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사이길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이유림 3
작성일 : 17-07-28 23:06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390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줄 서, 줄. 다 봐줄 테니까.”

  2학년 9반의 명물, 관상가 ‘서경아’다. 정확히는 관상보다는 단순히 그 날의 운을 점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꽤나 정확한데다가 경아의 집안이 대대로 점쟁이 집안이라는 점에 묘한 설득력까지 얻어 많은 아이들이 재미로나 진심으로나 경아를 자주 찾고 있다.

  “신우야. 우리도 저거나 해볼까?”

  “글쎄, 나는 별로 관심 없는데... 게다가 경아랑 별로 친하지도 않고.”

  “내가 쟤랑 친하니까 괜찮아. 그리고 쟤 진짜 용해. 너 쟤네 집 점집인 거 알아?”

  “아니. 엄마 아빠가 무당이야?”

  “무당은 아니고 그냥 점쟁이야. 그런데 엄마 아빠 영향인지 경아도 꽤 용하대. 벌써 이름까지 받았다던데? 아기보살이라던가. 그러니까 가보자.”

  신우는 정욱에게 끌리다시피하며 경아에게 다가간다.

  “자 손님이 오셨다~. 당장 점을 치거라~.”

  정욱의 요란스런 등장에 아이들은 웃으면서 뒤로 비켜준다. 정욱이는 2학년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는 분위기 메이커다.

  “이야, 이거이거. 여자보기를 돌 같이 한다는 신우님께서 저를 찾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이보게, 점쟁이. 나는 안 보이는 건가?”

  “비켜라, 돌쇠야. 신성한 책상에 부정 탄다.”

  둘의 콩트에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린다. 정욱이도 만족스런 웃음을 보이고는 의자를 끌어다가 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오늘의 내 운세는 어찌 됩니까, 아기보살님?”

  “음... 오늘 그대의 운세는... 그래, 흉凶. 흉이라네.”

  “흉이라... 그러고보니 급식으로 나온 감자탕에 뼈는커녕 감자도 하나 없었지. 풀떼기만 잔뜩이었어.”

  정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주변에서 “오오”하는 감탄사가 인다. 이번에는 신우가 자리에 앉는다.

  “그대의 오늘 운세는... 어디 보쟈.”

  둘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들여다본다. 동그란 눈과 오똑한 코, 작은 입술.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이다. 사복을 입는다면 중학생 정도로 보이지 않을까?

  “길吉한 운세구만.”

  “아! 그러고보니 신우 급식에는 대박 왕건 뼈가 들어있었어.”

  “왜 너는 계속 운세를 급식에만 적용하는 거야?”

  “하루 종일 학교에 갇혀있는 고딩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급식이 아니겠는가, 친구?”

  검지를 절레절레 저으며 비장하게 말하는 정욱은 어느샌가 경아를 찬양하고 있는 일동에 자연스레 끼어든다.

  “오오, 역시 아기보살님.”

  “찬양합니다, 아기보살님.”

  “저를 가지세요, 아기보살님!”

  길한 운세라... 신우는 새벽에 만났던 원령과의 싸움을 떠올린다. 아슬아슬하게 공격들을 전부 피했던 그 싸움을.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유림의 도움과 만남도 떠오른다. 그것도 길한 운세의 영향이었을까.

 

 

  “오늘은 야자 없는거 다들 알지? 보충 수업 잘 듣고 후딱 학원가라. 밖에서 놀다가 나랑 만나면 아주 죽는다. 알았냐?”

  담임선생님의 말에 입을 모아 대답한 아이들은 보충 수업 가랴, 집에 가랴, 짐을 싸느라 분주하다.

  짐을 싸는 신우의 팔을 누군가 툭 친다. 정욱이겠거니 고개를 돌린 신우는 깜짝 놀란다. 가방을 멘 유림이 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보충수업 듣지? 나 귀가하는데 교문까지 배웅 좀 해줘.”

  신우는 점심시간에 들은 정욱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침을 꿀꺽 삼킨다. 아까는 장난스레 환호하던 아이들의 눈이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변해 있음에 식은땀마저 흐른다. 하지만 옆 반에서 몸소 걸음해주신 미소녀의 부탁을 어찌 거절하겠는가. 신우는 유림을 따라 교문으로 발을 옮긴다.

  “3교시 쉬는 시간에 했던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하자. 나도 아직 확신을 가지지는 못 하겠어서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아.”

  “어, 어? 응. 안젤리카한테도 한 번 다시 물어보고.”

  신우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저 말이 혹시라도 오해의 소지에 엮여 다른 학우들의 귀에 들어갈 까봐 신우는 제3자의 이름을 끌어들이며 전전긍긍한다.

  “또 안젤리카 얘기야? 안젤리카가 그렇게 좋아?”

  “귀엽잖아? 귀여운 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넌 좋아한다 이상의 무언가인 것 같아서 그렇지.”

  “진짜 아니라니까. 난 순수하게 좋아할 뿐이야.”

  갑작스런 침묵이 그의 주위를 강타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들에 신우는 방금 한 말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음을 깨닫는다. 안 돼, 이러다간 쥐도새도 모르게 매장당할 것이다.

  “그, 그러니까, 귀여운 걸 좋아한다고! 넌 귀여운 편은 아니잖아? 예쁜 편이지. 그래서 넌 별로 안 좋아! 아하하하.”

  신우는 꽤나 한참을 어색하게 웃고 나서야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이미 유림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 있다.

  “아,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뭔 착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나도 너 안 좋아하거든? 생긴 건 말라비틀어진 명란젓처럼 생긴 게.”

  명란...

