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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붉은 땅의 주인
작가 : 두부한모
작품등록일 : 2016.8.3

여섯번째 천 년.
전능하며 잔인하고 동시에 자비로운 신에 의해 만들어지고 심판 받는 세상.
신의 이름을 외치며 인간 세상을 뒤덮은 대규모 민란으로, 남부를 지배해 온 천년 왕국 역시 무너졌다.

그로부터 십 여년.
은둔 왕족. 몰락 귀족. 천출 기사.
저마다의 이유로 통일 왕국을 세우려고 일어선 그들을 이곳에 기록한다.

 
서재 & 기록소
작성일 : 16-08-23 17:04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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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 사어하트, 『덥고 습한 땅의 사람들』(정정판; 리타르: 여행자의 책, 861). 1부 "소개".

 

 

 1절

 척박한 땅의 사람들을 쓰기 위해 북부의 여러 도시를 방문하며 놀라웠던 것 중 한가지는 신을 믿는 사람들의 양 끝이라 할 수 있는 북부와 남부 사이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상품의 교류가 있다는 점이다. 나는 내가 북부의 한 도시의 시장에서 겪었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내가 북부에서 처음 맞은 겨울이었으니 이미 20년 가까이 지난 840년이었을 것이다. 아직 가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날, 견딜 수 없이 시린 바람에 외투를 사기 위해 들어간 한 옷가게에서 두툼한 솜옷을 발견하였다. 너무나 반가워 주인에게 가격을 물으니 내 고향과 값어치가 크게 다르지 아니하였다. 너무 추웠기에 우선 주인에게 값을 치른 뒤 입어보곤 신기하여 이 주변엔 목화를 키울만한 땅이 보이지 않는 데 어떻게 구한 물건인지 물었다. 북부인들의 성품과 생활방식을 생각했을 때 분명 그 솜옷은 속이 비었거나 누군가에게 훔친 옷일 게 틀림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입어 본 솜옷은 매우 훌륭하였고, 옷가게의 주인은 그 솜옷이 남부의 클레단이란 곳에서 들여 온 물건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였다. 나는 태어나 클레단이란 도시에 대해 한 번도 들어 본 적도 없었으며, 남부라면 훨씬 더 먼 곳임에도 그런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가게 주인의 말을 믿지 못 해, 그 다음엔 다른 가게에서 솜옷을 구입했지만 가격도 대답도 비슷하여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두 번이나 연속으로 정직한 주인이 있는 가게를 방문한 것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후 오랜 세월 남부에 가고자 했으나, 그 여정이 멀고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최근에야 남부에 다녀 올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보통 사람들에게 남부의 땅과 사람에 대해 모든 걸 소개할 것이다.

 

 * * *

 

 

 신관 사어하트, 『덥고 습한 땅의 사람들』(정정판; 리타르: 여행자의 책, 861). 2부 "남부의 역사" 2장.

 

 

 남부의 왕국

 

 1절

 단티아 왕국은 여섯 번째 천 년이 시작된 후 가장 먼저 남부에 세워진 왕국이며, 동시에 유일한 왕국이다. 심판이 끝난 후 고향에 들어 온 남부 사람들은 저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끝 없이 죽이는 산지옥과도 같았다. 이때, 자신이 아닌 남부 전체를 생각하며 힘밀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나타났다. 그는 몇 번의 연설로 수 만의 군대를 모았으며 매우 짧은 시간에 남부를 하나의 왕국으로 만들었다. 힘밀은 현재도 단티아 왕국의 수도인 단티아를 수도로 정하고 자신의 이름을 힘밀 단티아로 바꾸었다. 힘밀에 의해 창건된 단티아 왕국 역시 몇 번의 진통을 겪긴 했지만, 그의 후손들에 의해 단티아란 이름을 유지하며 현재까지도 다스려지고 있다. 이는 실로 놀라운 일이라 나 역시 처음에는 믿지 아니하였다. 백 년도 아닌 천 년 가까이 한 사람의 후손들에 의해 이어져 온 왕국이 있다는 말을 그 어떤 보통 사람이 상상이나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단티아의 대신전에서 여러 사람들에 의해 오랫동안 기록되어온 왕국의 역사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본 후 단티아 가문에 대한 경의를 표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물론 단티아 왕국 역시 탐욕스런 친족들이 왕좌를 요구하거나 반란에 의해 왕의 권위가 위협받은 적은 있었다. 그때마다 훌륭한 왕과 충성스런 병사들의 도움으로 단티아 왕국은 남부의 유일하며 절대적인 지배자로 군림해 올 수 있었다.

