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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특별한 인사
작성일 : 17-07-28 20:11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16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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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집 앞에서 벨을 누르고 ,

 

 아주 두근두근 , 초조하게 기다렸다.. 내내 내가 살아온 이 집 대문이

 

 

 이렇게 문턱이 높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생각하였다..

 

 

 

 문을 열고도 ,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기대한 만큼은 놀란 안색이 아닌 엄마를 보고서 - ..... 세진이가 , 말했나? 싶었다.

 

 엄마는 살짝 안으시면서 반겨주셨다. 아버지도-.... 내 모습을 보고 놀란건 오히려 아버지셨다.

 

 

 

 

 "잘 지내 보이는구나- 예전보다 살도 좀 쪘고... 이제 사람답다,"

 

 

 

 무뚝뚝한 한마디에도 아버지는 정이 떨어지는 눈으로 말씀을 하여 주신다. 오히려 내가 어리둥절해 하자

 

 엄마가 말을 곁들이셨다.

 

 

 "세진이가 , 얼마 전에 전화 했었어- 너 한국 갔는데.. 네 집으로 곧장 갔을거라고- ... 그 남자 만나러 갔단 이야기도 했고..

 

 

 

 

 어쩌냐 뭐, ... 당시에는 놀라고 , 너한테 좀 섭섭하기도 했지만...... 그리고

 

 

 

 세진이는 좀 안타깝게 됬지만서도.... 니가 그 사람을 그리 좋아하고 - 그 사람도 다신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거라고

 

 세진이가 그러던걸.... 그 말 듣고 나니까.... 니가 곧 오겠지 싶어서 , 그냥 기다렸어-

 

 세진이가 그러더구나 재촉하지 않아도.... 다 잘 될 거니까- 좀만 더 기다려 주시라고-..."

 

 

 

 

 

 그 말에 난 좀 울컥하였다. 세진이는 그 전화를 하기전에 , 나와 그 말을 한 뒤였겠지만... 망설였을 것이다.

 

 나를 위해 , 세진이는 마지막까지 ... 좋은 사람이다... 마지막 까지도-

 

 내 이해를 내 부담을 , 그의 한마디로 줄일수 있다 싶어 - 이야길 해 둔것이다..

 

 엄마 아버지도, 세진이의 말을 어지간이도 신뢰하신다. 작약이 이걸 알면 , 조금 심란할 것이다-

 

 부모님 끼리도 워낙 친하신 데다, 우리는 아예 남매처럼 컸으니... 그렇다지만,

 

 세진이는.... 마지막 까지도... 이런 배려를 했다..

 

 

 

 

 

 

 

 나는 엄마 아버지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말씀 드렸다.

 

 

 

 엄마는 어리둥절해 하시는것 같았고-

 

 

 

 아버지는 올게 왔다는 느낌이셨다. 잠시간 앉아 - 엄마가 내 주는 마실것으로 목을 축이고 나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아빠가 하신, 말씀데로, 해 봤어요

 

 

 저.. 몇년간 이탈리아에서 있었어요... 그런데- 나, 아무래도 .... 그 사람, 잊으러 간게 아니었어요 아빠....

 

 그 사람도 힘들고 나도 힘들었지만... 그 사람 보단 난 잘 지냈거든요..

 

 

 

 그런데도.... 그 내내, 돌아올 날만 보면서 지내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러다가, 만나니까 , 더 이상 망설일게 없더라구요...

 

 

 

 저, 살면서 , 다른 사람 만난적도 있고..... 이게 사랑이라는 감정일까 생각한 적도 많이 있었어요

 

 단 한번도 부모님 앞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지만..부끄러워서라도 , 이런 말은 감히 꺼낸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특별한 사람을 다시 만날것 같지 않아요-

 

 

 

 

 내 한마디 한마디를 모두 마음에 담아주고, 나를 지구의 중심이라고 믿어 줘요-

 

 다른 사람한테 내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 그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언제나 , 몇번이나 확인시켜 줘요-

 

 

 그러니까... 더 망설이게 되지 않더라구요-

 

 

 이 사람하고 , 나 평생 살고 싶어요 엄마 , 아빠...."

 

 

 

 

 

 

 내 말에 , 엄마도 아빠도 - 그제야 내 손을 보셨다... 손에 간 눈에 닿는.. 그가 끼워준 반지가 반짝인다-

 

 

 

 

 "그 동안에 많은 , 아주 많은 일이 있었지만.... 더는 겁 안나요-

 

 그 사람 많이 아팠던 사람이고- , 그 동안 많이 고생한 사람이고..아직도 간혹은 아프지만-

 

 나를 외롭게 만들지 않을 사람이라서, .... 내가 꿈꾼건, 엄마 아빠는 언제나 내 결정을 존중해

 

 주신거 , 잘 알지만요.. 저 그런 결혼은 싫었어요- 그냥 오래 만났다고 결혼하고-..

 

 

 나이가 찼다고 결혼하고... 그런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사람은 달라요

 

 오래 같이 있어주고 싶어요- 또 이렇게 좋으니 ... 힘든 일 만나도 , 잘 이겨 낼수 있을거 같아요

 

 

 나를 용감하게 만드는 ,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그때도 , 결국 나를 위한 거라 생각하고

 

 그런거였는데.... 제가 당시엔 이해를 제대로 못했죠...

 

 

 

 

 그 사람, 이제는 더 이상 , 감추지 않아요-.. 나도 마찬가지고요..."

 

 

 

 

 

 

 나는 이야길 하면서 부모님의 눈치를 보았다..... 만약 ,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어쩌지?...

 

 나는 잠시 기다렸다....

 

 

 

 먼저, 입을 여신건 아버지셨다.

 

 

 

 "그러냐?"

 

 

 

 "네....."

 

 

 천천히 묵직한 말투로 , 다시 물으신다..

 

 

 

 

 

 "그 사람, 작가라면서?"

 

 

 

 나는 , 세진이가 말했나.. 싶어 , 천천히 대답했다..

