자 붉은 천 쪼가리가 들려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색깔이다.

  “...어?”

  “너, 너어...!”

  뒤에서 들리는 유림의 분노에 찬 으르렁거림. 신우의 등에 땀방울이 흐른다. 꿀꺽. 제발 아니기를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뒤를 돌아보자...

  눈에 눈물마저 그렁그렁 맺힌 유림이 양 팔과 날개로 자신의 앞섬을 가리고 있다.

  “저, 저기 이건...”

  “죽어, 이 변태야!!”

  손가락을 신우를 향해 세우는 유림의 눈에는 명백한 공격의사가 담겨 있다.

  “자, 잠깐! 내 탓이 아니잖아!”

  “죽어! 죽으라구!”

  “꺄하하하하하!!”

  경아는 박수까지 치며 실로 즐겁다는 듯 깔깔거린다.

 

 

  그로부터 10분 전.

  정욱이와 서당은 호원고의 정문에 서 있었다. 또렷이 정면을 응시하는 단단한 시선과 땅을 굳게 짚은 강인한 다리에서 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굳게 닫힌 교문 앞에서 둘은 서로를 바라본다. 교환되는 눈빛 안에서, 둘은 다시금 공동의 목표를 되짚는다.

  “유림이를 위해서!”

  “신우도령을 위해!”

  명료하고 확실한 지향점을 갖고 둘은 교문을 향해 달린다. 서당은 교문의 아래로 슬라이딩을, 정욱은 교문의 위로 야마카시를 한다. 그리고 교문에 발이 걸려 얼굴부터 땅에 떨어진다. 어디선가 불어온 스산한 바람이 그의 처량한 몸뚱아리를 어루만져 준다.

  “...저기, 서당아. 나 지금 발이 뭐에 걸려서 못 일어나겠는데 이것 좀 빼줄래?”

  “...나도 지금 교문 아래에 꼈다네.”

  “......이게 만화라면 분명 내가 주인공일 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몸 개그라니.”

  “난 그런 개그 만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 빼주시게나.”

  한숨을 쉬고 있자니 갑작스레 학교 안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난다. 깜짝 놀란 정욱은 고개를 든다. 하지만 어둠의 장막이 내린 학교에서는 아무런 빛도 불꽃도 보이지 않는다.

  “뭐야, 대체 둘이 무슨 플레이를 하고 있길래 폭발이 이는 거야! 너 이놈 신우, 나의 여신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이 마녀어어! 신우도령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게냐?!”

  둘은 거품을 물며 필사적으로 몸을 버둥거려 어찌어찌 몸을 일으키는데 간신히 성공한다.

  “죽여 버릴 테다, 죽여 버릴 테다!”

  “죽여 버릴 것이네, 죽여 버릴 것이네!”

  교정을 가로지르는 둘의 위로, 이번에는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깜짝 놀라 위를 올려다 본 둘의 시야를 가리며 무언가가 떨어진다.

  “뭐, 뭐야!”

  “피하시게!”

  정욱은 서당을 끌어안고 유리조각과 정체불명의 물체를 피해 몸을 날린다. 바닥을 한 바퀴 구른 정욱은 벌떡 일어나며 낙하물을 살핀다. 그것은 커다란 개 크기의...

  “호랑이?!”

  “호, 호랑이가 어째서 학교에 있는 것인가, 정욱 도령! 이 학교에서는 저런 맹수를 사육하는 건가?! 내 평생 토끼나 닭 이외의 동물을 사육하는 정신 나간 학교는 들어본 적이 없네!”

  “나도 마찬가지라구! 우리 학교가 이런 미친 학교인 줄은 몰랐어!”

  호랑이는 비척비척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정욱과 서당은 황급히 자세를 잡고 호랑이의 행동을 주시한다. 그런데... 호랑이가 조금 희한하게 생겼다. TV나 동물원에서 보던 날렵하고 사나운 호랑이가 아니라 여기저기가 통통하고 뭉뚱그레 생긴 카툰틱한 호랑이다.

  “...뭐지 이게. 유전자 조작 호랑인가.”

  위협적은커녕 애기들한테 보여주면 좋다고 달려들 정도로 귀엽게 생긴 호랑이를 보며 정욱은 잡고 있던 자세를 푼다. 서당이 뒤늦게 호랑이를 알아본다.

  “아! 저 치는 이 학교의 신령인 친구네.”

  “신령?”

  정욱은 신우에게 들었던 내용을 떠올린다.

  “오호, 그렇구만. 하기야 호원고의 신령이라면 호랑이 외의 다른 모습일 리가 없지. 그나저나 이 친구 상당히 귀여운데? 마스코트로 그려지는 모습보다 훨씬 나아.”

  백호는 높은 곳에서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까만 눈망울 끝에는 눈물방울마저 찔끔 매달려 있다. 그 귀여운 모습에 정욱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나온다. 그 소리에 둘의 존재를 알아챈 호랑이는 퍼뜩 경계 태세를 취한다.

  “왜 그러는 겐가. 나일세.”

  서당은 호랑이를 향해 걷는다.

  “오늘 낮에 봤잖은가. 설마 그세 잊어...”

  정욱이 재빨리 서당을 뒤로 끌어당긴다. 간발의 차로 내리 꽂힌, 정욱의 손가락만한 세 갈래의 손톱이 타일을 깨트린다.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동시에 울린다.

  [크르르르....]

  상처 입은 맹수의 눈빛으로 호랑이는 몸을 뒤로 낮춘다. 그 자세가 무엇인지 눈치 챈 정욱은 망설이지 않고 외친다.

  “도망쳐!”

  [크허어엉!!]

  “끄아아아아?!”

  목숨을 건 추격전이 시작된다.

 

  그로부터 5분 뒤.

  신우도 목숨을 걸고 도망치고 있다. 유림으로부터.

  “으아아아!!! 내 잘못이 아니잖아!!”

  “닥치고 죽어!!”

  신우는 재빨리 옆으로 몸을 구른다. 그가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부분이 섬뜩한 소리와 함께 파인다. 신우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지, 진짜로 나를 죽일 셈이야?!”

  “너 같은 새끼는 산소가 아까워!!”

  다시 한 번의 조준, 신우는 재빨리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다. 하지만 요란한 동작과 함께 다시 발이 미끄러진다. 이대로라면 경아와 결판을 내기도 전에 유림에게 죽을지도 모른다, 도망가야 한다!

  “어, 경비 아저씨!”

  신우가 경아의 뒤를 가리키며 소리 지르자 두 소녀의 고개가 잠깐 그 쪽을 향한다. 하지만 빈 복도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 사이에 신우는 복도의 반을 가로지른다.

  “거짓말까지...! 인간 말종!”

  유림은 이를 악물고 그 멀어지는 등에 공격을 가하지만 그녀의 운세가 나쁘기 때문일까, 단 한 번의 공격도 신우의 등을 스치지 못 한다. 결국 신우는 코너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진다. 유림은 씩씩거리며 손가락을 내린다.

  “꺄하하하!! 신우는 도망쳐 버렸네?”

  경아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유림의 뒷통수를 두드린다.

  “뭐, 영도 없이 혼자 온 신우야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우선은 유림이 너 먼저야. 넌 대흉이니까 혹여라도 나를 공격한다면 되려 니가 당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유림은 아무 말 없이 신우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본다.

  남자라면 뭔가를 해내보라고. 내가 이렇게 연기까지 하면서 도망치게 해줬으니.

  유림은 경아를 돌아보며 양 손을 든다.

  “좋아, 내가 졌어.”

  경아는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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