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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제 자리를 찾는 감정들
작성일 : 17-07-28 17:21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1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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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강비서는 살짝히 조심스레 집으로 들어왔다가

 

 

 

 방문을 살짝 열고는 심장마비가 걸릴듯 놀랬지만 최대한 숨소리를 낮추고 절대

 

 소릴 내지 않고 문을 아주- 아-주 조용히 닫았다... 그럼에도 작가님이 움직이지 않으셔서도 놀라고..

 

 

 

 

 거실에 있는 탁자에 놓인 먹을거리를 보고도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스스로 음식을 찾아서... , 설마 작가님께 드렸나? 나와 아주머니 둘이 붙고-

 

 

 때로는 셋이 애원해도(제이미씨와, 때론 사모님이)

 

 

 

 

 작가님은 빈틈따위 보이시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나가있는 반나절 만에... 하임씨가 있는 것 뿐인데

 

 작가님은 저만큼이나 평온을 찾으신 것이다.

 

 

 

 

 

 그러니 내가 방금 방문 안의 광경에 놀라지 않을수가 있어야지.

 

 놀란 심장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듯 미친것 처럼 쿵쾅거렸다.

 

 

 

 

 

 

 작가님은 최근엔 잠도 주무시지 않으셨다.

 

 아마 그러셨을걸...?... 나는 전혀 작가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짐작도 못했다.

 

 

 

 그저 내내 앉아 계셨을 뿐이다- 잠시라도 몸이 피곤해 잠이 살짝 드시면 악몽을 꾸시는듯- 깜짝 놀라시거나-

 

 비명을 지르시거나, 놀라서 바닥이나 뭔가를 짚고 계속 확인하는 것 처럼 얼굴을 만져대셨다.... 그러니 잠도 잘 안 주무셨다..

 

 내내 멍하니- 내내 얼어붙거나 무슨 조각상이라도 된 듯이...

 

 

 조금만 언짢으시면 뭔 던지시는 일도 잦았고-

 

 어디 그것 뿐인가... 방에 스스로 들어가서- 낮이고 밤이고 꼼짝 안하시기도 했다..

 

 

 

 

 

 김박사 님은 내과의도 아니건만- 가끔 와서 링거를 달아주셨다... 그것도 말을 시키면 작가님은 괴팍하게 그걸 팔에서 뜯어서

 

 

 던지셨기 때문에 , 다들 눈치만 봤다... 솔직히 이런 일이 생길거라고는 , 불행이 이토록 한번에 겹치리라고는

 

 

 

 생각 안 했기 때문에....

 

 

 우리는 방법을 알수가 없었다.... 예전 하민씨의 간병인이셨던 아주머니가 오셔서야..

 

 그나마 뭐라도 마시기 시작하셨다.. 그게 다였다.

 

 

 

 

 그마저도 귀찮아지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 내내 안 나오셨으니까..

 

 뭔갈 마시게 된게 사실 뭐 다행인가.. 하다못해 영양분 있는거라도 드셔야 하는데.. 그것도 고역에 가까운 일이었으니..

 

 

 

 그런데 하임씨는 제이미가 가고, 정확하게 거의 하루만에 오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바로 오실거라곤

 

 예상 못했다...

 

 

 

 

 하지만 , 작가님은 하임씨를 보자 마자 , 다르단걸 아신 것 처럼 안았다.. 게다가..

 

 지금, 작가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마치 ..... 원래처럼 눈만 감고 계신게 아니라- 붕대까지 풀고.....

 

 손대면 집어던지던 엉망으로 꼬여 붙어있던 머릴 얌전하게 묶고... 편안해 보이는 눈매에서

 

 

 

 나는 놀라고 기뻤다......

 

 

 

 

 

 

 가장 크세 달라진 거라고는 등에 하임씨가 딱 달라붙어 있다는 것쯤? 하임씨는 작가님을 뒤에서 꼭 안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기도 조심스러운, 말도 걸기 어려운 그런 분의 등에다 코를 콱 묻고서-... 숨을 들이마시면서...

 

 

 마치 잃었다 찾은 보물에 꽉 매달려 있는 사람처럼.....

 

 

 

 더 이상한건- 안고 있는 하임씨의 팔을- 물론 작가님도 자면서 잠꼬대처럼 그러셨겠지만

 

 작가님이 손을 꽉 잡고 주무시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둘다 너무 .. 뭐지 간질간질 거린다....

 

 

 아무것도 아니고- 단지 , 순수하게 둘다 잠이 든것 뿐인데....

 

 

 

 

 

 아휴, 내 심장이 다 두근두근 설친다... 하임씨의 표정이 너무나 편안해서 놀라고- 안겨있는 작가님의 얼굴에

 

 드러난, 아주 - 아주 오랫만의 사람같은 빛의 얼굴에도 놀랐다.. 저런 잠이 대체 얼마 만이실까...

 

 

 

 나는 작가님을 아주- 오래 주무시게 해 드리고 싶었다.... 김박사님은 말하셨다... 악몽을 꿀 꺼라고..그래서 안자는 거라고..

 

 김희영? 그 여잔 죽어서도 , 마지막까지도 작가님을 할퀴었다... 작가님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사라졌다...