 

 

 

 

 "네... 지금은 , 여러 사정이 겹쳐서 , 출판사 처럼, 문화 산업하는 것도 경영 배우는 중이에요-

 

 물론 , 아직은 발걸음 단계지만...."

 

 

 

 

 

 

 

 "그보다, ..... 니 인생을 맡길 만 한 사람이냐?"

 

 

 

 ......

 

 

 

 

 나는 그의 웃는 얼굴을 떠올렸다- 베시시 웃는 , 순진한 얼굴과 잠든 얼굴에 어린 햇살, 그리고 그 순간마다.

 

 

 내가 조금 쓸쓸해지는 순간마다- 내 손에 감기어 오는 그 가느다랗고 아름다운 손매를 떠올렸다...

 

 뼈까지도 아름다워- 그 어떤 귀한걸 손에 걸친다고 해도- 이 손 이상의 것은 내 손에 걸칠수 없겠구나... 했던..

 

 

 

 

 나는 자신있었다... 그 어떤 물음보다- 내 안에 대답이 이미 새겨져 있었다-

 

 

 

 

 

 "네.. "

 

 

 

 아버지는 그 말에, 툭 명쾌하게 대답하셨다.

 

 

 

 

 

 "그럼 되었다. 다음엔 같이 와라, 어떤 녀석인지 얼굴을 마주 대해보면 , 잘 알수 있겠지..."

 

 

 

 아버지는 한참을 무표정하시다가 살짝히 씩 웃으셨다.

 

 

 

 

 

 "나는 , 내 딸이 -..... 틀린 선택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야.."

 

 

 

 

 

 나도 씩 웃고 , 엄마는 정말 부녀 둘다 못말린다는 듯한 얼굴로 슬쩍 웃으셨다.

 

 

 

 

 

 "괜히 내가 다 쑥쓰럽구나- 흠"

 

 

 아버지가 , 괜한 쑥쓰러움이 싫으신지 일어나시고 나서야 나는 고갤 들었고

 

 엄마는 생각한 것보다 호들갑을 떠시지 않았다.

 

 

 

 

 아주 , 아주 오랫만에 나를 꽉 안아주셨을 뿐이다. 그리고 귀에다 속삭였다...

 

 

 

 

 "열심히 , 그 동안 휑했던 마음 꽉 채울 놈인지나 확인해- .... 그거면 엄마는 된다."

 

 내가 포옹을 풀면서 베시시 웃으면서 물었다.

 

 

 

 

 

 "그럼, 엄마한테는 아빠가 그런 사람이었어?"

 

 

 

 그러자 엄마가 웃었다.

 

 

 

 

 

 

 "그러니 저 목석같은 남자 손 잡고, 애 둘이나 키우며 평생을 살았지!

 

 네 아빠는 힘들때나 , 그렇지 않을때나... 한결같은 사람이야-

 

 

 언제나 엄마 손을 꽉 잡아 주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안 무서웠어- 너는 아빠를

 

 많이 닮아서.... 나는 , 늘..... 너를 어느 면에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

 

 

 

 너에 대해서는 아빠가 매번 ,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 큰딸 똑똑하고 , 착하고 - 따뜻한 애니까

 

 믿어주자, 그랬어.....

 

 

 

 그 외에도 엄마가 어려울때, 언제나 , 내 편 되주었잖아.... 평생을-

 

 

 너한테는 아빠지만 , 나한테는 남편이잖아-

 

 그런데도 , 저 사람 좋은 남편, 좋은 아빠.....둘 다 했어- 그리고 둘다 , 멋지게 해냈어-

 

 

 그러니 , 나는 네 아빠 만나서 , 아주 아주- 행복하다-"

 

 

 

 

 

 

 엄마의 그 말을 듣자-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고 왠지 눈물이 났다.

 

 나는 부모님이 언성을 높혀 다투는 걸 몇번 본적이 없다. 자라는 내내, 엄마는 약간 변덕스러우셨지만

 

 아버지는 그때마다 , 엄마가 마음을 찬찬히 정리할때까지 기다리시고- 먼저 사과하시곤 했다...

 

 

 

 그렇게 되면 엄마도 곧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시고- 그러다 보면 또 어느새 사이가 좋아지시곤 했으니까...

 

 

 

 

 "그 사람이 너한테 그런 사람이라면.... 뭐 , 어쩌겠어-

 

 너 눈물 빼게 한 것도 밉고 , 걱정도 좀 되지만,

 

 

 네 아빠가 , 다른 사람보다 나를 선택하고도 이리 잘 살았듯

 

 너도 , 그럴꺼라고 믿어- 무엇보다... 니가 오래 같이 있어주고 싶다고 하니까-...

 

 그냥 믿는거야 , 나도 알아 니가 믿음직스런 애란거 아니까- "

 

 

 

 

 

 

 나는 다시금 엄마를 꽉 안아드렸다. 말썽 많은 딸이었고- 조금은 괘씸하다 여기셨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엄마는 , 아빠는 이렇게 늘 날 믿어주셨다. 이 분들이라면 .... 괜찮다-

 

 

 

 

 그를 예뻐해 주실 것이다- 내 눈에 든 그가 , 그 특별한 이가-

 

 예뻐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그리 생각했다.

 

 

 

 

 

 

 

 

 

 

 -

 

 

 

 

 

 하임은 웃는 낯으로 - 돌아왔다.

 

 

 

 저녁 무렵 잘 해결되었다는 문자에 살며시 미소를 짓고도

 

 한동안 돌아오지 않아 걱정을 했다. 다리도 아프면서 서서 서성거렸다.

 

 

 

 

 

 그녀가 현관문을 열고 나서야 - 마음이 확 놓이는걸 느꼈다. 웃는 얼굴에는 아침의 나갈때 같은 긴장은 사라지고

 

 안정감만이 있었다.

 

 

 

 

 

 " 안 안아줘요?"