  갑작스런 인신공격에 신우는 울컥하지만, 저질러놓은 잘못이 있기에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 한다. 그 정도로는 화가 안 풀린 듯 유림은 냉담하게 고개를 돌려버린다. 신우는 뻘쭘 반 상처 반으로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이렇게 서먹하게 교문까지 간다면 팬클럽 이전에 인간으로써 매장이라는 걸 깨닫고 억지로 화제를 꺼낸다.

  “넌 보충 안 해?”

  유림은 눈을 흘기며 그래도 착실히 대답해준다.

  “안 해. 나는 매일 이 시간에 집에 가.”

  “야자도 안 하는 거?”

  “그런 비효율적이고 멍청한 짓을 왜 해.”

  “학원이라도 가는 거야?”

  “아니, 그냥 노는데?”

  “...학교 끝나고 내내?”

  “응.”

  “...전교 1등 아니었어?”

  “그냥 수업만 집중해서 듣고 시험 기간에 교과서 몇 번 읽어 보면 그렇게 되던데?”

  웃는 표정으로 60만 수험생들을 능욕하는 이유림.

  “...멘사냐.”

  “아니. 그거 시험 봤는데 떨어졌어.”

  “대체 멘사에는 어떤 괴물들이 모여 있는 거야.”

  1층 현관에 도착한 유림은 실내화를 갈아 신는다.

  “그럼 대체 무슨 핑계로 야자를 빼는 거야?”

  “자기주도학습.”

  “...그런 허술한 핑계로 야자를 빼 줘?”

  “전교 1등의 간판이라면 적어도 고등학교에서는 규칙 위에 군림할 수 있어.”

  “행복은 성적 순이구만.”

  “너도 성적 꽤 좋잖아.”

  “야자를 그렇게 마음대로 뺄 수 있을 정도로 좋지는 않아서.”

  신발을 땅에 대고 통통 두드리면서 유림이 화제를 바꾼다.

  “아, 신우야 그거 알아? 우리 학교에도 신령이 있어.”

  신우의 눈이 학교 비석 옆에 서 있는 호랑이상으로 향한다.

  “하긴... 없는 게 더 이상할 학교지, 여긴.”

  교문의 가까이에 도달하자 학생들의 귀가증을 확인하던 피타고사르가 큰 소리로 아는 체를 한다.

  “여어, 보기 좋구만! 전교 1등과 반 3등이 함께 있다니! 신우 이 자식, 이번 중간고사 성적을 얼마나 높여보려는 거냐!”

  “아하하...”

  어색하게 웃는 신우의 곁으로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온 피타고라스는 그에게만 들릴 정도로 목소리를 낮춘다.

  “하지만 공부 외의 목적으로 교제했다간 남은 학창시절을 지옥에서 보내게 해주마. 유림인 서울대를 갈 인재야, 이 반불량아 녀석아.”

  신우의 등 뒤로 다시 한 번 식은 땀이 흐른다.

  “그,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암암, 그래야지. 유림이는 오늘도 집에 가는 거지?”

  “예.”

  유림은 지갑에서 귀가증을 내민다.

  “그래. 확인했다. 매번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 공부 잘 하는 애 편애하는 거냐고 말이 많거든. 웃기는 놈들이지, 괜히 공부 잘하는 애 헐뜯기다 하고 말이야. 어쨌든 잘 가고, 이번 중간고사도 기대하고 있으마. 어이, 거기! 어디를 몰래 지나가는 거야!”

  유림에게 귀가증을 돌려준 피타고라스는 빠른 속도로 다른 학생을 향해 달려간다.

  “그럼... 내일 보자.”

  신우는 손을 들어 보인다. 유림도 마주 손을 들어보이고는 교문을 빠져나간다. 그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신우는 등을 돌려 반으로 올라간다. 정욱을 선두로 한 이유림 팬클럽이 1층 복도에 매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도깨비 2017 / 7 / 31 298 0 4335   
23 악령의 기운 2 2017 / 7 / 31 273 0 3028   
22 악령의 기운 1 2017 / 7 / 31 295 0 4549   
21 소원 2017 / 7 / 31 277 0 4581   
20 사령 2017 / 7 / 30 282 0 4857   
19 재판 2017 / 7 / 30 282 0 4905   
18 밤의 호원고 6 2017 / 7 / 30 302 0 4688   
17 밤의 호원고 5 2017 / 7 / 30 292 0 4942   
16 밤의 호원고 4 2017 / 7 / 30 275 0 4060   
15 밤의 호원고 3 2017 / 7 / 29 286 0 4634   
14 밤의 호원고 2 2017 / 7 / 29 263 0 4788   
13 밤의 호원고 1 2017 / 7 / 29 260 0 4140   
12 전조 3 2017 / 7 / 29 276 0 4949   
11 전조 2 2017 / 7 / 29 290 0 4540   
10 전조 1 2017 / 7 / 28 284 0 4775   
9 믿음의 문제 2017 / 7 / 28 287 0 4001   
8 이유림 3 2017 / 7 / 28 298 0 3904   
7 이유림 2 2017 / 7 / 28 284 0 4040   
6 이유림 1 2017 / 7 / 28 286 0 4354   
5 원령 순찰 3 2017 / 7 / 27 268 0 4001   
4 원령 순찰 2 2017 / 7 / 27 289 0 4220   
3 원령 순찰 1 2017 / 7 / 27 286 0 4320   
2 고시원의 신령 2017 / 7 / 27 290 0 3832   
1 서문 2017 / 7 / 27 450 0 402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킹즈세븐
소별왕
내가 죽어야 구
소별왕
회귀자의 그라운
소별왕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