 

 

 

 

 다 이야길 듣질 못했지만... 그 여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알아보다가 안 사실은... 그녀도 혹독한 인생을 살았단 것 정도였다..

 

 사랑을 갈구할 만 했다.... 왜 죽은건지 왜 굳이 그까지 가서 작가님 앞에서 죽은건지 같은건 말씀 안 해 주셨기에

 

 다는 모른다... 그렇지만....

 

 

 

 

 편 부 가정- 어머니는 어디 도망간 거라서- 다른 곳에서 재혼했다고만 나오고 국내엔 있지도 않은 듯 했다...

 

 아버지는 병사-

 

 

  그리해서 동생이랑 둘만 남았는데.. 동생도 급성 폐렴으로 사망.... 그 여자는 거의 청소년 기에 뚝 떨어진

 

 고아가 되었다... 그러니 약간은 , 독해질수 밖에 없었겠다 싶기도 했다..

 

 

 

 

 

 그리 죽고 나서는 장례까지도 작가님이 원해서 치뤘다... 텅 빈 빈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사는 그때도 오질 않았다....아마 안 갔을 것이다. 내내 사람 붙여두진 않았으니 알수도 없었지만...

 

  김희영이 죽었단 소식을 알았을때도- 별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이유가 그는 아니어야 했다.. 설마 그라면.... 이사는 정말 이제 누구도 구제할수 없을만큼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니까...

 

 

 

 

 

 하지만...김희영이 이사님 외에 작가님에게 가혹하게 할만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는 내내 여기서 잠 자고 일어나고 했다... 작가님을 혼자 둘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같이 호텔에 있자니

 

 

 작가님은 자꾸만 어딘가에 부딫혔다....

 

 

 마치... 유리인줄 모르고, 날아드는 새 처럼... 툭툭...

 

 

 

 

 하루 아침에 이렇게 될 거라곤 예상 안했기 떄문에 조금만 동선이 틀어져도

 

 작가님은 어딘가에 부딫혀 크게 다치셨다...

 

 

 그때마다 화를 내시고 자존심 상해하시고... 그러니 여기로 돌아온 거였다.. 당장에

 

 소파에서 자면서 나도 좀 불편하긴 했지만, 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하임씨가 돌아왔으니....

 

 

 

 그럼.... 내가 하임씨 집으로 가야하나? 하임씨가.... 음..... 애인이시니까?... 아닌가?

 

 

 

 

 내가 성급한가? 강비서가 말도 안되는 생각을 좀 하고 있을때 하임이 아주 살짝- 문을 살짝 밀어 닫으며 나왔다.

 

 

 

 

 

 잠이 잔뜩 묻은 얼굴이다- 위엔 작가님의 가디건을 (..마치 자신 옷 처럼 꺼내서)

 

 

 

 걸친- 면 원피스 차림의 조그마한 하임씨는 나를 멀뚱하니 바라본다.

 

 마치 자신집에 내가 침입한 거 처럼- 멀뚱? 하임씨는 잠시의 시간뒤에 상황 정리가 된듯

 

 내게 말을 거신다.

 

 

 

 

 

 

 

 "어..? 강비서님 오셨네요?"

 

 

 

 "아- 하임씨!!"

 

 

 

 조용하게 둘다 속삭이는 목소리로- 대화를 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 여전히 약간 어색하게 받는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더니 하임씨가 새치름하게 웃는다..

 

 

 알아 챘다는 것 처럼..

 

 

 

 

 "... 에- 강비서님 훔쳐보셨구나?"

 

 

 

 

 

 하임씨는 웃는 얼굴이다 전처럼 , 전혀 뭔갈 조심하시는 표정도 아니다... 편안한 표정이시다..

 

 

 

 "!!!! 아..아니..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고요.."

 

 

 

 당황한건 내 쪽이었다.

 

 

 

 

 

 "뭐- 어때요- 그 사람 뭐 조금 먹으니까 바로 좀 졸려 하기에- , 자기가 먼저 자러 가더라구요?

 

 

 저도 공항에서 죽치고 있다 비행기 타고 온거라 그냥 뒤에 딱 붙어서 좀 잤어요- "

 

 

 

 

 

 하임씨는 별거 아니란 듯한 태도로-

 

 가볍게 물을 꺼내 마신다.. 그렇게씩이나 놀라는 내가 이상하다는 듯한 투다-

 

 

 

 

 "아니... 그래도.... 두분이 그러니까 놀ㄹ....놀라서.."

 

 

 

 

 내 목소리에는 아까의 어리둥절함이 그득 담겨 있어서 나는 말을 조심하려 몹시 애를 쓴다..

 

 그 말에 하임씨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나를 의뭉스런 눈으로 살짝 노려보시더니 말을 시작하신다.

 

 

 

 

 

 "......에- 아무리 그래도 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이 사람들이 정말....

 

 그건 원래 남자한테 해야 될 말 아니에요?