 

 

 

 

 그녀가 먼저 묻는다- 내가 조심조심 , 조금 느리게 걸어가 그녀를 안아 주었다. 그녀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이렇게 안는 순간 순간이 특별해서야 ,

 

 

 

 이 여자랑 가슴이 떨려서 어떻게 살아낼지 , 아직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쿨하실 줄이야! 나 말 안했지만 긴장 좀 했거든요- .. 원래도 방목형이시지만-

 

 내가 벌인 , 아니 당신이 날 밀어냈을때 보신 눈이 있으니..... 혹시라도 그 사람이라면 관둬라 할 까봐서-"

 

 

 

 

 

 그때 그녀가 어떘는지, 나는 김박사님에게서도- ... 그 후에 그녀에게서도- 강비서에게서도..

 

 들었었다.

 

 

 

 그녀는 후에야 그 이야길 다 해서 뭐해요- 그랬지만 , 나는 거의 다 들어 냈다. 그녀는

 

 뛰었다고 했다.

 

 

 얼마간은 울기만 했다고 했다. 내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꺼라면서 , 이해하는데 시간을

 

 다 들이고 나서야, 이해 할수 없어지고 난 뒤에는 그저 뛰었다고 했다.

 

 

 살이 쪽 빠질 만큼 뛰었단걸 , 그녀는 내게 말하기를, 숨이 찰 정도로 ,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뛰었는데..

 

 

 

 어찌된게- 그럴때 마다 당신이 더 생각났거든요

 

 

 그 말에는 , 내가 느끼기에는 잔혹한 슬픔과 내가 이 여자를 , 솜털같은 이 여자를 그리도 거칠게 다뤘구나

 

 싶어 미안함이 느껴졌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 내가 뭐라 어찌 해 줄수도 없어 그저 다시금 미안해 하자

 

 

 

 그녀는 다시 그러지 말란 말만 했을뿐- 다른 이야긴 하지 않았다. 그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우리에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되지도 못했을꺼라고 , 생각한다고- 그녀는 그리 말하곤 그 이야길 끝냈으니까..

 

 

 

 

 내가 품에 안긴채 날 올려다 보는 그녀를 보자, 어찌하다가 , 내가 신의 은혜를 입어..

 

 다시 내 부실하기 그지 없는 다리를 일으켜

 

 그녀를 안고- 그리고 이렇게 그녀를 내려다 볼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자 그녀가 싱긋 웃었다.

 

 

 "아버지가 물으시더군요, 네 인생을 맡길만한 사람이냐고-"

 

 

 내가 살짝히 웃으면서 물었다. 물으면서도 무서운 대답이었다.

 

 

 

 "뭐라고 했는데?"

 

 

 

 

 

 "고민할것도 없죠- 네! 하고 대답 나오던데요? 당신이 나를 제대로 꼬셨단 의미니까

 

 의기 양양해 져도 되요- 아버지도 -, 어머니도 .. 당신 예뻐하실 거에요

 

 당신 예쁘니까, 정말로 예쁘니까-"

 

 

 

 

 그녀가 나를 올려다 보고 이야기 하는데 , 내 머리를 막 헝클이는데 웃음이 난다..

 

 내가 피식 웃자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이렇게 웃는게 설레고 예쁜데 안 웃고 어떻게 살았데요? ... 책에서 그러던데- 봄에 사로잡힌 웃음이라고,

 

 그런 웃음같다는 표현이 있던데... 당신 웃음이 꼭 그래요.."

 

 

 

 

 그녀가 상냥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면서 말한다.

 

 

 

 "웃을때 , 진짜 - 그야 말로 해사해요, 빛나요- 너무 천진해 보여요-

 

 당신은 진짜 웃을때 , 그렇게 환하게 웃을때 세상이 확 밝아지는거 같다니까요?

 

 

 

 당신 향기도 너무 좋고 , 아.... 나 오늘 너무! 행복해요-

 

 

 

 

 걱정도 없고 , 오는 내내 왜 그리도 당신이 그립던지..!"

 

 

 

 

 

 

 그녀가 내 가슴에 얼굴을 부빈다, 귀여운 아기 양은 나를 참 많이도 예뻐한다-

 

 "나도 그랬어- 당신이 꽤 오래 안 왔잖아- 걱정했어-"

 

 

 

 

 "왜요? 잘 됐다고 문자 했었잖아요?"

 

 

 

 

 내가 웃고 만다 , 나 자신이 이런 간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려고 하는게 기가 막혀서-

 

 

 

 

 "아니 , 그게 아니라- ... 당신이 혹시 자고 오면 , 나 잠 못들것 같았거든- .... 이제 혼자 있을때도

 

 당신 있는 쪽은 비워두고 잔다니까?...

 

 

 당신 숨 소리가 들려야 , 당신이 자기 전에 바르는 크림 향이 나야,

 

 

 비로소 잠드는 시간이라는게 실감이 나, 그도 그럴게... 나 원래 불면증은 고질병이었거든.

 

 하루에 4시간 자면 , 진짜 많이 잔거일 정도로- 거의 안자고 살았어..... 그건 당신 만난 초반에도 그랬고

 

 

 

 아프고 난 후에도 그랬지... 그냥 쭉 - 그래왔는데

 

 

 

 당신이 옆에서 잠들고 나서 , 나 기적적으로 깊이 잠이 들더라고- 잠귀가 너무 예민해서 잠 들었대도

 

 엘레베이터 소리도 가끔은 들을 정도였는데... 어찌 된게, 당신이 요즘에 먼저 일어날 때도 있잖아?

 

 

 진짜 놀라워,

 

 

 

 꿈도 잘 안꾸고 푹 잠들거든..."

 

 

 

 그녀는 그 말에, 아주 천천히 베시시 웃었다.

 

 

 

 

 "그 말은 , 좋네요- 당신은 잘때도 맨날 찡그리고 있는거 같앴거든요...

 

 꿈 속도 안 편하나 싶어서 마음이 되게 추웠었는데, 그 말 들으니까 ,

 

 내가 다 행복해요-"

 

 

 

 

 "당신이 그 어떤 수면제보다 , 강력한 존재거든- "

 

 

 내가 중얼거리자 , 그녀가 새침하게 웃으며 나를 톡 쳤다.

