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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비가 오는 당일
작성일 : 17-07-28 19:46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1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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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과의 대화,

 

 

 

 그 마지막은 작약에게 형은 그저 고갤 살짝 끄덕였을 뿐.. 김제한이라는 사람이

 

 통제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정말 , 믿기지 않게도 순순히 그 사람은 - 수순대로 자수를 마음 먹은 것이었다..

 

 

 언제라도 뒤집겠지.. 작약의 생각은 다른걸 알았어도 나는 그리 생각해 왔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미 발 뺌하기엔 늦은것이다...... 김희영의 심정이 어떨까....

 

 

 기쁠까? 아니면 결국엔 그리 된 걸 안타깝게 여기고 마음아파 할까.... 나는 그게 좀 , 궁금하였다.

 

 

 

 

 하민씨 집안에서도 , 그냥 넘어가진 못할거 같았지만 확실히 조금은 수그러 든 것을

 

 감안하면..... 회장님도 , 작약도..... 천천히 그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석으로 끝나진 않을 일-

 

 

 그렇다고 1급 살인이 되지는 않을 일-....

 

 

 

 

 누구를 위한 자수인가 싶어졌지만- 그에게도 , 회장님에게도...

 

 또 김희영을 위해서도... 그의 형, 그 자신의 위신을 위해서라도 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시간을 통해 배웠다.

 

 

 

 그의 형이 경찰에 자진 출두하는 당일-... 매스컴은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고 , 하민씨 집안도- 작약의 집안도

 

 그걸 새어나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전화기에선 거의 불이 났다...... 뭐 때문인지까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사가 어떠한 부정을 저지름을

 

 알아낸 기자들은 추측성 기사를 끊임없이 써 댔고- 본가 앞에는 오도 가도 못할 정도로 기자들이 진을 쳤고.

 

 

 하다못해 이 건물 까지도 , 프레스 비슷한 사람들이 대체 , 어떻게 알았는지 기웃대는걸 발견한뒤 , 나도 작약도-

 

 두문불출 할수밖에 없었다. 작

 

 

 약은 전활 신경질 난다는 듯이 다 꺼버리고는 내 핸드폰 까지도 꺼 버렸다.

 

 

 

 

 

 "하여간.. 까마귀같은 것들"

 

 

 왠만해선 안 하는 말을 하는걸 보니 , 작약은 화가 많이 난 듯했다. 미간을 찌푸린 얼굴

 

 저 얼굴은 , 내가 초반에 많이 본 그 모습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낯선..

 

 차갑고 , 냉정해 보이는 옆모습, 얼음이 뚝뚝 흐르는 눈동자-

 

 

 

 

 

 "...."

 

 

 

 

 

 "기자들이란.. 뭐든 알고 싶어 하지... 직업윤리- 알 권리 란 말을 내세우면서.... 다른 사람들을 거리낌없이 펜으로 난도질해...

 

 늘 그랬지..... 삼촌이 죽었을때도.... 외삼촌들이 삼촌을 독살한 거라 그랬어.. 허위기사도 정도가 있지.. "

 

 

 

 

 그는 쓸쓸하게 웃었다. 그 사실을 정말 인정하기도 싫고 도무지 믿을수 없다는 듯 , 헛웃음을 지으면서..

 

 

 

 

 

 "삼촌은 병 때문에 죽었고... 애초에 가진것도 다 내놓은 지경이었는데.... 그런 말을 했지....

 

 ... 자신들도 일상이 있을텐데.. 자신들의 일상은 괜찮고?....

 

 

  다른 사람, 조금만 알려진 사람은 누구랑 사귄다 만난다- 혹은 누가 어찌 됬다더라를

 

 덮으려면 , 돈을 내 놓아야만 해...끔찍하게 진드기처럼 돈을 빨아먹지...."

 

 

 

 

 

 나는, 기자가 다 그렇다곤 생각치 않았다.

 

 정의로운 사람들도 있는데.. 물론 남의 등골에 빨대 꽃아 남의 인생 한순간에 조져놓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디.. 그 기자들의 처음도 그러했을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화가 났으나 - 마땅히 풀곳이 없고... 껌처럼 씹어대면서- 자신이 그래도

 

 인격적으로건 사는 상황으로건 우위에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 대중들 중의 아주, '일부' 가 원하니...

 

 

 그렇게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 누구나 그런걸 원했을까..... 내 친구중에도 기자는 있었다..

 

 모두가 소명을 가지고 시작하노라고 , 그리 말했다... 하지만 소명만으로는 기삿거리를 만들수도 없고.. 그런 기사에는

 

 모두가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니..

 

 

 그저 들리지 않는 말로 흩어져버리는 것이다... 그게 허탈하여... 결국엔 그렇게 자극적이게 글을 쓸수 밖에 없노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자연 밥상 차리고 싶어- 그거 맛있게들 먹어주면 더할 나위 없지!! 하지만 모두가 인스턴트만 찾아...

 

 그런게 설 자리가 이예 없는걸.... 내가 어쩌겠어...."

 

 

 

 그 목소리가 기억나 나는 마음이 좀 불편했다..

 

 

 

 나는, 사람들의 꼬인 이해 관계가 불편하여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 하루 종일 못 나가겠는데요?"

 

 

 작약이 슬쩍 나를 쳐다본다.. 미안하다는 듯이..

