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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비에타-여기사의 두 번째 선택
작가 : 홍단
작품등록일 : 2017.7.9

"당신은 목숨을 걸 만한 남자를 만나, 죽음 같은 사랑을 할 것이다."

400년 전 전란의 시대 나라를 구했던 여기사 이비. 그러나 어렸을 때 들은 예언의 영향인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이비에타'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로 환생하게 되어 새 삶을 살고자 하나, 전생과 똑같은 내용의 예언이 또 다시 자신을 옭아맨다.

예언을 피하기 위해 400년 전의 자신이 세운 기사단으로 도피하지만, 기사단은 부패로 몰락해 있어 이비에타를 짜증나게 만들고, 이 와중에 전생의 연인의 환생과 만나게까지 되는데. 이비에타는 예언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을까?

 
17화
작성일 : 17-07-29 13:45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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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비에타는 방에 돌아와서 조용히 누워 있었다. 발뭉이 방까지 부축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저 충격을 받았을 뿐이었던지라 그럴 것 까지는 없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시아는 창밖을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더니 어디론가 뛰어가 사라져 버렸다.

 

  결국 방 안에는 이비에타 혼자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따름이었다. 이비에타는 운명과 예언을 저주하고, 또 저주하며 꼼짝도 하지 않는다.

 

  어찌어찌 오는 길에 듣기로는 칼베르크에 방문한 그 청년은 이번에 갑작스레 비리 건을 들어 해임된 칼베르크 전 부기사단장의 새로운 대체자라고 했다.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기사단 내의 아무도 새 부기사단장이, 그것도 펜릴 가 출신이 올 거라고는 예측을 못한 듯 싶어보였다.

 

  비리가 넘실거리는 이 기사단에서 비리를 빌미로 갑작스레 해임되었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 자리를 마치 맡아 두기로도 했다는 듯이 나타난 남자. 듣자하니 펜릴 기사단의 정식 기사 출신이라고 한다. 이름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시구르드’라고 했다.

 

  ‘결혼 피하겠다고 칼베르크에 피신했더니 이제는 시구르드가 직접...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어떻게!’

 

  이비에타는 시구르드란 이름까지도 똑같은 그 청년을 다시 떠올렸다. 사실 본 순간 시구르드의 환생이라는 것을 바로 직감해 버렸긴 하지만. 머리카락 색이 전생 때와 완벽하게 일치했고, 그 외에도 이목구미 하며 모든 것이 전생 때와 완벽히 일치했다. 자신도 외모와 머리카락색 모두 전생 때와 일치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망토에 쓰여 있던 그 문장도 펜릴 가의 문장이었어. 전생 때 시구르드 자식이 흰늑대를 길들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던 걸 생각해 보면... 오 젠장!’

 

  이비에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거기다 전생 때의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 짧은 순간에도 느낄 수 있었을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자신은 이름이라도 빌어먹을 ‘에타’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이 자식은 전생의 이름까지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야말로 미쳐버리겠는 상황이다. 이비에타가 부르르 떠는 것이 이해가 안 가지 않는 그런 상황.

 

  ‘눈을 마주친 것 같기도 했는데... 착각이겠지. 그럴 리가 없어. 잠시 위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창문에는 수많은 기사들이 창밖을 향해 상체를 내밀고 있었는걸. 나만 봤을 리가 없지.’

 

  아주 잠깐 동안 눈을 마주친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마차에 내리고 나서 그가 슬쩍 건물을 바라보았는데, 그 순간 자신과 눈이 마주친 것 같다는 그런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바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기에 눈이 마주쳤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마주쳤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비에타를 고통스럽게 하기엔 충분했다. 시구르드라는 존재와 평생 접점이 없이 살고 싶었는데, 어쩌다 다시 살게 된 두 번째 인생까지 그와 다시 엮이게 되고 싶지 않았다. 설령 눈이 마주치는 정도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다시 만나게 되면 또다시 농락당하겠지...’

 

  그를 본 시아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는 것도 이비에타의 고통을 부채질했다. 시아가 잠결에 울부짖었던 ‘시구르드’라는 자도, 시아의 반응을 보아서는 이비에타가 생각하는 그 사람과 똑같은 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으니까. 항상 어느 상황이든지간에 웃는 표정을 유지하는 시아가 표정을 그렇게 일그러뜨릴만한 자는 어머니의 원수인 작자밖에 없으리라.

 

  다만 마음에 좀 걸리는 것이 있다면, 시아가 소음이 들리자마자 바로 뛰어나갔다는 점이었다. 자신조차 ‘흰늑대’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대강 상황을 알아차렸는데, 시아는 밖에 간소한 차림의 마차가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황을 알아차렸다.

 

  찍었다고 보기에는 마차 이야기를 듣자마자 뭔가 기다렸다는 듯이 뛰쳐나갔고, 확인하자마자 얼굴이 대번에 굳어졌으니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마치 누가 칼베르크에 올지 알고 있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행동했으니...

 

  그러고 보니 시아와 처음 만났을 때 했던 이야기에서도 조금 켕기는 부분이 있었다.

 

  ‘아뇨. 전 오래 다닐 건 아니라서요. 목적만 달성하면... 기사단에 없을 거에요.’

 

  그 당시에는 그냥 흘겨 듣고 말았지만, 시구르드가 칼베르크에 온 이상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는 말이었다.