 

 그 걸어오는 농지거리가 귀여워, 나도 다시 픽 웃고 만다,

 

 

 

 

 그녀가 소파에 앉아 귀걸이를 살짝히 빼려고 하길래 내가 먼저 앉아서 귀에 고리를 풀어주자 그녀가

 

 

 문득 내 귀를 본다 , 내 귀에는 변함없이 두개의 루비가 달려 있다. 그녀가 묻는다-

 

 

 

 

 

 "그럼 , 그거 한쪽은 나 다시 할까요? 귀는 막혔을 테지만...?"

 

 

 

 

 

 

 전에 그녀는 말했다. 그걸 받았을때 , 아마 그때의 난 당신의 마음이 많이 아프진 않더라도 , 따끔하기는

 

 했으면 하고 바랐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이상하게도 다신 그녀의 귀에건 어디에건 다시 상처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그 거친 세월 내내, 내 귀걸이 밑의 그녀의 온기를 품은 듯한 이 붉은 귀걸이는

 

 나를 , 더 없이 위로해 주었다. 나를 지탱해 주었다... 이 긔걸이를 쓸며 , 먼곳을 그냥 바라만 보아도- .......

 

 

 

 

 

 나는 , 그 지옥같은 시간이 , 조금은 부드러이 흘러갔다..

 

 

 

 

 "괜찮아, 뭐, 나 여기 당신 곁에 내내 있을 테고- 그리고 불안할때 손으로 이거 쓰는 버릇이 생겨가지고-

 

 ... 이젠 빼기도 안 쉽네-"

 

 

 

 그 말에 그녀가 싱긋 웃었다.

 

 

 

 

 "대신 결혼반지는 안 빼기에요- "

 

 

 "그래야지- 꼭 -"

 

 

 

 

 우리는 새기손톱만한 작약을 반지위에 올려 , 특별히 중심 참깨 다이아 말고는

 

 금으로만 심플하게 맞춰서 결혼식날에 나눠 끼기로 했다.

 

 

 

 그녀에게 준 반지는 순전히 프러포즈 용이었는데

 

 그녀는 이야기했다... 이걸 끼고 , 불안해서 나갈수가 있겠어요? 듣고보니 그랬다 내가 욕심내서 큰 보석을 잔뜩

 

 

 넣은데다가, 그런걸 끼고 다니면 , 그녀까지도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싶어져서- 그녀가 '특별한' 날만 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 어깨에 기대고- 나는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 이 순간 순간이 소중하다-

 

 우리는 이까지 오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었다. 그녀가 피식 웃었다.

 

 

 

 

 "그래도 , 부모님 뵙는것 때문에 , 나 깨나 긴장했었나 봐요 , 웃기죠?

 

 

 

 당신을 아껴 주시겠다 싶어지니까.... 나 지금 졸릴려고 그래요-"

 

 

 

 

 "그럼 좀 자- 응? 내가 옮...."

 

 

 

 까지 하자 그녀가 피식 웃는다..

 

 

 

 "제 튼튼한 두 다리로- 제가 가겠습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옷도 갈아입어야죠-" 하고 중얼거리며 방으로 향한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쓸쓸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그녀에게 이런 일상을 주는게 난 언제나 얼마간은 조금 미안하다-

 

 

 튼튼히 같이 달려줄수 있는 두 다리가 없다는 게, 그녀가 어디에서 잠들든 번쩍 들어 옮겨줄수조차 없는

 

 

 나 자신의 무능함이 - 이런 순간마다 뼈져리게 느껴지니까-

 

 

 

 

 

 내가 천천히 방으로 향했더니 하임은 어느새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을 지우고 있다- 토끼같이 삐죽 귀같은게 올라오는

 

 헤어밴드를 하고는 , 요모조모 거울에 자신을 비춰 보면서- 화장을 지운다- 가물가물 감기는 눈이-

 

 자신있대놓곤 , 걱정말래 놓고는 ... 긴장 했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아마 자신의 지난 절망때문에-

 

 부모님이 언짢아 하실까봐- 나보다 더 긴장을 했다..

 

 

 

 

 

 화장을 지우고 까무룩 졸기에 나는 수건에 물을 묻혀 얼굴을 대충 닦아 주었다- 그녀는 베시시 웃더니 양치를 한 5분은 졸면서

 

 했다.

 

  내가 결국엔 칫솔을 뺏아 들고- 이거 뱉어- 응? 하고 나서야 물을 좀 묻히곤 그녀는 쓰러지듯

 

 

 침대로 향했다.

 

 

 

 어찌 저찌 옷은 갈아 입었는데 , 양말도 아직 신고 있다. 나는 훗 하고 , 웃고만다... 이렇게 무방비한 얼굴

 

 

 

 참 이상한게 , 하민이에게선 이런 모습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런 모습을 바랐다. 나를 믿고 이렇게

 

 놓아주는 것을 바랐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럴수 없었다. 거의 언제나 완벽을 강요 받으며 살아온 그녀는

 

 내 곁에서도 , ... 웃고 , 울고 , 아껴주고 사랑해주었지만- ... 자신을 놓아버리진 않았다..

 

 

 

 

  장하임의 발에서 양말을 벗기자 - 터무니 없이 작은 발이 쏙 드러난다- 그녀는 습관처럼 자면서 발가락을 꼬물꼬물

 

 거리곤 하는데... 나는 그 광경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평온해진다- ..

 

 

 나처럼 남들을 불편하게 만들던 사람을

 

 얼마나 말랑하게 만들었는지- 이 여자가 이렇게 잠이 들면 , 나는 그냥 바보같이 행복하다-

 

 

 

 

 

 나는 잠시 천천히 , 걸어 물을 가져와 약을 챙겨서 먹고 나도 잠옷으로 갈아 입고서 그녀가 자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나는 내 자리에 살짝 그녀가 잠을 깰까봐서 아주 살짝히 누웠다. 그러자 내가 말도 하기 전에

 

 그녀가 품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살짝 살짝히 쓸었다.