 

 

 

 "내일까지는...아마도, 나는 내일은 증언을 해야 해서 일단은 나가야 해.... 당신은... 내일까지도.. 어쩌면 그래야 할지도 몰라-"

 

 

 그는 걱정하는 듯 눈썹을 내리며 내게 말했다. 내가 도리어 쾌활한 척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이제 슬슬 손도 풀고 작업 시작할까 싶었거든요.."

 

 

 

 

 그가 불편해 보여서 나는 아니라는 듯 그를 살짝 껴안았다....

 

 

 

 어쩌면 이렇게 시간이 지난다는게

 

 우리가 , 온 여정에 ... 평화가 도래하리라는 안정감이 드디어 든다..... 그는 최근에야 다시 글을 쓰고 있었다.

 

 한밤중에 눈을 뜨면 그는 가끔은 앉아서 노트북에 뭔갈 쓰고 있었다.... 내가 깬걸 눈치 채면 금방

 

 손으로 내 머릴 쓰다듬어서 내가 다시 잠들 때 까지 조용히 나를 응시했다....

 

 

 나는 부러 묻지 않았다.

 

 그에게 모든 일이 벅차리란 걸 알았기에.. 더는 조급증을 내지도 않았다.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같이만 있어도 충분하다.

 

 

 결혼도.... 그 이상의 것도... 그가 준비가 되면 모를까 내가 먼저 속도를 내겠다고는 스스로도 생각치 않으니까..

 

 그에게 , 다리나 눈- 그리고 흉터는 원래는 지독한 치부였다.... 그는 아직도 침대에 오르는 것만 해도

 

 팔로 힘을 꽉 주고 , 애를 써야 올라갈수 있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그의 눈가쯔음에 흉터크림을 발라주면서

 

 슬쩍 떠 보았다. 다리를 한번은 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굳이 아픈 치부를 왜 찌르겠나 싶어 이제껏 그런 말 따위 안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물었다. 어쩌면 그를 더 알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다리?"

 

 

 

 "네-.. 걷어봐도... 되요?"

 

 

 

 

 나는 되도록 솔직하게- ...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그는 좀 놀란 듯 했다. 그는 내가 바로 옆에서 잠들어도 꼭 껴안는것 이상으로는 절대로 나를 손대지 않았다.

 

 

 그게 , 말을 안듣는 다리 때문일수도 있었지만- 그 전에 다리를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제대로는..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 별 말 없이 제 스스로 다릴 걷었다. 그의 다리는 , 뼈가 굵은 느낌의

 

 다리였다. 그리고 흉터가, 그의 말대로 정말 엄청나게 남아 있었다. 무릎만 해도 길쭉하게 찢어졌다가

 

 꿰매진 듯 , 치덕치덕 살들이 제 멋대로 붙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다리를 살피는 게 아니라-

 

 

 눈으로 나를 살피고 있었다.

 

 

 

 난 딱하다는 마음보다는 - 좀 슬퍼졌다. 무릎은 어긋난 철심이 있다고 한 의사 말 그대로

 

 조금 어색하고- 이상한 방향으로 살짝히 부어 있었다. 그 외에도 종아리로 내려오는 정강이 뼈 부터

 

 발목 위 까지...... 놀랄 만큼 흉터가 많았다. 그리 밝은 불빛 아래가 아니었는데도 그는 내 표정을 눈치 챈 듯 했다.

 

 

 

 

 "괜히 봤다, 싶지?"

 

 

 

 물었다.

 

 

 상처받은것 같진 않았지만, 끝자락이 자기 혐오에 젖어 있어서 더 신경쓰이는, 마음이 쓰일만한 말투였다.

 

 

 나는 대답을 못했고 작약은 옷자락을 스스로 내렸다.

 

 

 상반신의 상처는 본적이 있었다... 그가 방심하고 있을때 보기도 했고

 

 그는 최근에는 굳이 겹겹이 옷을 껴 입고 , 있지 않았기에 , 그것도 많다 싶었지만

 

 다리는...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여전히 빨갛게 혈흔을 품은것 같은 흉터가 전부였으니까...... 그는 내 표정을 좀 살피다가

 

 살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괜찮아,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해도 돼, 후회해?"

 

 

 

 묻는 말에 나는 그제야 고갤 저었다...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았다.

 

 

 

 

 "후회라뇨.. 그런게 아니라... 아직도 아파보여요... 당신 목 밑에 붙은 상처는 하얗잖아요?.. 다리에 있는 흉터는 너무..

 

 빨갛게 되 있어서.."

 

 

 작약은 픽 웃곤 , 설명했다.

 

 

 

 

 "쓸리고, 수술하느라 열고 그래서 그래.... 놀란거 같네.. 내심 알고 있을줄 알았는데...

 

 

 니가 너무 놀라니까, 내가 되게 머쓱하다.."

 

 

 

 

 그는 비교적 솔직하게 내게 말했다. 그래서 난 고개를 젓고는 다시 그의 다리 옷자락을 젖혀 살짝 쓰다듬어 보았다.

 

 

 그는 내 얼굴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어린애가 장난치는 걸 바라보듯이.. 좀 신기하다는 듯한 눈이었다.

 

 어찌 이런데, 손을 선뜻 대나 ... 이런 눈동자라고나 할까... 흉한데 손을 대는게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파요?"

 

 

 

 내가 물었다. 바보같은 질문이었지만 그럴꺼 같아서 괜히 물었는데.. 그는 픽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내가 다리를 들여다 보자- 그는 씩 웃으면서 내 머리꼐를 소중하다는 듯이 쓰다듬었다- 크고 , 섬세하고 , 가느다란 손이

 

 내 머릴 , 부드럽게도 스치었다.