 

 걱정마요- 강비서님이 모시는 분이 아주 정조관념이 선.비. 수준이시라- 걱정 안하셔도 될 거에요- 양갓집 규수에 가까워요

 

 

 저 정도면 히잡 같은거 두르고 다녀야 되는거 아니에요? 저를 걱정하시는게 아니라- 저분을 걱정하셔야 되요

 

 

 

 그리고 저도 그 정도로 자존심이 없진 않거든요- 잠도 겨우 드는 사람한테 달라들만큼..."

 

 

 

 

 

 

 하임씨는 별스럽지도 않단 듯이 그런 말을 내게 한다.. 아.. 이분은 이런 분이었지.....나는 등줄기에서 땀이 뻘뻘 흐른다..

 

 

 

 얼굴이 화닥화닥 달아오르고... 내가 왜 이렇게 쑥스러워 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때 하임씨가 , 다정하게 말을 건냈다.

 

 

 아주 다행인 화제 전환....

 

 

 

 

 

 

 "고마웠어요"

 

 

 

 

 

 "......? 뭐..뭐가요?"

 

 

 

 

 "저 사람한테.. 내 이야기 , 간혹 해 주셨다면서요? 그리고... 편지도요- 사려 깊으신건 알았지만..

 

 저 사람- 혼자 두지 않고- 내내 마음 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임씨는 깍듯하게 고갤 숙인다... 이 일을 하면서- 작가님한테도 그랬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오지랖 넓단 소리나

 

 

 들었지.. 고맙단 소린 안 들었는데..... 하임씨는 고갤 한참이나 숙이고 계시다가 고갤 드셨다.

 

 

 

 

 난 마음이 좀 뭉클해졌다.....

 

 

 

  하임씨는 한참을 고갤 숙이다가- 살짝 웃으며 , 커다란 짐가방을 뒤져서 뭔갈 내민다..

 

 

 들여다 보니까 , 꽤 비싼 브랜드의 넥타이다.... 갈색에 가까운 붉은 색에 , 얇고 촘촘하게 들어간 격자무늬...

 

 

 

 나는 보고 벙 쪄서 받고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제가 여행하다가.. 밀라노로 갔었거든요- 강비서님 생각나서 하나 샀었어요- 넥타이 늘 , 비슷한거 매셨던거 같아서.. 좀 다른것도

 

 매어 보시라고..... 거기가 생각보다- 좋은 제품이 가격도 괜찮을때가 많거든요- 포장은 못했네요- 급하게 온지라..

 

 사실 사면서 언제 드리나 그랬어요... 영영 못 드릴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드리게 되네요-"

 

 

 

 

 그리곤 싱긋- 웃는다.... 참 비타민같은 여자다..

 

 

 전이랑 많이 달라 지셨다. 예전의 조금 어두운 부분과 모난 부분이

 

 부드럽게 다듬어졌는데.. 용기 면에선 여전하시다... 나는 고맙다고 , 말 더듬이처럼 더듬더듬 말했다.

 

 

 

 하임씨는 다시 웃으셨다....

 

 "저 사람... 쉽지 않으셨죠?.... 그랬을거에요... 내내 말 걸었는데..

 

 

 말 한마디도 대답 안했어요-"

 

 

 

 

 마치 예상은 했다는 듯한 투다- 상처받지 않은 목소리에 난 좀 놀라고..

 

 대답이라는 말을... 꺼내는 하임씨에게도 놀란다.

 

 

 

 

 "... 대답은요.. 무슨.. 저리 되신 후에는 , 말 듣고 있는것만 알아채도 성공이었는데요.."

 

 

 

 내 소심한 대답에 하임씨는 나를 보며 묻는다...

 

 

 

 

 "경주에선.. 어땠어요?.... 아... 집은....?"

 

 

 

 

 상태를 물으시는 것 같은 눈짓이라서 나는 조심스레 대답한다-

 

 

 

 

 "복구하는 공사 착수했어요- 2층이 화재가 심해서- 그대로 복원하려고, 노력 중인데.. 외벽이나 이런건 다 좀 손 봐야 할거에요

 

 폭팔이 일어날 줄은 우리도 예상 못했던 거였거든요.....

 

 

  전에 집 리모델링한 회사 고용해서 - 좀 고치고는 있는데...

 

 주벽이 약화되서.. 다른거 좀 박아 넣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모님이 가서 보고 계세요.. 그보다- 작가님 방이었던지라..

 

 

 안에 글 쓴것도 있었고... 아끼시는 것도 많았는데.. 하필 거기가 그렇게 되는 바람에.."

 

 

 

 

 

 

 "글이야 또 쓰면 되죠-"

 

 

 

 

 하임씨의 말에 난 좀 놀랐지만 , 물어나 보았다.. 지금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하임씨인거 같아서..

 

 

 

 

 

 ".... 또 글 쓰실까요.....? 사실 묻지도 않았었어요... 다시 글 .. 쓰시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금방 쓸 거에요- , 그렇게 될 거에요"

 

 

 

 

 

 하임씨의 굳은 의지가 보이는 눈에 나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는다.. 작가님의 눈앞이 완전 암흑일 거라고... 잠깐 본 안과 의사도 그리 말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거랬다... 그게.. 두려운 일이 아니면 뭐냐고 했다..