 

 

 

 

 이마에 입을 맞춘다. 그녀가 웃는거 같다, 잠든것 같은데도 웃는다..

 

 

 

 

 "아 진짜 ,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건지- 이 몹시도 무방비한 여자, 귀여워...."

 

 

 

 

 나는 중얼중얼 혼자 중얼거리면서 피식 웃으면서 이마께를 계속 쓰다듬다 , 그녀가 불편하지 않게끔

 

 그녀를 살짝히 고쳐 안았다.

 

 

 그녀는 나의 마음따위 모른다는 듯이 내 가슴팍에 코를 묻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따끈한 그녀의 숨이

 

 나를 오래도록 , 설레이게끔 했다..

 

 

 

 

 

 

 -

 

 

 

 

 그는 아주 한참을 거울 앞에서 자길 비추어 보았다- 나는 일찌감치 옷을 입고서

 

 그가 패션쇼 수준으로 옷을 갈아 입는걸 지켜보았다.

 

 

 

 "가서는 무슨일이 있어도, 지팡이 안써, 나 그동안 재활도 열심히 했고! 약도 오늘은 아주 아주

 

 많이 먹었으니까-"

 

 

 

 그는 거울을 보면서 다짐하듯 말했다. 신발까지 다 골라둬 지루해진 내가 말했다.

 

 

 

 

 

 "약을 많이 먹은거면 안 괜찮은거죠! 상황 설명하고 지팡이 정돈 괜찮아요- 대충은 알아듣게 말씀 드렸으니까

 

 괜히 고집피지 말아요 , 응?"

 

 

 

 내 말에도 그는 완강하게 , 고갤 저었다.

 

 

 

 "아니야 , 오늘을 위해서 다리 재활을 해 왔는데.. 그런데 무릎꿇고 앉을 일 있을까?"

 

 그가 진지한 눈매로 물었다.

 

 

 

 

 "아뇨, 저희 집에도 밥 먹는 식탁 정돈 있고... 내가 거기 앉자고 할게요- 당신 오늘같이 약 먹는데도

 

 꿇어 앉는다는건 말도 안되니까요-"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도 그렇게 앉아야 되는데 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옷을 세번이나 갈아 입고 나서 , 좀 단정해 보이는 셔츠와 너무 과하지 않은 재킷과 바지를 고르고서

 

 머리를 한참이나 매만지고 ,

 

 

 평소엔 별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이 얼굴에도 로션을 바르고 한참이나 거울속의 자신을

 

 요모조모 뜯어보았다.

 

 

 

 

 그때 쯤- 벨소리가 났다- 그는 전혀 듣지 못한듯 , 머리를 (헝클어지나 얌전하나 내 눈엔

 

 똑같이 예뻐서 사실 상관이 없는 ) 머릴 끊임없이 빗고 있었기에 내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갔다.

 

 어머님이 사주신 아이보리빛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 목 부분에 리본이 장식되고 가벼워서 , 입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했다.

 

 

 

 

 "하임씨!"

 

 

 

 

 문은 열자 강비서님이 있었다. 머리를 수백번은 빗은듯한 그가 천천히 방에서 나왔다, 한쪽 팔에는 여전히

 

 지지대 지팡이를 끼고 있지만 , 오늘에야말로 , 우리 집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안 끼고 한번 걸어보겠다고 한 참이었다.

 

 

 

 

 

 강비서는 약간 눈을 늘어뜨렸다. 그가 아플꺼라고 예상한 거 같았다. 그와는 별개로

 

 뭔가를 주렁주렁 가지고 들어왔는데 , 과일세트와 갈비세트- 그리고 포장된 와인, 또 꽃이 가득 꽃힌 꽃바구니였다.

 

 내가 이걸 뭐... 설마 다 가져가겠단 거야? 그리 생각하고 있을때 강비서가 작약에게 말했다.

 

 

 

 

 "말씀하신데로 리시안셔스 흰것이랑 하노이를 섞고 폼폼도 섞어 달라고 했어요- 나머지 티 로즈는

 

 그분이 섞으셨습니다 , 마음에 드시면 이걸로 하고, 아니면.."

 

 

 

 

 "오아시스에 물은 충분이 들었고?"

 

 

 

 

 그가 지나가는 말 처럼 물었다. 그러자 강비서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 꺼꾸로 들어올리지 않는 이상은 괜찮을 정도로 꽉 들어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말에 난 전혀 알아듣지 못해 그저 침묵하자 그가 천천히 , 설명했다.

 

 

 "리시안셔스는 꽃 이름- 이꽃이 리시안셔스- 요 동그란 것도 꽃 종류는 같은데 모양이 다르지? 이게 하노이-

 

 솜뭉치처럼 완전히 동그란 국화 향 나는게 폼폼- 그리고 오아시스는 꽃 꽃이 한 스펀지 비슷한거 이야기 하는거야

 

 

 거기 물을 많이 먹여둬야 꽃이 물을 빨아먹고 신선하거든-"

 

 

 그는 천천히 설명하자 내가 고갤 끄덕였다. 그는 이런식이다- 내가 알고 싶지 않으면 몰라도 - 알고 싶어하는 일은

 

 단 한번도 대답하지 않은적이 없다.

 

 

 

 "이 분 실력을 난 믿어, "

 

 

 

 바구니부터 위에 묶이고 , 포장된 방법까지도 몹시 우아했다...

 

 

 

 

 누구의 솜씨인지는 알만했다. 작약은 그 작약을 사는 , 그 집 아주머니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매번 말했었다.

 

 자신에게 언제나, 자신뿐만 아니라 , 고객에게 언제나 정성과 마음을 들이지만 , 약간은 무뚝뚝하신 것 까지 맘에 든다고.

 

 

 나는 그제야 다른말을 물었다.

 

 

 

 

 "이걸 다 가져가게요?"

 

 

 

 내 물음에 강비서가 먼저 답했다.