 

 

 

 

 "싫으면 , 안 봐도 되- 애써 익숙해 지려고 안 해도 되- 다리 드러나는 옷 평생 입지 않을텐데, 뭐하러- 억지로 익숙해 지려고

 

 노력해...그럴거 없어, "

 

 

 

 난 그의 말에 고갤 젓고 찬찬히 다시 뜯어 보았다. 그의 다리여서 그런지 보면 볼수록... 점차

 

 이 상처도, 천천히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었다..

 

 

 

 내가 손가락 끝으로 다리를 쓰는 내내 , 그는 내 얼굴만 보았다. 그러더니 중얼거렸다.

 

 

 

 "하여간에... 뭐든지 노력해..... 내 상처가 뭐 대수라고.. 그것까지 노력해서 받아 들이려고 해?...

 

 당신이 이렇게 , 뭐든지 다 노력하니까.... 나도 아등바등 뛰고 있는데.... 내가 늘 덜 노력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

 

 

 

 그는 한숨쉬듯 말했다... 나는 그런 그를 안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다... 결국엔 꽉 안고 말았고- 그는 그런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의 품에 안기면..

 

 

 

  늘 그는 날 강하게 봐 주는데- 그러니 그런 그에게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은데도 , 그 등 토닥임과

 

 가슴의 따뜻함에 자꾸만 눈에 나도 모르게 눈물에 고이고 만다... 이 사람이 노력하고 있음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하민씨를 잃고... 그 전엔 , 나 때문에 손 하나를 놓았고- 그 전엔.... 아무도 못 뚫는다 생각했던 높은 성벽에, 나는 구멍을

 

 뻥 내면서 그의 세계를 무너뜨린 존재였는데....

 

 

 

 그는 나를 , 점점 더 아끼고 -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이제 서로를 눈으로

 

 쫓는다. 내가 모를수가 없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다.....

 

 

 

 바깥이 살짝 어둑어둑해 지더니 소나기라도 내릴 듯 잔뜩 흐려지자 , 내가 살짝이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비까지 내리면 설마 앞에서 버틸 재간이 없겠지 싶었는데 꼭 그런것도 아닌가보다- 여전히 사람이 조금씩 남아 있는게

 

 보였다. 그들은 기웃거리고- 혹시라도 내가 테라스 밖으로 얼굴이라도 내밀줄 아는지 카메라를 위로 치키고 있다.

 

 

 

 

 그는 김제한에게 전화라도 걸어 보겠다고 , 다시 전화를 켜고 전화를 거는 참이었다. 그때 후두둑 하고 첫 빗방울이

 

 창을 때렸다. 그는 창을 돌아본다- 어둑해서 밝게 킨 형광등 아래의 그는 , 여전히 얼굴이 이질적으로 빛나고...

 

 나는 그의 얼굴을 볼 때마다, 마치 처음 연애하는 여고생 처럼 - 그에게서 손을 땔 줄을 모르겠어서

 

 자꾸 조금씩 다가가고 만다,

 

 

 

 

 

 "그래?... 그럼.. 어쩌면"

 

 

 그의 얼굴은 , 자못 심각하게 비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야.. 그냥은 못 나오게 하실걸.. 매스컴 쪽에서 알아내고 싶어 안달이야..

 

 벌써 우리집까지 알았던데.... 차라리 , 탈세 의혹같은걸...."

 

 

 

 김제한이 펄쩍 뛴 모양인지 그는 잠시 기다렸다가 대답한다.

 

 

 "그럼 탈세 말고-..... , 실제로 했단 게 아니잖아, 의혹만이야...

 

 

 다른 거라도 하나 이야기 해야 되지 않겠어?... 이대로 그럼 그걸 알릴순 없잖아.."

 

 

 

 

 

 그의 사무적인 목소리는, 전과 비슷하다- 싸늘하고- 차갑지만.... 이제는 내게는 낯설정도로- 다른 목소리다-

 

 

 

 "..... 형도 아마 그걸 바라지 않을거야 , 내가 증언할 기회가 있긴 해?"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 간단하게 대답한다.

 

 

 "그래- 무슨말 인지 아니까-.. 전화 일단은 끊어- .. 그래"

 

 

 

 

 그러고는 , 그제서야 빤- 히 보고 있던 나를 알았는지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내게 물었다.

 

 

 

 

 "왜 그러고 봐? "

 

 

 

 "어떻게 됬데요?"

 

 

 

 그는 , 씁쓸한 미소를 띈다..

 

 

 

 

 

 "당신이 준 , usb .... 나 그거 , 아직도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도 안 한거... 당신도 알지?"

 

 

 그의 목소리는 기어들어가듯 낮아진다..

 

 

 "그거 있으면 , 가석방도 없고- 꽉 잡혀서.. 하민이 측에서도 좋다고 하면서 걸고 넘어질테고

 

 위험할거같아서 가지고는 있었지만-.. 안 풀었는데.... 검사 측에서 - 좀 이상하다 이렇게 된 건가봐

 

 

 

 사실 끝까지 책임 안지겠다고 말하면.. 발뺌을 하면- 그렇게 갈수도 있었는데.. 자수를 해 버리니까...

 

 형량이 애매해 진거지...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버지도 마찬가지셔-

 

 

 불구속 , 입건은 아니라 ... 이거지-

 

 

 

 형도 같은 생각일 꺼야.... 회사 사람들 중 일부분은 그리 의심하거나

 

 알고 있으니까 차라리-... 그렇게 제값 치르고 떳떳해 지고 싶은 마음도 - 형의 자수에는 영향을 줬으니까..