 

 

 

 

 계단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니까 혼자 올라선 안된다고 했다.... 익숙해질 시간이 없었으니까 당장은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에는.... 계단을 오르실 다리조차 없는데....

 

 

 

 

 

 

 "....."

 

 

 

 

 하임씨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진다.

 

 

 나는 내가 얼마만큼 간절했는지.. 왜 그리도 하임씨가 간절했는지 말씀드려야 했다..

 

 

 

 적어도 그 정도 변명은 해야 했다. 기꺼이 와 주셨지만- 작가님이 오로지 문제 때문에만 하임씨가 필요했던게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으니까

 

 알려 드려야만 했다. 적어도 난 그리 생각했다.

 

 

 

 

 

 

 ".....작가님.. 돌아가실수도 있었어요.... 다른게 아니라... 이번엔 진짜 그랬어요-... 김희영 딴엔 살리려고 그랬겠죠..

 

 하지만 , 폭팔을..... 그대로 , 만약 그대로 맞으셨다면.. ,

 

 

 

  자신도 몰랐겠죠 살린다고 사지로 몰아넣었다 생각 안 했을거에요...

 

 그 정도 사고를 치면서 하기사 제대로 알아보는게 더 쉽지 않았겠죠 치밀했으면 더 싫었겠죠...

 

 

 하지만... , 김박사님 소견으로는 유서랑 내용 조합해 볼때는 작가님 앞에서

 

 그런 일을.... 한건.... 사실 충동적이었을 거래요- .. 원래 생각은 그게 아니었을 거라고 그러더군요.."

 

 

 

 

 

 "......"

 

 

 

 

 하임씨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린다.. 그 사람을 알고 있다.... 하임씨는 그 사람을 알고 있다.

 

 

 보았고 만났다...

 

 

 그러나 , 그 후의 이야기라던가 배경을 싹 다 알고 있진 않으니.. 더 어리둥절 했을 것이다..

 

 

 

 

 내 말은, 조금은 날서서 내 입을 나섰다.

 

 

 내 말투에 억울함이 안 실렸으면 하는데... 자꾸만 억울한 기색이 실린다.

 

 

 

 

 "그래서 난 그 여자 용서할수 없어요.. 사실 경주에 있는 내내... 작가님 평안하신거 아니셨어요..

 

 처음만 해도... 작가님 손 끝에 흉터 온통 남은거 아세요?.....

 

 

 

 빨갛게 이젠 , 잔혹하게 남은 흉터죠.. 애초에 다리만 그런게 아니었다구요.. 불안증에

 

 손을 물어 뜯으셔서... 늘 피가 나셔야 멈추셨어요 , 이르짚어 드려도 못 들으셨어요..

 

 

 

 항상이요.... 그래서 손 끝에 그렇게 무자비한 흉터가 남고..

 

 

 주무실때마다 악몽 꾸시고, 비명 지르시고,

 

 

 과호흡 오셔서... 숨을 잘 못쉬시고.... 당시에도 사는게 사는거 같지 않으셨어요...

 

 

 

 마침내- 그 일 있기 직전에 좀 편해지셨죠... 같이 공존할수 있는 방법을 , 찾아야 살지- 그 말씀 하셨거든요...

 

 그때 내가 안심해 버린거죠..... 작가님도 이제 평안해 지셨구나 싶어서 - 내가 긴장을 풀어버린거죠....

 

 

 그런데...... 그 일 생기고 , 이 지경까지 왔는데.... 하민씨 집안 측에서 - 작가님이 일 친 사람 감싸려고

 

 입 닫은 거래요- 그러면서 무슨 사랑을 했냐고-

 

 그것도 다 거짓말 아니냐고- 막 억측으로 주장 하고 계시는데..

 

 작가님 심정이 어떠실지.... 제가 다 죽겠어요... 답답해서 죽을 맛이에요... 사랑이라는게 얼마나 , 깊고

 

 

 뜯어내기가 쉽지 않았으면 - 그리도 망가져서 갚았는데... 그게 거짓말이라뇨?"

 

 

 

 

 

 

 

 내 말에 하임씨는 나를 응시하였다... 아는 것 처럼- 내 고초를 느끼신 것 처럼-..

 

 

 

 

 

 "천천히.. 말 할 거에요- 그 사람... 지금은 말 하고 싶어도 못 하는거 같았어요, 대답하려고 입 달싹달싹 하는데..

 

 

 말이... 나오질 않아서- 힘들어 보여서 관 뒀어요- 그래도- 손에 글씨는 적던걸요?"

 

 

 

 

 하임씨의 말에 나는 너무 놀라-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말을?...정말 의사소통을 하셨다구요?"

 

 

 

 놀라는 나 때문에 하임씨가 더 놀란다

 

 

 

 

 "하면.... 안되는?.... 왜요? 좀 시간은 걸렸지만..... 말 했는..."

 

 

 

 

 

 "무슨?..... 진짜요?"

 

 

 

 

 

 

 " 왜 왔냐고, 안 믿긴다고... 그리고 또 뭐라 그랬지?... 아! 누구한테 들었냐고.."