 

 

 

 

 "제가 줄인거에요 , 작가님이 아주 ...이사를 하실 계획이셔서-"

 

 

 

 그 말에 내가 웃자 강비서도 피식 웃고 , 작약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내가 이런걸 해본적이 있어야 뭘 어쩌지!"

 

 

 

 

 "그래도 그렇지 일반 상식이란게 있잖아요... 작가님"

 

 

 

 강비서의 말에 작약의 미간이 꿈틀대고- 강비서는 그제야 입을 꽉 다물고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한참이나 후에야 우린 집을 나섰다. 오늘은 옷이 구겨질듯해서 돌아 올때는 내가 운전하더라도-

 

 

 갈때는 강비서가 운전하는 차를 타기로 했다. 작약은 내가 그동안 본 모습중 가장 긴장한 모습으로 -

 

 바짝 얼어있었다...

 

 

 

 

 이 사람은 파티때도 , 그 이상의 자리에서도 언제나 떤적이 없는데..

 

 

 

 

 

 이를 꽉 앙다물고 내 손만 꽉 잡고 있었는데 손에서 땀이 흥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그게 너무 우스웠지만-

 

 우리 부모님이야 , 그 동안 그가 삼촌이라고 부른 기업의 중역(삼촌이라니.. 이야길 듣고 내가 안 놀랄수가 있어야지..) 들과는

 

 상대도 안 될 만큼 편안한 분들이신데도 ,

 

 

 단지 나의 부모님이라 잘 보이고 싶다는 이유 만으로 이렇게 긴장하다니..

 

 

 

 오늘 찾아뵙겠다 말씀 드렸지만 엄마는 약간 호들갑을 떠시면서 , 요리를 뭘 잘먹니? 등을 좀 물으셨지만

 

 아버지는 별말씀 하시지 않았다. 불편하지 않게 할테니 신경 쓸거 없다 하셨을 뿐-

 

 

 

 그는 오늘 요리를 엄마가 준비하실것 같다는 내 말을 듣고는 아침 점심 둘다 굶었다. 위장이 작다고

 

 배포도 작은 놈이라 기분 상하시면 어쩌냐면서-... 하여간 극성 남편이 될 소지가 충분하디 충분한 남자다-

 

 

 

 

 "강비서님도 돌아가세요-"

 

 

 

 "아 , 네 그래야죠 요것만 앞까지 들어드리고요 , 작가님 다리는 뭐 , 신경 쓰시겠지만 짐까진 무리시잖아요-"

 

 

 

 서글 서글 웃는 강비서님의 귀에다 대고 , 작약이 뭐라 중얼거리자 강비서님이 살짝 웃었고-

 

 

 

 

 문 앞에 살짝히 내려 두고야 강비서님은 돌아가셨다... 나는 낯설었다 내가 학창시절을 거의 내내 보낸 그 집앞의

 

 바짝 얼어있는... 그라니 - 나는 살짝 웃고 벨을 눌렀다.

 

 

 

 

 문을 열어주신건 엄마였다. 뒤에 아빠가 서 계셨다. 그는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먼저 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는 생글 생글 , .. 하지만 나는 긴장했다는걸 충분히 느낄수 있을 만큼 입매를 굳히고서 그리 인사했다.

 

 엄마와 아빠는 둘다 놀란 낯이었다.

 

 

 이리 미남자일거라곤 예상하시지 못한게 분명했다. 엄마는 돌아온 세진이를

 

 보고도 나를 놀렸었다. "후회되지? 고등학교때 도장이라도 쾅 찍어놓을껄 하고? 너무 멋있어 졌더라. 머리 빼고- "

 

 그러셨지만 ,

 

 

 

 작약은 아직도 , 말 그대로 꽃같다고 할까, 그런 그가 최선을 다해 잘 보이고자

 

 죽어라 웃으면서 미소를 뽐내고 있으니 , 조금 어리둥절 하실만도 하다, 대체 우리 딸이 어찌 저런 남자를

 

 

 대체 어디서 어떻게... 무슨 재주로.... 데려왔나 싶으시겠지-

 

 

 

 

 

 

 "어서 들어오게-"

 

 "예-"

 

 

 

 

 서글서글하게 대답한 그는 ,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 천천히 걸었다. 집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고

 

 식탁에선 윤이 났다... 우리 엄마 , 무리하셨군 싶었다.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여셨다-

 

 

 

 

 

 "자 앉게 - 거실에 앉아도 될것 같았지만 , 아직 다리가 영 편치 못하다고 하기에.."

 

 

 

 그 말에 작약이 싱긋 웃으며 덧붙였다.

 

 

 

 

 "재활이 조금 남았지만 - 금방 괜찮아 질 겁니다 "

 

 

 

 

 "그런가? 재활이 이번이 두번째라지?"

 

 

 

 아버지의 질문은 약간 예상하지 못했던 거여서 , 그가 기분 상할까 했으나 그는 전혀- 그래보이지 않았다.

 

 

 

 "네, 간수를 잘 했어야 하는데...

 

 

 다신 이런 실수 없을겁니다- 수술 경과도 좋고- 재활은 전에 할때도 그랬지만,

 

 열심히 하고 , 자신 있거든요- 신경 쓰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가 생긋 웃고 , 적절할때 약간 눈썹을 늘어뜨리자 아버지는 ,생각보다 인상보다는 소탈하군 싶으셨는지

 

 살짝이 웃으셨다.

 

 

 

 엄마는 끝없이 요릴 내 오셨는데...... 단 한번도 난 보지 못한 메뉴였다... 상다리가 부러지기

 

 직전이다-

 

 

 

 

 

 "차린건 없지만 많이 들어요-"

 

 

 

 

 

 이게 차린게 없다고요?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눈이 휘둥그레 해 졌지만 엄마가 내 발을 꽉 밟았다.

 

 

 

 "아-"

 

 

 "왜?"

 

 

 

 그가 내게 속삭였다- 그래서 난 힘겹게 그저 고갤 저었다.