 

 내일 증언 하겠지만... 검사측에선 좀 이상한거야.. 이해가 안가는거지- 굳이 감옥형을 살겠다고

 

 증거까지 가져와서-... 말하는 것도 웃기거니와-....... 나는 하민이의 연인이었고.....

 

 ....

 

 그리고 형의 동생인데- 그런 내가 '증언'을 하게 되니까...

 

 

 

 상황이 .. 좀 이상하고 - 납득이 안간다 싶은거지.... 그래- 나도 어떤 부분은 이게... 어쩌면...

 

 약간의 쇼구나 싶긴 해....... 그런데..... 솔직히 하민이의 죽음은-

 

 내 생각에는 형이 실행에 박차를 가했을진 몰라도-.... 처음 생각해 낸건 ..... 김희영이었을꺼야"

 

 

 

 그 말에 나는 알고 있던 사실이라서 별다르게 대답하지 못했다...

 

 

 

 

 "김희영은 , 그렇게 하면 내가 널 보낼 거라고 생각했다더군... 나는 그 전부터 고려하던 사항이었으니..

 

 그건 좀 생각 못했었을지 몰라도... 어찌 되었건- 생각해 낸건 형이 아니니까.....

 

 

 너도 내가 , 이제와서 후회할짓 한다 ... 그렇게 생각해?"

 

 

 

 

 그의 목소리는 의구심에 가득 차 있었고 좀 슬펐다-.. 바깥의 빗소리가 좌륵좌륵 울렸다...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 그 usb를 부숴라도 주고 싶었지만.. 그의 생각과는 좀 달리 나도 강비서님처럼

 

 완전히 이사를 신뢰하진 못했다.... 나중에라도 - 그 사람이 맘이 바뀌거나.. 결과적으로 반성따위 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 그걸 누가 드러 내서라도-... 결국엔 또 목줄이야기지만.. 채워야 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뿐이지만..

 

 

 

 

 

 "하지만..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 좀 복잡해 진 관계를 조절하는데는.... 모두가 동의한 일이잖아요..."

 

 

 

 

 말에는 모순이 가득했지만 그는 , 그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갤 끄덕였다.. 그의 하얀 셔츠밑의 검은 바지- 검은 머리..

 

 극명하게 대비대는 두 색의 중심에 있으니 - 그의 눈이 빗물의 습기를 머금은 듯 자욱하게만 보였다.

 

 

 

 "글쎄... 하민이 쪽에서도 변호사가 분명 붙긴 붙을텐데.... 형량 협상 할 것도 없이 - 적게 나올것 같아..

 

 

 일단 , 물증이 없고 심증만 있었는데... 자백을 했잖아... 자백은 늘-.... 둘중 하나거든

 

 모 아니면 도-.. 최악이거나 최상이거나-.. 그런데.. 후자인가봐-.... 아버지가 따로 힘을 쓰시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되네-"

 

 

 작약은 이게 맞나? 이렇게 의심하는 얼굴이었다, 왠지 그랬다.

 

 

 

 

 "왜 심란해요?... 형이 , 완전히 속죄할 만큼의 시간이 없어서...?

 

 

 아니면..... 그 , 증거를 ... 결국 내 놓지 못한것 때문에.. 미안해서...?"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그는 , 잠시 멈칫했다가 예전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가 , 살짝 웃었다.

 

 

 

 "둘 다 인것 같아.... 하민이 어머님도 그때 , 그 이사님을 말리셨지만.... 여튼간에....

 

 사실이니까...... 내가 형을 감싸고 도는게..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번이 .. 우리 가족 살리자고

 

 하는 짓같아서- 마음이 불편한건 사실이지..."

 

 

 

 

 "...."

 

 

 

 

 "하민이라면 용서했을것 같단 생각.. 지금도 해- 그건 다른 사람들도 그리 말했지만....

 

 남은 사람들의 마음은 다르거든...

 

 

 나도 김희영이라는 존재가 없고 - 오로지 형만 관여됬었다면

 

 사정따위 ...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고- 모든걸 뒤집어 엎어서 복수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남은 존재의 미련이란건 그런거야... 못해준것만 떠오르거든....

 

 

 

 그때 이럴수 있었는데.... 하다가- 그게 탓할 존재가 생기면... 내 잘못까지도 그 사람한테 덮어 씌워주고 싶어지지

 

 내가 '이렇게 해 줄수 있었는데, 그때 못해줬지 왜?' 가.... '너 때문에 그럴 기회를 잃었다' 로 변모하거든...

 

 ..... 아마, 하민이가 계속 있었다 해도, 둘은 조금은 어색한 사이 였을꺼야..

 

 하민이가.. 이사님을 좀 어려워했어- 떨어져 있던 시간이 길고- 나이 차이도 꽤 나고.. 그러니까..

 

 서로 친해질 마음은 있어도... 좀 어색했던 거겠지... "

 

 

 

 

 "........"

 

 

 

 그는 , 창밖을 응시하며 복잡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그가 바라본 곳을 응시하자 , 장대비가 창을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나는 , 하임이 너로 인해 두번째 기회를 얻었잖아... 가진자의 교만이라고 하면.. 좀 우습지만..