 

 

 

 

 

 끙... 그 와중에도 추궁은 하셨군- 난 마음이 따끔거린다... 찔린다-

 

 

 

 

 

 하임씨는 그걸 걱정하지 말라는 듯 싱긋 웃으신다.. 이분도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꿰뚫어 보는게 장난이 없다.... 내 생각을 거의 들으시는 수준이다....

 

 

 

 

 "강비서님 그럼 내내 쇼파에서 주무셨어요?"

 

 

 "아.. 네 , 뭐 그랬죠"

 

 

 

 

 그 대답에 하임씨는 좀 놀란 기색이다.....

 

 당연한 대답이지만- 그 고생을 알아주시는 얼굴... 나는 고마워졌다..

 

 

 

 "야..양복 입으시고요?"

 

 

 

 "......네..."

 

 

 

 

 이 고초를 이해하는 사람은 이 여자밖에 없었다.. 하기사 내내 내 옷이 뭐 남들 눈에 들었겠는가- 난 그말에 용길 얻고 물었다.

 

 

 

 

 "혹시 하임씨.. 옆의 집.."

 

 

 

 

 "아.. 아직 제 집이에요.. 그런데 부모님이 오실수도 있는데-"

 

 

 

 

 하임씨가 말을 어쩌주물 하는걸로 봐선- 내 편지랑 제이미 말에 앞뒤 안가리고 달려오신 모양이다..

 

 

 

 

 " 아직은 모르셨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그 말에 나는 하임씨의 안색을 살폈다..

 

 하임씨는 뭐- 옆에서 주무실수 있으니- 원래도 안의 침대는 꽤 큰 편이니 상관없다..

 

 

 

 하지만.. 내가 그럴수 없었잖아?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순 없었다.. 게다가 작가님은 바득 바득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시는데...이분이 주는 , 음식을 드셨잖아?

 

 내 생활의 한줄기 빛임은 분명했다.. 정말로.. 나보다 훨씬- 요령좋게 작가님을 돕고- 작가님도 그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시니까...

 

 

 

 

 ".... 강비서님- 부탁하시려는거 뭔지 알것 같은데요?"

 

 

 

 하임씨가 빙글 빙글 웃는다... 다 눈치 챈 것 같은 얼굴 표정으로...

 

 

 "아... 제가 잔꾀 부리는게 아니라요-... 쇼파가.. 진짜.. 너무 불편하거든요.... "

 

 

 

 

 "알아요- 그러셨겠죠-... 집에 가셔서 쉬고- 아침에 오세요-.. 제가 저녁 먹이고- 하고 싶단거 들어주고-

 

 그렇게 할 게요- 말도 좀 시켜보고요-"

 

 

 

 

 하임씨는 별거 아니란 듯이- 모세가 홍해를 가른 기적을 이야기한다.......... 집이 없는건 논외다 이미..

 

 호텔이 아니라 어디든 ... 편안하게 완전 숙면만 할수 있다면...

 

 

 

 

 "......저..정말요?"

 

 

 

 하임씨는 낮게 중얼거리신다.

 

 

 

 "..... 저 사람 팔 봤어요.. 그 동안 링거를 얼마나 맞았으면..... 팔에 주사자국이 뭐 그렇게 많아요.."

 

 

 

 

 하임씬 슬프단 듯이 고갤 돌려 버리신다.... 더 말하면 울것처럼 , 슬픈 내용을 참고 계신듯이..

 

 나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말하고 만다..

 

 

 

 

 

 "..... 그 마저도 , 핏줄이 너무 가느셔서 오래 맞으시면 아파하세요-... 그게 몇명 안 겪는 아픔이래요.... 근육통같이 와 버리는 건데.....

 

 그러니 계속 주사바늘 꽃는 데가 바뀌어야 하고.., 같은 자리에 계속 다른 주사 맞을수 없으니까... 계속 다른데 찔러야 되는거에요..

 

 

 

 또 그뿐만은 아니죠- 그 주사는 보통 , 혈관주사라 바늘이 굵어요- 좀 굵은 대바늘만 하죠- 그만큼 길진 않지만요.."

 

 

 

 

 혈관주사는 보통 그렇다.. 그렇게 굵은 걸 꽃고서 계속 있어야 한다는게... 링겔 정도는 나도 맞아본적 있었지만..

 

 내내라니.....

 

 

 

 그 말에 하임씨는 찡그리신다...

 

 

 

 

 

 "발에 맞으실때도 있었어요- 발등에 핏줄 , 도드라지게 있잖아요? 팔에 핏줄도 잘 안나오는데- 너무 아프신지 자꾸 거부하셔서..

 

 어쩔수 없이...."

 

 

 

 

 

 "......."

 

 

 

 

 하임씨는 말을 멈추었다. 마치-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자긴 어디서 뭐 하고 있었는지 죄책감 느끼는 표정에 가깝다..

 

 

 나는 하임씨를 조심스레 위로한다..

 

 

 

 

 "알리실, 입장 아니셨잖아요-... 작가님 경주에 있을때도 하임씨한테 소식 들어갈까봐 전전 긍긍하셨어요-

 

 잘 지내고 있는데, 괜히 들쑤신다고 생각하실까봐서.."

 

 

 

 

 "......"