 

 2절

 중부에 비하면 그 크기가 매우 작아 중부와 남부를 비교하는 것이 웃음거리라는 말이 있다 해도, 남부 전체가 단 하나의 가문에 의해 다스려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는 또한 아니다. 단 한 명의 왕이 있지만 당연히 그 밑에는 자신의 주인에게 충성을 맹세한 귀족들이 있다. 내가 이전에 집필한 척박한 땅의 사람들에서 북부의 귀족들이 보통 귀족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설명하였는데, 남부 귀족들은 보통 귀족들은 물론 북부의 귀족들과도 다르다. 신전에 의하여 여러 영주들의 작위가 철폐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나, 아직도 보통 귀족들은 아주 오래 전에 그 황제에 의해 만들어진 포고령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 역시 한 사람의 신관으로써 응당 사하름 선포문에 따라 책을 쓰는 것이 당연하나, 실제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제도를 책에 담아 책을 읽는 이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그리하지 않았다. 다행히 남부는 모든 지방 중 가장 선포문에 따른 직위가 잘 지켜지고 있는 곳이다. 남부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 있는 자는 단티아 가문의 가주로써, 힘밀 단티아의 후손인 25대 왕 클리안 단티아가 합법적인 남부의 지배자로써 남부의 왕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절

 보통 사람들은 그들의 주인으로 왕보다는 낮은 공작이나 후작, 백작 등의 명칭이 익숙할 것이다. 반면 남부 영주들은 왕과 마찬가지로 신의 뜻을 대리한 신전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임명을 받은 수비대장과 원로회장들이다. 수비대와 원로회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보통사람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남부에는 대신전이 위치한 각 지역의 중심도시마다 수비대와 원로회가 존재한다. 원로회는 왕의 위임을 받아 지역과 도시를 통치하는 곳으로써 세금을 걷고 그 세금을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원로회가 속한 도시의 경험 많은 원로들이 모여 의사를 결정하는 집단이다. 수비대는 그러한 원로회로부터 세금을 받아 병사들을 모집하여 소속 도시와 지역을 도적과 외적으로부터 지켜내는 집단이다. 이 두 집단의 각각의 우두머리들을 원로회장과 수비대장이라 부른다. 이들은 포고령에 의한 작위가 아님에도 존경의 의미로 보통 영주들과 같은 공으로 호칭되며 성을 가질 권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남부의 하급 귀족들 역시 부르는 명칭이 보통의 그것과는 같지 않아 보통의 사람들은 흔히들 헷갈려 할지도 모른다. 남부의 병사들은 자작이나 남작, 기사가 아닌 부관들이 지휘하며 이들 역시 존경의 의미로 경으로 호칭된다.

 

 * * *

 

 

 "겨울 1일, 874년의 기록". 단티아 대신전 기록보관소.

 

 

 금일 첫 해가 뜸과 동시에 전능하시며 잔인하고 동시에 자비로우신 신의 대리인인 신전은, 사하름의 재가를 받아 이 곳 대신전에서 대관식을 거행하였다.

 

 단티아 가문의 할티르는 다음과 같은 직위를 수여 받고 축복받았다.

 남부의 왕, 다논의 행정관, 클레단의 행정관, 중부 도우의 행정관, 서부 도우의 행정관, 동부 도우의 행정관, 이브리타의 행정관, 크루네의 행정관, 북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서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동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단티아 가문의 발간은 다음과 같은 직위를 수여 받고 축복받았다.

 그로단의 행정관.

 

 대관식은 대신관 발리르가 집전하고, 13인의 대신관이 보조하였다.

 

 * * *

 

 

 "겨울 2일, 874년의 기록". 단티아 대신전 기록보관소.

 

 

 금일 첫 해가 뜸과 동시에 전능하시며 잔인하고 동시에 자비로우신 신의 대리인인 신전은, 남부의 왕인 단티아 가문의 할티르의 요청으로 특별 예배를 시행하였다.

 

 충성 받음의 예식을 위한 참가자는 다음과 같다.

 남부의 왕이며 10개 지역의 행정관 단티아 가문의 할티르, 남부의 왕의 정식 후계자이며 그로단의 행정관 단티아 가문의 발간.

 

 충성 바침의 예식을 위한 참가자는 다음과 같다.