 

 

 

 "아니요 , 너무 많이 차리셨는데요? 진수 성찬입니다 ,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가 싱긋이 웃었다. 그 말에 이젠 엄마가 질문을 하기 시작하셨다.

 

 

 

 "부모님은 두분 다 무고 하시고요?"

 

 

 

 

 "예- 나이는 좀 드셨지만요- 잘 지내고 계십니다- 상견례 날짜를 잡았으면 하시던데 , 두분 편하신 날로 말씀해 달라고 ..."

 

 

 

 

 

 "아 그런가요? 그럼 나중에 말 해 줄게요- 그리고 ... 형은?..아직.."

 

 

 

 엄마한테 이것도 미리 이야길 해 둔 부분이다-

 

 부모님은 처음엔 좀 놀라셨지만,.... 사정을 다는 말씀 못 드렸어도 그런 집안에선 왕왕 그런 일이 있으니

 

 싶으셔서 인지... 천천히 , 이해를 하셨다.. 물론 마땅한 사실은 아니셨을 터지만..

 

 

 

 

 "네, 아무래도.. 그렇지만 , 들으셨는지는 몰라도 , 저는 제 재단을 따로 가진 처지가 되서요 , 본업은 작가니까 계속 그렇게

 

 지낼 생각입니다-"

 

 

 

 

 "무슨책을 썼지?"

 

 

 아버지가 건조하게 물으셨다..

 

 

 그 말에 그가 당황한것 같았다. 그는 침착하게 천천히 대답했다.

 

 

 

 

 "오래도록 필명을 사용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집의 후광을 업었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요- ... 계약에 묶여 있는 처지라

 

 지금 당장은 다 보여드릴수 없지만 - 차차 제가 쓴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그가 설득하자 , 아버지는 약간 납득하기 힘드신것 같았지만 , 다른 재단 이사를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산업 전반을 다뤄보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 이놈이 딸래미를 먹여 살리긴 하겠다 싶으셨는지

 

 그가 가져온 와인을 여셨다.

 

 

 

 작약은 공손한 태도로 아버지와 , 엄마의 잔까지 채우고는 자신의 몫으로는 아주 조금만 따랐다.

 

 

 

 

 "그럼 , 우리 애는 어디서 만났어요?"

 

 

 그가 싱긋 웃으며 , 살갑게 대답한다...

 

 

 

 "사는 집이 우연찮게도 옆집이기도 했고- 하임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 삽화일도 부탁하게 되면서-

 

 그렇게 알았습니다-"

 

 

 

 

 

 "그보다 , 우리 딸이 .... 눈에 차긴 한가? 결혼은 이렇게 차이나는 상대랑은 하는거 아니라던데-"

 

 이번엔 내가 엄마 발을 밟아서 눈치를 주려 했지만 그 자리에 엄마는 발을 두고 계시지 않아서 나는 헛발질을 했다.

 

 

 

 그는 그 말에 , 살짝 수줍어 하면서 ,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하임이는 .... 제가 만난 가장 , 저를 행복하게 해 준 여자입니다- 제가 겁나는 순간을 언제나 용감하게 만들고..

 

 언제나 , 제게 다시 없을 만큼 특별한 - 그런 여자입니다-... 물론 저희 집안 쪽에서는 하임이가 은인이거든요-

 

 

 

 어머니 아버지도 , 하임이가 밝고 예뻐서 , 너무 좋아하시구요-"

 

 

 

 

 

 엄마는 씩 웃었다... 말간 낯빛의 남자가 딸보다 더 예쁜 얼굴을 해가지고서 밝고 예쁘다 이런 말 하니

 

 좀 우스우신것 같았다-

 

 

 

 "저한테는 가장 특별한 사람이죠, 평생 고생 안시키겠다 약속 드릴수 있습니다-"

 

 

 

 

 

 

 "약속은 특별하고 , 거기에 아주 많은 힘이 따른다네- 자넬 믿어도 되겠나?"

 

 

 

 말수 없으신 아버지의 몇번 안본 , 약간은 강경한 모습이었다. 그는 곧 대답했다-

 

 

 

 

 

 "네 , 확신해 드릴수 있습니다- ... 하임이를 의도치 않게 고생시킨 만큼- 항상 무슨 일이 있어도- 하임이 편이 되서

 

 살도록 할 겁니다 , 언제나요-"

 

 

 

 

 작약의 그 말에 아버지도 미소를 띄고 엄마를 바라보셨고

 

 엄마는 나를 바라보며 웃었고 ,

 

 

 그는 생긋 웃으면서

 

 내 손을 살짝히 잡았다.

 

 

 

 

 그리곤 , 두끼를 굶은 보람이 있을만큼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여전히 칼로 잰듯

 

 정확하고 우아한 젓가락질에 , 나는 내 젓가락질이 창피해질 지경이었다- 그는 생긋 웃었고 - 아버지와

 

 

 

 

 엄마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끊임없이 해 가면서 곰살맞고 살가운 사람이 되어 , 내내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중간에 끊지 않았더라면 엄마의 질문이 더 끝없이 이어질것 같아서 내가 끊었다.

 

 

 

 

 "밥 좀 먹게 해줘 엄마- 이 사람 대답하느라 밥 먹을 틈도 없겠다-!"

 

 그 말에 작약이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니야-, 전혀 괜찮습니다- 궁금한 것 있으시면 뭐든지 물어 보세요- 괜찮습니다-"

 

 

 

 그 말에 엄마가 씩 웃었다...

 

 

 

 "그리 긴장할거 없어요- 이젠 사위 될 텐데... 뭐 어때요-"

 

 

 

 

 그 말에 작약이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 , 아버지가 더 놀란 낯이시다- 엄마가 이리 작약에게 마음을 열 거라고

 

 생각치 않으셨던 모양이다 .

 

 

 

 

 "결혼은 언제쯤 생각하고 있어요? 부모님이랑 상의 했나요?"

 

 

 

 

 

 "예- 저희 둘다 , 성대한 결혼식을 바라지 않아서요- 사업상 파트너들만 우글거리는 결혼식도 원치 않고 해서-

 

 제주도로 가서 , 결혼할까 ... 생각중이었어요- 하임이가 원치 않으면 해외나.."