 

 

 

 하임씨는 살짝 눈물을 닦아내신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게 좋을 뻔했다.. 괜히 했다...

 

 다시 해맑게 웃으신다... 눈을 닦아내며..

 

 

 

 나는 무연히 중얼거렸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딱 붙어서- 내가 관리 할게요- 괜찮죠?"

 

 

 

 

 "그럼요-"

 

 

 

 

 하임씨는 씩씩하다- 곧 웃으신다- 내 어깰 툭툭 치시곤- 아주 예전에 그러셨듯이(그날 그 일은 좀 오래도록 기억된 일이었다..)

 

 

 

 대체 어디서 나신건지- 주머니 속에서 초콜릿을 꺼내 내미신다- 알알이 싸여진 계란 모양의- 메추리알만큼 작은

 

 

 

 초코볼들- 금색- 초록색- 빨간색 은박으로 싸여 있다- 내게 그걸 내미신다.. 손에 꽉 쥐여주신다..

 

 

 

 그때처럼-, 나는 피식 웃고 만다..

 

 

 

 

 

 "어디가시든 푹 쉬시고 오세요- 강비서님도 쉬셔야죠!! 이제는 교대에요 -"

 

 그러곤 씩 웃으시는 얼굴에 구김살이 없다-

 

 

 

 

 그럼- 이라고 말씀하시더니- 다시 방으로 조심스레 돌아가신다- 나는 그 모습에 피식 웃고서-

 

 집을 정리하고 먹을게 뭐 있나 확인하곤 문을 살짝 닫고 나선다-

 

 

 

 

 

 아주 오랫만이지만- 잠시라도 쉴수 있다- 싶어서 , 나도 모르게 긴장이 확 풀리었다.

 

 

 

 

 

 -

 

 

 

 

 

 나는 잠이 들었었나 보다-

 

 

 불현듯 눈을 떴다... 그래봤자. 암흑이고- 이게 뭔지도 모르니 나는 언제나 화들짝

 

 놀라지만- 내 허리께에 , 단단히 감긴 팔이... 누구 팔인지 알게 되니까.. 긴장이 사르르 풀리고 만다......

 

 

 

 

 

 

 긴장이 녹는다....

 

 

 

 

 

 따끈한 체온이 , 내 몸에 감기어있다...

 

 내 등에 여전히 딱 붙어 있는 , 이 자그마한 코는-..... 그러면서도 자꾸만 움직이는 , 요 코는..

 

 

 내가 사랑하는 , 그녀의 코다- 내가 잊을수 없는... 여전히 그녀는 내 뒤에 딱 붙어있다..

 

 

 

 

 내내 지쳤었는데.....

 

 

  나는 아주 오랫만에 실로- 암흑이 아니라- 자의로- 잠을 잤다..... 이 여자의 힘이란게 이렇다..

 

 

 오자 마자, 별것도 아닌 것 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날 바꾸고-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안고 있었을 뿐인데..

 

 

 

 김박사님이 거의 강제로 처방한 독해서 기절하는 것 처럼 쓰러지는 것에 가까웠던

 

 수면제보다 훨씬- 잠을 깊고 편안하게 들게 한다-... 팔이 떨어질 듯 쓰린데도 뭘 안먹어서 강제로

 

 링거를 맞아야 했는데... 오자 마자 뭔갈 먹이고....., 원래 억지로 먹으면 꼭 구역질이 났는데....

 

 

 

 구역질따위 생각도 안났다.. 이 여자한테 집중하느라고 다른 생각 못했으니까... 그런 틈조차 안 주었다..

 

 

 

 

 

 눈이 안 보이니까 난 자꾸만 불안해지고 무서워지고 예민해진다... 그녀에게선 이제,

 

 

 내 냄새가 나는거 같다, 내 느낌이라고 하기엔 - 이상스러울 정도로....

 

 

 

 몸을 살짝 돌리자 그녀는 생각보다 깊이 잠이 들었던 듯- 팔이 사락 하고 풀렸다... 나는 조심 조심 손을 뻗는다..... 아주 조심 스럽게....

 

 

 아직 이 사람이 있다는 걸 알기 위하여.... 이 사람이 사라질까봐서 불안해서-

 

 

 

 

 

 사람은 손 끝에 가장 촉감을 느끼는 세포가 많다고 한다-.... 가장 통증에도 예민하다고 ..

 

 

 그런데도 나는 슬플때 미련스럽게

 

 거길 물어뜯었다... 그래서 둔하다 - 내 손은 다른가보다.... 그리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얼굴에 닿으니.... 이 여자의 얼굴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마께부터 시작되는 보드라운 얼굴도-..... 작은 얼굴에서 부드럽게 솟은 코도-... 눈망울도 느껴지고-

 

 속눈썹의 결도 살짝이 느껴진다....

 

 

 

 볼을 따라서- 입술로 이어지는 굴곡도- 내가 , 내 손이 기억하는 내 마음이 기억하는 그 사람임을

 

 

 금방 알아챌수 있다.... 알아챌수 밖에 없다...

 

 

 

 

 

 

 이기적이라 다른 사람이 욕해도.. 어쩔수 없다.... 그녀란걸 안 순간- 내 손을 잡은게 그녀고...