 단티아 가문의 발린, 크루네의 행정관 대행 일레인 가문의 하네스, 중부 도우의 행정관 대행 가닌 가문의 하르만, 위겐의 행정관 워딘, 남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마디레딘 가문의 직시리안, 이브리타의 행정관 대행 히베인, 북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대행 일레인 가문의 하민, 서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대행 일레인 가문의 하니아, 동부 크럽니아의 행정관 대행 다빈 가문의 간네스, 서부 도우의 행정관 대행 가닌 가문의 발민, 동부 도우의 행정관 대행 스와피 가문의 발턴, 그로단의 행정관 대행 미엇, 클레단의 행정관 대행 우문 가문의 갈린을 포함한 52인.

 

 특별 예배는 대신관 발리르가 집전하고, 13인의 대신관이 보조하였다.

 

 * * *

 

 

 수도자 하만 & 수도자 블린, "연설문", 880. 단티아 대신전 기록보관소.

 

 

 자비로운 신을 위하여 전능하신 신의 이름으로. 지금 제 목소리를 듣고 있을 형제자매들은 아마도 이게 무슨 소린지 궁금해 하실 겁니다. 우리 신의 자식들인 인간들은 아주 오랜 세월 외쳐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밥을 먹기 전에도, 잠에 들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전능하고 잔인하며 동시에 자비로우신 신을 부르며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전능하신 신께서 이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들을 만드셨습니다. 자비로우신 신께선 언제나 우리들을 보살펴주십니다. 하지만 왜 신께선 잔인하게도 우리들을 심판하셔야 했습니까?

 

 ……중략……

 

 제가 이 자리에서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신전과 신관들은 틀렸습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돈과 군대이고, 형제자매들로부터 모든 걸 빼앗기 위해 그런 잘못된 가르침을 계속해 온 것입니다. 이것은 이단이 아니고, 저만의 생각도 아닙니다. 몇 년 전 사하름에서 수 백 명의 수도자들이 모여 첫 번째 말씀부터 시작해 신의 말씀을 새로 해석했습니다. 여러 날에 걸쳐 다시 읽고 다시 썼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신전에 이야기하자 사하름은 우리 수도자들을 쫓아냈습니다. 잘못된 가르침을 바로잡고자 했는데. 어째서 신전이 수도자들을 쫓아내야 했겠습니까? 바로 그들의 가르침이 잘못되었고, 그 가르침으로 만든 힘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우리는 바꿔야 합니다. 더는 신관들이 거짓말로 신을 모욕 할 수 없도록 그들을 없앨 것입니다. 신관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편하게 먹고 살 수 있도록 형제자매들의 돈을 빼앗아 나눠주던 왕과 귀족들도 모두 없앨 것입니다. 그렇게 왕이 없어지면 그 어떤 형제들도 왕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무기를 들 필요가 없어질 것입니다. 그 중대한 일은 바로 오늘 단티아에서 시작됩니다.

 

 ……중략……

 

 바른 가르침의 시작으로, 그 동안 신전이 저질러 온 추악한 거짓과 위선을 끊는 의미로, 남부의 왕이라 자칭하는 할티르와 그 가족들, 부하들을 모조리 심판할 것입니다. 자비로운 신의 이름을 여태껏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써먹은 자들을 전능하신 신의 이름으로 처벌하겠습니다. 이들의 심판을 시작으로 단티아 성내에 거주하는 모든 신관들과 귀족들, 나아가 남부의 모든 신관들과 귀족들의 처벌을 진행하겠습니다.

 

 더 이상 억압받고 수탈당할 필요 없습니다. 제 말을 듣고 있는 형제자매님들 우리와 함께 해주십시오. 더 이상 힘들게 일해 모은 것을 빼앗길 필요 없고, 소중한 목숨을 왕을 위해 내 놓을 필요 없습니다. 자비롭고 전능하신 신께서 우리 모두를 돌보아 주고 계십니다. 이제 모두 일어설 때입니다. 제 목소리를 듣고 있는 형제님들과 자매님들 모두 거리로 나와주십시오. 귀족들과 신관들을 붙잡아 거리로 끌어내 주십시오. 스스로를 이 땅의 왕이라 부르며 주인 행세를 한 단티아 가문의 최후를 함께 목도하고, 그들의 최후 역시 함께 해주십시오.

 

 이는 모두 자비롭고 전능하신 신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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