 

 형한테도 두번째 기회를 주고 싶었어.... 형은 ... 무책임하고

 

 여전히.. 감정이란걸 잘 안다고는 나도 생각치 않아-"

 

 

 

 그의 말에 좀 놀랐다. 그저 다 믿어주는 듯한 태도였지만.. 그도 알아는 채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두번째 기회를 가질수 있잖아?..... 하민이는 ... 천성이 ... 원래도

 

 자유로운 애였어.. 내가 붙잡아 두고 싶어하니 , 식물인간에 접어들면서도 계속 치료를 이어온 것 뿐이었지만....

 

 아마... 그런 기계에 의지해서는 .... 그렇게 길어질줄 알았다면... 내가 아니었다면 아마 하민이 부모님도 결국엔

 

 그만 두셨을꺼야...

 

 하지만... 내가 두번째 기회를 얻었을떄... 말하자면 .. 너를 처음 만났을때.. 나도 몰랐잖아..

 

 니가 '기회' 라고는 생각치 못했어... 내 일상을 무너뜨린다 생각해서 인상을 찌푸렸지만....

 

 

 지금은 달라... 너 때문에 움직이고 - 다시 ,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왔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잖아..

 

 그러니까.... 형도- 당장은 싫고 -... 자신 말대로 무섭겠지만....

 

 

 인정하기 시작하면.. 이게 뭐지.. 이런 감정을 내가 느껴도 되는걸까... 일일이 그러지 않으면..

 

 

 결국엔 달라 질거라.... 나는 그리 믿기 때문에 ... 너처럼 좋은 기회가.. 너처럼 - 나같은 놈을 구원하는

 

 사람이 내게 올거라고.. 말했듯 감히 기대도 하지 못한 나에게 .. 니가 온 것처럼.....

 

 

 형이.. 김희영의 눈을 잊지 못해... 결국엔 - 무시할수 있는걸 - 그냥 넘길수 있는걸 결국엔 짚게 되었듯이...

 

 .... 형에게도 두번떄 기회를 주고 싶었어..."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마음이 먹먹했다....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까?

 

 아니면.. 나를 그런 구원이라 여기는 이 사람을 그냥 안아줘야 할까...

 

 

 

 

 

 "... 하민이를 , 그래.. 참 사랑했어... 그리고 지금도 참 고맙고 , 언제나 떠올리면 마음이 아직도 시큰거려...

 

 

 하지만.... 내가 내 지난 사랑을 , 단지 ... 다른 사람이 내 감정을 알아 줬으면 해서... 내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얼마나 나를 송두리째 가져갔는지... 알려 주고 싶어서- 형을 희생시키기엔.... 그러기엔...

 

 우리 가족이..... 소중해 질 기회가 너무, 귀해.... 다신 오지 않을 기회야... 내내 잘못했구나 내내 내가 실수하고 살았구나

 

 생각하시게 된 어머니를 구할 기회고... 더 따뜻한 가정을 꾸리지 못해 자책하시는 아버지를 구할 기회고...

 

 

 또... 김희영을 위한 기회야.... 그 여잔 , 적어도 기억 될 자격 정돈 있으니까...."

 

 

 

 

 

 "당신이 지나치게 배려심이 가득한 것이기도 해요.. 그 여잔 당신을 결국엔 다치게 했잖아요-"

 

 

 

 

 

 내가 그 말을 다 듣고 나도 모르게 눈을 찍어내며 뾰족하게 대꾸하자 그는 살짝 웃었다.

 

 

 

 ".... 그리고 자기는 가 버렸잖아- 탓할 기회도 안줬으니까.......

 

 

 .... 기억은 해 줘야지.... 자기가 그랬어 내게...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거나 사랑할 수 있냐고...

 

 몇번이나 물었지...

 

 

 

 이제는 알겠지..... 자신이 해서 , 실수라고 했던 그 사랑도..... 나쁘고 악독하대도 , 결국 본질은 사랑이라서....

 

 결국엔... 그 독한 형을... 결국에는....... 결국에는 녹였잖아......

 

 

 그러니 나쁜 사랑도.... 본질은 사랑이었던 거야.... 변치 않는.. "

 

 

 

 

 내가 고갤 돌리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뭐가 슬픈지 알수 없었다... 복잡 미묘한 감정 속에...

 

 우리가 평온해 지길 소망할 뿐이었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는 , 고갤 까닥 하고는

 

 소름이 오싹 끼칠만큼 힘 있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이리 와-"

 

 

 

 내가 다가서서 그의 옆자리에 앉자 그는 나를 꽉 안아주었다. 다른 생각이 안 들만큼

 

 꽉 - 그 힘은 모든걸 상쇄시킬 만큼 , 단단하고 - 내 자신의 뿌리까지도 꽉 잡아줄 만큼

 

 

 

 힘이 있어서.....

 

 

 

 

 나는 그제야 숨을 푹 내쉬었다...

 

 

 

 -

 

 

 

 

 

  작가님의 증언은 , 김제한의 계획대로 , 특별한 상황임을 고려해서 - 김희영이 말한 사실과, 이사 스스로가 인정한 사실 부분-

 

 그리고 자백의 어드밴티지와- 장하민 씨 측의 , (특히 그쪽 이사의) 마지못해 한 협의로 인해 -

 

 

 

 

 7년으로 결정되었다. 사실 짧진 않은 년수였다... 그렇지만 가석방의 기회가 있으니.. 그 마저도 짧아질수 있었다.... 작가님이 usb를 내 놓지 않으신걸

 

 나는 오히려 다행으로 여겼다...

 

 

 이사는 모르고 있으니까- 나중에라도 도저히- 두번째의 기회까지 이사가 날려먹으면

 

 그걸 터트릴 생각, 그건 나도 했다. 적어도 작가님은 그런 걸 고려하고 가지고 계신건 아님을 알수 있었지만...