 

 

 지독히도 따라붙는 그 꿈의 그녀가 아니고... 진짜 그녀임을 안 순간...

 

 

 울고 있지만 , 꿈의 그녀가 아니라- 진짜 그녀란걸 안 순간....

 

 

 

 나는 이기적이기로 하고는 그대로 그녀를 꽉 안고 말았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 줄수 있는것만으로

 

 행복했다.....

 

 

 내내 멍청이 처럼 꿈의 나는 넋 놓고 그녈 그냥 보고만 있었지만.. 손을 뻗고 싶어 갖은 힘을 다해도

 

 나는 그저 허망하게 그녀를 보고만 있었다.. 손이라고는 꼼짝도 하지 않아.. 그냥 보고만 있었지만....

 

 

 

 

 

 이제는.... 손을 뻗어 눈물을.. 비록 얼굴을 더듬어야 눈을 찾을수 있지만 - 닦아 줄수 있는것만으로도...

 

 아주- 다행이었다...

 

 

 

 아주행복했다...... 그 정도로도...

 

 

 

 

 그녀는 내내 내게 말을 시켜보았다.. 아마 영특한 그녀는 내가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대충은 예상할지도 모른다.

 

 아직은 눈치를 못챘다고 하더라도-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것이다.. 조금만 있으면..

 

 

 

 나는... 지금은 , 그저 그녀에게 기대고 싶을 뿐이다....

 

 

 

 

 

 나는 그녀가 있을만한 곳에 시선을 두고, 그녀의 숨소릴 들으면서 나는 선글라스를 살짝 벗었다.. 옆으로 누웠더니 선글라스의 다리 부분이 따끔거려서..

 

 

 그녀는 자고 있으니 괜찮겠지?...... 조심스레 벗으면서

 

 

 

 

 나는 그녀의 말을 떠올리고 마음이 울컥해진다...

 

 

 

 

 그녀는 내게 말했다... 눈에 벛꽃 속잎이 앉은 것 처럼....

 

 그 정도의 상처가 눈 위에 있다고 그랬다.. 그 말은, 그녀의 그 말은 믿겼다... 안과 의사가 말해준 직경 얼마- 그 것보다도

 

 

 

 훨씬 쉽게.. 믿겼다...

 

 

 

  그때는 그 의사의 말이 뭐라던-.. 나는 새하얗게 동공따위 없는 눈이 있을꺼 같아 ,

 

 왠지 내가 싫고- 불안하고 무섭고

 

 이제는 , 링겔이고 뭐고 맞고 싶지도 않았다. 이대로 증발해 버릴수 있다면 하고 소망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내 귀를 타고 들어와서..... 말도 안되게끔..쉽게- 믿겼다. 그녀는 내게 거짓말을 한적이 없었다.

 

 예전... 내가 그녀를 보내야 겠단 생각이 든건 그 이유였다.

 

 

 

 그녀가 행복을 거짓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그게 불안해서 나는 그녀를 내 손으로 놓았다..

 

 

 물론 다른 큰 이유가 망설이던 나를 아예 잘라 내 버리기도 했지만... 그때 내내 내 맘을 붙잡은 건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그렇게 나는 그녀를 놓았는데...그렇게 못되게 굴고 밀어내고-... 그 뒤로 나는 연락 한번 하지 않았다.

 

 우리 사이의 이별은 , 그런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구의 끝에서 뚝 떨어져 버리는 것 같은 그런 이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기대감만 품는.. 안개처럼 뿌옇게 , 질량이라고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보이지 않을 , 느껴지지도 않을... 그러나 앞날이 보이지도 않을 그리움만 품는 이별이라고.....

 

 

 

 

 

 그런데도 , 그녀는 .. 그곳이 춥고 혹독하여 거기에 그녀가 날 기다리는 일 따윈 없겠구나

 

 

 하고 두고 왔다.. 버리고 왔다 생각한 그녀는

 

 

 

 

 

 그리고 거기서 떠나 잘 지내고 있겠구나 . 생각한 그녀는.....

 

 

 

 돌아왔다... 넘치는 생기와- 얼굴만 만져봐도 금방 알수 있는....

 

 얼굴에 붙은 가면을 , 돌아오는 어느 길에선가 툭 떨어 뜨리기라도 한 듯이-

 

 

 

 여기로 숨차게 뛰어 온 것처럼.....

 

 

 

 

 제 얼굴로 돌아왔다.. 말간 그녀다운 생기를 가진 그 얼굴을 가지고서...

 

 

 

 

 

 그녀는... 내 손에 지금 닿는곳에 있다, 눈은 암흑인데-... 왜인지 눈 너머 저 기서 빛이 비치우는거 같다...

 

 느낌이지만... 그렇다.... 이 여자는 언제나 내겐 그랬다...

 

 

 빛이었다. 어둠 속에서 비치어 오는.. 그런 빛.

 

 

 

 

 나는 그녀의 이마께에서 내려오는 머릴 살짝 스다듬고-.. 그녀의 귓가에 내려온 머릴 쓰다듬어본다..

