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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전조 1
작성일 : 17-07-28 23:13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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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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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신우와 서당은 오늘도 소음 공격을 받는다.

  “아침 해가 떴슴~니! 다!”

  신우의 방문을 벌컥 열면서 정욱은 노래를 부른다. 아니, 소리를 지른다.

  “자리에서 일! 어! 나서!”

  신우와 서당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귀를 막는다.

  “제일 먼저 이를! 따아아아악! 꼬!”

  본인이야 노래를 부른다고 부르는 것이지만 주위에서 듣기에는 단순한 소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욱은 자신이 희대의 음치라는 사실을 모른다.

  “...너 당장 내 방 스페어 키 내놔.”

  “...장독 깨지는 소리도 정욱도령 노랫소리보다는 듣기 좋을 걸세.”

  아직도 잠이 덜 깬 몽롱한 목소리로 웅얼대는 둘을 뿌듯하게 내려다보는 정욱.

  “나는 이미 다 씻었으니까 아침 준비는 내가 하도록 하지. 넌 그동안 빨랑 가서 씻고 와. 오늘 아침은 니 방에서 먹는 거 알지?”

  이 고시원의 부엌은 요리를 위한 공간일 뿐 그 결과물을 먹을 공간은 없다. 게다가 부엌에는 서당을 데리고 갈 수 없기에 둘은 서로의 방에서 번갈아 아침을 먹고 있다.

  신우는 물에 젖은 이불처럼 무겁기만 한 몸을 겨우겨우 일으킨다.

  “우웅...”

  자신이 배던 배게 속으로 파고드는 서당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신우는 세면도구를 챙겨 방을 나선다. 정욱은 밥을 가지러 부엌으로 간다. 혹시 모르니 문을 잠그고 신우는 욕실로 향한다. 서당은 영력으로 몸의 더러운 것들을 제거할 수 있기에 씻을 필요가 없다. 거기 소모되는 영력들이 다 밥이요, 돈이지만,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야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다.

  “욕실이 딸린 방으로 옮길까...”

  신우는 머릿속으로 욕실이 달려 있는 방의 추가 비용과 서당의 식비를 저울질한다.

  세면을 마치고 돌아오자 정욱은 아침 준비를 끝내놓고 서당과 함께 신우를 기다리고 있다. 침대 위에 놓인 반상 위에는 세 개의 밥그릇과 세 개의 반찬 그릇이 놓여 있다. 제일 큰 그릇이 서당의 것이다. 정욱은 의자에, 서당은 침대에 앉아 있다. 신우는 서당의 맞은편에 앉는다.

  “잘 먹겠습니다.”

  “그래, 잘 먹어라.”

  “나도 잘 먹겠네.”

  그리고 셋은 수저를 든다. 반찬은 세 가지 뿐이다. 김과 김치, 그리고 장조림. 밥과 김치는 고시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김은 신우가 산 것이며 장조림은 정욱의 어머니께서 싸 주신 것이다. 눈물 나게 빈약한 밥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난한 고시원생에게는 장조림의 존재만으로도 이 아침상은 굉장히 호화로운 축에 속한다.

  신우가 장조림을 집어서 서당의 밥 위에 얹어 주면, 정욱이 김치나 김을 작게 찢어서 그 위에 올린다. 그러면 서당은 한 숟가락 가득 밥을 퍼서 입 안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밥을 너무 많이 푸는 바람에, 반찬이 그 작은 입을 통과하지 못 하고 쟁반 위로 떨어지기 일쑤다. 그러면 서당은 숟가락을 놓고 반찬을 집어서 낼름 입에 넣는다.

  “천천히 먹어. 체할라.”

  “영이 헤할히 업한은가.”

  “그래, 그래. 많이 먹어.”

  정욱은 서당을 보며 조카 밥 먹이는 삼촌마냥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에 반해 신우는 미안한 얼굴을 한다. 좀 더 맛있는 걸 먹게 해주고 싶은데, 가난한 고시원생에게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어디 아르바이트라도 구해봐야 하나, 신우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서당은 배불리 먹었지만 정작 다른 둘은 밥 먹기 전이나 후나 비슷한 상태로 아침식사가 끝난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너는 머리나 말려라.”

  정욱이 쟁반 위의 빈 그릇들을 포개며 말한다. 신우는 장조림과 김치 양념이 묻은 서당의 손을 물티슈로 닦고 있다.

  “나야 고맙지.”

  정욱은 쟁반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서당은 신우에게 잡힌 손을 꼼질대며 옹알댄다.

  “신우도령. 간지럽네.”

  “그러게 누가 손으로 집어먹으래?”

  신우는 손가락 마디마디, 손톱 하나하나의 아래까지 꼼꼼히 닦는다.

  “이 정도는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네만.”

  “영력을 쓰면 밥 먹은 게 도루묵이 되잖아, 안 돼.”

  게다가 신우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남이 보기에는 어찌 보일지 모르지만 신우에게는 이런 것이 정말 소소하지만 충만한 행복이다.

  “이제 됐으니 가서 머리나 말리시게. 이러다 감기 걸리겠네.”

  깨끗해진 서당의 손을 만족스레 바라보고는 티슈를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서당은 침대에 드러누워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기 시작한 신우를 바라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욱이 돌아온다.

  “아, 정욱아 그거 아냐? 우리 학교에도 신령이 있다더라.”

  “그래? 만년삼처럼 생겼대?”

  “언제적 이야기야, 만년삼이라니. 아쉽게도 호랑이야.”

  “호랑이? 오호라, 그거 기대되는데? 신령은 염원을 먹고 형상이 정해진댔지? 그러면 귀여운 여자아이려나?”