 

 정말로 이상할 정도로 이사는 담담했다-

 

 

 내내.... 무슨 일만 생겼다 치면 생 난리를 치고 술을 먹어대고-개가 되고, 그랬었는데...

 

 생각하는게 딱 끊긴 사람처럼 그랬다.... 작가님이랑 다른 냉정함이 느껴졌다.

 

 늘 편법을 써 대는 데다가 교활하고 , 좀 어중이 떠중이처럼 이말 저말 해대던 모습은 싹 사라지고 말 자체가 사라진 사람처럼

 

 조용했다...다른 말도 하지 않았다.

 

 작가님께도 고맙다고 한마디만 했을 뿐이었고- 회장님의 얼굴을 보고도 그저 참회하는 빛을 띄었을 뿐이다.

 

 

 역시나 사모님은 우셨지만..... 결국엔 항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 더 놀란건 이사가 그 결과를 받아 들였다는 거였다.

 

 어찌 증거가 없다 한들- 살인은 살인이었으니.. 살인이라는 큰죄에... 7년은- 짧은 시간이었다....

 

 

 

 

 매스컴을 떨어내기 위해 뭐든지 다 했지만- 회사안의 귀가 너무나 많고 입이 너무나 많으니 - 명확한 사실은 아니었지만

 

 재산때문에 일어난 암투 때문에 - 한사람이 어쩌다 끼여서 - 그리 되었다 식으로 기사는 났고- 그 기사에 다른 살들이

 

 붙어 한동안은 시끌거렸으나-

 

 

  작가님도 이 정도는 각오 하신듯 별 달리 말이 없으셨고- 회장님도 더 번지지 않게

 

 걷어내는 정도였다... 물론 , 약간의 위기는 있었지만- 이사 자리에 다른 중역이 앉고- 회장님이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시며 위기조차도 걷어 내었다.

 

 

 

 

 말은 점차 , 잦아들고 - 다시 일상으로 묻혔다.

 

 

 

 

 그 뒤에 작가님은 다른 생각따위 없으신 것 처럼 - 바로 수술에 들어가셨다.

 

 심지어 1차 수술은 사모님조차 모르실 정도로- 하임씨만 알고 나만 알 정도로 - 붙여서 해 버리셨다....

 

 의사는 한번의 수술에 다 해 버리고자 했지만 - 정밀 검사를 여러번 한 결과- 우선 어긋난 것과 근육을 조절해서

 

 두번째 수술을 해야 하겠단 소견을 냈다..... 작가님은 수술을 정말 지독히도 싫어하셨지만- 걷고 싶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순전히... 내가 , 걷고싶어서.. 내가-"

 

 

 "..."

 

 

 

 과연 작가님만의 생각인가 싶어 내가 조금의 의심을 품은 눈으로 찬찬히 작가님을 바라보자 작가님은

 

 어쩔수 없이 사실을 약간 털어놓으셨다.

 

 

 

 

 "솔직히, 내가 가지지 못한게 너무나 많아... 하임이 집에서 날 고깝게 볼지도 몰라...

 

 

 내가 벌인 짓이 있잖아..

 

 귀한 딸 , 달아나듯 유학가게 했는데다가.. 하임이가 예상 외로 여기 너무 오래 있었어... 아무리

 

 하임이가 부모님은 방목형 부모님이라고 했다지만.. 알면 화 나실수도 있지.... 나는 다른걸 원하는게 아니야-

 

 

 여자친구를 원하는게 아니야,

 

 

 아내를 원해-

 

 

 게다가 , 두 분 다 유세진을 알고 계시는데... 내가 얼마나 밀리겠어?"

 

 

 

 

 작가님의 고집스러워 보이는 옆 얼굴에서... 나는 좀 어이를 잃었다... 아내를 원한다는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앳된 빛이

 

 맑아 보였다...

 

 

 아무리 이사가 형을 살고 돌아오면 회장이라지만, 지금 회장님이 오래도록 살아계시는 한-

 

 이 분의 지분도 무시 못할 지분이었다... 게다가 스스로도 작가이면서 돈을 잘 벌었다..... 외모는 여전히

 

 백설공주, 그 말에 더 할나위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좀 까칠한 백설이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눈 위의 상처는 이제 많이 지워져서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였다.

 

 

 

 하임씨는 여전히 밝고- 쾌활하고- 그때 보다, 처음 봤을때 보다 지금이 활짝 핀듯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지만..

 

 작가님은 변한게 별로 없다...... 그런데도 작가님은 여전히 빛나는, 뭐라고 해야하나... 좀 다른 차원의 존재같은 느낌이 인다.

 

 

 

 글쎄 ....

 

 

 그늘이 있는 사람한테는 시집가는게 아니라고들 어른들은 많이 이야기 하신다지만..

 

 두분은 예전엔 아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거의 철저하게 서로를 위한 존재다... 하임씨의 그늘을 작가님이 밝히고

 

 작가님의 그늘은 하임씨가 빠짐 없이 밝힌다. 그러니 서로가 서롤 따를수 밖에 없다-

 

 

 

 작가님의 젊은날은 봐도 안 믿길 정도로, 눈에 천진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와는 달리- 뭔가 눈에 더 많은게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충분한게 아닌가?....

 

 

 최근에야- 작가님의 수중에 전해 드린 반지는 - 작가님이 디자인... , 지독히 그림을 못그리신 관계로, 그냥 생각하신 대로 작약이었다.