 

 잠들었다 생각하니.. 나는 용감해졌다... 머리를 이렇게 쓰다듬고 싶었다... 내내 쓰다듬고 만져보고 싶었다..

 

 

 

 손 끝에 닿는 느낌이 - 몹시 부드럽다-... 그녀는 머리가 다시 좀 길었나보다.. 전에 강비서가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머릴 자르셨더라고 한 말이 기억나는데... 다시 ..머리가 길어졌다... 나는 사륵 내려오는 머릴 만진다...

 

 

 

 그녀는 내 길어버린 머릴 , 내 손길보다 훨씬 부드럽고- 제대로 묶어 주었다... 그 손길이 ,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행복했다.... 내내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엉망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빗고서 삭 , 내 머릴 부드럽게 묶어 주었다..

 

 

 

 

 그렇게 그녀를 쓰다듬는데..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 내게 또 있을까 - 이런 꿈이 내게 또 올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내게 , 이제 죽어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럴수 없다..

 

 

 

 

 

 나는 이제 , 그녀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될만큼...어떤 것이든 많은게 없다... 눈도 없고 걷지도 못하니까.. 그녀는 내 모든걸 도와줘야 한다.

 

 아기를 돌보듯이.. 그녀에게 그런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 그런데.... 좋아 죽겠다. 이런데 어떻게 그때처럼 또 손을

 

 

 

 놓을수 있을까... 손 끝에 닿는 보드라움이.... 그 어떤 보드라움보다 귀하다..

 

 

 

 

 

 그녀가 잠결인듯 - 내 품에 안겨온다.... 나는 사후 경직이라도 온 듯이 몸이 굳지만- 그녀는 상관 없다는 듯이 나를 꽉 안고 있다

 

 그녀가, 내 숨이 닿을만큼 - 그녀의 숨이 내게 닿을만큼 가까이에 있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살짝 힘을 주어 감싸 안으려는 찰나..

 

 

 

 나는 깜짝 놀랐다.

 

 

 

 

 "하여간, 이 남자가 이렇게 경각심이 없다니까-"

 

 

 

 

 

 

 하는 목소리가 들려 왔기 때문이다- 골내는 목소리였다.. 그녀다운 새침한 목소리.

 

 나는 이 목소리를 너무나 그리워했다... 그녀가 떠나고 나자- 가장 먼저- 희미해지는건....

 

 

 물론 그때도 시간이라는 게 걸렸지만... 가장 먼저 희미하다는 생각이 든건

 

 

 

 

 

 

 목소리였다..

 

 

 

 

 

 

 그녀는 똑부러지게 내게 말한다.

 

 

 

 

 "잠 잘때는 안아주는거에요?.... 그럼 무슨 소용이 있어요? 날 아껴주려면 눈 떠있을때 아껴줘야죠..

 

 모를때만 이러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

 

 

 

 

 나는 팔을 뺴러내려고 살짝 팔을 비틀었다..그러자 그녀는 내 등을 확 감싸안는다-

 

 

 

 

 "어허- 가만히 못 있어요?"

 

 

 

 

 엄한척 내는 목소리에는 그녀 특유의 애같은 맑은 기운이 섞여 나는 자꾸 살짝 웃음이 새어나올까봐서 이를 악문다...

 

 

 내가 암흑이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선글라스도 안 끼고 있었음을 알고 - 새삼 눈을 질끈 감자 그녀는 내게 말했다..

 

 

 

 

 "나 아까전부터 깨 있었어요- "

 

 

 

 

 "....?"

 

 

 

 

 

 나는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대답한다..

 

 

 

 

 "아까전 부터 그녀가 나 쓰다듬는거- 그냥 보고 있었다구요- 몰랐죠 ? ...나 당신이 여전히 좋아요..

 

 

 당신 여전히 너무 예뻐요-... 당신 몰랐죠? 내가 그 사이에 많이 변했어요... 나 이제 화장도 할줄 알고-

 

 

 구두 신고도 잘 걸어요-.. 안 삐끗하고요-.... 내가 변하는 사이에.... 당신은...

 

 

 전혀 안 변했네요.... 눈에 내려 앉은 꽃잎 하나 빼고는..."

 

 

 

 

 

 

 그녀가 끝 무렵에 살짝 웃는다... 내게 일어난 일은 어제만 해도, 그녀가 없던 어제만 해도 끔찍하기가 말로 할수 없는

 

 

 지독한 비극이었다... 한 사람에게 일어날수 있는 불행이 정해져 있다고들 하는데.. 더 불행할수가 있을까 싶은 상황에서

 

 

 

 

 

 찾아온- 더 큰 불행이었는데...

 

 

 

 

 

 그녀는 그것조차도 별일 아닌걸로 만든다- 내 아픔을 소홀히 여기는게 아니라- 무게를 덜어준다....

 

 그 일이 해결될거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고 믿게끔 ... 힘이 있다.. 이 일이 곧 해결될거라고 내가 믿게 만든다...

 

 

 

 그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한줄도 다 안다는 듯이 짗궃게 웃었다. 그 웃음에 나는 또 웃음이 날것 같아 그저 고갤 돌리고

 

 아닌척 얼굴 정돈을 하는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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