 

  ‘목적’이란 무엇일까. 부기사단장이 (칼베르크로서는) 말도 안 되는, 뇌물 수수라는 이유로 해임 당하고 시구르드가 그 자리를 채우러 올 것이라고는 정식 기사들도 잘 몰랐던 것 같았다. 매우 부자연스럽고도 갑작스런 부임이었으니. 그런데 시아의 반응은... 마치 그가 부임해 올 것이란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과 같은 반응이었다.

 

  만약 시아가 시구르드가 기사단에 올 것이라는 걸 어떤 방책으로든 미리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칼베르크에 온 것이라면.

 

  ‘그렇다면 시아는 시구르드에게 복수를 하러 미리 칼베르크에 온 걸까.’

 

  억측 같기도 했다. 칼베르크의 정식 기사들도 모르는 것을 시아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나 시아가 그를 보았을 때 보여준 그 표정은 이비에타의 추측에 사실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심지어 시아가 어디론가 뛰쳐나가 사라지는 그 순간 보았던 그 얼굴에는 얼음장 같은 표정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희열마저 느껴졌었다. 그것도 마치 ‘드디어 왔구나!’라고 외치는 것만 같은 파멸적인 희열감이, 이비에타의 눈을 스쳐 지나갔다.

 

  시구르드에게 농락당한 자가 둘이다. 이비에타는 전생 때 농락당해서 가족을 잃고 아이는 실어증에 빠졌다. 그리고 시아는 시구르드에 의해 어머니를 잃었다. 이비에타는 피하려 하고, 시아는... 복수하려 한다. ‘죽여버리겠어’라고 외치던 그날 밤의 울음소리가 이비에타의 귓가에 쟁쟁히 울렸다.

 

  ‘이직을 할 수 있나? 도망칠 수만 있다면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시아는 발뭉보다 약하다고 했다. 시아는 오랫동안 검을 잡았다기보다는 억지로 단기간에 검 실력을 늘리려 한 흔적이 역력한, 자기보다도 어린 소녀다. 경험도 적을 건 당연지사다.

 

  그에 반해 시구르드는 이비에타처럼 전생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의 검술은... 현대의 레가르드 기사는 마나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점을 굳이 따져 보지 않더라도,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았다. 전생 때부터 쌓아온 경험의 차이에 천재적인 실력과 검술까지. 모든 부분에서 격차가 어마어마했다.

 

  시아가 시구르드에게 복수하려고 달려든다면 아마 시구르드는 시아를 농락할 수 있는 대로 농락하며 가지고 놀다가 비참히 죽이고 말 것이다. 변태새끼.

 

  이런 상상들은 이비에타를 끊임없이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칼베르크에 입단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지. 사흘도 되지 않았는데 예언은 질기도록 자신을 쫓아오고, 자기 딸을 생각나게 하는 소녀의 입에서는 시구르드라는 이름이 튀어 나오지를 않나, 그 다음날이 되니까 진짜로 시구르드가 등장하더니 부기사단장으로 취임하지를 않나...

 

  현재 칼베르크가 끔찍한 기사단이기는 하지만 기를 펴고 당당히 살며 전생 때 못다 걸은 기사의 길도 걷고, 빌어먹을 예언에서도 도망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던 이비에타로서는 기절할 노릇이었다.

 

  이쯤 되면 운명의 신이 이비에타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어서 또다시 시구르드에게 농락당하도록 환생을 시킨 게 아닌가 싶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역시나’라 봐도 좋겠지만, 운명은 이비에타가 가만히 누워 고통스러워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똑똑-.

 

  복잡한 심경으로 미쳐 버릴 것만 같던 이비에타에게 들려온 건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였다. 시아라면 그냥 들어왔거나 열쇠를 딸각거렸을 터인데. 도대체 누가 방문한 것일까.

 

  “누구십니까?”

 

  “이비에타 아르티스 라르힐리덴 양 맞으십니까?”

 

  “그렇습니다. 방문하신 분은 누구신지요?”

 

  방문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나이가 한 사십 좀 안 되었을 거 같은 남성의 것이었다. 중저음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비에타에게는 석판을 손톱으로 긁어 대는 소리보다도 더 짜증나게만 들린다.

 

  시구르드 이 자식이 벌써부터 수작을 부리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저는 이번에 부임하신 ‘시구르드 비다르 펜릴’ 부기사단장님의 수행원인 ‘할도르’라고 합니다. 아직 서임식을 치르지 않으셨기에 정식 부기사단장님은 아니십니다만...”

 

  서임식. 기사단장이나 부기사단장이 정식으로 부임하기 전 치르는 행사다. 기사단의 일원이자 기사단을 이끄는 자로서 기사들 앞에서 정식으로 선서하고 전임자의 검을 이어받는 것이 행사의 골자다. 다만 이번처럼 좋지 않은 이유로 쫓겨났을 때는 전임자가 검을 수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검을 수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비단 칼베르크 뿐만 아니라 모든 기사단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의식이었다.

 

  그런데 왜 그 이야기를 견습 기사인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이비에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비에타는 볼멘소리로 밖에 있을 수행원에게 묻는다.

 

  “그런 분의 수행원께서 갓 입단한 하찮은 견습 기사의 방에 무슨 일로 방문하신 겁니까?”

 

  “흠, 그것이... 시구르드 님께서 이비에타 양과 함께 부기사단장 서임식을 진행하게 되실 것이라, 저희와 함께 서임식 준비를 도와주실 것을 요청 드리러 온 것입니다.”

 

  “뭐라고요?”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마구 흘러가는 게 인생사라지만, 겨우 이틀 내에 이딴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비에타는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서 일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온 세상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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