 

 올 다이아 몬드로 세공이 된-.... 후에 디자이너가 책정한 가격이 무시무시했다... 작가님은 마치 하임씨가 돌아온 얼마 뒤 부터

 

 애초에 그럴 생각인 듯 그걸 내게 준비시키셨다...... 그러나 계속 그저 가지고 계실 뿐, 하민씨의 손에 핀 꽃이라고는

 

 

 작가님 그 뿐이었다. 작가님은 아직 주실 생각이 없으셨다.

 

 

 

 

 

 "걷게 되면 줘야지- , 적어도 준비가 되면... 그러니까 프로포즈 제대로 할 거야... 결혼식은 크게 할 생각 없어-"

 

 

 작가님의 조용한 말투에 나는 대답했다.

 

 

 "결혼식은 신부가 하자는 데로 해야 하는거 아시죠?"

 

 

 내가 조용히 언질을 드리자- 작가님은 픽 하고 웃으셨다... 무표정일때와 웃는 얼굴의 갭이 너무나 크다-

 

 무표정일때는 얼굴이 차가워 보이는건 여전하신데 웃으시면 그야 말로 눈 끝에 봄이 팍 핀듯이

 

 해맑다는 말이 어울리는 표정으로 변한다.

 

 

 

 

 "그래, 하지만 하임이도 그렇게 하자고 해 줄거야... 난 믿어- 하임이는 생각보다 나랑 잘 맞거든..

 

 아니 서로가 맞추려고 노력하니까 말야-.... "

 

 

 

 

 

 그 말을 하는 작가님의 옆 얼굴은 여전히 , 소년처럼 천진해 보인다-

 

 

 그러곤 작가님은 툭 - 내가 기절할만한 이야길 꺼내 놓으셨다..

 

 

 "형한테는 허락 받았고.... 지금 - 책 내고 있는 출판사 있잖아? 이사 말고 몇명정도지?

 

 중역만 말해 봐-, 15명 정도 될까? ... 전체 직원들도 물갈이 없이 가면?"

 

 

 

 ..물갈이?... 나는 좀 뜬금 없는 소리에 , 일단은 읊었다... 그 출판사는 작가님 때문에 컸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많이 커졌다.

 

 문화 산업이라고 하면 좀 , 거창하지만 따로 화집을 낸다거나 하는 쪽으로도 움직이고 있었다. 작가님은 대충 듣더니

 

 

 "정리 해서, 이사랑 약속 좀 잡아 봐- ... "

 

 

 

 "무슨 약속이요?"

 

 

 

 내가 멍하니 되 묻자 작가님은 그제야 대답하셨다.

 

 

 

 

 "cs에 문화 산업은 아예 없잖아? 그것부터 한번 시작해 볼까 해서.... 중역들은 당연히 그대로 가야지..

 

 매각하겠단게 아니라- 시작을 같이 해 보잔 거야 이쪽은 어차피 그런 정보에는 전무하니까-"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정말요?.. 그쪽을 시작하시게요?"

 

 

 그룹은 애초에 커질만큼은 커졌지만 유통이나 문화 산업 전반에는 전혀 손을 댄 적이 없었다. 하기사 이제 각광받는 산업은

 

 문화긴 했다.

 

 

 

 

 다른건 한계가 있다지만 컨텐츠 , 즐기기 위해 개발하는 컨텐츠는 거의 무한하니까....

 

 

 

 

 

 "일단 두번째 수술 후에-?... 제대로 이야기 한번 해 볼까 하고... 그 사이에.... 설마 그쪽에서 나간 정보는 없지? "

 

 

 

 작가님은 예리한 눈으로 물으신다. 이번에 스캔들이 벌어지면서 작가님이 '작가' 란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름이라던가 개인 정보는 조금 흘러내리고 말았다. 어차피 그건 알려고 들면 누구나 알수 있는 사실이기에 굳이 덮지도 않았지만

 

 

 피오니와 심지혁을 아는 사람이라면 , 눈치 챌만한 정보는 있었다. 이사는 피오니의 이름이 심 지혁인걸 알고 있었으니까..

 

 

 "작가님이 피오니인거 ... 말고요? 아마 - 작가님이 cs랑 연관 있고 둘째 아들이란건 이사는 알지 않았을까요?

 

 아무리 프레스를 덮었다고 해도 ... 그쪽 사람들은, 애초에 그런 정보에 빠르잖아요?"

 

 

 

 

 작가님은 못마땅하다는 듯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조용히 있어주는구나?... 고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어차피...

 

 

 곧 다들 알게 될꺼야.. 내가 작가란걸 알리고 싶진 않아- 책은 언제나 조용히 내고 싶거든 아직 ..

 

 

 다른것도 다 정리 안된 곳에 또 재밌는 이야깃 거릴 줄순 없잖아?"

 

 

 

 입술을 비트는 작가님은 여전히 이럴때 보면 또 냉소가 엄청나시다 차갑게 웃는 얼굴엔 믿기 힘들만큼 자비가 없다.

 

 

 

 

 

 나는 끙 하면서 조용히 작가님의 눈치를 살폈다. 이럴때 보면 아직도 여전하시다니까....

 

 

 

 "하여간에 준비 해..... cs측에 이야기 해도 되지만.. 우선 회복부터 하고?....

 

 천천히 시작할 꺼야, 재단 이사장은 , 따로 앉혀야 하나? 생각이 안 드는데... "

 

 

 

 

 작가님은 내게 구체적인 이야길 안 하셨다. 그런데 내게 뭔갈 지시하시는 풍이 조금 , 일이 거창해 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보다- 하임씨 다시 작업하고 계시던데.. 알고 계시는 일이에요?"