  움찔, 서당이 몸을 움츠린다.

  “그런 변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마 전교에서 너 하나밖에 없을 거다.”

  “에이, 왜 이래. 남자는 검은 동물이라구.”

  “검은 동물이 커피라면 너는 티오피야, 이 카카오 99%같은 놈아.”

  신우와 정욱은 서당에게 유림과의 일이나 수일과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 괜히 왜 거짓말을 했냐고 추궁해서 서로 마음의 상처를 입기 싫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둘은 서당을 믿는다. 거짓말에는 그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그렇기에 언젠가 말해줄 때까지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 저기 신우도령.”

  다시 말해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둘은 별 생각 없이 나눈 대화이건만 찔리는 게 있는 서당에게는 그게 아닌 모양이다.

  “응? 왜?”

  “그... 그 얘기 누구한테 들은건가?”

  “무슨 얘기? 학교에 신령이 있다는 거?”

  서당은 뭔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까지 더듬는다. 하지만 신우는 그저 ‘또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네’ 라 여기며 아무 생각 없이 입을 연다.

  “학교에 유림이라고 영에 관해 잘 아는 애가 있거든. 걔한테 들었어. 그 때 원령한테 쫓길 때 우리를 구해준...”

  툭, 무언가를 눈치 챈 정욱이 신우의 옆구리를 친다. 하지만 서당은 이미 필요한 모든 정보를 들었다.

  “아, 아아. 기억나네. 그래, 그 처자란 말이구만...”

  천천히, 눈동자를 왼쪽으로 데룩 굴리는 서당.

  “뭐야, 이정욱. 왜 그래?”

  “...어유, 진짜 눈치라고는 벼룩의 간만큼도 없는 놈아.”

  그 말을 끝으로 정욱은 입을 닫는다. 신우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린다.

  머리를 다 말린 뒤, 신우는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가방을 집어들려는데...

  “...뭐 하냐.”

  서당이 신우의 가방에 먹을 것들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다. 과자며 빵이며 심지어 우유까지 집어넣는다.

  “나도 신우도령을 따라 학교에 갈걸세.”

  “뭐?”

  “나도 학교에 갈거란 말일세!”

  단호한 표정으로 외치는 서당. 당황한 신우와 달리, 정욱은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덮는다.

  “아유, 이럴 줄 알았다...”

  “학교를...?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나는 뭐 가고 싶은 데도 마음대로 못 가는 건가?”

  “아니... 그게... 학교는 그러니까...”

  신우는 도움을 요청하는 표정으로 정욱을 바라보지만,

  “먼저 간다.”

  아주 쿨하게 거절당한다.

  “왜 신우도령은 매일매일 가면서 나는 못 간다는 건가?”

  “그야... 너는 우리 학교의 학생이 아니잖아.”

  “그래도 견학쯤은 할 수 있잖은가!”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서당.

  “아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아무 이유 없네! 가고 싶네!”

  “그렇다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갈 수 는 없어. 알잖아?”

  “갈걸세! 갈걸세! 나도 갈거란 말일세!”

 

 

 

  “야, 얼굴 좀 펴라.”

  “......”

  지루한 주제에 잠도 못 자게 하는 피타고라스의 수학시간. 다른 많은 학생들도 마찬가지지만 신우의 표정 역시 그닥 좋지는 않다. 물론 다른 학생들과 다른 이유에서이다.

  “너 왜 이래? 다른 애들도 다 수업 안 듣는데 너마저 수업 안 들으니까 피타고라스가 질문할 사람을 못 찾아서 불쌍해 질 정도로 시선을 한 곳에 못 두고 있잖아.”

  신우는 한숨을 쉬며 창밖을 바라본다.

  “서당을 놓아주어야 하는 걸까.”

  “...갑자기 그게 뭔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소리야.”

  신우는 서당을 억지로 떼어 놓고 온 일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특히 마지막에는 침대에 드러누워서 때를 부리는 것을 거의 묵살하다시피 하고 온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

  “매일 좁은 고시원에 가둬놓다시피 하잖아. 맛있는 것도 못 먹여주고 재밌는 것도 못 보여주고. 그렇다고 해달라는 걸 다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나 개인의 욕심으로 서당을 계속 데리고 있는 건 너무 이기적인 일 아닐까. 서당이 강아지나 고양이도 아니고 말이야. 언젠가 떠날 게 분명한데 그 전에 놓아주는 게 서로에 대한 기억도 좋게 남고, 또 그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뭐야. 그런 얘기였냐. 난 또 뭐라고.”

  정욱은 피식, 하고 웃음을 흘린다. 신우는 미간을 찌푸린다.

  “임마. 나는 진지하다고.”

  “그런 걱정 할 필요 없다. 서당은 니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니까.”

  “...그럴까?”

  “눈치 백단인 이 몸이 하는 말이니까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럼 오늘 아침에는 왜 갑자기 그렇게 억지를 부린 걸까?”

  정욱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신우를 바라본다.

  “그야 니가 아침에 그딴 소리를 해서 그렇지.”

  “내가 무슨 소리를 했길래?”

  대답을 하려는 정욱의 입이 돌연 닫힌다. 그의 시선은 신우의 등 뒤의 어느 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교실 안의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다. 모두들 졸음이 싹 가신 눈으로 복도 창문 쪽을 바라보고 있다. 피타고라스마저도 그 분위기를 눈치 채고 그 쪽으로 눈을 돌린다. 신우도 고개를 돌린다. 그 곳에는...

  “야. 저거 서당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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