 

 

 

 

 "제주도가 좋은데요 왜요"

 

 

 내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러자 작약은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 싶었는지 생긋 웃어보이고 말을 멈추었다.

 

 

 

 

 "그래요? "

 

 

 

 "어머님 아버님은 원하시는 하객이 있으시면 부르셔도-..."

 

 

 

 "몇명 없네 - 그쪽이야 말로 사업상 파트너가 어마어마 할 텐데 아무도 초대치 않는다는데 , 우리가

 

 무리하게 부를수야 있겠나... 하임이 동생 정도만 , 시기에 맞춰 올수 있다면..... "

 

 

 

 작약이 그 말에, 빠르게 대답했다..

 

 

 

 

 "하진씨 말하시는 거군요- 티켓팅은 제가 준비할게요- 저 때문에 지금 미국에 있는데 이까지 오는 거니까요-"

 

 

 

 

 "그런 부분까지는-"

 

 

 

 

 

 아버지의 말씀에 작약이 내내 고갤 끄덕이다가 이 면만은 완강하게 말했다.

 

 

 

 "정말 제가 해 주고 싶어서에요- 이제 매형될 사이인데, 미리 점수좀 따고 싶어서요-"

 

 

 살짝히 웃으며 , 애교섞인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에게 이런 면도 있었던가.... 정작 어머니가 계실땐 무슨 말도 못해가지고 방으로 훌쩍 들어가버리는 살갑지 못한 아들이

 

 어찌 이리 다정하고 , 말 끝마다 생글생글 최선을 다해 웃는지.....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 아버지에겐 합격점인지

 

 내 눈을 보며 고갤 끄덕이셨다.

 

 

 

 한참만에야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

 

 

 나도 그 사람과 일어났다. 내가 두말 할 것도 없이 돌아가자고

 

 눈치를 주자 , 그가 그제야 자리에서 완전히 일어나 돌아갈려고 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장모님 , 정말 맛있었어요- 조만간에 또 뵐께요- 어머니-"

 

 

 

 

 장모님 소릴 천연덕 스럽게 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폐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으나 엄마는 싫지 않은지

 

 호호 소리 내며 웃으시며 고갤 끄덕이고는 작약의 어깨를 톡톡 쳤다.

 

 

 아버지도 뒤에서 웃으시며

 

 우리를 배웅하셨다. 그대로 문이 닫기고 ,

 

 

 

 

 그는 아직도 웃고 있었지만 얼굴이 , 한쪽이 살짝히 떨리고 있었다.

 

 

 

 

 내가 씩 웃으며 물었다..

 

 

 "100점 받은거 같죠?"

 

 

 

 "그래? 그렇게 느끼시는거 맞아?"

 

 

 

 그가 추궁하듯 내게 물었다.

 

 

 

 

 

 "엄마도 웃으시고, 아버지도 흐뭇해 하시고-, 결혼 이야기 계획 다 나왔고- 당신 원래 그렇게

 

 곰살맞고 애교있게 할수 있는 거였어요?

 

 

 아 진짜 완전 놀랐네? .... 게다가 장모님이요? 진짜- 이 사람 이상해!"

 

 

 

 

 

 내 웃음 어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엘레베이터 안의 그가 나를 꽉 안았다, 정말 기쁜것 같았다. 그가 웃고 있다는걸

 

 느낄수가 있었으니까-

 

 

 

 

 

 "고마워 하임아, 너희 부모님께도, 정말 고맙고- .. 나같이 부족한 사람 받아 주신다고 해서 그것도 놀랍고, 감사드려"

 

 

 그 말에 내가 안긴채로 피식 웃었다-

 

 

 

 

 "엄마한테 점수 제대로 땄는데 무슨 걱정이에요, 얼굴에 약한건 모녀가 똑같다니까-"

 

 

 

 

 내 중얼거림에 그가 내 아마에 입을 쪽 하고 맞추었다. 그게 참 어색한게 벌써 가셨다고 예측했던 강비서 님이

 

 우리의 뜨거운 포옹을 엘레베이터가 1층에 다다랐을때 , 문이 열리고 - 목도하셨다.

 

 

 

 "험, 흠- 작가님-"

 

 

 

 

 그 목소리에 그가 깜짝 놀랄만큼 빠르게 떨어졌다.

 

 

 

 

 

 그는 , 차까지 자력으로 걸으려 했는데..그럼에도 그가 집 안에서 안 그러려고 죽어라,

 

  온 힘다해 애 썼다는걸 금방 알 만큼 , 그는 약간 다리를 절고 있었다-

 

 

 

 한쪽이 현저히 느리고 땅에 끌린다는걸 알수 있었으니까....

 

 

 

 

 강비서가 말 없이 팔에 지방이를 끼워 주었다. 그는 그걸로 지지해서 천천히 차에 올랐고

 

 강비서님은 슬쩍 미소지으시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돌아오는 내내 내 손을 잡고 있었고 , 강비서가 거울 너머로 보는 거 같아도 손을 놓지 않았다.

 

 그의 손은 따뜻함을 너머 뜨거웠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부모님 , 두분도 느끼셨을까? 내가 이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같이 별거 아닌 여자를

 

 이 남자가 얼마나, 노력해서 가지고자 애를 쓰는지.... 부모님은 , 느끼셨을까?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잠든거 같지 않았지만 , 애써서 지쳤겠거니 싶어서 나는 더 말을 하지 않았다.

 

 

 차는 매끄럽게 흘러서 , 무리지은 불빛속으로 합류하였다, 나는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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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제 자리를 찾는 감정들 2017 / 7 / 28 263 0 14476   
208 이제는 떠나지 않을 거에요 2017 / 7 / 28 233 0 12256   
207 꿈에서... 내내..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어... 2017 / 7 / 27 259 0 15373   
206 잃었다. 찾아온 이 2017 / 7 / 27 226 0 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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