 

 

 "뭐.. 계속 나만 보고 있을순 없잖아?"

 

 

 

 그런데 목소리는 어째서 인지.... 계속해서 자신만 봐 주길 원했다는 듯한 토라진 목소리다-

 

 얼굴도- 불만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작업 책상까지 거실 한켠에다 마련해 주신건 작가님이셨다... 그걸 하임씨가 원하기도 했지만

 

 언급한 저녁에 바로 주문하셔놓곤.....

 

 

 

 

 " 요즘 , 그림 그리느라고 나 쳐다도 안봐- 하여간 집중하면 끝을 모른다니까.."

 

 

 

 무슨... 눈만 마주치면 베시시 웃는 걸 나도 보고 , 아주머니도 보셨는데 투덜 대는 이런 모습이

 

 낯설다...

 

 

 작가님은 원래도 연애할때는 다정다감하셨다고 나도 전해 들었지만- 하임씨는 은인이라는

 

 감각이 있어서 그런가 더 하임씨를 챙기셨다.... 솔직히 하임씨도 많은 면에서 작가님을 도와 주셨다.

 

 

 특히 김희영의 유품을 정리할때의 하임씨의 모습은 , 김희영과 전혀 안 친했음을 알기에- 오히려

 

 별로 사이가 좋을 이유조차 없었단 걸 알기에- 하임씨가 어쩔수 없이 좋은 분이구나 - 그리 생각할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유언은 잘 수립되어- 집부터 각종 가지고 있던 보석들- 명품들이 정리되어- 소년 소녀 가장을 후원하는 단체에

 

 주어졌다. 이름은 김희영.. 그녀의 이름으로 기증되었고- 그녀와 같은 상황에 있던

 

 소년 소녀에게 한줄기 구원이 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 이사가 고백하지 않은 대목에 약물을 구해 준 사람 말고도 여러 사람이 연루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돈으로 매수 한 사람도 있을테고... 하지만 더 파헤치지 않은 건 오로지 작가님 때문이기도 했다. 작가님은

 

 종결을 원했다. 아무도 매듭짓지 못하는 마음의 매듭을 원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충분히 아는 일이었다..

 

 더 이상은 , 열어 나올것도 없는 곳에 괜한 , 피를 또 보고 싶지 않으신 심정 쯤이야... 누구나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

 

 

 

 둘이 만났던 그 시간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 매듭이란게 지어지지 않아 얼마나 오랜 시간을 작가님을 망설이게 하였던가...

 

 작가님은 더 이상은 파헤치지 않기를 종결을 바랬다... 모두다 더 이상은 피폐해지지 않길...

 

 

 그러면서 하민씨 가족에게도 오랜시간 간직했던 마음조차도

 

 곡해 받았지만... 작가님은 매번 내게 말씀하셨다... 내가 치를 댓가였을 뿐이다- 화 내지 말아라..

 

 

 내가 , 마음을 인정받는다고 한들, 그걸로 사람들에게 두번째 기횔 줄수 없지만- ... 내가 약간의 오해를 감당한다면..

 

 

 그건 형에게도- 다른 모든 이에게도.... 내가 탓할 이가 되어 ,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면-

 

 모두가 행복할수 있다고... 하민이는 이런 내 맘을 이해할 거라고-...

 

 나와, 그녀와 .... 둘의 기억은 둘이 가장 잘 아니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전히 제이미씨는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다 색출해서 처벌하기를 바랐던 사람 , 하지만 그 일은 하임씨가 먼저 말해보기로 하고는

 

 그리 저리 , 마무리가 된 듯 했다.

 

 

 

 "어차피 수술 후에 재활 중이신건 아시잖아요-.. 시간 한참이나 걸릴 것도 아셨고-... 하임씨도 천천히 정리 하실

 

 시간이 필요하시죠-"

 

 

 

 내가 하는 말에 작가님은 나를 말 없이 쳐다보실 뿐이다.. 이탈리아에 하임씨는 짐도 잔뜩 두고 오셨다.

 

 그 뒤로 작가님이 고르시는 옷만 입으실 정도로- 여기서 계절이 또 지나 버려서..... 그래도 그렇지 , 이사는 하긴 해야 했다.

 

 

 부모님도 너무나 오래 , 이 사실을 모르셨으니.... 하임씨는 천천히 한번쯤은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작가님은 내일 모래 2번째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셨다... 그랬대도 어차피- ... 알겠지만 고통스런 재활이 따라 붙어야 했다.

 

 

 작가님은 다리를 조심스레 더듬어 보신다-... 첫번째 수술을 다 극복하지도 못했지만 , 수술은 이미 또 다가와 있었다.

 

 작가님은 그런 내 말을 한참이나 되 새겨 보신듯 그제야 대답을 하셨다.

 

 

 

 "그래, 나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건 아니니까....."

 

 

 

 그 말에 나는 , 처음엔 상상도 못했던 두 사람의 삐뚤 빼뚤한 만남을 떠올렸다...

 

 

 하임씨가, 했던 말, 내가 반가우세요? 전 아닌데? 했던 그 얼굴을 떠올려 본다.

 

 

 

 

 이래서 세상사는 알수가 없나보다... 두 사람이 , 이리 서로를 향할 꺼라고는...

 

 

 

 

 설마 나는 , 그때는 둘도... 상상도 못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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